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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쇼가 아닌 '강심장', 그 가능성과 한계옛글들/명랑TV 2009. 10. 7. 09:11
'강심장', '야심만만2'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강심장'은 시작 전부터 이미 화제를 모았다. 대결형식의 신개념 토크쇼. 이승기의 첫 MC 도전. 게다가 무엇보다 주목을 끌게 만든 '강호동쇼'라는 지칭. 항간에는 이미 강호동이 MBC에서 하고 있는 '무릎팍 도사'와 콘셉트가 겹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베일을 벗은 '강심장'은 일단 '무릎팍 도사'에 가깝다기보다는 '스타킹'이나 '세바퀴'에 가깝고, 일단 강호동쇼라고 하기에는 형식 자체가 강호동에 집중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강심장'은 '세바퀴' 형식의 집단 토크쇼에 배틀 개념이 부가된 토크쇼다. 스튜디오에 일정한 배치로 앉아있는 세대와 성별을 넘어서는 다양한 출연진들, 그들이 쏟아내는 거침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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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닮은 드라마, '아버지, 당신의 자리'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0. 6. 08:59
'아버지, 당신의 자리', 낡은 역을 닮아버린 아버지 우리에게 아버지란 어떤 존재일까. 청소(靑所)역. 푸른 곳이라는 뜻이 무색할 정도로 낡은 간이역. 낡은 기차가 들어오는 그 낡은 역에는 그 역과 함께 나이 들어 낡아버린 아버지 이성복(이순재)이 있다. 어느새 자식들에게 짐짝 취급을 받게 된 그는 역 벤치에 앉아 혼잣말로 하소연을 한다. "엄니 지가 잘못 산 걸까유? 그렇쥬? 잘못 살았나봐유. 옴팡 속은 거 같아유. 거짓말 같아유." 이발관을 하는 그의 친구 고덕춘(양택조)이 말하듯, "시간뿐인 노인네들은 허섭스레기" 짐짝 취급을 당한다. 내다버릴 수도 없고 들고 있을 수도 없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안해하는 자식에게 이성복은 이렇게 말하며 속내를 숨긴다. "난 네 아버지지 네 짐이 아녀. 무거워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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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의 미실, 악역일까 멘토일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9. 30. 08:49
멘토형 악역 미실이 시사하는 것들 '선덕여왕'에서 덕만(이요원)은 미실(고현정)에게 귀족들이 결국에는 구휼미로 내놓을 것을 왜 손해를 감수하면서 비싼 값에도 곡물을 매점매석하는 이유를 묻는다. 그러자 미실은 덕만에게 농부들에도 자영농과 소작농이 있다면서 그들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재차 질문을 함으로써 덕만에게 그 답의 단서를 제시한다. 그 단서를 얻은 덕만은 궁의 비축미를 시장에 풀어 가격을 낮춤으로써 비싼 값에 곡물을 산 귀족들에게 역공격을 가하고, 백성들은 싼 가격에 곡물을 살 수 있게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 과정은 덕만이 그 적이라 할 수 있는 미실이 제공한 정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 셈이 된다. 여타의 사극이라면 특이한 상황이겠지만 '선덕여왕'에서 이런 식의 전개는 그다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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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와 코미디는 어떻게 만났을까옛글들/네모난 세상 2009. 9. 30. 08:47
드라마, 영화에 부는 눈물과 웃음의 이중주 시골에서 상경해 가정부로 얹혀사는 자매. 동생의 학용품을 구하기 위해 샌드위치 많이 먹기 대회에 나가고, 은인인 외국인 아저씨에게 생일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버린 커튼으로 손가락에 피가 나는 줄도 모르고 옷을 만드는 언니. 먹고 싶은 것 앞에서 유혹을 참지 못하는 동생을 구박하는 집주인 딸. '지붕 뚫고 하이킥'은 시트콤이지만 그 안에 전형적인 신파 코드가 들어가 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찬찬히 생각해보면 가슴 한 구석이 짠한 자매의 삶이지만, 그것이 시트콤이라는 장르 속으로 들어와 어떤 과장된 스토리를 입게 되자 주책없게도 웃음이 터져 나온다. 동생 신애의 학용품을 살 돈을 벌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뭐든 하려는 언니 세경의 마음은 안쓰럽지만, 그런 그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