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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의 큰 그림에 유재석도 펄펄 나는 까닭

 

“너는 공부하니? 깐족대는 거를 공부를 해?”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은 유산슬이 1집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금액을 정산하는 자리에서 은근히 자신을 놀리는 김태호 PD에게 웃으며 어이없다는 듯 그렇게 말했다. 방송사 출연료들을 다 합쳐서 120만 원 정도가 나왔다는 것. 109일간 일해 왔던 걸로 나눠보면 일당 약 1만 1,000원 정도였던 것.

 

김태호 PD는 총액 120만 원을 연탄은행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유재석 이름으로 연탄은행에 7년째 기부한 누적 금액이 4억 3,000만 원이라는 기사가 난 걸 보고 김태호 PD는 120만 원은 유산슬 이름으로 기부하겠다고 했다. 굳이 그렇게 나눌 필요가 있냐고 유재석이 묻자 유산슬이 나중에는 유재석을 따라잡을 수도 있다는 말로 유재석을 헛웃음 짓게 했다. 유재석은 “다들 좋아하셔서 뭐라 할 수도 없고 난감하네..”라고 했다.

 

그래도 막상 수익금이 기부된다는 사실에 기쁜 얼굴을 보이는 유재석은 “이걸 미리 알았으면 수익적인 활동도 좀 많이 할 걸 그랬다”며 아쉬워했다. 그러자 김태호 PD는 곧바로 그걸 받아 적었다. 어딘가 미심쩍어 “뭘 쓰는 거예요?”라고 묻는 유재석에서 김태호 PD는 “까먹기 전에 ‘돈 되는 행사’”라고 적었다고 했다.

 

이 장면은 지금 현재 <놀면 뭐하니?>의 구도와 흐름을 가늠하게 해준다. 갑자기 드럼을 치게 해서 그 비트로 릴레이 음악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또 갑자기 트로트 가수 데뷔를 시도하게 해 유산슬이라는 신인 가수로 만드는 그 과정을 통해 유재석과 김태호 PD는 묘한 긴장감을 가진 이 프로그램의 양대 캐릭터로 서게 됐다. 유재석은 점점 김태호 PD에 대한 분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렇게 투덜대면서도 또 막상 닥치면 일을 척척 수행해내는 유재석을 통해 김태호 PD는 계속 새로운 기획들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유재석이 <무한도전>에서 불렀던 ‘말하는 대로’라는 노래를 실제 미션화한 것처럼 보이는 지금의 흐름 속에서, 이제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시청자들을 귀가 쫑긋 세워진다. 김태호 PD가 ‘돈 되는 행사 요구’라고 적어 놓으면 언젠가 그런 미션이 유재석에게 일어날 것 같고, 유재석이 하하와 통화하는 와중에 하하가 김태호 PD가 육아방송하면 자기는 무조건 한다는 말도 그냥 지나가는 말처럼 들리지 않는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유재석을 하하와 함께 하는 육아방송에 뛰어들게 할지 어찌 알겠는가.

 

특별한 한 끼를 준비했다면 MBC 구내식당에 내려갔다가 100인 분의 신년 떡국을 대신하는 라면을 끓이게 된 유재석은 투덜대면서도 역시 미션을 잘 수행해냈다. 물론 양이 들쭉날쭉하고 때론 면발이 살아있고 때론 불어터진 면발의 라면을 내놨지만 신년에 ‘유산슬’이 끓여주는 라면을 먹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복 받은 느낌’을 주지 않았을까.

 

갑자기 또 주어진 추격전 미션에서 도착해 보니 ‘인생라면’이라는 가게에서 새로이 개발된 ‘유산슬 라면’을 끓여야 하게 된 유재석은 이번에도 김태호 PD에게 당했다고 말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런 모습이 충분한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여기서 김태호 PD의 남다른 기획력이 또다시 번득인다. 과거 ‘인생라면’이라는 곡을 만들어내며 분식집에서 손님들에게 라면을 끓여줬던 그런 일을 다시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장성규부터 장도연, 조세호, 김구라, 박명수, 정준하 같은 반가운 얼굴들이 손님으로 초대된다. 그리고 덧붙은 ‘모두의 추억을 담은 <인생라면>’이라는 자막.

 

이 자막은 ‘인생라면’이라는 이 새로운 미션이 유재석의 인생에 도움을 주었거나 함께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담을 거라는 걸 보여준다. 그가 끓여주는 라면은 그들에 대한 고마움이나 헌사에 대한 의미가 담겨 있지 않을까. 깐족 학원이라도 다니는 거 아니냐고 유재석이 분통을 터트리지만 그런데 막상 해보면 본인도 또 시청자들도 기분 좋은 미션들이 김태호 PD의 큰 그림이라는 게 밝혀진다. 그리고 유재석은 의외로 그 일들을 척척 잘도 해낸다. 그러니 또 새로운 걸 자꾸 시켜보고 싶을 밖에. 유재석과 김태호 PD의 팽팽한 관계 속에서 <놀면 뭐하니?>는 쑥쑥 커나가고 있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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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와 유산슬, 같은 듯 다른 신드롬의 주역들

 

펭수의 존재감은 역시 그냥 생긴 게 아니었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 <2019 MBC 방송연예대상>에 시상자로 참석한 펭수와 유산슬(유재석)의 만남은 2019년을 들썩거리게 만든 신드롬들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 수밖에 없었다.

 

천하의 김태호 PD가 펭수의 대기실을 찾아 공손하게 유산슬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이에 설렌다는 듯 ‘합정역 5번출구’를 흥얼거리며 유산슬의 대기실을 찾는 모습부터 펭수의 예능감은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포토라인에서 기자들을 만나는 사이 유산슬을 기다리는 펭수는 “유산슬 왜 안와!”하고 소리치며 다소 긴장과 설렘이 오가는 모습으로도 웃음을 줬다.

 

놀라운 건 유산슬과 마주하면서 펭수가 맞받아치며 하는 토크가 예사롭지 않았다는 점이다. “진짜 올 줄 몰랐다”는 유산슬의 말에 “PD가 오라고 하던데.”라고 응수하고, “올해의 인물” 선정을 축하하자 “유산슬도 올해의 인물 됐다”고 했다. 또 유산슬이 펭수의 랩을 재밌게 봤다고 하자 펭수 역시 유산슬의 트로트를 재밌게 봤다 응수했다. 유산슬이 “내 말 따라하는 거 같은데”라고 하자 “일절 아니다”라며 “마음이 겹친 것”이라고 말해 만만찮은 토크 실력을 보여줬다.

 

펭수는 유산슬의 요구에 댄스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고 유산슬과 함께 ‘사랑의 재개발’ 춤을 배워 함께 추기도 했다. 우연히 참석하게 된 ‘프로불참러’ 조세호는 펭수와 유산슬의 놀라운 토크와 예능감을 보며 놀라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래서 어떻게든 이야기를 끼워 넣으려 휴가 받아 “부모님 뵈러 안가냐?”고 했다가 남극에 계신 부모님 생각에 멍한 듯한 모습을 보이며 “컷컷. 촬영 그만해”라고 외치는 펭수의 응수에 당황했다.

 

<놀면 뭐하니?>는 지금 대세라고 할 수 있는 펭수와 유산슬을 통해 ‘성공시대’의 비법을 담아내는 연출을 더했다. 올해 계획을 묻는 유산슬에게 “그런 거 없다”며 “그냥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펭수. 그러자 유산슬 역시 자신도 그렇다고 말했고, 쉬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도 “지금이 휴가”라고 말해 큰 계획을 세우기도보다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즐겁게 일하는 것이 성공의 비법이라는 걸 드러냈다.

 

신드롬의 주역이 된 유산슬과 펭수는 비슷한 점이 많은 인물들이다. 둘 다 캐릭터라는 점이 그렇고 유튜브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주목을 끌었다는 점이 그렇다. 또 방송사를 넘나들며 ‘대통합’을 이룬 캐릭터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었고 게다가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일들을 즐겁게 소화해내고 있다는 성공 비결도 비슷했던 것.

 

하지만 두 인물의 다른 점도 뚜렷했다. 그것은 펭수가 “매니저!”라고 부르며 이것저것 PD들에게 잔심부름을 시키며 주도적으로 하고픈 일들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유산슬은 김태호 PD가 깔아놓은 판 위에 어쩌다 보니 일을 하게 되고 또 성장하게 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펭수는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고, 유산슬은 김태호 PD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특정 분야에 뛰어들어 일하는 것.

 

유산슬의 굿바이 콘서트 말미에도 김태호 PD는 향후 유산슬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하게 될 지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 넣었다. 라면집 할머니는 어서 와서 라면 끓이라고 했고, 하프 도전을 종용하는 영상은 물론이고 엑소가 제안하는 아이돌그룹 활동, 송가인이 제안하는 듀엣 콘서트 등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어디로 튈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을 만들었다. 결국 유산슬은 무대를 내려가며 “아 정말 싫다 김태호 정말 싫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이렇게 펭수와 유산슬이 다른 행보를 보이는 건 두 인물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펭수는 신인으로서의 패기를 보여줌으로써 웃음을 주는 것이고, 유산슬은 이미 최고의 예능인이 오히려 겪는 황당하고 당황스런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웃음을 주는 것이니 말이다. 결국 이렇게 쌓인 유산슬의 울분은 펭수가 풀어주었다. 김태호 PD에게 유산슬의 EBS 프로그램 출연이 가능하냐고 물으면서 “PD님도 출연해!”라고 소리친 것. 머뭇거리는 김태호 PD에게 펭수는 “해!”라고 쐐기를 박음으로써 유산슬을 통쾌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스태프나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모습은 펭수나 유산슬이나 똑같이 닮은 점이었다. 촬영이 끝나고 나가며 펭수는 일일이 스탭들과 고생했다며 악수를 나눴고 유산슬 팬이라는 <자이언트펭TV> 편집감독을 데려와 유산슬과 사진을 찍게 배려해주기도 했다. 역시 신드롬의 주역들은 뭔가 비슷하게 통하는 면들이 있어 보였다. 남다른 토크 능력에 끼, 순발력 게다가 배려심까지.(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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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잊지 않은 유산슬 굿바이 콘서트, 트로트와 가요계 위한 헌사

 

유산슬(유재석)의 굿바이 콘서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간 유산슬이 인연을 맺어온 선배와 전설들을 위한 콘서트였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김태호 PD는 역시 지난 ‘유플래쉬’ 드럼독주회가 그러했듯이 ‘뽕포유’ 프로젝트의 유산슬 굿바이 콘서트에서도 더 큰 그림을 그려냈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뽕포유’ 프로젝트의 본래 취지였던 트로트업계를 붐업 시키겠다는 그 뜻에 딱 맞는 그림이었다.

 

노래가 ‘합정역 5번출구’와 ‘사랑의 재개발’ 이렇게 딱 두 곡밖에 없는 유산슬이 어떻게 콘서트를 할 수 있을까. 시청자들은 콘서트가 의아하고 걱정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아마도 토크를 길게 하거나 다른 노래를 부르거나 하면서 노래보다는 버라이어티쇼에 가까운 콘서트를 하겠지 싶었다.

 

하지만 웬걸? 전설이라 불러도 좋을 윤영인 단장이 이끄는 베테랑 연주자들이 거창한 오프닝 무대를 열어주자 무대에 오른 유산슬은 연달아 ‘합정역 5번출구’와 ‘사랑의 재개발’을 불러 단 10분 정도 만에 레퍼토리를 소진시켜버렸다. 흥미로웠던 건 이 무대 연출을 아주 예전 쇼프로그램 무대처럼 복고적으로 재연해냈다는 점이다. 단장의 지휘에 악단이 나와 연주를 하고 음악에 맞춰 댄싱팀이 나와 맞춰진 안무에 따라 춤을 추는 방식은 1970~80년대의 쇼 프로그램을 향수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레퍼토리가 다 소진된 유산슬이 무대 바깥으로 나가고 앵콜 요청에 다시 올라 ‘사랑의 재개발’을 ‘애타는 버전’으로 부르고 나자 진짜로 콘서트는 할 게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건 이 날 콘서트의 진짜 무대를 열기 위한 일종의 밑그림에 해당했다. 유산슬이 퇴근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준 후 이제 MC로서 출근한 유재석이 무대에 나와 그날 콘서트 제목인 ‘인연’에 맞게 그간 인연이 되었던 트로트 선배들을 한 명씩 소환하기 시작했다.

 

유산슬이라는 이름을 사사한(?) 진성 사부가 첫 무대에 나와 ‘안동역에서’를 부르며 진짜 트로트의 맛을 전해줬고, 이어서 박상철의 ‘무조건’과 홍진영의 ‘사랑의 배터리’로 한껏 흥을 올려놓은 상태에서 김연자가 등장해 ‘아모르파티’로 콘서트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어 버렸다. 유산슬의 무대는 물론 그 자체로 좋고 의미가 있었지만, 진짜 프로 트로트 가수들의 무대가 이어지자 트로트의 세계가 가진 맛을 더더욱 느낄 수 있었다. 유산슬의 무대가 일종의 비교점이 되어준 것이다.

 

그리고 콘서트는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아코디언 연주자 심성락 선생님의 무대로 이어졌다. ‘유플래쉬’ 드럼 독주회에서 故 신해철을 위한 무대가 마련되었듯이, ‘뽕포유’ 유산슬 굿바이콘서트에서도 심성락 선생님을 위한 무대가 마련된 것. 유산슬 굿바이 콘서트라는 명목으로 그간 인연을 맺게 된 고마운 트로트 선배들과 대중음악의 전설을 위한 무대를 만들려 한 것이 김태호 PD가 그린 큰 그림이었다는 게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사실 유산슬은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장안에 화제가 되었다. 그러니 그 붐을 만든 <놀면 뭐하니?>나 유재석 그리고 김태호 PD가 온전히 자신들을 위한 콘서트로서 자축연을 해도 별 무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애초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 무엇이었는가를 잊지 않았다. 그건 본인들이 주목받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트로트라는 업계 나아가 우리네 대중음악을 다시금 들여다보고 그 가치를 재조명하려는 것이었다. 유산슬 굿바이콘서트가 재미를 넘어 가치 있는 의미까지 전할 수 있었던 건 이런 본래 취지를 잊지 않고 콘서트로도 구현해낸 그 초심 때문이었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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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잊지 않은 유산슬 굿바이 콘서트, 트로트와 가요계 위한 헌사

 

유산슬(유재석)의 굿바이 콘서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간 유산슬이 인연을 맺어온 선배와 전설들을 위한 콘서트였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김태호 PD는 역시 지난 ‘유플래쉬’ 드럼독주회가 그러했듯이 ‘뽕포유’ 프로젝트의 유산슬 굿바이 콘서트에서도 더 큰 그림을 그려냈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뽕포유’ 프로젝트의 본래 취지였던 트로트업계를 붐업 시키겠다는 그 뜻에 딱 맞는 그림이었다.

 

노래가 ‘합정역 5번출구’와 ‘사랑의 재개발’ 이렇게 딱 두 곡밖에 없는 유산슬이 어떻게 콘서트를 할 수 있을까. 시청자들은 콘서트가 의아하고 걱정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아마도 토크를 길게 하거나 다른 노래를 부르거나 하면서 노래보다는 버라이어티쇼에 가까운 콘서트를 하겠지 싶었다.

 

하지만 웬걸? 전설이라 불러도 좋을 윤영인 단장이 이끄는 베테랑 연주자들이 거창한 오프닝 무대를 열어주자 무대에 오른 유산슬은 연달아 ‘합정역 5번출구’와 ‘사랑의 재개발’을 불러 단 10분 정도 만에 레퍼토리를 소진시켜버렸다. 흥미로웠던 건 이 무대 연출을 아주 예전 쇼프로그램 무대처럼 복고적으로 재연해냈다는 점이다. 단장의 지휘에 악단이 나와 연주를 하고 음악에 맞춰 댄싱팀이 나와 맞춰진 안무에 따라 춤을 추는 방식은 1970~80년대의 쇼 프로그램을 향수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레퍼토리가 다 소진된 유산슬이 무대 바깥으로 나가고 앵콜 요청에 다시 올라 ‘사랑의 재개발’을 ‘애타는 버전’으로 부르고 나자 진짜로 콘서트는 할 게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건 이 날 콘서트의 진짜 무대를 열기 위한 일종의 밑그림에 해당했다. 유산슬이 퇴근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준 후 이제 MC로서 출근한 유재석이 무대에 나와 그날 콘서트 제목인 ‘인연’에 맞게 그간 인연이 되었던 트로트 선배들을 한 명씩 소환하기 시작했다.

 

유산슬이라는 이름을 사사한(?) 진성 사부가 첫 무대에 나와 ‘안동역에서’를 부르며 진짜 트로트의 맛을 전해줬고, 이어서 박상철의 ‘무조건’과 홍진영의 ‘사랑의 배터리’로 한껏 흥을 올려놓은 상태에서 김연자가 등장해 ‘아모르파티’로 콘서트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어 버렸다. 유산슬의 무대는 물론 그 자체로 좋고 의미가 있었지만, 진짜 프로 트로트 가수들의 무대가 이어지자 트로트의 세계가 가진 맛을 더더욱 느낄 수 있었다. 유산슬의 무대가 일종의 비교점이 되어준 것이다.

 

그리고 콘서트는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아코디언 연주자 심성락 선생님의 무대로 이어졌다. ‘유플래쉬’ 드럼 독주회에서 故 신해철을 위한 무대가 마련되었듯이, ‘뽕포유’ 유산슬 굿바이콘서트에서도 심성락 선생님을 위한 무대가 마련된 것. 유산슬 굿바이 콘서트라는 명목으로 그간 인연을 맺게 된 고마운 트로트 선배들과 대중음악의 전설을 위한 무대를 만들려 한 것이 김태호 PD가 그린 큰 그림이었다는 게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사실 유산슬은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장안에 화제가 되었다. 그러니 그 붐을 만든 <놀면 뭐하니?>나 유재석 그리고 김태호 PD가 온전히 자신들을 위한 콘서트로서 자축연을 해도 별 무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애초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 무엇이었는가를 잊지 않았다. 그건 본인들이 주목받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트로트라는 업계 나아가 우리네 대중음악을 다시금 들여다보고 그 가치를 재조명하려는 것이었다. 유산슬 굿바이콘서트가 재미를 넘어 가치 있는 의미까지 전할 수 있었던 건 이런 본래 취지를 잊지 않고 콘서트로도 구현해낸 그 초심 때문이었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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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도 ‘놀면 뭐하니’ 유산슬 프로젝트 참여, 진화하는 기자간담회

 

유재석은 기자간담회를 한 지 꽤 오래되었다. 할 이유가 별로 없어서였다. 방송을 통해 충분히 말 대신 행동으로서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던 유재석이 기자간담회를 했다. 물론 그건 유재석이 아니라 유산슬의 기자간담회였지만.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준비한 유산슬 기자간담회가 특별했던 건, 이 프로그램의 특성상 유산슬에게 사전고지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기자들에게 초대장을 보냈지만 유산슬 모르게 사전 정보 유출이 되지 않게 해달라는 당부가 있었고 기자들은 그 약속을 지켰다. 연말 송년회 등 행사에서 그 간담회에 나온 기자들을 여럿 만났고 전화 통화도 했지만 유산슬의 기자간담회가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필자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

 

김태호 PD와 기자들 사이에 모종의 공모(?)가 제대로 이뤄진 것이었다. 유산슬을 깜짝 놀라게 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는 사실에 기자들도 기꺼이 설레는 마음으로 참여했던 것. 중식집에서 유산슬을 먹으며 트로트 신인 유산슬을 기다리는 기자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건 기자들 역시 <놀면 뭐하니?>에 참여하고 있다는 걸 의미했다.

 

갑작스런 기자간담회에 당황해하다가 조금씩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가지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그 과정들은 충분히 흥미로웠다. 트로트 신인 도전을 하고는 있지만 유산슬은 트로트업계에 보석 같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로 이 도전이 가진 진짜 의도를 드러냈고, 열심히 <놀면 뭐하니?>를 찍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또 한때 위기설이 나왔지만 <놀면 뭐하니?>를 통해 기사회생했다는 기사들에 대한 소회도 전했고 이 프로그램처럼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하는 것에 대한 의미도 짚어주었다. “트렌드를 만들 능력은 안 되지만 트렌드를 따라갈 생각은 더욱 없다”는 말에는 유재석이 가진 예능에 대한 생각이 묻어나 있었다. 그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그가 가진 겸손한 자세를 드러내는 말이었다.

 

흥미로웠던 건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한 유산슬에 답변이 실제로 기사화됐고, 그렇게 나온 기사 제목들이 방송 프로그램에 편집되어 들어간 지점이다. 그건 마치 기사들이 순식간에 쏟아져 나오는 그 광경을 고스란히 방송에 담아내면서 동시에 예능적인 포인트를 잡아낸 편집이었다. 기자들의 프로그램 참여는 그렇게 실제로 기사가 나오고 그 기사제목이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유산슬의 기자간담회가 흥미로운 부분은 이런 과정을 통해 기자들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느낌을 줬다는 것이다.

 

최근 기자간담회도 진화하고 있다. 보통의 기자간담회는 기자들이 앉아있는 공간에 출연자들이 죽 들어와 인사를 하고 질의 응답을 받는 정도로 이뤄지곤 한다. 하지만 유산슬 기자간담회처럼 아예 프로그램화하는 새로운 경향이 만들어지고 있다. SBS <맛남의 광장> 기자간담회 역시 마찬가지 형태였다. 기자간담회에서 프로그램 특색에 맞게 음식을 직접 만들어 기자들에게 서빙하고 그 내용들이 방송에 나갔던 것.

 

기자간담회는 그저 치러야 해서 하는 듯한 행사처럼 진행되어온 면이 있다. 그래서 기자들에게조차 꼭 가야하나 하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유산슬 기자간담회처럼 프로그램의 콘셉트에 맞는 색다른 시도들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기자간담회가 제작진도 출연자도 또 기자들도 시청자들도 모두 즐거울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아닐 수 없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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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유재석 라면 끓이기 관찰하며 작곡을? 김태호의 놀라운 퓨전

 

이 정도면 퓨전의 끝판왕이 아닐까 싶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유산슬(유재석)은 그 예명 때문에 중식업계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유재석 때문에 유산슬이라는 음식이 널리 알려졌고 매출도 올랐다는 것. 유재석은 갑자기 호텔 중식당에서 자신을 초대해 감사패를 수여하고 자신들이 만든 유산슬을 그들이 보는 앞에서 맛봐야 되는 그 상황을 난감해했다.

 

하지만 그건 유재석이 또 다시 그려나갈 새로운 미션의 첫 걸음에 불과했다. 유재석은 유산슬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겠다며 나선 여경래 셰프에 이끌려 억지로 웍을 잡았고 그렇게 스스로 유산슬을 만들었지만 맛은 실패였다. 그 과정은 유산슬이 유산슬을 먹고, 유산슬이 유산슬을 만드는 ‘말장난 개그’ 같은 상황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유산슬을 실패하고 유재석이 그냥 내뱉은 “라면은 잘 끓인다”는 말이 사단(?)이 되었다.

 

갑자기 팔순의 할머니가 홀로 운영하는 어느 작은 라면집에 불려간 유재석은 영문을 몰라하며 할머니가 끓여주는 라면을 맛있게 먹었고, 일이 있다며 할머니가 나간 사이 손님이 찾아왔다. 그 때 울린 김태호 PD의 전화. 라면을 끓여주라는 미션이었다. 그 말을 듣고 유재석은 황당해 하며 “미친...”이라고 말해 그 당황한 심경을 고스란히 드러냈지만, 곧 늘 그래왔듯이 열심히 손님들을 맞고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유재석이 유산슬이란 예명을 갖고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고 중식업계 감사패를 받은 후 유산슬 만들기를 하다 갑자기 라면집에서 라면을 끓이는 상황. 영문도 모르고 계속 이리 저리 이끌리는 유재석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 상황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김태호 PD가 그린 큰 그림의 일부에 불과했다.

 

놀라웠던 건 김태호 PD가 유산슬의 새로운 노래를 ‘유벤져스’(박토벤 박현우, 정차르트 정경천, 작사의 신 이건우)에게 의뢰했고, 애초 유산슬이 부르는 ‘유산슬’이라는 곡을 위해 중식당에 유재석을 투입시켰던 것. 하지만 유산슬을 잘 만들지 못하게 되자 기획은 ‘라면’으로 바뀌었고 유재석이 라면집에서 일하는 장면을 보면서 유벤져스가 즉석에서 노래를 만드는 기상천외한 풍경이 연출되었다.

 

아마도 그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그림은 처음 등장했을 것이었다. 라면 끓이는 모습을 관찰카메라로 보며 유벤져스는 ‘인생라면’이라는 곡을 즉석에서 쓰고 곡을 붙이기 시작했다. 15분이면 한곡을 만들어낸다는 박토벤과 자기는 5분이면 된다는 정차르트는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고 그 사이에서 중재하며 작사를 해내는 이건우의 진땀이 빵빵 터지는 웃음을 만들었다. 특히 박토벤과 정차르트의 톰과 제리 같은 툭탁대는 ‘케미’는 그 어떤 콤비의 개그보다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애초 작은 일에서 시작한 어떤 미션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확장되는 것이 <놀면 뭐하니?>가 가진 특별한 예능적 틀이라면, 이제 김태호 PD는 이 흐름에 갖가지 퓨전까지 뒤섞기 시작했다. 세상에 라면을 끓이게 하고 그걸 관찰하며 그 짧은 시간에 노래를 작곡하게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니. 김태호 PD의 상상을 초월하는 기획 능력과, 이런 황당한 상황도 척척 받아 수행해내는 유재석의 실행력이 더해져 <놀면 뭐하니?>의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앞으로 유재석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될까.(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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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과 김태호가 유튜브 시대에 대처하는 방식

 

이건 기존 방송사의 시스템과 1인 크리에이터의 기묘한 조합이 아닐까. 최근 김태호 PD와 나영석 PD의 행보를 보면 이들이 지금의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새롭게 적응해가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건 현재 방송사에 소속되어 일하는 예능 PD들이 가진 위기감일 수 있는데, 그 진원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바로 유튜브다.

 

젊은 세대들이 유튜브 콘텐츠들을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보다 더 많이 보기 시작하면서 시청자들의 이탈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다가, 유튜브라는 채널의 특성이 주는 가벼움(?)과 자유로움이 기존 방송사들의 예능 프로그램을 점점 너무 무거운 기성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버리고 있어서다. 유튜브의 가벼움과 자유로움이 가능한 건, 1인 크리에이터라는 유튜버들의 존재에서 알 수 있듯이 제작 인원이 최소화되어 기동성이 뛰어나고 한 사람이 활약하는 것이라 집중도와 몰입도도 좋기 때문이다.

 

1년 간의 휴지기를 마치고 돌아온 김태호 PD가 시작한 MBC <놀면 뭐하니?>는 그 고민의 산물이다. 기존 <무한도전> 시절처럼 여러 출연자들이 등장해 캐릭터쇼를 하던 방식을 과감하게 지워버리고, <놀면 뭐하니?>는 오롯이 유재석을 전면에 내세웠다. 릴레이 카메라 같은 카메라 실험을 마친 후, ‘유플래쉬’와 ‘뽕포유’ 프로젝트를 통해 유재석은 좀더 1인 크리에이터에 가까워졌다. 드럼에 도전하고 트로트에 도전하는 식의 무언가 자기도 모르게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1인 크리에이터. 유튜브의 성격이 김태호 PD의 독특한 방식으로 해석되어 만들어진 또 다른 콘텐츠라고 볼 수 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나영석 PD도 유튜브에 뛰어들었다. <신서유기 외전 : 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가 그 첫발이었다. 놀랍게도 이 프로그램은 유튜브에서 전편이 공개되고 정규방송에서는 단 5분 정도 분량이 공개되었다. 애초부터 본격적인 유튜브 방송을 염두에 둔 것이다. 처음 시작한 직관 방송에서 100만 구독자 공약으로 ‘달나라 여행’이라는 무모한 약속을 꺼내놓은 나영석 PD는 이로써 큰 화제를 끌어 모았다. 실제 100만 구독자를 돌파하자 구독취소 운동을 벌이기도 하고, 가까스로 시한에 맞춰 취소가 이뤄져 달나라 여행을 가지는 않게 되었지만 어쨌든 이 이벤트는 대성공이었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인 유튜브 방송을 기획하고 시작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강호동. 강호동의 <라면 끼리는 남자(일명 라끼남)>이 방송을 예고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사전 미팅 영상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라면 한 그릇을 맛있게 먹기 위해 별의 별 일들을 다 하게 되는 강호동의 이야기라는 그 발상 자체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이 방송은 tvN에서도 20분짜리로 정규 편성되어 방영된다. 여러 모로 유튜브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이라는 방증이다.

 

결국 <라끼남> 같은 행보는 향후 나영석 PD가 유튜브를 통한 다양한 시도들을 할 것이라는 걸 예고한다. 김태호 PD가 유재석을 1인 크리에이터로 세워 미션에 투입하듯, 강호동을 1인 크리에이터로 계속 새로운 미션에 투입할 수도 있고, 나영석 사단의 다양한 인물들을 저마다 개성에 맞게 1인 크리에이터로 발굴해낼 수도 있을 게다.

 

이미 김태호 PD나 나영석 PD는 예능의 한 트렌드를 풍미했던 연출자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유튜브 같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트렌드 속에서 고여 있지 않고 새로운 변화와 적응을 시도하고 있다. 이것은 이들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 유재석과 강호동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이야기다.

 

한 때 예능판 전체를 쥐락펴락했던 이 스타 연출자들과 스타 MC들이 나란히 유튜브 시대에 맞춰 성공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그래서 흥미롭다. 이들의 행보가 전체 예능판이 향후 걸어가야 할 새로운 길을 내고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 길이 과연 어디까지 가게 될까. 그 정해지지 않은 길은 이들의 변화무쌍한 콘텐츠들을 계속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 되고 있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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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유재석의 릴레이 도전 이젠 라면집까지?

 

도대체 이 놀라운 릴레이카메라는 어디까지 확장해나갈 것인가. MBC 예능 <놀면 뭐하니?> ‘뽕포유’ 프로젝트는 노래를 만들어 발표하고 각종 방송과 라디오에 출연해 노래를 홍보하며 뮤직비디오까지 만들어낸 데 이어 벌써부터 만들어진 유산슬 팬클럽과의 팬 미팅까지 가졌다. 유명한 매니저들까지 모두 모여 유산슬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를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매니저계의 전설로 불리는 박웅은 트로트계의 계보를 깔끔하게 정리해 들려줬다.

 

그는 트로트는 색깔이 중요하다며 ‘트로트 4대 천왕’으로 현철, 송대관, 태진아, 설운도를 꼽으며 송대관은 곡을 잘 고르고, 현철은 미성으로 옥돌 굴러가는 소리를 내며, 태진아는 가성을 쓰면서도 절규를 하는 특색이 있고, 설운도는 음과 발음이 정확한 노래를 잘하는 가수라고 했다. 나훈아, 남진, 김연자, 주현미, 이미자는 모두 신계이고, 트로트의 여왕 장윤정, 황태자 박현빈, 요정 홍진영, 최근 떠오르는 송가인까지의 계보를 줄줄이 읊은 후 유산슬도 색깔이 있다고 했다. “오리지널 가수는 노래가 좀 어설퍼야”한다는 것. 어딘가 어설픈 유산슬의 톤을 하나의 색깔로 만들어내는 기막힌 전략이었다.

 

이 자리에서 매니저들은 지방 행사를 많이 뛰어야 한다고 했고 행사비 30만원짜리 행사들을 잡아와서 유산슬을 그 무대에 세우겠다고 했다. 그 말은 향후 유산슬의 ‘뽕포유’ 프로젝트가 지방행사로 이어질 거라는 걸 말해준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뽕포유’ 프로젝트가 만들어낸 유산슬이라는 캐릭터가 또 다른 프로젝트로 확장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다음 주 예고편에 담긴 ‘유산슬 감사패 증정식’에 이은 유산슬 직접 배워 만들어보기 체험과, 이를 실패한 후 “라면은 좀 끓인다”고 하는 유재석이 라면집에서 라면을 끓이는 장면이 그것이다.

 

유산슬이라는 캐릭터 이름에서 음식으로 슬쩍 넘어간 이야기가 갑자기 유재석이 음식을 만들어보는 쿡방으로 바뀌었다가 거기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라면 이야기가 발단이 되어 라면집에서 라면을 끓이고 있는 유재석의 또 다른 도전이 이어진다. 한 마디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릴레이 전개가 아닐 수 없다.

 

생각해보면 <놀면 뭐하니?>는 애초부터 그 콘셉트가 ‘릴레이’와 ‘확장’에 있었다. 처음 릴레이 카메라로 시작했던 이 프로그램은 ‘유플래쉬’ 프로젝트로 음악 릴레이를 시도했고, 그렇게 시작한 음악 릴레이는 ‘뽕포유’라는 트로트 가수 도전으로 이어졌던 것. 카메라 릴레이가 음악 릴레이로 바뀌다가 트로트로 이어지고 유산슬이라는 예명에 이어 쿡방으로 이어졌다가 라면집으로까지 가는 이 과정이 ‘릴레이’와 ‘확장’의 연속이었던 것.

 

아마도 <놀면 뭐하니?>는 마치 프로젝트가 세포분열하듯이 다양한 또 다른 프로젝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시도했던 ‘릴레이 카메라’와 ‘유플래쉬’ 그리고 ‘뽕포유’ 프로젝트에 등장했던 작은 단서들이 씨앗이 되어 또 다른 가지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 애초 카메라 한 대를 김태호 PD가 유재석에게 건네주면서 시작했던 일이 이제는 유재석을 움직이는 다양한 미션들 속으로 들어가 무수히 많은 업계 사람들을 그 안에 끌어들이고 있다니. 프로그램의 진화가 마치 생물 같은 느낌마저 든다. 과연 이 세포분열은 어디까지 닿을 것인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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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을 ‘놀면 뭐하니?’에서 보게 될 줄이야

 

KBS <아침마당>을 보는 줄 알았다. MBC <놀면 뭐하니?> ‘뽕포유’ 프로젝트가 만든 새로운 풍경이다.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유재석)이 <아침마당>에 출연하면서 만들어진 방송사 간의 경계를 뛰어넘은 협업의 풍경. 선배 트로트 가수들이 신인 가수들을 추천해 무대를 선보이고 투표로 순위를 가리는 <아침마당>의 ‘명불허전’ 코너에 <놀면 뭐하니?>가 탄생시킨 유산슬을 출연시킨다는 KBS 측 협업제안을 김태호 PD가 받아들이게 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아침 일찍 KBS에 도착한 유산슬은 자신이 <놀면 뭐하니?>를 찍고 있으면서 KBS에 와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MBC 방송에 커다랗게 들어가는 KBS라 쓰인 조형물이 그랬고, 스튜디오를 찾아가며 보이는 KBS 내부의 풍경들이 그랬다. 유산슬은 자신이 <아침마당>에 출연한다는 사실을 <해피투게더> 김광수 PD로부터 들었다며 황당해 했다. 자기 스케줄도 자신이 모르는 가수라니.

 

사실 유산슬이 <아침마당>에 출연했다는 건 지난 18일에 이미 인터넷을 통해 회자되었다. 아무런 사전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아침마당> 생방송에 얼굴을 보인 유산슬은 큰 화제가 되었고 <아침마당> PD가 예고한 것처럼 실시간 검색 창을 관련 검색어로 가득 도배해 버렸다. 인터넷에 짧은 동영상이 올라와 이를 본 네티즌들은 반색했다. 더불어 <아침마당>에 대한 관심도 급상승했다.

 

하지만 아침에 그것도 생방송으로 방송되는 <아침마당>을 챙겨보는 시청층과 <놀면 뭐하니?>를 보는 시청층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야기를 듣고 화제가 된 건 알았지만 정작 그 유산슬이 나왔던 <아침마당>을 시청한 <놀면 뭐하니?> 시청자들은 많지 않았을 게다. 그래서 <아침마당>의 상당한 방송분량과 거기 담기지 않았던 비하인드까지 더해진 <놀면 뭐하니?>는 이 방송사간의 협업에 확실한 시너지를 만들었다.

 

일종의 서로의 시청자들을 통합하는 시너지랄까. <놀면 뭐하니?> 시청층, 특히 젊은 시청자들은 <아침마당>의 존재감을 새롭게 확인하게 됐고, <아침마당>의 시청층이라면 <놀면 뭐하니?>의 ‘뽕포유 프로젝트’에 더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또한 생방송과 녹화방송으로 이어져 있어 방송사들 간에 부딪침 없이 양자가 원하는 것들을 챙겨갈 수 있는 윈윈 구도가 만들어졌다.

 

물론 이것이 가능해진 건 유산슬이라는 초대형(?) 트로트 신인가수의 탄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트로트라는 장르가 기성세대의 전유물만이 아닌 젊은 세대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장르로 받아들이게 만든 <놀면 뭐하니?>의 시도가 전제되어 있었고, 그것이 <아침마당> 같은 기성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까지 확장되어 갈 수 있었던 데는 유산슬이라는 구심점이 있었다는 것.

 

그래서 이번 <놀면 뭐하니?>와 <아침마당>의 성공적인 협업은 그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여겨진다. 그간 방송사들끼리의 경쟁으로 협업은 아예 상상조차 하기 힘든 것이었지만, 이번 협업을 통해 양자가 충분히 윈윈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한 방송사와 프로그램별로 서로 갖고 있는 다른 시청자층이 협업을 통해 교류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줬다. 이로써 향후 더 다양한 방송사간의 협업이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첫 발을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전면에서 보여준 역사적인 협업이었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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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의 확장, 유재석의 확장도 궁금해졌다

 

유재석의 행보가 심상찮다. 한 마디로 종횡무진이다. 월요일 아침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유산슬’과 ‘아침마당’이 나란히 올라와 있는 상황을 보고 많은 대중들은 적이 놀랐을 게다. 유산슬이란 예명으로 트로트 신인 데뷔를 한 유재석이 KBS <아침마당>에 깜짝 출연해서다.

 

<아침마당>은 1991년부터 방영된 KBS의 대표적인 아침 교양 프로그램으로 시청률이 아직도 10%에 이를 정도로 고정적인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워낙 오래 됐고 또 아침 방송이라는 특징 때문에 굉장한 화제가 일어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유재석의 행보 하나는 그러나 <아침마당>에 대한 관심을 폭발적으로 집중시켰다.

 

차세대 트로트 신인을 뽑는 코너로 진행된 <아침마당>에 가수 박상철이 “대한민국을 트로트 열풍으로 이끌 남자, 트로트의 용이 되고 싶은 남자, 유산슬”을 소개하자 스튜디오에 메뚜기춤으로 나온 유재석이 깜짝 웃음을 안겼다. “제가 나와서 놀라셨죠?”라는 말 그대로 시청자들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를 소개하는 유산슬이라는 자막 옆에는 이제 버젓이 ‘가수’라는 지칭이 달라붙었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 ‘뽕포유’ 프로젝트에서 트로트 신인 유산슬은 ‘합정역 5번 출구’와 ‘사랑의 재개발’을 신곡으로 내놨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무대로 인천 차이나타운에서의 버스킹을 선보였다. 트로트로 버스킹을 통해 신보 발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색다른 행보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음원 사이트에 공개된 곡은 톱 100에도 랭크되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물론 과거 <무한도전>에서도 가요제를 통해 발표된 곡들이 음원 사이트 상위에 랭크되긴 했었지만, 트로트라는 장르가 톱 100에 들어오는 건 이례적인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놀면 뭐하니?>를 만난 유재석의 행보는 최근 그간 주목되지 않았던 대중문화의 곳곳을 주목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바로 이전에 진행되었던 ‘유플래쉬’의 경우, 가요계의 숨은 아티스트들과 연주자들을 전면에 끌어냈고, 재즈에서부터 발라드까지 다양한 장르들을 그 단순한 비트 위에 얹어 놓음으로써 그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을 재조명해 주었다.

 

‘뽕포유’ 프로젝트는 한 마디로 말하면 트로트계의 모든 기운이 유재석에 집중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렇게 유재석에 의해 집중된 기운은 다시 트로트계 전체로 퍼져나간다는 점에서 업계 전체에 활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침마당>에 나온 유재석이 “트로트를 자주 듣고 좋아했지만 실력 있는 분들이 많은데 많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트로트도 더 많이 사랑받고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한 말 속에 그가 이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진심이 읽혀진다.

 

‘뽕포유’ 프로젝트를 통해 방송사를 넘어 영역을 넘어 종횡무진하는 유재석의 행보는 향후 <놀면 뭐하니?>가 또 어떤 프로젝트로 관련 업계를 주목받게 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건 과거 <무한도전> 시절 소외된 분야에 도전함으로서 그 분야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던 방식의 또 다른 진화처럼 보인다. 유재석은 과연 드럼 지니어스, 유산슬을 넘어 또 어떤 닉네임을 갖고 어떤 분야로 확장해나갈까. 카메라의 확장을 실험했던 <놀면 뭐하니?>가 이제는 유재석의 확장을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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