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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관찰카메라는 도깨비 방망이? 혹 떼려다 혹 붙일 수도

 

잔나비 멤버 유영현에 대한 학교 폭력 논란과 함께 걸그룹 씨스타 출신 효린의 학교 폭력 가해자 의혹이 불거졌다.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자신이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이가 올린 글에 의하면, 그는 “15년 전인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효린에게 3년 동안 끊임없이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효린이 “상습적으로 옷과 현금을 빼앗고 아파트 놀이터에서 폭행했다”는 것.

 

처음 이 논란이 불거졌을 때 효린의 소속사 브리지는 “15년 전 기억이 선명하지 않은 상황이라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며 “피해자를 만나 해결해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글이 삭제되자 소속사 측은 “명확한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입장을 강경대응으로 바꿨다. 하지만 이런 발표 이후 게시판에 글을 올린 당사자는 네이트 측에서 아이피를 차단시켰고 “만나서 연락하자더니 연락 없이 고소하겠다고 입장 변경했다”고 댓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효린 소속사측은 “댓글을 확인했다”며 추가입장은 없고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게시판에 글을 올린 당사자가 추가로 폭로한 또 다른 피해자와의 카톡 대화 내용 공개는 효린 측의 주장에 점점 신빙성을 없애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자가 한 명이 아니라 여럿이었다는 상황은 자칫 또 다른 추가 피해 폭로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렇게 된다면 효린 측의 강경대응으로의 입장 변경은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아직 사실 확인이 확실히 된 사안이 아니라,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고, 사실 검증에 들어간다고 해도 15년 전 사안의 진실을 밝히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논란 자체가 불거진 것만으로도 대중들은 효린 측에 그리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실 연예계에서 학교 폭력 논란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SBS에서 방영됐던 <송포유>가 일진 미화 논란을 일으키며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고, <쇼 미더 머니>나 <고등래퍼>에서 일진 논란이 비화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프로듀스X101>에서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윤서빈은 학교폭력이 논란이 되어 프로그램에서도 소속사에서도 퇴출된 바 있다.

 

이미 과거부터 조금씩 생겨난 학교 폭력 논란이지만 최근 들어 이 이슈가 뜨거워진 건 왜일까. 무엇보다 대중들의 반응들이 뜨거운 건 ‘학교 폭력’을 바라보는 그 감수성 자체가 달라진 게 큰 요인으로 보인다. 제아무리 능력이 있다고 해도 인성이 갖춰지지 않은 인물은 굳이 소비하고 싶지 않은 대중들의 달라진 태도가 그것이다. 상품을 구매하는데도 ‘착한 소비’가 있듯이 연예인들에 대한 호응 또한 일종의 ‘착한 소비’를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것.

 

여기에는 최근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한 연예인 관찰카메라가 일종의 증폭장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MBC <나 혼자 산다> 같은 연예인 관찰카메라 시대를 연 프로그램은 그래서 더 큰 인기와 화제를 몰고 다니지만 그만큼 더 많은 후폭풍과 논란의 프로그램이 되었다. 각종 논란에 연루되어 수사를 받은 승리를 ‘승츠비’로 포장하기도 했고, 최근 논란이 됐던 잔나비 최정훈(최정훈 또한 부친의 김학의 전 차관 뇌물 연루설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도 <나 혼자 산다>를 통해 ‘화제의 인물’이 되기도 했다. 효린 또한 이 프로그램에 나온 적이 있다.

 

최근 들어 연예인 관찰카메라에 대한 대중들의 시각이 곱지만은 않은 것도 이런 논란들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논란이 터져 나오면 결국 그 연예인 관찰카메라에서 보였던 모습이 실체가 아니라는 걸 확인하게 되고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연예인 관찰카메라가 ‘홍보 논란’을 항상 달고 다니는 건 그래서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출연 연예인을 과장하거나 미화해 그만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게 되면 혹여나 과거 그들과 연루된 불미스런 일을 겪은 피해자들은 그 자체로 고통 받을 수 있다. 연예인 관찰카메라가 무명의 연예인도 일약 스타로 만드는 도깨비 방망이가 되기도 하지만, 정반대로 혹 떼러 갔다 혹을 붙이게 되는 사태를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나 혼자 산다'가 만드는 독특한 관계망, 그 끈끈함

일주일 내내 전현무와 한혜진의 결별 이야기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동시 잠정하차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성인 남녀가 만나 사귈 수도 있고, 또 헤어질 수도 있는 일에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계속 회자되고 있는 건 어딘가 좀 과한 느낌이다. 

물론 <나 혼자 산다>의 주축이었던 두 사람의 하차가 이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심각한 수준의 파장을 일으킬 것 같지는 않다. 윤균상이 게스트로 출연했던 방영분은 향후 잠정적으로 전현무와 한혜진이 하차한다고 해도 이 프로그램이 끄떡없을 거라는 걸 보여주는 것만 같다. 

<역적>에서 홍길동 역할로 선 굵은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윤균상. 하지만 일상에서는 전혀 다른 고양이들의 윤집사가 그의 진짜 모습이었다. 훤칠한 키가 어딘가 강인한 인상을 주는 윤균상이지만, 함께 살아가는 고양이들 앞에서 한없이 편안한 느낌을 주는 그다. 사실 이런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일상을 보여주고 거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 이것이 <나 혼자 산다>가 가진 진짜 힘이 아닐까 싶다.

고양이 발톱과 털을 깎아주고 매일 하는 운동이라며 계단을 오르내리는 그 모습은 특별한 것 없는 일상이지만, 여기에 더해지는 편집과 스튜디오에서 덧붙이는 이야기들은 이것을 독특한 예능의 웃음으로 만들어낸다. 계단 오르는 운동을 보이기 전에 카리스마 넘치는 연예인들의 몸 만드는 장면을 전제로 슬쩍 편집해 넣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예능화’는 쉽게 가능해진다.

그리고 어느 카페에서 윤균상이 만난 이준혁과 심희섭과의 수다는 과거 <역적>을 찍었을 때의 이야기들과, 밀리터리 덕후인 이준혁의 엉뚱한 유머가 뒤섞이며 편안한 재미를 준다. 취미라고 보기에는 과한 듯 모형 총을 가방 가득 갖고 나타난 이준혁이 군대에서 먹는 비상식량과 맛다시 같은 걸 꺼내놓는 장면에, 마치 방문판매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더해지자 그 상황 자체가 우습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윤균상이 마치 친형들처럼 따르는 이들과의 따뜻하고 편안한 관계가 보는 이들마저 흐뭇하게 만든다. <역적>을 좋아했던 팬들이라면 그 때의 장면들도 떠올리게 할 만큼.

요리보다는 조리를 잘 한다는 윤균상이 라면에 햄, 소시지 그리고 마라 소스를 넣은 부대찌개를 끓여내고, 소면을 삶아 골뱅이와 맛다시를 버무려 내놓은 안주에 찾아온 친구들과 술 한 잔 곁들인 수다를 떠는 장면도 그렇다. 그건 우리 누구나 한번쯤 하는 일상 중 하나가 아닌가. 그러니 저 반짝반짝 빛나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들이 우리와 똑같은 일상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공감대가 생겨난다. 

술만 마시면 노래를 부른다는 윤균상이 그 노래 부르는 장면을 화면으로 보며 창피해 어쩔 줄 몰라하는 장면은 관찰카메라가 잡아내는 일상에 자신도 모르는 모습이 담긴다는 걸 보여준다. 술에 취해 노래 부르고 들을 때는 그토록 좋았던 그 순간들이 영상으로 들여다보자 적나라한 실체를 드러낸다. 그 민망한 순간을 스튜디오에서 MC들이 공유하며 함께 괴로워하는(?) 장면에 웃음이 터지는 건 그래서다. 

최근 들어 예능 프로그램에서 중요해진 건 시청자들이 그 출연자들에게 느끼는 친밀감이다. 멀리 떨어진 어떤 존재를 바라보는 관점이 아니라, 나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일상을 공유하는 존재를 들여다본다는 그 지점은 <나 혼자 산다>가 갈수록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그래서 윤균상처럼 한번 슬쩍 나와 그 일상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이제는 마치 친구 같은 친밀함을 갖게 되고,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이면 다음에 또 만나고픈 아쉬움을 갖는 것. 

전현무와 한혜진의 잠정 동반 하차는 아쉬운 면이 있지만 그래도 <나 혼자 산다>가 잘 될 거라는 건 그렇게 만나고 헤어지고 잠시 떨어져 있어도 여전히 유지되는 관계의 지속성 때문이다. 이처럼 이 프로그램에는 어느 순간 조금 편안해졌을 때 다시 돌아와 근황을 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다. 윤균상 편을 보면서 이 인물이 언젠가 또 이 프로그램을 통해 관계를 이어갈 거라는 예감처럼,(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나 혼자 산다’, 한혜진의 사진을 통해 공감하는 실제

한혜진은 왜 그간의 20년 이야기를 꺼내며 저도 모르게 눈물이 치솟았을까.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모델 생활 20주년을 기념해 김원경과 함께 하와이로 즐거운 셀프 화보 촬영을 한 한혜진이 인터뷰를 하다 갑자기 울컥해버릴 줄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20년 간 함께 모델 일을 하며 싸우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했으며 또 서로를 다독이고 때로는 자극을 주는 경쟁자 역할을 해왔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김원경의 눈시울은 갑자기 붉어졌다. 

그는 한혜진이 함께 지낸 20년 동안 늘 “자극을 주는 존재”였다고 했다. 그래서 힘든 일이지만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금까지 일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혜진은 자신이 했던 일들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며 결코 즐길 수만은 없었던 그 20년을 되짚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이 하는 일을 “껍데기로 일을 해내는 직업”이라고 인정하며 “내가 노력을 한다고 해서 바뀔 수 있는 부분이 한정적”이라고 했다. 얼굴이 알려져 “어떻게 저런 얼굴로, 조건으로 모델 일을 해왔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속상했다며, 그래도 “우리 엄마는 나를 이렇게 잘 낳아줬는데, 여자로서, 딸로서 그리고 누군가의 여자친구로서” 힘든 점이 있었다고 솔직한 속내를 말했다.

이번 여행이 셀프 화보 촬영이라는 건 우리가 모델 하면 생각하는 그 화려함과 즐거움 이면에 얼마나 치열한 노력들이 있는가를 잘 보여줬다. 김원경은 작은 침대에서 같이 자며, 시차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 밥을 먹고, 메이크업부터 의상, 소품, 사진 촬영까지 모든 걸 스스로 하면서 “힘든 와중에 중간 중간 뭉클했다”고 했다. 그건 어쩌면 모델로서의 삶을 축약해서 보여주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20년 경험이 쌓여 있는 두 톱 모델의 노하우가 있고, 하와이의 아름다운 풍광이 있으니 셀프 화보 촬영이라고 해도 척척 해낼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 화보를 찍는 그 과정은 결코 사진처럼 우아한 것만은 아니었다. 날씨를 늘 신경 써야 하고, 풍광에 맞는 의상을 준비해야 하며 힘들거나 자칫 위험해 보여도 짐짓 여유 있는 표정을 지으며 포즈를 취해야 했다.

하지만 모델 일은 카메라 앞에 설 때보다 어찌 보면 그러기 위해 자신을 부단히 준비시키는 과정이 더 힘든 일이었다. 한혜진의 모친은 수영복 화보 촬영이 있는데 저도 모르게 식사를 하던 한혜진이 제 손을 때리며 방으로 들어가 굶는 걸 보며 가슴이 아팠다고 밝혔다.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탄탄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아픈 몸에도 운동을 빼놓지 않은 그였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한혜진을 보게 되는 건 그 결과물인 사진이다. 그 사진 속에서 그는 당당하고 우아하며 때론 즐거워만 보이는 모습이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곡절들이 담겨져 있기 마련이다. 마치 하와이 해변에서 패들 보드 위에서 찍힌 멋진 사진 뒤에는 올라서는 것조차 어려워하던 그들의 모습이 감춰지듯이. 

한혜진과 김원경의 울컥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도 울컥해진 건,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일 게다. 어떤 일을 오래도록 한다는 건 그런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난 후 문득 사진을 꺼내 봤을 때, 겉으로 보기엔 그저 즐거운 모습처럼만 보이지만 그 안에 담겨진 울컥하는 치열함을 보게 될 때 느껴지는 그 감정을 우리는 한혜진의 사진을 통해 똑같이 느낄 수 있었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나 혼자 산다', 소소한 이들의 일상에 왜 빠져들게 될까

한국과 카타르의 아시안컵 축구경기가 방영되고 있는 와중에 MBC 예능 <나 혼자 산다>는 14%(닐슨 코리아) 시청률을 기록했다. JTBC 드라마 <SKY 캐슬>이 결방했지만, 대신 편성된 JTBC의 축구중계가 23% 시청률을 낸 걸 생각해보면 <나 혼자 산다>는 이러한 외적인 요인에 의해 그다지 큰 시청률 변동이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오히려 지난주 12% 시청률보다 오른 걸 보면 충성도 높은 고정 시청층에 축구중계에 별 관심이 없는 시청자들까지 더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시청률이 그리 중요한 지표가 되지 못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 이렇게 굳이 이 수치를 거론하는 이유는 적어도 그것이 <나 혼자 산다>가 가진 충성도 높은 시청층이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시청자들은 <나 혼자 산다>를 챙겨본다. 마치 과거 시즌 종영하기 전 <무한도전>이 그랬던 것처럼.

이 날 방영된 내용이 그리 대단히 새롭거나 특별했던 것도 아니다. <나 혼자 산다>는 이시언이 정들었던 상도하우스를 떠나 새 아파트로 이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무렇게나 물건들이 쌓여 있어 발 디딜 틈조차 없던 그 집에서 물건들이 하나둘 정리되고, 나중에 텅 비어버린 집에서 괜스레 울컥해진 이시언이 두꺼비집을 내리며 눈물을 보이는 장면은 짠하게 다가왔다.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좀더 주목받게 된 그는 그 집이 복덩이라고 여겼던 모양이다. 그 집에 대한 남다른 고마움과 이별(?)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에피소드에는 뉴얼(새 얼간이) 캐릭터로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는 성훈이 평소 어색한 관계였던 기안84를 찾아가 함께 밥을 먹고 갑자기 떠난 여행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것 역시 그다지 특별한 이야기라고 할 순 없었다. 다만 두 사람이 조금씩 친숙해져가는 과정이 있었을 뿐이다. 성훈이 어딘가 무식함을 드러내는 대목에서 기안84가 점점 마음 편해하는 모습이 웃음을 줬다.

사실 이런 정도의 에피소드를 갖고 시청률 14%를 낸다는 건 대단히 가성비 높은 성과라고 말할 수 있다. 비교해서 금요일 밤에 방영되는 SBS <정글의 법칙> 같은 경우 그 힘든 정글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훨씬 높은 노동 강도를 보여주지만 9%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도대체 이 차이는 어디서 생기는 걸까.

그건 출연자들에 대한 친밀감에서 생겨난다. 언제부턴가 <나 혼자 산다>는 전현무를 중심으로 박나래, 한혜진, 이시언, 기안84, 헨리 같은 보기만 해도 반가운 느낌을 주는 출연자들과의 친밀감이 생겨났다. 그래서 이들이 그저 동네에서 함께 만나 밥 한 끼를 먹으러 가도 남다른 재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그렇게 된 건 <나 혼자 산다>가 가진 특별한 구성방식과 편집, 자막의 공이 크다.

관찰카메라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할 때 등장한 프로그램이 <나 혼자 산다>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아직까지 타인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일이 어딘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던 그 시절, 이 프로그램은 ‘1인 라이프’라는 취지를 앞세워 관찰카메라를 찍었다. 그러다 점점 관찰카메라가 익숙해지면서 1인 라이프 같은 취지는 그리 중요한 일이 되지 않게 됐다. 이제는 자주 보다보니 남다른 케미들이 만들어지고 그래서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일이 마치 우리들의 일인 양 친밀해진 상황이 만들어진 것.

이것은 마치 <무한도전>이 출연자들을 시청자들에게 마치 가족처럼 느끼게 해온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다른 건, <나 혼자 산다>는 그들의 일상 속으로 직접 들어가 캐릭터가 아닌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 정도다. 친숙해진 그들은 이제 어떤 조합으로 만나도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이를테면 이시언과 기안84 그리고 헨리가 ‘세 얼간이’라는 조합으로 묶이고, 박나래와 기안84 그리고 충재씨가 묘한 관계로 얽히는 과정만으로도 흥미롭게 된 것.

게다가 <무한도전>이 가끔씩 무한뉴스를 통해 보여줬던 저들의 실제 생활을 <나 혼자 산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 관찰카메라를 통해 보여준다. 이시언이 상도하우스를 떠나 새로운 아파트로 이주하는 과정이 시청자들에게도 똑같이 남다른 감흥으로 느껴지는 건 그 과정 하나하나를 봐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나 혼자 산다>는 메인 출연자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만나는 이들까지 패밀리로 묶어내는 놀라운 확장성까지 갖고 있다. <무한도전>이 가끔씩 ‘친구들’을 불러 오디션을 벌이거나 축제를 벌이는 방식을 통해 했던 ‘외연 넓히기’처럼, <나 혼자 산다>는 화사나 승리, 김충재 같은 주변 친구들을 만나는 것으로 끊임없이 패밀리를 늘려간다. 이러니 이야기는 더더욱 풍부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예능 트렌드는 관찰카메라 시대로 넘어왔지만, 그럼에도 시청자들이 여전히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원하는 건 출연자들과의 ‘친밀감’이다. 리얼 버라이어티 시절에도 그랬던 것처럼, <나 혼자 산다>의 출연자들은 어느새 시청자들이 마치 그들과 오래도록 함께 해온 이들 같은 친밀감을 주고 있다. 마치 혼자 사는 이들이라면 느끼고픈 유대감을 대신 만들어주는 것처럼.(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먹다먹다 대상까지 먹은 이영자, KBS·MBC 대상의 의미

“먹다먹다 대상까지 먹었다.” <2018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영자는 그렇게 말했다. 박나래의 대상 불발은 아쉬웠지만 이영자는 충분히 대상을 받을 만했다. <2018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이영자는 이로써 <2018 KBS 연예대상>에 이어 역대 최초로 2관왕이 된 여성예능인이 됐다. ‘유리 천장을 깼다’는 이야기가 나올만한 수상결과다.


<2018 MBC 연예대상>에 대상후보로 이영자, 김구라, 전현무, 박나래가 호명되었을 때부터 일찌감치 예상됐던 건 이영자와 박나래의 경합이었다. 실질적으로 올해 MBC 예능의 성과라고 하면 <전지적 참견시점>과 <나 혼자 산다>로 압축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현무가 두 프로그램에 걸쳐 있을 만큼 활약이 컸고, 지난해에도 대상을 받아 올해도 연달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지만, 그래도 올해의 주역이 이영자와 박나래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이런 분위기는 시상식에서도 그대로 느껴졌다. 시상식 진행을 맡은 전현무는 김구라와 자신에게 “긴장감이 없다”는 말로 이 날의 주역이 이영자와 박나래라는 걸 선선히 인정했다. 이렇게 된 건 워낙 올해 이 두 인물의 활약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이영자는 특유의 먹방으로 휴게소 풍경을 바꿀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했고, 박나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 혼자 산다>를 MBC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만드는데 수훈 갑 역할을 맡았다.

MBC가 이영자에게 대상을 안긴 것은 그 활약상을 인정한 것이지만, 또 다른 의미도 담겨 있다. 그것은 <무한도전>이 시즌 종영한 후,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2018년 성공작이 <전지적 참견 시점>이었다는 점이다. <나 혼자 산다>가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건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MBC는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의 성공에 더 가치를 부여했다는 것. 이것은 MBC 예능국이 가진 생각이 담겨있었다.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도전에 대한 갈증이 여전하고, 거기에 가치부여를 더 하겠다는 의지까지.

물론 박나래의 대상 수상은 불발됐지만, 그 가치가 충분히 인정된 만큼 2019년에는 그의 활약을 더 기대해볼만하게 되었다. <나 혼자 산다>를 중심축으로 해서 박나래의 또 다른 도전들이 2019년 충분히 시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건 아마도 박나래는 물론이고, MBC도 또 시청자들도 바라는 바일 게다.

이영자는 수상 소감에서도 밝혔지만 꽤 긴 활동을 거쳐 이제야 그 시간들을 인정받는 여성 예능인이 됐다. 그간 여성 예능인들이 설 자리로 많지 않았고, 또 그만한 가치도 인정받지 못했던 상황을 떠올려보면 이건 이영자 개인의 성취가 아니라 여성 예능인들 전체에게도 의미 있는 성취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연예인 개인의 활약이 아니라 매니저의 케미를 통해 특유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전지적 참견 시점>이 갖고 있는 색깔을 떠올려보면, 이번 이영자의 수상이 담고 있는 ‘새로운 예능의 트렌드’도 감지할 수 있다. 연예인들만의 세상이 아니라 매니저들 같은 평범한 보통 사람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주목도가 높아졌다는 것. 이를 반영하듯 <전지적 참견 시점>의 매니저들은 연예인들만큼 사랑받았고, 이영자가 대상을 수상한 후 특별히 그 영광을 함께 누리려 했던 인물도 다름 아닌 그의 매니저 송성호였다.

박나래 대상 불발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영자는 충분히 대상감이었다. 거기에는 여성 예능인의 성취와, 보통 사람들과 더불어 만들어내는 이야기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담겨 있었고, MBC로서는 새로운 도전의 성취라는 메시지도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이영자와 박나래의 또 다른 도전들을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Posted by 더키앙

‘나 혼자 산다’, 밝은 화사 뒤에는 진짜 어른 아빠가

‘나 혼자 산다’가 아니라 ‘나 함께 산다’를 본 듯한 느낌이다. MBC <나 혼자 산다>가 보여준 전북 남원의 안씨 집성촌을 찾아간 화사(본명 안혜진)와 그를 따뜻하게 맞아준 아빠와 가족들의 이야기가 그 어느 때보다 훈훈한 풍경을 보여줘서다. 

특히 화사와 아빠는 남다른 부녀지간의 정이 느껴졌다. 살갑게 손을 잡는 건 물론이고, 차안에서 출출하다는 화사에게 떡을 가져왔으니 꿀 찍어먹으라는 아빠에게 “이벤트남이구나?”라고 말할 정도로 친근했다. 아빠 역시 “너 온다고 하니까 아빠가 설렜다”고 말해 남다른 딸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찾아간 집성촌의 입구에서부터 화사를 알아보고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과, 그렇게 찾아간 할머니집에서 반갑게 그를 챙겨주는 할머니와 고모, 당숙 어르신들에게서도 똑같은 따뜻함이 느껴졌다. 특히 할머니에게 살가운 화사는 몸이 힘들다고 하자 애교에 뽀뽀로 할머니를 기운 나게 만들었다.

떡 벌어지게 차려진 한 상은 마치 잔칫집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할머니, 아빠 그리고 친척들이 둘러앉아 함께 먹는 밥상의 반찬들은 아버지가 직접 텃밭에서 키운 식재료들을 일 나가는 엄마가 새벽부터 일어나 다 준비해놓은 것들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화사는 엄마의 마음을 느끼며 뭉클해졌다. 딸이 좋아한다며 직접 불을 화로에 피워 구워낸 장어구이에 담긴 아빠의 마음 또한 따뜻했지만.

식사를 마치고 함께 경운기를 타고 밭으로 가는 길과, 그 곳에서 함께 일을 마무리하고 들어오는 길. 아빠와 딸에게서는 각별한 정이 묻어났다. 집으로 돌아와 할머니의 따뜻한 손을 잡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스르륵 잠이 들었다가, 출출하다는 화사에게 굳이 다시 장어를 구워다 내주는 아빠. 이런 집에서의 하루는 도시에서의 그 힘든 나날들을 이겨내게 해주는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연습생 시절에 옥탑방에서 고생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눈물을 비추는 아빠의 모습에서 어떻게든 딸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고 싶었던 그 마음이 느껴졌다. “여력이 없어 전세를 못 얻어줬다”는 것. 하지만 스물 네 살의 어린 나이에 성공해 자신들의 빚을 전부 갚아줬다고 말하는 아빠에게서는 딸에 대한 대견함이 묻어났다. 

늘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화사지만, 그가 그렇게 할 수 있는 데는 아빠처럼 자상하고 인자한 따뜻한 가족이 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요즘에는 초저녁에 잠 들어서 새벽에 딸 전화를 기다리게 된다”는 아빠. 특히 아빠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가 화사에게 하는 말은 긴 여운으로 남았다. “너는 운이 좋았잖아. 일찍 성공하고. 좋은 선배가 돼서 너처럼 힘들었던 후배들을 보면 잘 해줘라.” 화사에게 그 누구보다 든든하고 따뜻한 아빠지만, 동시에 다른 힘든 이들도 챙기려는 아빠. 진짜 어른의 마음이 느껴졌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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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박나래, 어떻게 폭소와 미소 둘 다 잡았을까

이른바 ‘꿀잼’. ‘꿀케미’란 이런 걸 말하는 게 아닐까.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걸그룹 마마무 화사의 집을 방문한 박나래와 한혜진의 ‘여은파(여자들의 은밀한 파티)’는 시종일관 빵빵 터트리는 놀라운 웃음의 밀도를 보여줬다. 박나래가 ‘화자카야’라고 새겨진 나무 간판을 선물로 주면서 슬슬 화기애애해진 분위기는, 역시 선물로 화사가 받은 헤어밴드와 립스틱을 하면서 점점 고조되기 시작하더니 결국 박나래의 ‘카다시안 스타일’ 메이크업으로 봇물 터지는 폭소의 향연이 펼쳐졌다. 

메이크업을 잘 하는 화사에게 얼굴을 맡긴 박나래는 쉽지 않은 눈썹 손질을 하며 자꾸 웃음을 터트리는 화사를 불안해했다. 자칫 웃다가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눈썹이 온통 날아갈 판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눈썹을 잘 손질한 화사는 본격적으로 카다시안 스타일 메이크업에 들어갔다. 어딘지 과해 보이는 화장은 어떻게 보면 잘 어울리고 어떻게 보면 이상해 보였다. 그 과정을 스튜디오에서 보던 이시언은 그 얼굴을 어디서 봤는지 기억났다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하비에르 바르뎀을 거론했다. 

킴 카다시안을 꿈꾸었으나 하비에르 바르뎀을 닮게 된 박나래는 그 후로 단독샷이 나올 때마다 계속 바르뎀이 떠오르는 잔상효과를 만들었다. 박나래의 진가는 어찌 보면 <개그콘서트> ‘분장실의 강선생님’ 같은 콘셉트의 분장 개그 코드가 담긴 그 순간의 분위기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갑자기 ‘분장쇼’가 된 상황이 주는 웃음은 시작에 불과했다. 한혜진이 방문하면서 본격화된 ‘여은파’는 고기에 골뱅이, 그리고 볶음밥까지 군침 돌게 만드는 ‘먹방’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돋보인 건 박나래와 화사의 ‘먹방 케미’다. 본래부터 안주 만드는데 정평이 나 있는 박나래가 맛있는 안주들을 순차적으로 만들어냈고, 화사는 ‘곱창 먹방’의 명성이 이름뿐이 아니었다는 걸 맛나게 먹는 모습으로 증명해줬다. 

함께 음식을 준비하고 먹으며 집구석에서 발견한 ‘타짜’ 관련 서적으로 슬슬 한판 승부의 분위기를 만들더니, 곧바로 머리까지 틀어 올린 채 벌어지는 비장한 ‘타짜 최강전’이 벌어졌다. 벌칙으로 정해진 손목 때리기로 한껏 달아오른 화투 한 판은 웃음과 긴장감이 어우러진 예능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편을 통해 확실히 느껴지는 건 박나래의 놀라운 성장이었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박나래는 웃음은 확실히 보장했지만 어딘지 부담스러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 부담스러움은 과한 행동 때문이기도 했지만, 인위적인 설정의 느낌이 강해서 생겨난 것이었다. 그렇지만 <나 혼자 산다> 특유의 자연스러운 관찰카메라의 세계 속에서 박나래도 성장했다. 그는 특유의 폭소가 터지는 상황들과 적재적소의 순발력 있는 멘트들로 웃음을 만들면서도 진짜 여자들끼리의 모임에서 벌어질 법한 자연스러움을 유지했다. 

그래서 마치 여자판 ‘세 얼간이’ 같은 그 ‘여은파’는 보는 내내 폭소와 더불어 미소가 지어지는 느낌이 이어졌다. 빵빵 터지는 폭소는 본래부터 박나래가 갖고 있던 재능이었지만, 이제 그 자매애가 느껴지는 훈훈한 분위기가 주는 미소까지 더불어 갖추게 된 그런 느낌. 박나래가 대세 예능인이라 불리는 그 칭호가 그냥 나온 게 아니라는 걸 <나 혼자 산다>는 제대로 끄집어내 보여주고 있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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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카메라, 무엇을 어떻게 관찰할 것인가

어느새 관찰카메라가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었다. 지상파에서 본격적으로 관찰카메라를 시도했던 MBC <나 혼자 산다>가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여전히 누군가의 사생활을 관찰한다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존재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전체 가구 수의 4분의 1이 1인 가구라는 걸 전면에 내세웠고, 그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인 1인가구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지금의 <나 혼자 산다>에 굳이 ‘1인 가구’의 이야기가 내세워지지 않는 걸 보면 달라진 관찰카메라에 대한 대중들의 체감을 느낄 수 있다. 어느새 관찰카메라의 관찰이 주는 불편함에 다소 둔감해져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트렌드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관찰카메라는 영상이 일상화된 시대에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 누구나 영상을 만들기도 하고 또 게재하기도 하는 시대에 영상의 ‘리얼리티’ 추구는 당연해지기 때문이다. 대중들은 기획되어 만들어진 영상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또한 사생활을 노출하는 일도 이제는 일상화되어버렸다. 그 많은 프사들과 음식점 사진들이 그걸 말해준다. 리얼리티 추구와 사생활 노출에 대한 둔감해진 감각은 그래서 관찰카메라가 트렌드로 설 수 있게 된 이유가 되었다.

중요한 건 관찰카메라라는 형식이 아니라, 거기에 무엇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다. 과연 지금의 예능들은 제대로 관찰카메라를 활용하고 있을까. 꼭 그렇지는 못한 것 같다. 관찰카메라에 대한 만만찮은 불편함들이 호소되고, 심지어 논란으로도 비화되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 김재욱 박세미 부부가 악마의 편집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던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관찰카메라가 무엇을 어떻게 관찰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잘 드러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관찰하려고 하는 소재는 충분히 공감 가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네 시댁 문화의 ‘이상함’을 며느리 입장에서 담아보겠다는 취지가 들어 있어서다. 하지만 그것을 담는 방식에 있어서는 여타의 관찰카메라들이 그러하듯이 자극적인 장면들의 편집 나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문제는 당연히 드러날 수밖에 없지만, 그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고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건, 자칫 거기 출연한 이들에 대한 폭로를 통한 공격으로만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그 관찰하려는 대상의 공감대라도 있는 편이다. 하지만 SBS <미운 우리 새끼>는 왜 시청자들이 이런 관찰을 해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을 남긴다. 물론 예능이니 재미를 위해 관찰한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게다. 하지만 때론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기이한 행동이나, 여전히 결혼만을 지상과제로 드러내며 출연한 여성들을 모두 며느리감 보듯 하는 엄마들의 모습이 재미보다는 불편함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무엇을 관찰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반면 예능적인 재미를 추구하고 있지만 거기서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내는 훈훈한 의미들을 뽑아내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은 ‘무엇을 어떻게’ 관찰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느껴진다. 그 많은 연예인(혹은 가족까지) 출연 관찰카메라에 대한 대중들의 불편한 시선들이 있지만, <전지적 참견 시점>이 그런 불편함을 주지 않는 건 여기 등장하는 연예인과 매니저의 관계가 주는 훈훈함을 포착하고 있어서다. 어찌 보면 수직관계일 수 있는 연예인과 매니저이지만, 마치 한 가족 같고 좋은 선후배 같은 그 관계를 보면서 이 프로그램은 우리네 관계에서도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준다. 

<나 혼자 산다>가 가진 호불호는 그 재미와 공감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어서다. 어느 순간부터 고정 출연자들이 계속 돌아가며 보여주는 그들의 일상은 그 자체로는 충분히 재미와 웃음을 주지만, 그게 반복되다 보면 ‘저들만의 세상’을 우리가 왜 보고 있어야 하는가하는 생각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결국 관찰카메라는 누군가의 사생활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재미만을 추구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건 도촬과 관음증의 재미일 수밖에 없어서다. 관찰카메라가 재미 그 이상의 의미를 도출해내지 못하면 논란에 빠지게 되는 이유다. 또 어떤 방식으로 관찰하는가의 문제 또한 중요하다. 그저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당장의 자극적인 재미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만만찮은 반감 또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이제는 고민해야할 시점이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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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문화 들여다 보게 한 '나 혼자', 전현무의 눈물


전현무가 눈물을 흘렸다. 그런 모습을 잘 보이지 않던 그다. 그가 눈물을 흘린 이유는 자신의 가족이자 남매나 다름없이 함께 살아온 반려견 또또 때문이다. 이제 17살이 된 또또는 사람으로 치면 이제 노년의 황혼을 바라보는 나이.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움직이지도 못하는 또또를 데리고 전현무는 동물병원에서 받은 종합검사에서 또또가 신부전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콩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계속 살이 빠진다는 것.

또또에게 절실한 건 물이었다. 하지만 물을 직접 섭취하기도 어려운 또또의 건강상태 때문에 수액을 직접 놔줘야 하는 상황. 의사에게 수액 놓는 방법을 배운 전현무는 그 방법을 집에 알려줘 또또가 매일 수액을 맞을 수 있게 했다. 또 움직이지 못하는 또또를 위해 전현무는 전용 휠체어를 맞춰주기도 했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전현문가 또또를 데리고 평소 좋아했던 산책길을 함께 나설 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OST가 깔리는 등 웃음의 포인트를 담아내기도 했지만, 그 장면에서 시청자들이 느낀 건 웃음보다는 아픔이었다. 한 때 그 곳을 같이 산책하기도 했을 또또가 이제는 전현무의 가슴에 안겨 마치 추억을 회고하는 듯한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가장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건 전현무가 눈물을 흘리며 한 마지막 인터뷰 장면이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함께 하지 못했던 걸 반성하는 전현무는 “하늘나라에 가면 또 만날 것 같다”며 “또또가 떠나는 날이 언제가 되더라도 내가 갈 테니까 잘 있으라고 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사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제 ‘반려견’은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게 됐다. <1박2일> 시절에 우리가 봐왔던 상근이나 <삼시세끼>에 등장해 사랑을 받은 산체를 비롯해 최근에는 아예 반려견과 그 가족을 소재로 담은 프로그램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다. 이미 반려견 인구가 천만시대를 넘어선 지금, 그 현실을 민감하게 반영하기 마련인 예능 프로그램이 반려견의 자리를 이제 마련하는 건 당연한 일일 게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우리는 거기 등장한 반려견들의 귀여움과 예쁜 짓을 주로 봐왔을 뿐, 그 후의 사정들을 본 적이 별로 없다. <1박2일>에 나왔던 상근이는 지난 2014년 죽었지만 그 이야기를 우리는 뉴스 단신을 통해서 잠깐 마주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건 어쩌면 우리가 반려견을 바라보는 시각일 수 있다. 즉 귀엽고 예쁘고, 그래서 함께 지낼 즐거운 시간들만을 떠올린다는 것. 하지만 반려견과 함께 살아간다는 건 그 예쁘던 시절만큼 나이가 들어가면서 겪게 되는 아픔도 함께 나눠야 하는 일이다.

<나 혼자 산다>가 소개한 전현무의 반려견 또또의 이야기가 특별했던 건, 지금껏 예능 프로그램에서 잘 담지 않았던 반려견의 노년을 담고 있어서다. 아마도 제대로 반려견의 한 평생을 함께 한 사람이라면 폭풍 공감했을 이야기. 늘 받은 것만 많고 해준 건 별로 없었다는 전현무의 후회와 눈물 섞인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해질 수밖에 없었을 게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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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하거나 웃기거나, <미운 우리 새끼>의 두 얼굴

 

SBS <미운 우리 새끼>MBC <나 혼자 산다>의 노총각 버전 같은 위치에 서 있다. 이제 쉰을 바라보고 있는 김건모나 역시 비슷한 나이대의 박수홍이 혼자 사는 모습은 웃기면서도 짠하다. 점심이 다 돼서야 일어난 김건모가 밤새 마신 술을 해장하느라 엄마가 해놓은 순두부 대신 라면을 끓여먹는 모습이나, 역시 늦게 일어나 하루 종일 TV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박수홍의 모습은 우습다. 그 나이에도 여전히 철없는 아이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미운 우리 새끼(사진출처:SBS)'

하지만 그 모습을 스튜디오에서 엄마들이 본다는 사실은 여기에 또 다른 시선을 겹쳐준다. 모두가 웃을 때 엄마들은 정작 웃지 못한다. “저게 뭐하는 짓이고하는 말이 수시로 터져 나오고, “저러면 안되는데라는 걱정 가득한 목소리가 그저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이 묻어나온다. 엄마들은 아들들이 저렇게 궁상맞고 철없게 살아가는 것이 혼자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야기는 기---결혼으로 흘러간다.

 

그렇지만 리얼한 관찰카메라 속에서 아들들은 엄마들의 이런 걱정과는 달리, 결혼을 그다지 생각하지 않는다. 김건모는 남자 후배 동생들과 노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밤이면 모여 둘러 앉아 소주를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걸 낙으로 여긴다. 박수홍은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 대다가 저녁이면 친구들과 클럽에 가기 위해 밤거리를 떠돈다. 그 역시 친구들에게 혼자 사는 것이 더 좋다고 정색하고 말한다.

 

그럴 때마다 엄마들은 안색이 굳어진다. 스튜디오에 있는 엄마들의 입장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세상은 점점 결혼은 선택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들은 그래도 내 아들만은 결혼을 해 평범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길 바란다. 그건 아마도 모든 엄마들의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아들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세상은 이미 변하고 있다. 엄마들의 생각이 너무 고답적일 때마다 신동엽은 나서서 달라진 지금의 세태를 유머로 섞어 이야기 한다.

 

<미운 우리 새끼>는 이런 엄마들의 보수적인 생각과 아들들이 보이는 때론 보수적이면서 때론 엄마와는 다른 생각들을 어떤 가치평가 없이 그대로 늘어놓는다. 이 프로그램에서 가부장적인 색채를 느끼는 건 그래서 당연하다. 엄마들도 그렇지만 아들들도 나이 들었다. 어떤 식으로든 가부장적 체계 안에서 살아오며 체득해온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동시에 나이 들었어도 이들은 결혼 하지 않고 혼자 사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정도로 과거와는 달라진 결혼관을 드러낸다.

 

<미운 우리 새끼>에서 이들이 혼자 살아가는 모습은 엄마들이 생각하기에는 안쓰럽기 그지없지만 정작 그들은 자유롭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이들이 혼자 살아가는 이유에 대한 두 가지 서로 다른 관점이다. 이 프로그램은 그래서 결혼을 지상과제라고 제시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혼자 사는 삶 역시 오롯이 행복한 삶이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엄마들은 여전히 며느리 감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그것이 엄마들의 생각일 뿐, 아들들은 결혼 자체를 생각하지 않고 대신 연애는 하고 싶고 아이는 갖고 싶다는 솔직한 욕망을 드러낸다.

 

여러모로 엄마와 아들이라는 프레임은 그 자체로 가부장적 체계의 한 부분을 연장해 보여주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이 프레임은 과거의 가부장적 체계를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하고 그 균열을 보인다. 관찰카메라를 보던 엄마들은 아들의 행동을 보고 말을 들으며 저런 면이 있었나 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희비극은 서로 겹쳐 있기 마련이다. 짠한 지점에 웃음이 있다. <미운 우리 새끼>는 웃기다가도 짠해지는 지점을 보여준다. 김건모가 한밤 중 태블릿PC의 대화 앱을 켜놓고 하릴없는 기계와의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은 웃기기 이를 데 없지만 그건 또한 혼자 살아가는 중년의 외로움 같은 걸 담아낸다. 엄마의 시선은 여기에 겹쳐지고 그래서 다시 기---결혼의 이야기로 돌아가지만, 이 프로그램은 그런 보수적 시선마저도 웃음의 코드로 만든다.

 

관찰 카메라가 어떤 의도적인 목적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바라보기만 한다면 거기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미세한 변화들을 감지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미운 우리 새끼>는 지금 결혼과 가족이라는 가부장적 프레임에서 홀로 살아가는 이들로 변화해가는 그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거기에는 그래서 안타까움도 짠함도 있고 답답함도 있으며 웃음도 존재한다. 있는 그대로를 그저 담아내고 반응 그대로를 그대로 보여주는 일. <미운 우리 새끼>가 이런 다층적인 재미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다. 그들이 혼자인 까닭이 보는 눈에 따라 다르듯이, 그 다른 관점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것.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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