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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브로크백에서 사랑한 적이 있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6. 3. 27. 13:56
이 말해주는 고단한 삶을 보러 가기 전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동성애 영화란다. 그것도 서부의 사나이들이 사랑하는 이야기란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면 알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오는 그런 영화란다. 한 번 본 사람은 두 번 세 번 보게되는 영화란다. 한편으로는 미국판 라면서 동성애 코드가 요즘 유행이냐고 묻는 이들도 있단다. 머릿속에 있는 서부의 사나이들이라면 존 웨인이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같은 광활한 황야를 누비던 총잡이들뿐이었던 내게 카우보이들의 러브스토리가 그다지 끌리지 않았던 건 당연한 일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런 상념에 젖어있을 즈음 불이 꺼지고 영화는 시작되었다.영화는 담담했다. 1963년 Cowboy State라고 불리는 와이오밍에서 만난 에니스와 잭이 20여 년 간 겪는 안타까운 사랑과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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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숨은 그림 찾기 VS 숨기기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6. 3. 22. 13:53
VS ‘봄의 왈츠’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기나긴 겨울을 전제로 한다. 그 겨울 동안 그들을 버티게 해준 힘은 어린시절 한 자락 가슴 속에 들어앉았던 추억들이다. 윤재하라는 새로운 이름의 겉옷을 입고 겨울을 살아온 이수호의 가슴 속의 절망은 “은영이 수술 후유증으로 죽었다”는 것이었다. 그에게 은영이 죽은 한국은 겨울같은 추억으로만 남아있다. 그가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에서 우연히 만난 한 여자를 통해 그녀가 은영일지도 모른다는, 그녀가 살아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그의 한국행을 결심하게 만든다. 윤재하로 돌아온 그는 이제 이수호로 지내며 은영과 추었던 추억의 봄의 왈츠를 찾아나선다. 숨은 그림 찾기의 시작이다.추억의 장소. 과거에 그녀가 있었던 장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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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걸의 몸은 아름답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6. 3. 16. 13:50
그 몸이 말해주는 것들앙상한 체구의 달라이 라마는 성지순례를 온 비구니들과 수녀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종교라는 것은 신뢰와 존중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종교에 대해서는 무한한 신뢰를 가져야 하지만 다른 종교에는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한 수녀님께서 물으셨다. “선생님께서는 많은 종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달라이 라마가 말했다. “세상의 사람들은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집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눈, 같은 코, 같은 입을 갖고 있어도 좋아하는 음식은 다르지요. 종교는 그런 것입니다.” 우연히 TV에서 보게된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이다. 이연걸은 2005년 10월 그의 아내 리지와 함께 달라이라마를 만나기 위해 다럄살라를 방문했다. 10여년 전 불교에 귀의한 그에게 달라이라마가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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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느 별에서 왔니>, 발랄함으로 승부하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6. 3. 15. 13:48
가벼운 너무나 가벼운 윤석호 PD의 가 왈츠풍의 클래식이라면 표민수 PD의 는 코믹하고 경쾌한 스타카토풍의 소품이다. 가 하나의 운명적인 서사시라면 는 쿡쿡 대며 웃다가 눈물이 나는 순정만화이다.의 시작이 청산도의 바다를 잡아, 섬에 갇혀 점점 섬이 되어가는 한 사내의 어린시절을 그렸다면, 는 강원도 오지 첩첩산골에서 다시 만나는 과거의 아우라다. 의 주인공들이 과거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듯이, 의 김래원 역시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교통사고로 애인이 죽은 것.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상처를 다루는 방법은 와 같은 정공법이 아니다. 상처를 보여주고 그 기저의 감성을 갖고 다음의 드라마를 엮어간다기 보다는, 상처를 숨기고 살아가면서 언뜻언뜻 보이는 상처의 모습으로 드라마를 엮어간다. 따라서 드라마의 힘은 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