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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가 시트콤을 하위장르라 폄하했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9. 21. 09:53
‘지붕 뚫고 하이킥’의 선전을 기대하는 이유 웃음을 낮게 보는 시선은 아마도 오랜 유교문화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우스워도 큰 소리로 웃는 것이 상스러운 것으로 취급되던 그 문화 속에서, 웃음은 어딘지 비천한 것으로 취급되었고, 따라서 웃음을 주는 자 역시 광대로 하대되었다. 이것은 21세기 지금에 와서 상당부분 바뀌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찬사는 이제 웃음이 주는 가치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웃음을 조금은 낮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역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시트콤이다. 시트콤은 시추에이션 코미디의 준말이다. 즉 상황별 에피소드를 담은 희극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코미디라는 표현이 주는 뉘앙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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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빼곤 볼게 없다, 어쩌다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9. 18. 09:54
장르의 경쟁적인 소비가 낳은 트렌디한 스토리의 문제 지금 드라마들은 장르가 가진 트렌디한 틀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스포츠 에이전시의 세계를 들고 온 스포츠 드라마, '드림'은 이종격투기라는 새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스토리는 스포츠 드라마가 갖는 전형적인 틀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심에서 벗어난 남자들의 성공을 향한 질주, 권력을 쥔 자와의 대결구도 그리고 적절한 멜로구도가 반복된다. 새롭게 시작한 '공주가 돌아왔다'는 줌마렐라를 내세운 전형적인 트렌디 멜로드라마다. 발레라는 소재를 집어넣었지만, 드라마의 핵심 스토리는 이 트렌디 멜로를 벗어나지 못한다. 물론 '선덕여왕'이라는 발군의 사극과 경쟁하고 있지만, 5%에도 미치지 못하는 '드림'이나 6% 정도의 시청률에 머물러 있는 '공주가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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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하면 신파도 작품이 된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9. 9. 17. 09:15
'애자'의 최강희, '내 사랑 내 곁에'의 김명민 말기 암 판정을 받았지만 그 남은 짧은 시간마저 병치레로 자식이 고생할까 수술조차 받지 않으려는 엄마. 그 엄마 앞에서 늘 투덜거리기만 했던 딸이 억누르고 억눌렀던 눈물을 터뜨린다. 영화 '애자'의 한 장면. 전형적인 신파의 한 장면 같지만, 실상 영화를 보면서 이것이 신파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예쁘게 눈물 흘리기보다는 터져 나오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잔뜩 일그러져 심지어 못생겨 보이는 최강희의 얼굴을 보면 거기서 분명 진정성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의식과 감각은 그대로인 채 근육만 마비되어 가는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는 종우(김명민). 그리고 그의 앞에 나타나 끝가지 그 곁의 사랑이 되어준 지수(하지원).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의 구도는 역시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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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이 뚫는 것? 지붕만이 아니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9. 16. 07:17
'지붕 뚫고 하이킥', 경계를 넘어서는 웃음의 가치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이순재는 칠순의 노인이면서도 김자옥과의 멜로를 선보이고 있다. 학생들에게 들킬까, 가족들에게 들킬까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그 비밀 데이트에서 이순재는 포복절도의 액션을 선보인다. 2층 학교 실험실에서 학생들에게 들킬 위험에 처하자 이순재가 방독면을 쓴 채 창문으로 뛰어내리는 식이다. 이 코믹 설정에는 두 가지 파격이 숨겨져 있다. 그것은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설렘을 간직한 어르신들의 멜로와, 노인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액션의 파격이다. 이 파격은 지금까지 TV가 보여주었던 어르신들의 상투적인 이미지를 깨는 것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그리고 그 웃음의 대상은 어르신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이 시트콤을 보는 온 가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