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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캐릭터에서 개성파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이광수

 

요즘 이광수가 달리 보인다. <런닝맨>을 통해 대중들과 익숙해진 캐릭터다. 베트남 등지에서 갑자기 확인한 인기에 아시아 프린스라는 닉네임이 붙기도 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광수는 거기에 대해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예능으로 먼저 친근하게 다가왔지만 그의 발길은 늘 배우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으니까.

 

'괜찮아 사랑이야(사진출처:SBS)'

<착한 남자>에 출연했을 때도 이광수를 만나면 <런닝맨> 이야기를 하거나 아니면 송중기에 대한 이야기를 묻는 것이 다반사였다. 늘 어눌한 목소리로 얘기하고 기린 캐릭터로 웃음을 주지만 그 누구보다 적지 않은 배우에 대한 열정을 속내 깊숙이 숨기고 있던 그였다. 그런 그이니만큼 최근 영화 <좋은 친구들>에 이어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그런 연기가 가능했을 것이다.

 

사실 <좋은 친구들>에서 영화를 보기 전까지 이광수에 대한 기대감은 거의 없는 편이다. 지성과 주지훈이라는 배우가 전면에 나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적 영화를 보고 나면 지성과 주지훈만큼 이광수의 존재감이 확실히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좋은 친구들>에서 지성이 건실한 이미지라면 주지훈은 욕망의 화신이다. 어찌 보면 이 세 사람의 관계 속에서 이들을 친구라는 고리로 묶어내는 역할은 이광수가 오롯이 한 면이 있다.

 

<좋은 친구들>의 이광수 연기를 보고 눈물을 흘리게 된 이들의 반응은 놀랍다는 것이지만, 사실 코믹 캐릭터가 진지한 정극으로 들어왔을 때 제대로 된 몰입을 보여줄 수만 있다면 더 큰 감동을 안겨주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즉 웃음의 바탕이 비극에서 나온다면, 그 웃음을 살짝 지워낸 자의 맨 얼굴은 더 슬플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좋은 친구들>은 이광수의 우는 얼굴을 끄집어내준 작품이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이광수는 틱 장애를 가진 투렛증후군 환자 역할을 선보였다. 갑자기 이유 없이 몸을 떨고 킁킁 거리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해대는 모습으로 첫 얼굴을 드러낸 이광수는 성동일 같은 묵직한 배우와 함께 서도 이제 편안한 모습이다. 새롭게 홈메이트로 들어온 장재열(조인성)과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그는 이 드라마가 보여줄 다채로운 사랑의 면들 중 하나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사실 예능과 연기를 함께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광수는 예전 필자와 한 인터뷰를 통해 예능에서의 몰입과 연기에서의 몰입이 다르다고 말한 적이 있다. “대본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 <런닝맨>은 대본이 없어 사실 뭘 해야 할 지 이런 게 없다. 신뢰가 없이는 하기 힘든 몰입이다. 하지만 드라마 영화는 대본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를 해간다.” 이광수가 하는 연기의 밑바탕에는 철저한 캐릭터 분석이 들어있다는 얘기다.

 

코믹 캐릭터는 유쾌하지만 그것만으로 배우의 갈증을 채울 수는 없다. 따라서 코믹 캐릭터가 개성파 배우로 넘어가는 과정은 실로 중요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함께 출연하는 성동일처럼 때론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이면에 있는 진중함과 진지함을 놓치지 않는 그런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면 이광수는 <괜찮아 사랑이야>라는 작품을 통해 개성 넘치는 배우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광수의 눈빛은 확실히 달라 보인다.

 

Posted by 더키앙

아시아 프린스, 광수의 매력에 대한 짧은 탐구

 

“베트남에서는 어떻게 이걸 받아들이고 리액션 해야 하는 지 몰랐어요. 너무 감사한데 말로는 제가 베트남어를 모르니 표현도 안 되고... 또 <런닝맨>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미션 수행도 해야 해서 너무 얼떨떨했죠.” - 아시아 프린스(?)로 돌아온 이광수

 

도대체 이 갑작스런 환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몰려드는 인파에 빠져나가는 것조차 힘들어 하는 런닝맨들의 풍경. 최근 <런닝맨> 아시아 레이스에서 마카오에 이어 베트남에서받은 열광적인 환대는 오히려 당사자들까지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런닝맨> 출연자 모두가 그 주인공들이었지만, 특히 플랜카드를 들고 연실 이광수를 연호하는 현지 팬들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는데. 이 놀라운 이광수의 매력은 어디서 생긴 걸까. 우리에게 멱PD로 더 잘 알려진 김주형 PD는 그 이유를 캐릭터에서 찾았다.

 

“먼저 게임이라는 세계 공통분모가 있어서 해외 팬들도 <런닝맨>을 쉽게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또 인터넷을 통한 한류가 이미 있으니까 예능도 그 길을 따라간다고 보입니다. 특히 이광수를 좋아하는 건 그 캐릭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약간 측은한 캐릭터인데 그러다 발끈하는 반전을 보여줌으로써 더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왠지 감싸주고 싶은 캐릭터잖아요. 근데 늘 당하는 건 아닌.”

 

'런닝맨'(사진출처:SBS)

이광수가 확실히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캐릭터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런 그가 가끔은 김종국 같은 강한 캐릭터와 맞붙는 이변을 보여주기도 한다. 기린이란 별명은 그걸 잘 말해준다. 키가 190센티에 달하는 거구지만 어딘지 약해보이고, 그래도 그 장신이 가진 힘도 분명히 존재하는 그런 캐릭터. 덩치는 큰 데 약한 모습이 주는 코믹함과 페이소스가 있다. 임형택 PD는 이광수 캐릭터가 가진 엇박자적인 요소가 그 인기의 요인이라고 꼽았다.

 

“코드가 한국적인 코드라기보다는 외국적인 것 같습니다. 마치 ‘덤 앤 더머’처럼 줄곧 바보스러운 캐릭터로만 나오는 것도 아니잖아요. 모델 출신이라는 것도 엇박자죠(웃음). 언발란스한 면들이 함께 뒤섞여 있는 그런 캐릭터. 그래서 다방면으로 재미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정말 <런닝맨> 캐릭터에 있어서 이광수만큼 여러 결을 보여주는 캐릭터도 드물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이번 아시아에서 본 팬덤이 아직도 얼떨떨한 모양이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사무실에서도 기자분들이 전화 와서 그 이유를 묻곤 한다는데 사무실 직원들도 제대로 답을 잘 못하겠던가봐요. 저한테 와서 “너도 모르겠지?” 하고 물으면 “저도 모르겠어요”라고밖에 답할 수가 없더라구요.”

 

왼쪽부터 임형택PD, 필자, 조효진PD, 이광수, 김주형PD

사실 이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싸이가 어느 날 갑자기 국제가수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것은 수많은 기존 한류의 흐름들이 만들어놓은 길에서 어느 날 갑자기 피어난 꽃과 같다. 이광수에 대한 해외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이미 예능 한류는 <X맨>과 <무한도전>시절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유재석에 대한 팬덤은 아마도 가장 클 것이다. 이른바 유재석 사단은 <X맨>에서 <패밀리가 떴다>로 이어져 지금의 <런닝맨>까지의 해외 팬덤의 계보를 만들고 있다. 이 꾸준히 만들어낸 예능 한류의 길이 있었기 때문에 이광수라는 캐릭터가 갑자기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 조효진 PD는 실제로 이광수가 더 열광적인 팬이 많았지만 출연자들에 대한 고른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유재석은 말할 것도 없고 김종국, 하하, 개리, 송지효, 지석진까지 플랜카드는 다 비슷비슷한 숫자로 들어 있었어요. 다만 이광수를 연호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죠. 즉 이광수는 좀 더 적극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 할 수 있죠. 김주형 PD는 그게 놀라워 자막에 이렇게 달았더라구요. ‘이광수라는 이름이 베트남어로 다른 뜻이 있는 거 아닌가’ 하고요(웃음). 같이 갔던 같은 소속사의 이동욱은 이광수 인기에 깜짝 놀랐더라구요. 결국 이광수 에스코트까지 자청해서 했죠.”

 

이광수는 처음 CF 모델로 데뷔했고 그러다 <지붕 뚫고 하이킥> 시트콤에 발탁됐고 <동이>에 출연할 때 <런닝맨>을 시작했다. 이광수는 당시 <런닝맨>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그런 기회에 해보지 않으면 평생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조효진 PD는 당시 이광수와의 첫 만남을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사실 유재석, 김종국, 하하는 늘 같이 했던 식구지만 새로운 얼굴이 필요해 여러 명을 인터뷰했었죠. 이런 저런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왔어요. 이광수랑 송중기도 그 때 본 거죠. 처음에 딱 들어서는데 호피무늬 옷을 입고 왔더라구요. 그게 그냥 재밌었죠. 말을 하는데도 사람을 궁금하게 하는 면이 있었어요. 긴장을 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긴장을 안 한 건데 저렇게 말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어요. 요즘 나오는 모습이 그 때 그 모습이었죠. 당황하면서 한 마디 할 때 빵 터지는 그런 모습. 피디나 작가가 죽 서 있는 데 그게 쉽지는 않은 일이죠.”

 

조효진 PD는 이광수의 장점으로 습득력이 빠른 것을 꼽았다. 사실상 <런닝맨>이 예능을 처음 경험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빨리 적응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그런 습득력 또한 이광수는 좋은 멤버들이 함께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캐릭터는 그렇게 <런닝맨> 멤버들과의 케미(관계)가 일조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광수는 무엇보다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평소에 제일 자주 만나고 전화통화 자주 하는 건 종국이형이지만 그래도 두루두루 만나고 물어보는 편이에요. 이런 일 있을 때는 재석이형, 이런 일 있을 때는 종국이형, 이런 식으로요. 주로 개인적인 일들 때문에 전화하곤 하는데요, 모든 걸 다 털어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흔하지 않죠. 또 제가 잘못한 일이 있을 때 혼을 내주는 선배도 많지 않아요. 그게 다 저한테는 엄청 도움이 되는 일이죠.”

 

<런닝맨>에서 이광수는 특히 김종국과 기린과 사자 캐릭터로 대립구도를 만들어 큰 웃음을 주고 있다. 두 캐릭터가 만났을 때의 상승효과는 분명하다. 즉 김종국의 강한 캐릭터를 때론 배신하고 눌러주는 이광수가 중화시켜준다는 점이다. 그래도 그 김종국 같은 능력자를 때로는 어떻게 이기는지 그 비결이 궁금했다.

 

“사실 종국이형이 저를 뜯으려고 작정했다 느껴지면 포기하게 되요. 그건 마치 그냥 교통 사고 난 느낌, 그런 거죠. 피할 수가 없어요. 방심도 거의 하지 않죠. 다만 제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렇게 할 거라고는 상상을 못할 때가 가끔 있어요. 물론 제가 뭐 생각해서 그렇게 하는 건 아니에요. 저도 촬영에 몰입하다보면 거의 본능적인 욕구가 생기죠. 정말 이기고 싶은(웃음).”

 

<런닝맨>에서 유재석은 거의 독보적이다. 이광수가 그만큼 편하게 예능을 할 수 있는 바탕에는 그가 있었다고 한다. 이광수가 생각하는 유재석이 궁금했다.

 

“사실 방송보다는 방송 아닐 때 시청자분들이 그 평소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정말 의지 많이 하고 개인적인 고민도 많이 들어주시고. 저한테는 카메라 안에서도 큰 힘이 되지만 카메라 밖에서도 큰 도움이 되는 그런 분이죠.”

 

함께 초창기에 <런닝맨>에서 뛰었던 송중기는 작년 대세가 되었지만 이광수와는 절친이다. 그래서 이광수는 같이 <착한 남자>를 찍으며 훨씬 더 몰입이 잘 되었다고 한다.

 

“평소 친해서 드라마 같이 찍을 때 편하기도 했고 몰입도 잘됐죠. 송중기는 되게 솔직해요. 남자답기도 하고 섬세한 면도 있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런닝맨>에 공효진씨가 나왔을 때 <착한 남자>에서 송중기씨는 되게 바쁜데 저는 한가하다고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작가 조카분들이 그걸 보고 작가님에게 전화를 해서 많이 써달라고 했나봐요. 작가님이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웃음).”

 

이번 아시아 레이스를 통해 아시아 프린스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정작 이광수는 그 모든 것이 다른 멤버들 덕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해외에서의 인기란 국내에서와는 달리 좀 더 객관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국내에서는 아무래도 출연진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게 마련이지만 해외에서라면 그저 프로그램에서 얼마나 역할을 하느냐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예능을 하고픈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멤버들과의 관계를 얘기하며 주저하는 이광수에게 느껴지는 건 <런닝맨>에 대한 무한 애정이었다.

 

“잘 모르겠어요. <런닝맨>으로 시작해서 형들이랑 같이 이렇게 하고 있는데 다른 데서 다른 사람과 시작하라면 솔직히 자신은 없죠. 촬영하면서 굉장히 편한 게 아무렇게나 막 던져도 형들이 다 챙겨주니까 정말 편하고 자유로워요. <런닝맨> 안에서 그런 모습이 좋다고 말씀해주시는데 다른 데서 하는 것에 그만큼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저 혼자 만든 캐릭터가 아니잖아요.”

 

사실 이광수는 연기자다. 따라서 <런닝맨>이라는 예능으로 먼저 주목받은 것은 부담이 될 수도 한다. 하지만 작년 <착한남자>로 정극연기를 통해 이광수는 연기자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주었다. 코믹한 이미지와 진지한 이미지를 모두 갖추는 것만큼 연기자에게 좋은 건 없다. 그래서 이광수를 보다보면 마치 영화 <인생의 아름다워>의 로베르토 베니니 같은 배우의 이미지가 기대된다. 코믹하지만 계속 쳐다보면 코끝이 찡한 그런 배우. 이광수라는 배우의 매력은 아시아 프린스라는 별명을 얻고도 여전히 수줍고 선한 미소에 있는 것은 아닌지.(사진 : 전성환)

Posted by 더키앙

<런닝맨> 캐릭터의 힘, 예능 장동건 이광수

 

마카오에 이어 베트남을 찾은 <런닝맨>이 발견한 것은 이광수가 그 곳에서는 ‘예능 장동건’이었다는 사실이다. 가는 곳마다 “이광수!”를 외쳐대는 팬들 속에서 멤버들은 얼떨떨한 표정이 역력했다. 흥미로운 건 이 반응에 대해 제작진들 역시 어째서 이광수가 이렇게 인기가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물론 그런 식의 자막이 재미있어서 그렇게 붙인 것일 게다. 하지만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도대체 이광수는 어떻게 아시아의 기린이 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런닝맨>의 캐릭터에 그 비밀이 숨어 있다.

 

'런닝맨'(사진출처:SBS)

<런닝맨>만큼 캐릭터의 힘이 돋보이는 예능이 있을까. 이 힘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과 후를 나눠서 그 출연자들이 갖게 된 이미지나 존재감을 비교해보는 것만으로도 확연히 알 수 있다. <런닝맨>을 통해 개리는 이른바 ‘갖고 싶은 남자’가 됐고, 송지효는 예능 에이스로 거듭났으며 지석진은 게임의 시작을 알리는(?) 게임에 약한 임팔라 캐릭터가 됐고, 이미 예능의 프로들인 하하나 김종국은 더욱 공고하게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 와중에 가장 캐릭터가 돋보이는 인물이 바로 기린 이광수다. 그가 <런닝맨>을 통해 차츰 차츰 구축해온 기린 캐릭터는 다른 멤버들과 달리 관계에 따라 그 반응이 달라진다는 특징이 있다. 즉 김종국 같은 능력자 앞에서는 꼬리를 내리지만 송지효 같은 여성 멤버에게는 툭탁대며 싸움을 걸고, 지석진처럼 약한 캐릭터와는 ‘필촉 크로스’ 같은 동맹을 맺는다는 점이 그렇다. 중요한 것은 이 관계 속에서도 이광수는 머물러 있기 보다는 늘 새로운 반전을 노린다는 점이다.

 

<런닝맨> 같은 게임 예능에서 반전 요소만큼 주목을 끄는 건 없다. 이것은 게임에서 어떤 흐름이 생겨났을 때 그대로 흘러가는 것에 제동을 걸고, 새로운 스토리로의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그렇다. 김종국은 이광수 캐릭터의 변화를 가장 자연스럽게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처음 이광수 캐릭터는 ‘모함광수’처럼 조금은 소심한 모습을 띄었지만 본격적으로 스파이 미션이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배신의 아이콘’으로 진화한다.

 

즉 이광수가 김종국 밑에서 그의 충복처럼 행동하지만 그를 이기려는 욕구를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런닝맨>은 흥미로운 관계의 변화를 보여줬던 셈이다. 하지만 이것은 또한 능력자 캐릭터인 김종국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세우는 데도 일조한 것이 사실이다. 힘과 대단한 촉으로 밀어붙이는 김종국은 바로 그런 캐릭터 때문에 자칫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광수는 배신을 통해 그런 능력자에게 때론 굴욕을 안긴다는 점에서 김종국에게도 어떤 당하는 캐릭터의 면모를 심어줌으로써 친근감을 만들어주는 존재가 된다.

 

이광수의 장점은 그 외모 자체가 주는 과장된 면모를 하나의 캐릭터로 연기해낼 줄 안다는 점이다. 다른 멤버들이 게임 중에서도 때로는 지극히 개인적인 자신의 맨얼굴을 드러내는 반면, 이광수는 거의 대부분 캐릭터에 빙의된 모습으로 게임에 들어와 있는 모습이다. 바로 이 점은 그의 캐릭터가 그만큼 공고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물론 <런닝맨>이 가진 캐릭터의 힘은 결국은 유재석이라는 발군의 MC가 자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유재석은 일찌감치 이광수에게 모함광수의 캐릭터 씨앗을 심어주기도 했고, 그 씨앗이 차츰 자라 배신의 아이콘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해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광수가 아시아의 기린이라는 어마어마한 캐릭터로 주목받을 수 있게 해준 것은 그의 노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한 유재석이 이끄는 <런닝맨>이라는 캐릭터 세상 덕분이기도 하다. 초반에는 그저 서브 역할에 머물렀던 캐릭터에서 이제는 아시아에서 열광하는 캐릭터가 된 이광수. <런닝맨>의 캐릭터쇼가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하는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Posted by 더키앙

<런닝맨>의 광수, 배경음악만으로도 웃긴 캐릭터

 

<런닝맨>은 캐릭터 열전이다. 유르스윌리스, 유혁 같은 캐릭터를 가진 유재석, 능력자 김종국, 하로로 하하, 에이스 송지효, 이지 브라더스, 필촉 크로스의 이광수, 지석진, 그 자체로 캐릭터인 개리 등등... <런닝맨>의 캐릭터는 말 그대로 쏟아진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기린 이광수다.

 

'런닝맨'(사진출처:SBS)

제주도에서 한지민을 게스트로 벌어진 <런닝맨>에서 이광수는 그 어떤 캐릭터들보다 많은 역할을 보여주었다. 유재석이 도둑 샤워를 하기 위해 불쑥 샤워실에 들어갔을 때 이광수는 특유의 불쾌한 표정으로 “다 나가!”를 외쳤고, 김종국이 자신은 여자에게 약해서 한지민의 이름표를 뗄 수 없기 때문에 송지효하고만 같이 다니겠다고 하자 “전 한지민 머리채도 잡을 수 있어요”라고 말해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생명을 하나 더 사놓고 김종국에게 알리지 않으려고 숨기고 있는 와중에, 방송으로 그 사실이 공개되자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도 압권이었고, 미로에서 특유의 큰 키를 이용해 폴짝폴짝 뛰면서 벽 너머를 살피고 길을 찾는 기린 캐릭터도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었다. 결국 이지브라더스로 지석진과 팀을 이뤄 마지막 한지민과의 대결에서 어처구니없이 지는 상황도 이광수 같은 캐릭터이기 때문에 더 재미있을 수 있었다.

 

처음 그가 <런닝맨>에 출연했을 때만 해도 그저 허우대만 길쭉한 잘 알려지지 않은 그저 그런 신인 연기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차츰 그는 늘 당하는 억울한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이제는 뭘 해도 빵빵 터트리는 캐릭터가 되었다. 그는 억울한 상황에 깔리는 배경음악만으로도 충분히 웃음을 줄 정도로 자기만의 확실한 영역을 만들어놓았다.

 

이광수의 존재감은 그 억울한 표정 연기에서 비롯된다. 연기자답게 우스운 상황에서도 절대로 웃지 않고 진지하게 실제 억울하다는 표정을 고수할 때 웃음은 배가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광수가 늘 당하기만 하는 건 아니다. 때로는 그도 모반을 꿈꾼다. 능력자 김종국에 대한 약간의 감정을 드러내고, 뒤에서 그를 제거하기 위해 다른 캐릭터들을 끌어들이는 모습은 자못 도발적이다.

 

사실 김종국의 스파르타식 강한 캐릭터가 어느 정도 용인되는 것도 이광수의 도발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때로는 그 도발이 성공한다. 이번 제주도 게임에서도 김종국의 편인 척 하면서 그를 속이고 적과 내통해(?) 그를 제거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늘 강하기만 한 김종국에게 이광수 같은 캐릭터의 도발이 없었다면 자칫 독재자의 인상을 지웠을 지도 모른다.

 

또 지석진처럼 늘 게임에 약한 캐릭터와는 연대를 통해 하나의 캐릭터를 구축하기도 한다. 이지 브라더스 혹은 필촉 크로스는 마치 ‘나홀로 집에’ 나오는 바보 같은 도둑들 콤비 같기도 하고 ‘덤 앤 더머’ 같기도 하다. 이광수의 기린이라는 캐릭터와 어울리게 지석진이 임팔라라는 캐릭터를 갖게 된 것도 이 조합이 꽤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한지민 머리채도 잡을 수 있다”고 말하는 이광수는 또한 출연하는 여성 게스트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아무리 게임이라도 여성들은 이 쟁쟁한 런닝맨들 속에서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런 긴장을 무장해제 시키는 역할로 이광수만한 캐릭터가 있을까. 그는 체력적으로 약한데다가 바보스럽게 늘 당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때로는 배신의 아이콘이라 불릴 정도로 누군가를 속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마치 이윤석과 정준하와 노홍철을 섞어놓은 듯한 이 절묘한 캐릭터는 이광수만의 확실한 위치를 만들어주고 있다. <런닝맨>에 이광수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지금 같은 흥미진진한 웃음의 구도가 만들어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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