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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하이에나’가 보여주는 선악, 갑을보다 직업적 성공 찾는 인물들 액면으로 보면 이들은 쓰레기 같은 인물을 변호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들이 이기기를 바라게 된다. 이건 단순히 이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들이 하는 행동이나 선택에도 그만한 납득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일까. SBS 금토드라마 를 보다 보면 관점에 따라 얼마나 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는가를 실감한다. 그간 우리네 드라마에서 꽤 많이 등장했던 검사들이 주인공인 드라마들을 볼 때면 검거된 이들을 변호하는 변호사들은 도덕도 윤리도 없이 돈이면 다 되는 악당들처럼 보였다. 하지만 의 주인공들인 윤희재(주지훈)와 정금자(김혜수)가 변호사로 등장하자 이제는 검사들이 이들을 몰아붙이는 악당들처럼 보인다. 그것도 윤희재와 정금..
‘검사내전’, 억지 사이다보다 현실 공감 택한 검사드라마 학교폭력에 자식이 휘말렸다. 그런데 그 부모가 검사다. 과연 그 검사는 자식을 위해 아는 연줄의 힘을 쓸까. 대부분의 검사가 등장하는 드라마에서라면 그 부모는 자식을 위한답시고 할 수 있는 모든 연줄을 다 동원해서라도 그 사건을 무마하려 했을 게다. 하지만 JTBC 월화드라마 은 다르다. 이선웅 검사(이선균)는 자식이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된 사건에 자신의 힘을 쓰지 않는다. 조민호 부장(이성재)과 홍종학(김광규) 수석검사가 관할서에 연줄이 있다며 도와주겠다 했지만 그 도움을 받지 않는다. 아이와 함께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한 경찰서에서 직업을 묻는 경찰관에게 이선웅은 검사가 아닌 “회사원”이라고 말한다. 그가 그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일선에서 학교..
‘골목식당’의 소통 맡은 정인선의 진정한 가치 SBS 에서 백종원도 김성주도 아닌 정인선이 눈에 띄었다. 그간 홀 서빙부터 주방 보조, 상담역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았던 정인선이지만, 이번 평택역 뒷골목의 수제 돈가스집을 찾아 손님응대의 문제를 이야기 나누는 대목에서는 그의 남다른 소통 능력이 돋보였다. 지난주 방영 후 바빠지게 되면서 손님 응대가 엉망이 됐던 걸 보여줬던 수제 돈가스집.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진이 관찰카메라를 준비했고, 백종원은 자신보다 효과적일 거라며 정인선을 투입했다. 수제 돈가스집 사장님은 관찰카메라 영상을 보면서 자신도 뜨악했다. 손님들에게 일상적으로 반말을 하고 있는 상황. 자신은 나름대로 자연스럽게 대했다 생각했는데 굉장히 보기에 안 좋더라는 것. 정인선은 오히려 그런 ..
가족극 같은 ‘82년생 김지영’, 그 담담함의 의미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게 평점 테러할 영화인가 하는 것이었다. 영화 은 개봉 전부터, 캐스팅 당시부터 쏟아져 나왔던 악플들과 비난들에 휩싸였던 작품이다. 이른바 남혐 여혐 갈등을 조장하는 영화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 어디서도 혐오나 갈등 조장의 연출이나 내용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물론 원작 소설도 ‘혐오’하고는 거리가 멀지만 영화는 더더욱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마치 한 편의 가족극을 보는 듯한 담담함. 가족극의 시선으로 보면 은 육아와 가사 그리고 경력단절을 겪는 김지영(정유미)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정신적인 문제를 갖게 되고, 이를 남편은 물론이고 온 가족이 나서서 해결하려 애쓰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잘 다니던 회사를 육..
‘멜로가 체질’, 이병헌 감독의 드라마 도전 결코 실패 아닌 건 JTBC 금토드라마 은 한 마디로 미스터리다.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클리셰를 훌쩍 뛰어넘는 재기발랄하고 의미심장한 대사들의 향연이 펼쳐지지만 어찌 된 일인지 시청률은 급상승한 마지막회조차 1%대에 머물렀다. 심지어 1.0%로 자칫 1% 밑으로 떨어질 뻔한 회도 두 차례나 있다. 올해 영화 으로 1천만 관객을 훌쩍 넘긴 이병헌 감독의 드라마 도전. 어째서 시청률은 화답하지 않은 걸까. 우선 전제해야할 건 시청률과 완성도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말드라마가 30% 시청률을 낸다고 해도 모두 완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지 않듯이 시청률 1%짜리 드라마라고 해도 완성도가 낮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다. 시청률은 대중성의 잣대일 뿐..
‘의사요한’, 단순 사랑 아닌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사랑 SBS 금토드라마 에서 강시영(이세영)은 차요한(지성)에게 “좋아해요”라고 말한다. 실제로 강시영은 차요한이 사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질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밤이고 낮이고 그를 걱정한다. 함께 데이트를 나와서도 앞에서 달려오는 사람이 혹여나 차요한에 부딪칠까를 걱정하고, 뜨거운 커피를 쏟을까를 걱정한다.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은 제 몸이 망가지고 있어도 그걸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차요한은 자신의 집에 대신 몸 상태를 체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매일 퇴근해서는 제 몸을 검사하고 잠을 잘 때도 카메라에 영상으로 그 모습을 일일이 기록해 혹여나 있을 수 있는 수면 중 행동의 위험성 또한 예방하려 한다. 그 질환에 걸..
‘열여덟의 순간’, 청춘의 미숙함이 풋풋함으로 다가오는 이유 미숙한 청춘의 아픔과 풋풋함이 느껴진다. 아마도 이건 JTBC 월화드라마 이 포착한 이 드라마만의 매력일 게다.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지만 자꾸만 오해를 받는 최준우(옹성우). 이전 학교에서 폭행과 절도로 강제전학을 당했다는 사실은 전학 온 학교에서도 단 하루 만에 도둑질을 했다는 누명을 쓰게 만든다. 실제로는 반장으로 학교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학생들에게까지 완벽한 신뢰를 얻고 있는 마휘영(신승호)의 짓이라는 사실을 최준우는 알고 있지만 모른 척 한다. 하지만 최준우는 마휘영이 앞에서는 그를 도와주는 척하면서 사실은 그를 도둑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걸 알고는 그 앞에 나선다. 그러자 마휘영이 드디어 그 숨겨진 얼굴을 드러낸다. “알면 어쩔건..
대상 탄 이영자, 들어주고 공감해준 게 비결이라는 건올해 의 주인공은 이영자가 됐다. 함께 대상 후보로 의 유재석, 의 김준호, 의 신동엽, 의 이동국 등이 함께 후보에 올랐지만 대상은 의 이영자에게 돌아갔다. 후보와 그들이 출연한 프로그램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올해 KBS의 예능프로그램들은 새로운 시도들을 하긴 했지만 그만한 성과를 얻어내진 못했다. 꽤 오래도록 장수한 프로그램들이 그나마 그 자리를 지키며 선전했다는 걸 후보 명단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상의 주인공 이영자가 출연한 도 어느 덧 8년이나 된 프로그램이다. 초반에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아 고전하기도 했지만 차츰 자리를 잡아 지금껏 살아있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고민을 가진 비연예인 출연자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올라오는 이 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