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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이라 가능한, 현빈이어서 돋보이는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1. 14. 09:01
'시크릿 가든', 앓이는 벌써 시작됐다 김은숙표 로맨틱 코미디가 또 일을 낼 모양이다. '연인 3부작'을 거치면서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의 한 축을 그려내고 '온에어'와 '시티홀'을 통해 로맨스가 존재하는 하나의 새로운 세계 구축을 모색했던 김은숙 작가는 이제 '시크릿 가든'이라는 판타지와 현실이 공존하는 세계를 꿈꾼다. 그 곳은 피가 철철 나도 몸이 부서져라 살아가는 스턴트우먼 길라임(하지원)이 사는 공간이면서 백화점 사장으로 중세 귀족들이 살 법한 판타지 속의 왕자님 김주원(현빈)이 사는 공간이기도 하다. '시크릿 가든'은 이 두 사람의 만남과 엇갈림이라는 로맨스 위에 무술감독이면서 길라임을 보호해주고 챙겨주는 임종수(이필립), 그리고 어딘지 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바람둥이 한류스타 오스카(윤상현)를 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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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 짧아도 묵직한 여운의 드라마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1. 13. 15:06
'초혼', 예인들에게 던지는 헌사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뛰어오르는 줄타기 어름산이의 모습은 실로 아름답다. 여기에 옛 기와집의 지붕이 살짝 걸쳐지면 금상첨화. 지금도 지방축제에 가면 백미를 장식하는 이 남사당패의 대표적인 놀이인 줄타기는 그러나 그저 아름답기 만한 그런 기예가 아니다. '줄을 탄다'는 그 기막힌 사정에는 남사당이라는 운명을 짊어지고 살아온 예인들의 비극적인 삶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SBS 창사 20주년 특집 드라마 '초혼'은 그렇게 살다간 예인들에게 던지는 헌사다. 얼마나 그 삶이 지독스러웠으면 그 삶을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해 갓 태어난 아기를 버리려할까. 그 운명을 거스르려 했던 어미는 결국 아기에게 기예를 가르치지 말아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하지만 인생은 유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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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 당신은 강동원인가 고수인가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0. 11. 12. 11:49
세상을 보는 두 가지 눈, 다름 혹은 같음 당신에게 '다르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나와 다르기 때문에 당신은 그를 배척하는가. 아니면 거꾸로 같은 점을 찾는가. '초능력자'는 오락영화의 외피를 갖고 있지만 그 겉껍질을 벗겨내고 나면 그 속에 꽤 진지한 질문이 들어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제목은 '초능력자'이지만, 그 타인을 보는 것만으로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초인(강동원)이 한쪽 다리가 없어 의족을 끼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또 그 초인의 능력이 유일하게 미치지 않는 단 한 사람, 임규남(고수)이 마지막에 전동휠체어를 탄다는 것 역시 아이러니다. 왜 이 영화의 초능력자들은 그 엄청난 힘을 가졌음에도 마치 장애를 가진 사람들처럼 그려지는 걸까. '초능력자'는 인간 이상의 능력을 가진 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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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 고현정보다 차인표가 보이는 까닭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1. 11. 07:56
'대물', 정치 바깥에서 정치를 할 수는 없다 '대물'이 다루는 세계는 정치다. 물론 실제 정치와 정치드라마는 다르고 또 달라야 한다. 현실에서 신물이 나게 봐서 이제는 혐오증까지 생겨버린 그 놈의 현실정치를 그대로 반복해서 보여준다면 그 누가 드라마를 볼 것인가. 따라서 드라마에는 현실정치가 결여한 부분들을 채워줄 필요가 생긴다. '대물'의 서혜림(고현정)과 하도야(권상우)가 마치 국민들의 대변인인 것처럼, 그간 침묵하고 있던 바람들을 대사를 통해 언급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서혜림이 유세장에서 "내 아이에게 이 나라를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하고 외치고 잘못하는 국회의원들을 향해 "회초리를 들어 달라"거나, 하도야가 검찰청 로비에서 검사윤리강령을 소리 높여 외치는 장면은 그래서 속절없게도 보는 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