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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팬더’, 똥배가 공력이 되는 유쾌함 ‘쿵푸 팬더’, 그 젓가락 쿵푸의 재미 술에 비틀비틀 취해 움직이면서 상대를 공격하는 ‘취권’은, 부모나 사부의 원수를 갚는 전통적인 쿵푸영화의 비장함을 거꾸로 꼬집으면서 성룡의 코미디 쿵푸 시대를 열었다. 이어서 나온 ‘사형도수’와 ‘소권괴초’는 1979년을 성룡의 해로 만들었다. 성룡의 쿵푸는 액션의 하드코어에 가까운 이소룡 쿵푸, 사무라이식 퓨전의 냄새가 났던 외팔이 시리즈 왕우의 쿵푸와는 달랐다. 이소룡처럼 타고난 강자도 아니고, 왕우처럼 비장하지도 않은 대신 성룡은 웃겼다. 배꼽 잡게 웃다보면 어느새 성룡은 모든 적들을 다 물리치고 있었다. 그 유쾌함 속에서는 전통적인 쿵푸 영화가 가진 개연성 같은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쿵푸 팬더’에 바로 그 성룡이 원숭이 역할로 목소리 출연한 것은 우연이 .. 더보기
‘식객’, 그 첫 맛은? ‘식객’의 기본기, 물리지 않는 담담한 맛 누군가 정성 들여 만들어놓은 음식을 처음으로 맛보는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새로이 월화의 밥상에 올려진 ‘식객’이란 요리의 첫 맛은 담담하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극적 구성은 연출되지 않았지만, 또 그렇다고 흥미진진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이것은 허영만 화백의 원작 ‘식객’이 가진 특징이기도 하다. 똑같은 음식을 소재로 하지만, 우리네 ‘식객’은 중국의 ‘식신’같은 영화와는 차별화 된다. ‘식객’이란 원작만화의 첫 시작으로 제시되는 요리가 밥이라는 사실은, ‘식신’의 화려한 요리들보다는 기본기에 충실한 서민적인 요리에 손을 들어주는 ‘식객’의 맛의 철학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드라마 ‘식객’이 담담한 첫 맛을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성찬(김래원)은 운.. 더보기
드라마 ‘첫 회의 법칙’, 그 효과와 문제점 드라마, 초반 시선을 잡아야 성공한다 영화에 ‘5분의 법칙’이 있다면 드라마에는 ‘첫 회의 법칙’이 있다. 첫 회에서 시선을 잡아끌지 못하면 성공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따라서 드라마 속 하이라이트 부분을 맨 앞에서 먼저 보여줘 시선을 잡아끈 다음, 회상 신으로 돌아가 극을 전개시키는 방식은 하나의 전형이 되었다. 멜로드라마에서 해외로케를 통해 이국적인 풍광을 보여주고, 사극에서 스펙터클한 액션장면을 보여주거나, 전문직 장르 드라마에서 충격적인 사건이나 긴장감 넘치는 상황을 첫 회에 제시하는 건 그 때문이다. 사극의 첫 회, 지붕 위를 걷다 ‘일지매’는 첫 회에서 갑의를 착용한 일지매(이준기)가 전각지붕 위를 바람처럼 달려나가고 왕실의 보물창고인 내수고에 침입해 보물을 훔치는 장면을 말 그대로 스펙터클하.. 더보기
쌍방향 드라마 시대, 사전제작은? 스포트라이트’, ‘일지매’가 본 촛불집회 ‘610 민주화 운동’의 21주년이 되었던 6월10일 광화문을 가득 메운 촛불들. 그리고 단 이틀이 지난 12일 드라마 ‘스포트라이트’에서는 그 집회의 장면들이 삽입되었다. 취재를 위해 현장에 투입된 서우진(손예진)과 이순철(진구)은 그 압도적인 장면에 아연실색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같은 날 방영된 ‘일지매’. 용이(이준기)가 억울하게 붙잡힌 동무, 대식(문지윤)을 구명하기 위해 궁 앞에서 벌이는 에피소드 역시 촛불집회를 패러디했다. 막아서고 있는 담을 넘어 들어가 지붕 위에서 억울함을 외치는 장면이나, 왕 앞에 나간 용이가 “바깥에 억울한 백성들이 매일같이 밤을 지새우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하는 장면, 그리고 왕이 “백성들의 억울함을.. 더보기
‘달콤한 나의 도시’, 프리미엄이란 이런 맛 명품드라마의 조건, 돈이 아닌 작품성 대충 아줌마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직업이나 상황을 재료로, 삼각 사각으로 엮은 멜로를 조리법으로, 그리고 결국에는 불륜이라는 자극적인 조미료로 맛을 내곤 했던 금요 드라마들은, 이제 이 ‘달콤한 프리미엄’의 맛에 생각을 고쳐먹어야 할 것 같다. 프리미엄 드라마라는 기치를 내걸고 이 조미료 가득한 금요일 밥상 위에, 제대로 된 맛을 선보이고 있는 ‘달콤한 나의 도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무미건조하고 답답하기만 했던 입에 물린 도시라는 재료조차 달콤해진다. ‘드라마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쏟아져 나오는 드라마들의 편편들은 저 스스로 자신들의 맛이 최고라고 외친다. 시청자들의 드라마 밥상은 그래서 양적으로는 전라도 백반만큼 풍성해졌지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