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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뽕포유’ 15분 만에 곡 쓰고, 삼겹살에 뮤직비디오 찍고

 

도대체 MBC 예능 <놀면 뭐하니?> ‘뽕포유’에는 어떤 마력이 숨어 있는 걸까. 유재석의 트로트 가수 데뷔라는 그 포인트만 보면 중년 세대들을 타깃으로 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 아이템의 소비층은 젊은 세대들까지 폭이 넓다. 유산슬이라는 예명으로 곡을 만들어가고 또 녹음을 하며 버스킹으로 첫 무대에 서는 그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나 빵빵 터진다.

 

그 빵빵 터지는 웃음의 장본인들은 이 트로트업계에서 레전드로 불리는 인물들이다. ‘박토벤’으로 불리는 박현우 작곡가와 ‘정차르트’ 정경천 편곡가 그리고 그 사이에 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작사의 신’ 이건우 같은 이들은 갑자기 등장해 엉뚱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유재석도 참지 못해 피식피식 웃게 만드는 이들이 만들어내는 웃음의 정체는 뭘까. 그건 트로트업계라는 특별한 대중문화의 지대와 그 척박하지만 그 속에서 자생력을 갖기 위해 이들이 갖게 된 놀라운 경쟁력이 마치 하나의 B급 콩트 코미디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15분이면 충분하다며 실제로 그 짧은 시간에 뚝딱 작곡을 해버리는 박현우 작곡가는 그래서 이 ‘뽕포유’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그건 물론 천재적인 능력과 노하루가 밑받침되어 가능한 일이지만 그걸 천연덕스럽게 뚝딱뚝딱 해치워버리는 모습을 하나의 캐릭터로 포착해낸 김태호 PD의 귀신같은 눈이 아니라면 그저 이상한 세계 정도로 그려졌을 수도 있었다. 여기에 어딘지 허술해 보이지만 감각 좋은 가사를 써내는 작사의 신 이건우가 더해지고, 박현우와 적절한 긴장감을 만들어내며 음악에 대한 의견차를 가끔씩 드러내면서도 곡에 입체감을 불어넣는 편곡자 정경천이 합류하면서 기막한 B급 감성 가득한 ‘뽕포유’의 그림이 만들어졌다.

 

유산슬의 첫 번째 데뷔를 버스킹 방식으로 제안하고 그 장소를 중국요리의 성지인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한다는 설정 자체가 B급 감성을 자극한다. 무엇보다 대충대충 제대로 하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의외로 모든 걸 잘 소화해내는 이들의 모습이 긴장감과 웃음을 동반하게 만든다. 본격적인 무대 전에 박현우와 정경천이 연주곡으로 오픈닝을 할 때 바람이 불어 악보가 다 날아가고 그래서 연주가 끊길 듯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장면이 그렇다. 어딘가 엉성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연주가 완성도 높게 마무리되는 그 풍경이 주는 웃음이라니.

 

그런데 놀라운 건 이렇게 어딘지 허술하고 엉성해 보이는 과정들을 보여주고, 도대체 15분만에 뚝딱 작사하고 몇 시간만에 편곡이 끝나버리는 이 번갯불에 콩 볶듯 하는 제작과정을 거치지만 나온 결과물은 완성도가 높다는 사실이다. ‘합정역 5번 출구’도 그렇지만 ‘사랑의 재개발’ 같은 곡은 직설적이지만 귀는 물론이고 가슴에까지 콕콕 박히는 가사와 곡 구성이 듣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무엇보다 좋은 건 이것이 바로 트로트 특유의 맛깔 나는 세계의 진면목을 슬쩍 드러낸다는 점이다. 트로트라는 장르는 그만큼 주류 장르에서 소외된 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오래도록 이 한 분야를 이어온 대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생존하는 길을 찾아냈다. 거두절미하고 곧바로 음악을 뽑아내고 돌려 말할 것 없이 직설적으로 가사를 붙여 즉각적으로 관객의 반응을 끄집어내는 이들의 귀신같은 솜씨는 바로 그 척박한 상황 속에서 피어난 것이 틀림없다.

 

유산슬의 트로트 뮤직비디오를 찍겠다고 갑자기 나타난 이 업계의 대가로 불리는 이정환 작가, 이형원 감독, 양승봉 감독 또한 또 다른 B급 감성 가득한 콘셉트 회의를 보여줬다. “제작비 때문에 최대한 빨리 찍는 게 포인트”라는 이들은 심지어 4분 만에 찍은 뮤직비디오도 있다고 했다. 게다가 어떤 뮤직비디오는 삼겹살 8인분을 대신 제작비로 받고 찍어주기도 했다며 정이 넘치는 이 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 대뜸 유재석은 ‘뮤직비디오계 타짜들’이라는 닉네임을 붙여 버렸다. 이들이 만들어낼 또 다른 B급 감성 가득한 ‘뽕포유’의 이야기가 기대되는 대목이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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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 열풍, 이 정도면 ‘미스트롯’의 성공은 알고 보면

 

이 정도면 송가인이라는 인물이 가진 매력이 그 열풍의 진원지라고 봐도 무방할 듯싶다. 물론 TV조선 <미스트롯>이 어떤 촉발점이 됐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불고 있는 송가인 열풍을 들여다보면 점점 <미스트롯>이라는 프로그램의 이니셜은 지워져 가고 있다. 송가인이라는 인물의 매력이 <미스트롯> 출신이라는 꼬리표 자체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어서다.

 

MBC에서 송가인의 단독 콘서트를 특별히 편성해 방영한 <가인이어라>에 대한 폭발적이 반응이 그렇다. <가인이어라>는 특별 편성인데도 불구하고 8.5%의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송가인 열풍을 입증해냈다. 그 시간에 방영되었던 MBC <같이 펀딩>이 3%대 시청률을 기록했었던 걸 염두에 두면 송가인의 티켓 파워가 얼마나 센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궁금해지는 건 이 단독콘서트 중계권이 어째서 <미스트롯>이 방영됐던 TV조선이 아닌 MBC로 넘어왔는가 하는 점이다. 본래 TV조선이 방영할 거라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갑자기 확정된 게 없다고 입장이 바뀌었고 곧 MBC에서 중계하기로 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로써 그간 솔솔 피어나고 있던 TV조선과 송가인의 불화설이 다시금 고개를 들었지만 아직까지 이렇게 변화된 사안의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송가인은 이제 TV조선보다는 MBC쪽에서 더 많이 보이는 인물이 되었다. <미스트롯> 이후 <아내의 맛>과 <뽕 따러 가세>를 연달아 출연했던 송가인이지만, 지금은 모두 하차했다. 대신 MBC의 간판 예능이라고 할 수 있는 <나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했고 최근에는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이 도전하는 ‘뽕포유’에도 등장한 바 있다.

 

송가인이 가는 곳에 사람들이 모인다는 건 이제 하나의 불문율처럼 되어버렸다. 콘서트를 하면 순식간에 매진이 되어버리고, 방송 프로그램에 나오면 화제성이 급증한다. 심지어 단독 콘서트 중계방송만으로도 일요예능 시간대를 뒤흔들어 놓는다. 사람들은 송가인, 송가인을 외친다. 그런데 이런 외침 속에서 어쩐 일인지 송가인을 배출한 <미스트롯>에 대한 이야기는 점점 지워져간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현상을 <미스트롯> 열풍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대신 송가인 신드롬이 전면에 나와 있을 뿐.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걸까. <미스트롯>이 트로트라는 장르를 주류로 끌어올린 건 분명 충분히 상찬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스트롯>이라는 프로그램은 형식적으로 비판과 논란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특히 미스코리아를 그대로 패러디한 듯 가져온 형식적 틀들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 비판 속에서도 <미스트롯>을 일으켜 세운 건 오히려 출연자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송가인이라는 인물은 단연 독보적이었다. 그러고 보면 프로그램이 무대를 마련해준 건 사실이지만, 그 무대가 비판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무대를 빛낸 건 송가인 같은 출연자들의 열정이 아니었나 싶다. 송가인 열풍과 더불어 <미스트롯>이 잔상이 점점 지워져가고 있다는 사실이 그걸 말해주고 있는 게 아닐까.(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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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가 이렇게 신났었나? ‘놀면 뭐하니?’ 유산슬의 나비효과

 

트로트가 이렇게 신나는 장르였던가. MBC 예능 <놀면 뭐하니?> ‘뽕포유’가 끄집어낸 트로트의 매력에 점점 빠져든다. 사실 트로트라고 하면 어딘가 ‘흘러간 옛 노래’ 정도로 치부된 면이 있다. 하지만 뽕포유의 유산슬(유재석)의 데뷔과정을 통해 트로트가 현재의 트렌드를 담는 장르이고, 또 기성세대는 물론이고 젊은 세대들 또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장르라는 게 드러나고 있다.

 

김이나가 작사하고 조영수가 곡을 붙인 ‘사랑의 재개발’은 재기발랄하면서도 트로트 특유의 직설적인 가사가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곡이다. “싹 다 갈아엎어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라는 가사에 드러나듯이 거기에는 특유의 해학적이면서도 돌려 말하지 않고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시원하게 직접 표현해내는 트로트의 맛이 느껴진다. 물론 그건 정통 트로트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랴. 장르도 시대에 따라 새롭게 해석되고 진화하는 법이다.

 

사랑을 재개발에 비유해 김이나가 쓴 가사는 폼 잡지 않고 솔직하게 감정을 꺼내놓아 듣는 이의 허를 찌르는 면이 있다. ‘나비 하나 날지 않던 나의 가슴을 그대라는 이름으로 덮어버려요.’ 재개발이 가진 이미지를 이렇게 사랑의 감정으로 폭발력 있게 전한다는 건 트로트가 아니면 담기 어려운 일이 아닐까.

 

역시나 노래교실에서 처음 유산슬이 선보인 ‘사랑의 재개발’은 단박에 아주머니들이 따라 부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특히 “싹 다-”로 시작되는 가사에서의 떼창은 작사가와 작곡가가 예측한대로 모두의 기억에 강렬하게 남았다. 아직 신곡이 발표되지도 않은 상황이지만, 인터넷 반응이 이미 뜨거워진 이유다.

 

또 다른 곡인 ‘합정역 5번 출구’는 박토벤 박현우와 정차르트 정경천의 티격태격 콩트에 가까운 만담(?)에 그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작사가 이건우의 합작으로 합정역이 트로트의 성지가 될 것 같은 예감이다. 나이 지긋한 트로트의 대가들이 툭툭 던져 넣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유재석도 웃음을 참지 못하는 이 놀라운 상황을 연출하면서도, 그 제작 과정의 연주자나 안무가 심지어 의상제작자 등의 참여자들을 통해 트로트 특유의 구수한 맛이 전해진다.

 

특히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해 유산슬이 부른 ‘합정역 5번 출구’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코러스 김효수는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처음 악보를 받아들고 알아서 코러스를 덧붙이는 김효수는 프로다운 면모를 보여줬고, 유재석은 물론이고 그 곳에 함께 한 대가들 또한 “죽인다”며 감탄하게 만들었다. 어찌 보면 가수들 뒤편에 존재해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코러스였지만 그들이 있어 음악이 비로소 완성되고 있다는 걸 <놀면 뭐하니?>는 제대로 보여줬다.

 

‘사랑의 재개발’이 신나는 떼창 유발 트로트라면, ‘합정역 5번 출구’는 구수함과 애절함이 잘 어우러진 트로트다. 이 곡을 갖고 인천 차이나타운 앞에서 버스킹으로 쇼케이스를 시작하는 유산슬이 만들어낼 트로트 열풍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유산슬의 성패도 성패지만 무엇보다 트로트가 이렇게 재미있고 신나는 장르라는 걸 확인시켜준 것이 이번 프로젝트가 가진 중요한 가치가 아닌가 싶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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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놀면 뭐하니?’가 음악 다양성을 이끄는 프로그램이 됐나

 

최근 벌어진 Mnet <프로듀스X101> 투표조작 사건의 이면을 보면 아이돌에게만 집중된 기형적인 우리네 가요계가 만들어낸 과잉 경쟁이 어른거린다. 그토록 국내 가요계에 음악 다양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지만, 그다지 변화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었다. 그러니 음악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아 아이돌만 양산하려 하는 기획사의 난립은 그 경쟁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욕망을 만들어내고, 그건 방송사의 엇나간 욕망과 만나 이런 사건으로 이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방송사들이 여전히 아이돌 중심의 음악 프로그램들을 전면에 세우고, 어떻게든 그 무대에 들어가기 위해 월요일만 되면 매니저들을 방송사 앞으로 출근하게 만들었던 건 과연 대중들의 요구에 부응한 일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대중들이 이미 좀 더 다양한 음악적 장르를 보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다는 걸 드러내는 징후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건 최근 방영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MBC 예능 <놀면 뭐하니?>다. 릴레이 카메라로 형식 실험을 하던 이 프로그램은 유재석의 드럼 비트에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은 ‘유플래쉬’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단순한 드럼 비트가 릴레이 형식으로 여러 아티스트에게 넘어가면서 그 성향과 장르에 따라 음악의 다채로운 결을 들여다보게 해줬기 때문이다.

 

그 비트는 그래서 힙합이 되기도 했고, 재즈가 되기도 했으며, 달달하고 감성적인 듀엣 발라드가 되기도 했고, 웅장한 록 오페라를 연상케 하는 곡이 되기도 했다. 마지막 드럼 독주회는 그래서 음악적 다양성이 폭발하는 무대가 됐다. 심지어 故 신해철의 추모곡으로 이승환과 하현우가 참여해 만들어낸 ‘STARMAN’은 내레이션에 덧붙인 음악으로 대중들에게 깊은 여운이 남는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유플래쉬’가 드럼 독주회로 마무리된 후 이어진 ‘뽕포유’는 유산슬이라는 예명을 갖게 된 유재석이 트로트 가수가 되는 과정을 담아내며 트로트라는 장르의 묘미를 새롭게 끄집어내고 있다. 물론 TV조선 <미스트롯>이 배출한 송가인 신드롬이 이미 트로트 열풍을 예고했지만, ‘뽕포유’는 가수만이 아닌 작곡자, 작사가, 편곡자, 연주자들까지 트로트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이들을 재조명함으로서 이 장르를 좀더 깊게 들여다본 면이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놀면 뭐하니?>는 음악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음악 프로그램이 해야 할 음악 다양성을 오히려 이 프로그램이 추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과거 <무한도전> 시절부터 김태호 PD가 갖가지 가요제를 통해 보였던 일관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음악 프로그램들이 외면해온 획일화된 가요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놀면 뭐하니?>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 오히려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닌가.

 

KBS <뮤직뱅크>나 SBS <인기가요> MBC <쇼 음악중심> 같은 프로그램들은 물론 아이돌 음악에 맞춰진 음악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그 프로그램들이 그리 잘못됐다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 말고 좀 더 다양한 음악의 스펙트럼을 담을 수 있는 레귤러 음악프로그램들은 여전히 부족하거나 프라임 타임대는커녕 밤 시간대로 편성되어 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현실이다.

 

그나마 공영방송인 KBS는 <불후의 명곡>이나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은 좀 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설 자리를 마련하고 있지만 타방송사들은 과연 이런 고려들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하지만 방송사들이 고려하지 않는 음악적 다양성의 문제는 최근 벌어진 조작사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그 결과가 큰 파장으로 돌아온다는 걸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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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뽕포유, 이 분들 콩트 짠 거 아니죠?

 

박토벤과 정차르트. 어느새 MBC 예능 <놀면 뭐하니?> 뽕포유에 등장했던 작곡가 박현우와 편곡자 정경천에게는 닉네임이 더 익숙해졌다. 15분이면 노래 한 곡을 뚝딱 만들어내고, 그 곡을 즉석에서 연주하며 부르는 박토벤은 그 천재적 능력이 놀랍지만, 그런 음악적 능력과는 너무나 달라 보이는 허술한 면들이 겹쳐지며 독특한 예능의 새로운 캐릭터로 탄생했다.

 

감정을 깊이 집어넣어 연주하며 노래할 때 제작진이 그려 넣은 눈물 CG가 박토벤의 독특한 캐릭터의 시작이었다면, 이 인물을 중심으로 트로트업계에서 이른바 레전드로 자칭 타칭하는 분들이 하나둘 들어오면서 그 제작과정은 놀라운 창작의 발견이면서 웬만한 콩트 코미디를 훌쩍 넘어서는 웃음의 현장이 됐다. 박토벤에 의해 이어진 작사가 이건우는 유재석과 뚝딱 ‘합정역 5번 출구’의 재치 있는 가사를 만들어냈고, 편곡자 정차르트는 단순해 보이던 연주를 화려하게 변신시켰다.

 

그런데 박토벤과 이건우 그리고 정차르트가 함께 모였을 때 거의 만담에 가깝고 콩트에 가까운 치고받는 이야기는 유재석마저 계속 웃게 만들었다. “이거 짜갖고 나오시는 거 아니죠?”고 물을 정도. 도입부에 ‘빰빰-’하며 기적소리를 꼭 넣어야 한다는 박토벤과 그게 너무 흔하다며 각을 세우는 정차르트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생겨나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자기만의 음악적 고집을 추구하는 장인들의 진지함이 묻어나지만, 그것이 다름 아닌 기적소리 같은 작은 부분이라는 점은 이 상황이 콩트처럼 보이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각을 한참 세우다가도 금세 꼬리를 내렸다가 또 그러면서도 은근히 박토벤을 툭툭 건드리는 정차르트는 편곡자답게 콩트를 적당한 긴장과 이완으로 편곡해낸다. 정차르트라는 이름이 어딘지 박토벤에 비해 입에 잘 붙지 않는다고 하고 그래서 유재석이 하이든을 붙여 ‘정이든’이 어떠냐고 하자 좋다는 정경천. 하지만 이름 공짜로 받으면 안된다고 박토벤이 돈을 주라 말하며 은근히 정경천을 건드리자 그는 돈 5만원을 내밀며 이건 내게 큰 돈이라고 말해 유재석이 기어이 돈을 돌려주게 만든다.

 

또 갑자기 저작권협회 회장 선거에 나갔다 정경천과 이건우가 모두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꺼내놓고, 유재석에게 정회원이냐 아니냐를 묻는 박토벤이 적어도 저작권료가 5천만 원은 넘어야 정회원이 된다고 하자, 정경천이 우리 때는 가입하면 다 정회원이었다고 진실을 폭로하는 것으로 웃음을 준다. 유머와 진심이 넘나드는 박현우와 정경천의 긴장감 넘치는 얘기 속에서 중간에 끼여 어쩔 줄 몰라 하는 이건우까지 <놀면 뭐하니?>는 뽕포유를 통해 의외의 예능 캐릭터들을 발굴해냈다.

 

갑자기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에 빗대 수십 년 간 연주의 합을 맞춰온 레전드라 불려도 충분한 세션 대가들의 연주가 트로트 특유의 정감 속에 예술적 향기를 더해준다면, 도시 한 가운데 지어진 폭포 밑에서 득음을 가르치겠다며 유재석을 불러 발성 연습을 시키는 진성과 미리 다 ‘계획’을 세워놓고 그 곳을 찾은 김도일 작곡가가 만들어내는 웃음은 또 한 편의 콩트 코미디를 만들어낸다.

 

어쩌다 트로트의 세계로 깊숙이 들어오면서 놀라운 건 이 레전드로 불려도 될 법한 아티스트들이 가진 유머 감각이다. 박현우와 정경천은 물론이고 진성과 김도일, 게다가 갑자기 안무를 보러 왔다가 의외의 수줍은 모습으로 웃음을 준 박상철 등등 트로트 레전드들은 웬만한 예능인들보다 더 빵빵 터트린다. 그런데 이 분들의 무엇이 이렇게 시청자들을 웃게 만드는 걸까.

 

그건 아마도 트로트라는 음악적 장르가 가진 독특한 지점과 무관하지 않을 듯싶다. 삶의 애환이 깊게 담겨진 음악이지만 트로트는 이를 경쾌하게도 또 무겁게도 풀어내는 장르다. 그러니 이 분들이 하는 때론 과하다 싶을 정도의 진지함은 예술혼이면서 동시에 그 과함 때문에 웃음을 준다. 게다가 이 분들은 그 삶의 힘겨움을 살짝 틀어내 웃음으로 전화시키는 것이 트로트가 가진 음악적 힘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 콩트적인 상황에서의 밀고 당기는 토크를 듣다보면 마치 트로트의 밀당을 듣는 것만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이것이 트로트 레전드들이 콩트 코미디의 대가들처럼 보이는 이유가 아닐까.(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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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음악에서 신해철 추모로, 김태호 PD의 놀라운 판 벌리기

 

MBC 예능 <놀면 뭐하니?>는 보면 볼수록 김태호 PD의 판 벌리기가 신묘하다는 확인하게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유재석이 드럼 스틱을 들게 한 게 그 소소한 시작이었다. 체리필터 드러머 손스타에게 비워 8비트 리듬을 두드리게 할 때만 해도 우리는 이 일이 이렇게 커질 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작은 비트 하나는 국내 최정상의 뮤지션들과 아티스트들의 손을 거쳐 갔다. 작은 소리였을 뿐, 음악이 되지는 못할 거라 여겼던 그 비트는 그들의 손을 거치며 다채로운 음악으로 피어나기 시작했다. 신나는 힙합이 되고 달달한 발라드가 되며 실험성 짙은 재즈, 웅장한 록 오페라 같은 음악으로까지 갈래를 뻗어나갔다. 그건 마치 태초의 작은 몸짓이 다양한 생명들로 진화해가는 그 과정처럼 보였다. 유재석에게는 어느새 자신도 예상 못한 별명이 붙었다. ‘비트 조물주’.

 

물론 이처럼 작은 비트가 음악이 될 수 있었던 건 많은 아티스트들의 입김과 손길과 영감이 더해져서였다. 하지만 그 흐름을 만들어낸 건 애초 김태호 PD가 던진 작은 방향성 때문이다. 애초 릴레이 카메라라는 형식을 실험하겠다고 나섰던 김태호 PD는 <놀면 뭐하니?>에서 카메라를 출연자들에게 온전히 던져주고 그들이 찍어온 영상들이 어떤 흐름으로 이어지는가를 들여다봤다.

 

지금껏 기획을 먼저 하고 출연자를 선정하고 계획대로 카메라를 들고 나가 찍어온 후 편집을 하던 방식에서 모든 걸 간소화하고 카메라를 출연자에게 건내 오롯이 저들의 이야기로만 담아낸다는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서 벗어난 파격적인 실험. 거기에는 다양한 인물들과 영상들이 담겨지는 흥미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단 하나 아쉬운 점은 그것이 어떤 목적성이나 목표를 만들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넓게 퍼져나가는 확장성은 무한했지만, 하나로 집중되는 깊이가 부족했던 것.

 

하지만 ‘유플래쉬’가 시작되면서 그 확장성은 집중으로도 이어졌다. 작은 비트로 시작해 다양한 음악으로 갈래를 치지만, 그건 결국 저마다의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만들어지고 나아가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으로 드럼 독주회라는 ‘결과 발표’의 장까지 열리게 되었다. 영상이든 음악이든 그저 생겨나는 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지만, 그것이 일정한 목적성과 목표를 띠게 되자 더 큰 몰입이 생겨났다.

 

놀라운 건 김태호 PD가 ‘유플래쉬’로 확장시킨 그 실험의 끝부분에 고 신해철의 5주기 추모의 의미를 담았다는 점이다. 마왕이라 불리운 사나이, 신해철의 육성 내레이션으로 남겨진 미발표곡 ‘아버지와 나 파트3’에 이승환과 하현우 그리고 유재석이 함께 해 웅장한 ‘Starman’이라는 곡이 만들어졌다. 유재석이 ‘유플래쉬’로 자신의 드럼 비트로 다양한 음악을 만들기 위해 여러 아티스트들을 만나러 다닐 때, 김태호 PD 역시 고 신해철 5주기 추모를 위한 음악 만들기의 프로듀싱을 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 드럼 독주회에서 히든 무대로 소개된 ‘Starman’은 유재석의 작은 비트로 시작된 여정의 하이라이트가 되었다. 음악이 탄생하는 과정들을 봐왔지만, ‘Starman’에 담긴 신해철이 아버지를 추억하고 또 자신도 자신의 음악도 지워지겠지만 아들의 기억으로 이어질 거라는 그 내레이션에 담긴 메시지는 음악이 또 우리네 삶이 어떻게 계속 이어지는가를 증거하는 대목이었다. 그러니 음악의 탄생부터 완성 그리고 그것이 기억되는 그 과정까지를 담은 ‘유플래쉬’의 여정에 이만한 완벽한 엔딩이 있을까.

 

다시 말하지만 보면 볼수록 김태호 PD의 판 벌리기는 신묘한 면이 있다. 그건 아주 사소해보이고 때론 그저 웃음이 터져 나오는 엉뚱함의 연속이지만, 그런 작은 것들이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거치면서 거대해진 하나의 흐름이 생겨난다. 그건 마치 다소 거칠게 시작된 실험이 정교한 방향성을 던지는 김태호 PD의 보이지 않는 손길 위에서 예술이 되어가는 과정처럼 보인다. ‘유플래쉬’에 이어지고 있는 ‘뽕포유’ 또한 그 확장의 끝에 우리는 또 어떤 놀라운 결과를 맞이하게 될까. 그 신묘함이 기대되는 대목이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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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비트조물주 유재석과 예능조물주 김태호의 새로운 도전

 

유재석이 비트조물주라면 김태호 PD는 예능조물주가 아닐까. 유재석과 김태호 PD의 새로운 예능 실험이 어떤 것인가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MBC <무한도전>의 자리에 새로이 들어온 <놀면 뭐하니?>는 애초의 우려와 달리 제 색깔을 드러내며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 릴레이카메라라는 낯선 영상 실험으로 시작했지만, 음악 릴레이로 이어진 ‘유플래쉬’가 그 신호탄이었고 나아가 ‘뽕포유’가 이어지며 화제성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유플래쉬’가 농담처럼 이야기했던 ‘드럼독주회’가 결국 열리고, 아무 것도 모르고 드럼을 치게 됐던 유재석이 그 독주회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섰다는 사실은 사실 몇 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저 8비트로 정직하게 두드린 비트 위에 무수히 많은 아티스트들과 뮤지션들이 옷을 입히고 색칠을 하자 다채로운 음악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은 그 음악의 탄생 과정이나, 그 과정에서 보이는 다양한 악기들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하지만 더 흥미로웠던 건 그렇게 등 떠밀려 드럼 스틱을 잡게 된 유재석의 기량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는 점이다. 물론 어미 새 손스타의 아낌없는 노력이 들어가 가능했던 일이지만 유재석은 진짜 ‘드럼 지니어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질 만큼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줬다. 특히 한상원과 재즈바에서 즉흥적으로 하게 된 공연을 보면 쇼에 익숙하고 그걸 즐길 줄 아는 유재석의 재능이 음악 무대에서도 여실히 발휘된다는 걸 확인하게 했다.

 

그리고 결국 치러진 드럼독주회에서도 유재석은 놀라울 정도로 차분하게 그렇게 많은 변주된 곡들을 연주해냈다. “이제 드럼이 앞으로 나올 때가 됐다”고 본인이 얘기한대로 정중앙 전면에 드럼이 세워지고, 그것도 모자라 무대가 상승하며 불꽃 효과까지 내며 더더욱 주목하게 만드는 그 부담스런 상황 속에서도 유재석은 그 쇼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잘 하는 것도 좋지만, 드럼을 치는 것 자체의 즐거움에 빠져든 듯한 그 모습은 관객들도 시청자들도 똑같이 즐거울 수 있었던 이유였다.

 

여기에 히든 무대로 신해철의 미발표곡 ‘아버지와 나 파트3’가 등장한 건 신의 한 수가 아닐 수 없었다. 고 신해철과의 스페셜 무대가 다음 주로 예고되었고, 그 예고만으로도 시청자들은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10월 27일은 고인이 된 신해철의 5주기가 되는 날이 아닌가. 유재석의 드럼 독주회는 이로써 즐거움과 함께 의미까지 갖는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비트 조물주 유재석이 전면에 나와 있지만, 그 이면에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하고 유재석을 지금 같은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게 만든 예능 조물주 김태호 PD의 존재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유플래쉬’에서 보여지듯이 유재석과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시절의 연장선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김태호 PD는 과거 <무한도전> 같은 버라이어티 시절에 여러 캐릭터들을 세워 도전하는 모습을 그려냈지만, 지금은 유재석을 중심으로 세워두고 그 옆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참여해 도전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건 비슷해 보이지만 프로그램의 형식적 틀이 다르다.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에서 유재석을 중심으로 하는 1인 미디어의 형식으로 바뀐 것. 그래서 ‘유플래쉬’를 보면 마치 유튜브의 1인 크리에이터를 보듯 갑자기 드럼 도전에 나선 한 사람의 이야기를 가져와, 김태호 PD 특유의 방식으로 ‘일을 벌인’ 느낌이다. 결국 도전은 계속 이어지지만 그 대상과 형식적 틀이 지금 시대에 맞게 달라진 셈이다.

 

여기서 중요해지는 건 과연 어떤 걸 도전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과거 <무한도전> 시절의 도전은 물론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도전도 있었지만 사실상 불가능한 도전을 무모해도 시도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그래서 ‘대한민국 평균 이하’라는 캐릭터를 세웠고, 그들이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도전의 실패담과 성공담을 반복하며 그들의 성장기를 그려냈다.

 

하지만 <놀면 뭐하니?>의 ‘유플래쉬’를 보면 그런 엄청난 도전보다는 일종의 취미나 취향 같은 누구나 한번쯤 해보고픈 도전기를 다루고 있다. 다만 달라지는 건 유재석이 취미처럼 슬쩍 시작한 도전을 김태호 PD가 엄청나게 크게 일을 벌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게 예능적인 재미와 반전을 만들어내는 것이지만, 그 도전 소재 자체는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건 도전에 대한 달라진 시대의 변화를 상당부분 담아내고 있다고 보인다. <무한도전> 시절의 도전이란 성장과 성공에 더 맞춰져 있었지만, <놀면 뭐하니?>는 그 제목에서도 풍겨지듯 취향과 과정의 즐거움에 더 맞춰져 있다. 일종의 ‘취향 도전’이랄까. <놀면 뭐하니?>의 김태호 PD가 향후 유재석을 통해 어떤 취향 저격의 도전을 시도할지 기대되는 이유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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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유재석 트로트가수 만들기, 트로트 붐업으로 이어지나

 

어쩌면 이렇게 재미있는 분들이 넘쳐날까. MBC 예능 <놀면 뭐하니?> ‘뽕포유’가 끄집어낸 트로트라는 세계와 그 세계의 인물들은 놀라울 정도로 재밌다. 저마다 캐릭터가 특이해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준비된 예능인 못지않은 웃음을 준다. 게다가 트로트 제작이라는 대중예술의 창작과정은 어딘가 허술해보여도 의외의 완성도를 뚝딱 만들어내는 천재성으로 웃음과 놀라움을 동시에 안겨준다.

 

유산슬이라는 닉네임을 갖게 된 유재석을 위해 태진아, 김도일, 진성 그리고 김연자가 모여 나누는 이야기는 뽕포유에 담은 트로트계의 비상한 관심을 드러낸다. 저마다 유재석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서로 제작 투자를 하겠다고 나서고 지분을 이야기하는 상황에 트로트 천재의 탄생을 기원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정작 유재석은 없는 자리에서 유산슬이라는 트로트 천재의 이야기를 섣부르게 하는 상황은 웃음을 주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그저 농담처럼 끝나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건 다름 아닌 그 주인공이 유재석이기 때문이다. 유재석의 트로트 도전은 물론 본인이 하고파서 하게 된 건 아니지만 트로트업계 자체를 붐업시킬 가능성이 크다. 트로트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가 노래의 맛을 알아가고 또 작사와 작곡의 세계에 뛰어드는 그 과정은 우리가 막연히 옛 노래 정도로만 알고 있는 트로트에 대한 선입견을 깨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뽕포유’가 새로이 찾아간 작사가 이건우는 아주 짧게 방송에 등장했지만 확실한 자기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합정역 5번 출구’라는 키워드를 가져온 유재석과의 작업에서 이건우는 “기가 막히다”며 칭찬을 쏟아 부었지만 정작 가사의 대부분은 유재석이 만들어냈다. “나는 상수역에서 너는 망원역에서 우리는 합정역에서”로 시작하고 “나는 상수역으로 너는 망원역으로”로 끝나는 게 어떠냐는 유재석의 말에 감탄하며 이미 작사는 다 끝났다고 공언했다.

 

이건우가 갑자기 ‘합정역 5번 출구’에 대해 물어보겠다며 전화를 건 ‘어머나’의 윤명선 작곡가도 예사롭지 않은 웃음을 주었다. 특정 역 출구를 담은 노래제목들을 줄줄이 읊어내는 윤명선 작곡가는 그래도 “아모르파티 느낌이 난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다소 비판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지만 이건우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 듣고픈 ‘아모르파티 느낌’이란 말만 끄집어내 이건 대박이라고 추켜세웠다.

 

지난번 뽕포유에서 남다른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던 박현우 작곡가에게 작곡을 의뢰하기 위해 ‘합정역 5번 출구’ 가사를 들고 찾아간 유재석의 이야기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큰 웃음을 줬다. 사람들이 자신을 ‘박토벤’이라 부른다는 박현우 작곡가는 15분이면 된다며 뚝딱 노래를 완성했고, 거기에 맞춰 ‘합정역 5번 출구’의 중독성 있는 가사가 얹어졌다. 처음에는 어딘가 동요 같은 느낌을 주었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중독성 있는 곡이었다. 진짜 15분만에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 작곡이었지만, 박현우는 “10분 안에 못해줘서 미안하네”라는 말로 웃음을 줬다.

 

최근 들어 TV조선 <미스 트롯> 이후 부쩍 대중들 앞으로 성큼 다가온 트로트의 영역이 <놀면 뭐하니?>를 통해 또 다른 열풍으로 이어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어찌 보면 트로트업계에서 대가라고 하는 분들이 유재석이라는 한 인물을 위해 모두 모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음 주에는 트로트 대세가 된 송가인까지 등장해 유재석과의 듀엣을 예고하고 있으니 말이다.

 

‘트로트 어벤져스’가 이렇게 모이게 된 건, 보통 사람에게는 일어날 수 없는 행운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건 동시에 트로트업계에도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프로그램도 살고 유재석의 또 다른 가능성도 발견하면서 동시에 트로트업계에도 활력을 줄 수 있다니. ‘유플래쉬’로 가요계 음악의 다양성을 끄집어낸 <놀면 뭐하니?>가 이제 ‘뽕포유’로 트로트의 붐업을 예고하고 있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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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유플래쉬 유재석, 어쩌다 끼친 가요계 선한 영향력

 

드럼은 항상 밴드의 뒤편에 자리하는 악기였다. 하지만 MBC 예능 <놀면 뭐하니?> ‘유플래쉬’를 보다 보니 드럼은 뒤편에 있는 게 아니라 중심에 있는 악기였다. 다른 악기들과 노래를 모두 아우르고 끌어안는 악기. 유재석은 농담으로 “이젠 드럼이 맨 앞으로 올 때가 됐다”고 말했지만 그게 그저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게 된 건 <놀면 뭐하니?> 때문이었다. 유재석의 작은 드럼 비트 하나로 이토록 다양한 음악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니.

 

그 작은 비트는 힙합이 되기도 하고 달달한 발라드 듀엣곡이 되었고 또 재즈가 되기도 했다. 유희열이 “역대급 콜라보”라고 했듯이 이 릴레이 프로젝트에는 어마어마한 천재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만일 비즈니스로서 접근해 이런 콜라보를 하려 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지만, 뮤지션들은 처음에는 난감해하는 듯 했지만 차츰 저마다 재미와 흥미를 느껴 자발적으로 이런 저런 시도들을 이 프로젝트에 투입했다. 그건 어쩌면 뮤지션들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들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건 이번 ‘유플래쉬’로 그간 우리네 음악에서 소외되어 있거나 주목받지 못했던 것들이 새삼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건 유재석의 스승인 손스타가 언급했듯 드럼 같은 어쿠스틱 악기에 대한 관심이 커진 점이다. 손스타는 “덕분에 방송 보고 드럼 치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며 “점점 어쿠스틱 악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었는데 형 덕분에 드럼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방송을 통해 다양한 세션들이 참여하면서 그 악기들이 가진 저마다의 매력들이 소개된 바 있다. 이상순이나 적재가 더한 기타의 매력과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베이시스트 이태윤이 들려준 베이스의 중후한 맛, 한상원의 펑키한 재즈 기타, 이상민의 드럼과 윤석철의 빈티지한 피아노 등등이 그것이다. 늘 완성된 형태로만 접하던 음악을 과정을 따라가면서 알게 된 악기들의 매력이다.

 

게다가 음악이 우리와 그리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다는 걸 알게 해준 것도 이번 프로젝트였다. 유재석처럼 드럼을 단 한 번도 쳐본 적 없는 인물의 비트가 이렇게 음악으로 만들어지고, 나아가 흥미를 느낀 유재석이 한상원의 제안에 재즈 라이브 공연을 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짜릿하게 만들었다.

 

물론 유재석을 리드하고 맞춰준 한상원이 있어 가능한 무대였지만, 그래도 차츰 재즈의 그 자유분방함을 즐기며 빠져드는 유재석의 모습은 그것이 바로 음악이라는 걸 실감하게 했다. 다른 연주자들과 눈빛으로 합을 맞춰가고, 신나는 펑키 그루브에 저 스스로 빠져 몰입해가며, 이에 한상원도 또 관객들도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그 광경은 음악이 만들어내는 기적 같은 순간을 보여줬다.

 

유재석이 의도한 건 아니었을 테지만 그가 쏘아올린 작은 비트 하나는 의외로 우리네 가요계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다양성’을 이끌어낸 면이 있다. 어쿠스틱 악기들과 늘 뒤편에 있는 연주자들, 또 장르적으로 대중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음악들이 그 작은 비트 하나로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롭게 소개되었다.

 

하지만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한 건 어쩌면 진짜 ‘드럼 지니어스’일 지도 모를 유재석 덕분이 아닐까 싶다. “성장판이 안 닫혀 있다”는 얘기가 실감날 정도로 투덜대고 난감해 하면서도 도전하고 성장하는 유재석으로 인해 가능했던 일들이라는 것. 물론 이런 창대한 결과를 그려낸 건 결국 김태호 PD의 놀라운 실험으로부터 시작된 것이지만.(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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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어게인3’와 ‘놀면 뭐하니?’가 끄집어낸 가수 적재

 

물론 음악 좀 듣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익숙하게 알고 있는 이름이었을 게다. 특이한 이름을 가진 가수 적재는 이미 김동률이나 정재형, 아이유, 태연 등 쟁쟁한 가수들의 기타리스트로 이름을 높였던 인물이다. 아마도 우리에게는 박보검이 부른 ‘별 보러 가자’의 원곡자로 더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아이유는 적재의 음악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기도 해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 인증을 한 바도 있고, ‘꽃갈피’에는 편곡으로 적재가 참여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적재라는 이름이 방송을 통해서도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음악 관련 프로그램들이라면 유독 적재의 출연이 잦아지고 있는 것.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JTBC <비긴어게인3>다. 독일 베를린으로 떠난 <비긴어게인3>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가수는 역시 소녀시대 태연이지만 낯선 이름으로 다가와 확고한 자기만의 음악적 세계를 대중들에게 넓힌 장본인은 바로 적재가 아닐까 싶다.

 

이번 <비긴어게인3> 베를린편이 이렇게 적재라는 이름을 주목되게 한 건, 이번 버스킹에 꾸려진 팀의 색깔 자체가 싱어 송 라이터들의 개성 강한 가수들로 꾸려졌기 때문이다. 솔로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태연은 물론이고, 명불허전 이적에 고막남친으로 불리는 폴킴 그리고 딕펑스의 만능 재주꾼 김현우가 적재와 함께 했다. 그 음악적 색깔이 잔잔하면서도 저마다의 고유한 개성을 가진 가수들이라는 점에서 노래는 물론이고 가수들이 찾는 기타리스트로서 적재의 존재감은 빛날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차 한 잔을 마시며 폴킴과 함께 기타 연주와 노래를 맞춰보는 모습은 <비긴어게인>의 버스킹 무대 말고도 잔잔한 아침의 분위기와 함께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절제된 핑거링이 주는 편안함을 더한 적재의 기타 연주는 폴킴 특유의 음색과 너무나 잘 어우러졌다. 이번 <비긴어게인3>에서 폴킴과 적재가 함께 부른 케렌 앤의 ‘Not Going Anywhere’는 특히 기타 베이스가 주는 편안함이 극대화된 곡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비긴어게인3> 특유의 버스킹 무대에서 적재는 본래 일렉트릭기타를 해왔다는 걸 블루스 베이스에 즉석 연주를 더해 분명히 드러내주었다. 절정에 달할 때 자유롭게 덧붙이는 애드립은 관객들을 환호 짓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지만 기타만큼 만국공통어가 없다는 사실 또한 그는 확인시켜 주었다.

 

적재는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도전한 ‘유플래쉬’에도 참여해 놀라운 기타 실력을 선보인 바 있다. 이상순에게 전해진 유재석의 단순한 비트는 다시 적재에게 넘어가면서 일렉트릭기타의 매력이 더해졌다. 이상순은 즉석에서 적재의 연주로 만들어진 곡을 들으며 놀라워 하기도 했다.

 

<비긴어게인3>에서 이적은 폴킴과 적재에 대해 말하며 이들의 음악세계가 팝과 가요의 중간 지점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일까. 적재의 곡을 들으면 가요 같은 편안함과 더해 팝의 세련됨이 얹어진 느낌을 준다. 아주 대중적인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듣다보면 점점 빠져드는 세계. 점점 짙어져 가는 가을에 더더욱 어울리는 가수, 바로 적재다.(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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