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694)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4483)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Total13,207,387
Today75
Yesterday245

‘골목식당’ 상권을 살리는 3박자, 준비된 식당·홍보·노하우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회기동편도 이제는 어느 정도 정리되어간다. 어머님이 내주신 돈으로 이전개업을 했다며 “망할 수 없다”고 절박한 눈물을 보이던 고깃집은 갈비탕 국물을 업그레이드해 합격점으로 받았고 여기에 백종원 레시피가 더해져 더할 나위 없는 갈비탕을 만들었다. 게다가 대학가에 맞는 가성비 고깃집을 위해 냉동삼겹살로 방향전환을 하고, 여기에 이 집만의 파절이를 청주까지 가서 먹어보고 연구해 만들어냄으로써 점점 준비된 고깃집의 면모를 갖춰갔다. 

닭볶음탕집은 부모님이 일궈놓은 회기동의 가성비 맛집이었지만, 그 레시피와 메뉴를 함부로 바꾸지 못하는 착한 아들의 고민이 있던 식당이었다. 큰 닭을 쓰기 때문에 양념이 잘 배지 않는 문제와 약간의 닭비린내가 나는 문제를 한번 삶아내고 채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해결했고, 메뉴는 백종원과 아버님의 담판을 통해 정리되었다. 결국 이 집은 닭볶음탕을 전문으로 하는 집으로 거듭났다. 

사람의 손이 아닌 것처럼 쉬지 않고 능숙하게 놀리며 피자를 만들어 백종원도 할 말을 잃게 만들었던 피자집도 결국 손님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체험을 해본 후 너무 많은 메뉴의 축소에 들어갔다. 파스타를 덜어냈고, 감바스도 빼버렸다. 그러자 도리어 피자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하나에 두 가지 맛을 맛볼 수 있는 업그레이드 피자가 등장했다. 메뉴를 단순화하면서도 맛은 확장시킨 셈이다. 

컵밥집도 노량진을 다시 방문해 자신들의 생각이 아니라 소비자의 생각으로 다시금 컵밥을 재정비했다. 보기에도 풍족함을 주는 컵밥 사이즈를 키웠고 재료는 다양하게 넣어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낮춰 컵밥 하면 떠올리는 가성비를 맞췄다. 심지어 그 골목을 오고가다 우연히 백종원이 찾은 붕어빵집도 수혜를 입었다. 맛을 본 백종원이 반죽이 맛있다며 안에 다른 걸 넣어보자 제안했던 것. 크림치즈와 고구마 무스를 넣은 붕어빵은 그 잠깐의 업그레이드만으로 그 골목의 새로운 시그니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큰 관심만큼 최근 많은 논란에 휩싸이며 구설수도 많았다. 방송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섭외부터 편집까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졌다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고깃집 같은 경우에는 방송이 나간 후 나온 악플들로 심적인 고충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사장님이 사모님에게 “우리 절대로 더 이상 울면 안돼”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게 ‘가식’이라는 악플들이 있어서였다. 하지만 그만큼 응원해주는 이들도 있었다. 누군가 고깃집 문에 붙여놓은 편지에는 이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다.

물론 음식 자영업자들이 가진 현실적인 문제에는 그들 개인의 문제만큼 정부적 관점에서 봐야할 정책적인 문제가 없는 게 아니다. 결국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건 단지 가게만 살린다는 것이 아니라 골목의 독특한 저마다의 문화를 살려야 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그것은 낡으면 밀어내고 새 건물을 올리는 식의 거대 자본이 기존의 상권을 밀어내는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생겨난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그런 정책을 만들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그것보다 식당이라면 가져야할 기본적인 것들을 찾아내고 업그레이드시킴으로써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고 그것으로 골목이 활기를 띠게 만드는 것이 이 프로그램이 가진 궁극의 목적이다. 그래서 자영업자들편에서 부족한 면들을 채워나가는 건 이 프로그램이 가진 가장 중요한 지점이 될 수 있다.

회기동편은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어떤 골목을 살려내는데 있어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공조되어야 하는가를 보여준 면이 있다. 일단 피자집이나 닭요릿집처럼 준비된 식당이 있어야 하고(적어도 고깃집이나 컵밥집처럼 마음의 준비라도), 지나가다 붕어빵집의 시그니처를 만들어버리는 백종원 매직 같은 그 식당의 맛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노하우가 더해져야 하며, 그런 상권에 사람들을 모이게 만드는 홍보가 삼박자를 이뤄야 한다는 것.(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골목식당’ 준비된 피자집, 얼마나 두려우면 메뉴를 못줄일까

2평도 안 되는 공간에서 회기동 피자집 사장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 손님이 없어도 그는 쉬지 않는다. 그리 손님이 많이 찾지는 않지만 그래도 갑자기 올 수도 있는 손님 준비를 하기 위해 재료를 준비하고 주방의 동선을 정리해놓는다. 혼자서 주문받고 요리하고 서빙을 하는 피자집에는 메뉴가 무려 16가지다. 피자 종류도 다양한데 거기에 파스타와 그라탕까지 있다. 백종원은 만일 손님이 늘게 되면 그걸 혼자 다 감당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메뉴를 줄이는 편이 낫다는 것. 하지만 피자집 사장은 고민했다. 과연 줄여도 괜찮을까 두렵다는 것이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피자집 사장을 이 프로그램은 ‘회기동 날다람쥐’라고 이름 붙였다. 메뉴를 줄이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장에게 3주 후의 풍경이라며 미리 시식단 15명을 투입해서 무려 25개의 메뉴를 주문하게 했지만, 마치 기계처럼 피자집 사장은 쉬지 않고 손을 놀렸다. 동시에 네 개의 다른 피자를 굽고 또 동시에 세 개의 파스타를 만들어 내놓는 놀라운 손놀림. 이를 모니터로 보던 백종원은 물론이고 김성주, 조보아도 할 말을 잃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거라 여겼던 그 주문 폭탄을 시간을 좀 걸렸지만 척척 해결해낸 것. 김성주는 “역시 18년 직원 경험은 속일 수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점들이 드러났다. 너무 메뉴가 다양해 요리를 해내긴 하지만 마지막 주문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렸고, 파스타 같은 경우에는 너무 급하게 만들어져 제대로 면이 익지 않은 것도 있었다. 요리를 빨리 해내기는 했지만 균질한 맛이 유지되지 못했다. 사장은 본래 맛의 60~70% 정도 수준에 머물렀다며 아쉬워했다. 그나마 혼자 하던 과거와 달리 친구를 종업원으로 들여 서빙이나 주문의 부담을 줄인 덕분에 그 정도로 감당할 수 있었다. 

누가 봐도 이번 회기동 피자집은 음식 만드는 기술이나 늘 손님을 준비하는 마인드로 보나 ‘손님만 없지’ 모든 게 준비된 집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망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피자집 사장은 백종원의 메뉴를 줄이면 어떻겠냐는 제안에 “무서워서” 줄이지 못한다는 속내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메뉴를 피자로만 줄이고 손님이 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것 같은 두려움. 메뉴를 줄이는 문제는 여유 없는 피자집 사장의 처지를 잘 말해주었다.

돌이켜보면 피자집 사장이 그토록 열심히 노력하는 이유도 바로 그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새벽까지 준비하고 잠을 몇 시간 정도밖에 자지 않고 나와 장사를 한다는 친구의 걱정 가득한 이야기는 그래서 이 사장을 짓누르는 중압감이 얼마나 큰 가를 말해주고 있었다. 아마도 직원 하나 쓰지 않고 홀로 그 많은 일들을 감당하며 대신 미리 준비하고, 동선을 최적화하고, 빠른 손놀림으로 요리하게 된 것도 바로 그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아마도 피자집 사장의 이런 두려움은 대부분의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갖는 것일 게다. 어느 정도 여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두려움도 적을 테지만, 여유 없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란 제 몸이 부서질 정도로 뛰고 또 뛰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마치 기계처럼 척척 요리를 해내는 피자집 사장의 손길은 놀랍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짠하게 다가오는 면이 있었다.

그간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섭외 때문에 진통을 겪은 바 있다. 기본조차 되어 있지 않은 식당을 왜 섭외하느냐는 볼멘 목소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회기동 피자집 같은 가게야말로 <백종원의 골목식당> 같은 프로그램이 다뤄줄만한 가게가 아닐까 싶다.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지만, 여력이 없어 무언가를 결심하는 것조차 두렵게 된 영세한 가게. 그런 집이 잘 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 그것이 시청자들이 바라는 일일 것이니 말이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적어도 간절함만큼은...‘골목식당’ 고깃집 섭외 통한 건

사실 이번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찾아간 회기동 벽화마을은 시작 전부터 왜 그런 곳에 갔는가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다. 죽은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에 경희대 같은 대학가 상권을 찾는 건 어딘지 맞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작부터 프로그램은 왜 이 곳을 찾았는가에 대한 설명을 먼저 덧붙였다. 백종원은 같은 상권이라도 잘 되는 곳과 안되는 곳이 있다는 걸 그 이유로 삼았다. “앞선 숙대 청파동 하숙골목 역시 잘되는 곳이었지만 안쪽으로 가면 안되는 가게가 있다”는 것. 김성주는 그 곳을 오디션 프로그램 때문은 7-8년 동안 찾아갔는데 “가게가 계속 바뀐다”는 말로 그 곳이 상대적으로 잘 되지 않는 집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실제로 처음으로 소개된 피자집은 꽤 맛이 좋은데다 값도 저렴했지만 손님들이 별로 없었다. 백종원도 이 곳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손님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그렇게 된 건 가게 시작한 후 몸이 아파 한 달 간 쉬었던 것이 치명적이었다. 백종원은 가게를 오픈하고 쉬는 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번째로 소개된 닭요릿집은 왜 굳이 섭외가 필요한 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대학가에서 가성비 좋은 곳으로 유명한 식당이었다. 20년 가까이 된 집으로 IMF 때 부모님이 시작했던 식당을 아들이 절친과 함께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니 어느 정도 레시피와 노하우가 확고히 잡혀 있다고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점심시간에 이 가게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이 집을 섭외한 것에 대해서도 백종원은 나름의 이유를 덧붙여다. “동네 맛집이지만 한 부분만 고치면 날개를 달게 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이 동네에 한 집이 유명해지면 그로 인해 상권도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닭요릿집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닭볶음탕을 먹어본 백종원은 크기가 큰 닭을 써 양념이 안까지 배지 않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며,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 방법을 써 붙여놓으면 더 좋을 거라는 것. 

닭요릿집도 나름 고충이 없는 건 아니었다. 부모님이 오래해 왔기 때문에 너무 많은 메뉴를 단순화하고 싶지만 마음대로 고칠 수 없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또 오래된 주방은 손볼 데가 많았다. 백종원은 주방을 보고 오래된 집만 아니면 한 마디 할 수밖에 없는 심각한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어딘지 닭요릿집처럼 잘 되고 있는 집을 굳이 섭외해 솔루션을 제공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런 찜찜함조차 한 방에 날려버리는 세 번째 사연의 주인공들이 있었다. 방송 최초로 섭외된 고깃집 사장 부부가 그들이었다. 처음 찾아가 섭외의 대화를 나눌 때부터 어딘가 이들의 간절함이 남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지난 방송에 나왔던 버거집 사장이 “이거 아니면 안돼”라는 이야기를 하는 걸 봤다며 울컥해하는 사모님의 모습에서부터 남다른 간절함이 엿보였던 것.

고깃집이지만 대학가에 맞춰 저렴한 갈비탕, 육개장을 새 메뉴로 넣어 파는 이 집은 맛에 있어서는 혹평을 받았다. 백종원은 한 마디로 “맛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기는 가격이 비싼데다 맛도 별로였고, 갈비탕은 보통 수준으로 개성이 없었으며 육개장은 심지어 시중에 파는 걸 사다 만든 것이었다. 좋은 평이 나올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반전은 마지막에 고깃집 사장님이 전한 눈물어린 간절한 사연에 있었다. 이전 동네상권에서 장사가 안되어 고민하고 있을 때 어머님이 찾아와 ‘평생 모으신 돈’인 5천만 원을 내밀며 다시 해보라고 잘될 거라고 했다는 것. “너무 부끄러워 말도 나오지 않았다”며 눈물을 보이는 사장님은 “전국적으로 욕을 먹어도 된다”는 말로 자신의 간절함을 전했다. 자신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가족과 어머님의 한 평생이 같이 걸려 있는 문제이기에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담겨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그 영향력이 커진 만큼 섭외에 대해 시청자들의 민감한 반응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래서 이번 회기동 역시 대학가 상권이라는 이유로 시작 전부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서울만이 아니라 더 상권이 없는 지방을 찾아가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에 출연한 고깃집만큼은 그 섭외가 통했다고 볼 수 있다. 맛이 없고 문제가 있더라도 최소한 이거 아니면 안된다는 ‘간절함’이 있고, 또 욕을 먹더라도 개선해나가겠다는 자세가 보이는 집. 이런 집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이 찾아가야 하는 곳이 아닐까.(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골목식당’, 냉면집처럼 도와주고픈 식당을 도와줘야

43년 동안 냉면 외길을 걸어왔단다. 하루에 꼭 한 번씩 자신이 직접 만든 냉면을 먹고, 그럼에도 그게 물리지 않는 맛이라는 자부심까지 있는 냉면 장인. 하지만 겨울이면 메뉴의 특성상 손님이 뚝 끊겨 갈비탕을 대체메뉴로 내놓고 냉면을 겨울에도 해야 하나를 두고 고민에 빠진 그 집에 백종원은 ‘온면’이라는 솔루션을 내놓았다. 갈비탕처럼 손이 많이 가지 않고, 냉면을 위해 만들어놓은 깊은 맛의 육수를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온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솔루션 주는 일이 백종원도 시청자도 즐거워지는 순간이다. 

백종원이 온면을 솔루션으로 내놓자, 이 냉면 장인은 별로 어렵지도 않게 뚝딱뚝딱 밀가루 반죽에 면을 뽑아 육수를 부어 온면을 내놓는다. 그리고 먹어 본 맛은 백종원도 냉면 장인도 또 그 옆에서 항상 같이 해온 사모님도 모두 고개가 끄덕여지는 맛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백종원은 이미 육수 맛과 냉면 장인 아저씨가 국수를 뽑는 솜씨를 보며 그 조합만으로 온면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걸 간파했을 뿐이다. 사실은 냉면 장인 아저씨가 다 갖고 있는 걸 조합만 살짝 바꿔 새 메뉴로 내놓게 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솔루션이라고 하면 이게 맞는 일일 게다. 아무 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고 노력도 별로 기울이지 않은 이들에게 백종원이 일일이 메뉴를 정해주고 답을 알려주는 건 솔루션이 아니라 지나친 수혜가 아닐까. 그것도 잘 나가기만 하면 화제가 되어 손님이 줄을 서는 방송까지 더해준다는 건 시청자들에게는 심지어 특혜로까지 보인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음식점들이 있고, 피땀 어린 노력을 하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사장님들이 많은가. 그런데 음식 맛은 고사하고 손님을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조차 되어 있지 않은 사장을 무엇 하러 돕는다는 말인가. 이러니 갖가지 구설수와 논란에 휘말리게 되는 게다. 

피자집이 바로 그 잘못된 섭외의 대표적인 사례다. 면 하나를 뽑기 위해 손으로 치대기를 여러 번 반복해 쫄깃한 식감을 만들어내는 일이 손에 익어버린 냉면 장인과 비교해보면, 피자집에서 내놓은 국수는 휘젓지도 않아 뭉쳐진 채 떡이 되어 있었다. 그걸 먹으라고 시식단에게 내놓고, 손님이 지적하자 “남기실래요?”라고 말하는 이런 사장에게 솔루션이 가당키나 한 얘기일까. 그런 지적에 “이거야말로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엉뚱한 이 사장에게 백종원이 중단하고 싶다고 말하는 건 당연한 일일게다. 시청자도 더 이상은 그 꼴을 보고 싶지 않으니.

논란이 워낙 거센지라 이번 주에는 아예 나오지 않은 고로케집도 마찬가지다. 장사 한 지 몇 개월도 되지 않은 사장이 ‘반죽의 자존심’이니 뭐니 하며 손에 익지 않아 손님이 제아무리 많이 와도 감당해낼 기술도 없는 이에게 무슨 솔루션인가. 냉면집 사장님은 백종원이 온면을 만들어보라고 제안만 했을 뿐인데, 이미 손에 다 익은 기술이 있어 5분 만에 몇 그릇씩 내놓는 놀라운 광경을 보여줬다. 

줄 선 손님들을 받아 온면을 내놓고, 손수 서빙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테이블 정리까지 하는 그 모습에는 43년 간 몸에 익어버린 일의 공력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이런 분도 새로운 메뉴 하나를 내기 위해 수십 차례 시행착오를 겪고 이런 저런 고명을 얹어보며 먹어보고 버리기를 반복하는데, 이제 몇 개월 장사를 한 사람이 ‘자존심’ 운운하고 심지어 ‘프랜차이즈’의 꿈까지 꾸고 있다는 게 백종원도 또 시청자들도 헛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포방터 시장의 돈가스집이나, 이번 청파동의 냉면집, 햄버거집처럼 준비된 이들이라면 백종원도 기꺼이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을 것이고, 시청자들도 즐겁게 그 과정을 볼 수 있을 게다. 물론 이들처럼 완벽하진 않다고 해도 최소한 장사의 기본이나 손님을 대하는 태도 정도는 갖춘 이여야 심정적인 지지의 마음이 생길 테니 말이다. 

우리는 한 때 음식점을 소개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을 비판적인 관점으로 바라봤던 적이 있다. 그것이 돈 받고 하는 음식점 홍보 프로그램의 성격을 띠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음식점 정보를 알려준다는 명분이 사실은 장사를 위해 방송을 활용했고 그래서 시청자도 거기에 동원되었다는 사실이 주는 불편함이 들어 있다. 즉 음식점이 직접 소개되는 방송은 그 자체로 수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집이 방송에 등장하는가는 중요하다. 납득되지 않고 충분히 공감가지 않는다면 논란과 구설수는 끊이지 않을 수밖에 없다. 반면 냉면집 같다면 얼마든지 그 솔루션의 과정이 즐거울 수 있다. 백종원도 시청자들도.(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가로채널’ 양세형, 포방터시장 새벽 5시부터 성지순례

잘 살려낸 골목상권, 열 효자 부럽지 않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살려낸 홍은동 포방터시장이 이젠 같은 방송사 <가로채널>을 살렸다. 새벽 5시부터 포방터시장의 명물이 된 돈가스집을 찾아온 양세형의 이야기를 내보내면서 시청률도 수직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 돈가스집을 찾았으나 이미 대기표가 소진되어 돈가스를 먹지 못했던 이야기와 백종원의 부탁으로 홍탁집 아들을 찾아간 이야기가 방영되며 3.5%의 시청률을 냈던 <가로채널>은 이번 주 돈가스집에서부터 홍탁집까지 하루종일 ‘성지순례(?)’를 한 양세형의 이야기로 4.7%의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역시 화제의 중심에는 돈가스집과 홍탁집이 있었다. 실제로 새벽에 나와 줄을 서는 손님들이 있을까 싶었지만 새벽 5시에 나온 양세형은 자신보다 더 일찍 나온 이들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손님 중에는 심지어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도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일이지만, 이제 돈가스집에 줄을 서는 일은 하나의 놀이 같은 성격을 갖게 됐다. 차츰 날이 밝아오고 사장님이 출근하는 모습을 보며 줄 선 손님들은 환호했고, 그렇게 대기표를 받고는 아이처럼 기뻐했다. 

<가로채널>의 개인방송을 통해 양세형은 번호표 3번을 받고 거기 함께 기다리는 손님들과 형성되는 묘한 유대관계를 전해주었다. 똑같은 목적을 갖고 있는 이들이 갖는 그 유대관계 속에서 양세형은 핫팩과 음료를 나눠주며 그 지루할 수 있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 번호표를 받고도 음식을 준비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때문에 또 하나의 코스가 된 PC방에서 시간을 보낸 양세형은 정해진 시간에 다시 돈가스집을 찾아 새벽에 함께 기다리던 이들과 드디어 돈가스를 영접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기다렸으니 어떤 음식이 맛이 없을까 싶지만, 양세형은 그것과 상관없이 정말 맛있는 돈가스라고 극찬했다. 고기 자체의 맛을 느낄 수 있고 튀김옷도 촉촉해 ‘순수한 맛’이라고 표현한 양세형은 보는 이들이 참을 수 없을 만큼의 먹방을 선보였다. 이를 보는 스튜디오의 강호동이 연실 “힘들다”는 얘기를 할 정도였다.

그렇게 돈가스집을 클리어(?)한 양세형은 그냥 돌아오지 않고 홍탁집의 닭볶음탕을 먹기 위해 저녁이 될 때까지 포방터 시장 근처를 투어하며 보냈다. 꽤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포방터시장의 풍경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처음 백종원이 이 곳을 찾았던 모습과는 너무나 달라져 있었다. 그 때는 마치 냇물이 흐르는 시골 같은 한적한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찾아오는 이들도 북적대는 활기가 느껴졌다. 

홍탁집 역시 한 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닭볶음탕을 맛볼 수 있었지만 돈가스를 먹기 위해 그 긴 시간을 기다렸던 양세형에게 그건 그리 힘든 일도 아니었다. 그렇게 들어가 먹게 된 닭볶음탕의 맛도 맛이었지만, 확연히 달라진 홍탁집 아들의 친절함과 그걸 보며 흐뭇해하는 어머니의 웃음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기분 좋게 만들었다. 무뚝뚝했던 돈가스집 사장님의 아내가 이제 여유있게 손님들과 소통했던 것처럼, 장사가 잘 되면서 홍탁집 아들과 어머니도 찾아오는 손님들에 대한 고마움이 묻어나 있었다. 

이 정도면 프로그램 하나가 만들어낸 엄청난 시너지 효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제대로 찾아가 극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냈던 포방터시장. 돈가스집이 살아나고 홍탁집이 제 자리를 찾아가면서 이 곳을 찾는 이들이 많아져 그 곳의 상권 자체가 살아났다. 그리고 그 곳을 찾은 <가로채널>이 이제는 그 화제성의 수혜를 그대로 이어갔다. 프로그램 하나가 만든 놀라운 시너지의 선순환이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음식보다 허세, ‘골목식당’ 백종원이 답답해한 까닭

이 식당들은 과연 진정 절박한 걸까.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찾아간 청파동 하숙골목의 피자집은 첫 방송이 나가면서부터 욕을 많이 먹었던 집이다. 조리도구들도 꽤 비싼 걸로 구입했지만 부엌은 관리가 엉망이었고 피자는 기본도 되지 않은 맛이었다. 조보아는 도우가 풀죽처럼 흐물흐물해 식감이 이상하다고 평했다. 

백종원은 피자집 사장에게 자신 있는 음식을 준비해보라는 미션을 내줬다. 일주일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사장님이 그 음식 준비에 쓴 시간은 4일. 모임에 배드민턴 시합처럼 바쁜 일정 때문이었다. 결국 새롭게 내놓은 음식은 서아프리카 향신료를 넣어 카리브해 연안에서 쓰는 기법으로 조리한 코다리와 미국 남부 스타일의 칠리 덮밥이었다.

백종원은 피자집 사장이 미션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을 준비하라했지만 그는 신메뉴 개발을 하려 했던 것. 그것도 조리 시간이 2시간이 넘게 걸리는 것이었다. 과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음식으로 장사를 하려는 것인지가 의문이었다. 신기한 것은 코다리 요리는 형편없었지만 칠리 덮밥은 맛있었다는 점이다. 

“미스터리하다”는 표현을 쓴 백종원은 이 사장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영 요리가 허세 그 자체인 것처럼 보였는데 칠리 덮밥이 맛있는 걸 보니 어느 정도 요리 실력은 있었다는 것. 실제로 그는 프랑스 요리학교에서 졸업은 못했지만 공부를 했던 경력이 있었다. 결국 백종원이 궁금해지는 건 피자집 사장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었다. 

사람들과의 교류, 수입, 요리 연구 중 피자집 사장은 요리 연구를 택했다. 하지만 요리 연구는 백종원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전혀 절실함이 보이지 않는 그에게 백종원은 “진짜 절박하냐”고 물었고, 그제서야 “돈 버는 걸 우선으로 하겠다”는 이야기를 내놨다. 프랑스 요리학교를 수료하지 못한 게 돈이 없어서였다며 돈 벌어 학교를 마치려 한다는 것. 하지만 피자집 사장이 해온 일련의 행동과 앞뒤가 잘 맞지 않는 답변들을 통해 절실함을 찾기는 어려웠다. 

백종원이 굳이 “절박하냐”고 물은 건, 사실상 이 프로그램이 가진 취지가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저런 노력을 다 해봤지만 잘 되지 않는 절박한 분들에게 함께 노력해서 잘 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 이 프로그램과 백종원이 가진 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할 거 다하면서 피자에 대해 지적을 받자 바로 접어버리고 엉뚱하게도 유학경험에서 나온 이런저런 신 메뉴를 실험하는 그 행동들에게 절박함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사정은 이제 장사 경험이 4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고로케집 청년 사장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바에 가까운 수준의 인테리어를 해놓고 고로케를 파는 이 집 사장은 꿈이 장사로 20억을 벌어 건물을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백종원이 말한 것처럼 꿈을 갖는 건 좋은 일이지만, 이 사장이 그 꿈을 위해 무얼 준비했는가는 알기가 어려웠다. 

고로케를 선택하게 된 것도 가게 인테리어를 하고 난 후라고 했고, 그것도 직접 몸으로 배운 게 아니고 엄마 친구로부터 배운 것이라 했다. 그런 고로케가 맛이 있을 리가 없었다. 백종원은 혹평했고, 다른 유명 고로케집을 찾아다니며 맛을 보라는 미션을 부여했다. 여러 고로케집을 다녀왔지만 이 청년 사장은 엉뚱하게도 자기 고로케가 더 맛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론 맛을 보니 영 아니었지만.

백종원이 다른 유명 고로케집을 찾아다니라고 한 뜻은, 그 집의 고로케 가격이 이 집보다 훨씬 싸고, 또 그렇게 싸게 된 이유를 스스로 알게 하려던 것이었다. 결국 해법은 스피드에 있었다. 오랜 연습을 통해 숙련된 동작에서 나오는 스피드는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고로케를 만들 수 있게 했고 그것이 가격 경쟁력을 만드는 비결이었던 것. 결국 연습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지만 예고편에 살짝 등장한 모습을 보면 그리 빨라진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자신감이 나쁜 건 아닐 게다. 하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은 백종원이 말하듯 허세가 될 수밖에 없다. 돈을 벌어야 하고 또 벌고 싶지만 전혀 준비는 되어있지 않은 이들 앞에서 백종원이 가질 답답함은 당연하지 않을까. 고로케집 청년 사장에게 “도둑놈 심보”라고 한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어째서 이 프로그램은 이렇게 전혀 준비도 마인드도 되지 않은 식당을 섭외한 걸까. 솔루션을 받아 마땅한 식당들도 찾아보면 적지 않을 텐데 굳이 왜? 시청자들도 답답해지는 지점이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골목식당’ 포방터시장편이 특히 감동적이었던 건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며 굳이 솔루션을 줘봐야 어머니만 더 힘들게 된다고 얘기되던 포방터 시장의 홍탁집 아들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방송 전만 해도 부엌에 거의 들어가지 않아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조차 몰랐던 그가 이제는 손만 뻗으면 어디에 뭐가 있는지 척척 알 정도로 부엌이 익숙해졌다. 당구장 출입에 늦게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던 그는 이제 새벽같이 출근해 닭을 삶고 고기를 일일이 발라내 하루 장사를 준비하고, 밤늦게 퇴근했다. 몸이 피곤해 당구장에는 갈 여력도 없다고 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가장 문제아로 지목됐던 홍탁집 아들의 극적인 변화는 물론 쉽게 이뤄진 건 아니었다. 그렇게 되기 위해 백종원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보이지 않는 도움의 손길이 있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걸 몸에 느끼게 만든 백종원의 수고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계기가 된 건 방송이 가진 힘이었다. 이러한 사적인 영역의 노출이 과연 옳은 것인가를 떠나, 결국 홍탁집 아들이 스스로 선택한 이 방식은 자신을 온 시청자들에게 드러냄으로써 변화하지 않을 수 없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제는 홍탁집에 붙은 ‘알바 구함’이라는 문구 하나도 시청자들이 그냥 지나치지 않는 상황이 됐다. 물론 몸이 불편하신 어머님과 부쩍 늘어난 손님들 때문에 ‘손님들의 편의를 위해’ 알바를 구하려 했던 것이지만, 이런 작은 문구 하나에도 보이는 반응들은 홍탁집 아들이 과거로 되돌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힘이 되었다. 가게 한쪽 벽을 빼곡하게 채운 찾은 손님들이 남긴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백종원이 굳이 각서를 받아낸 것도 그 아들의 결심을 더욱 굳히기 위함이었다. 

흥미로운 건 포방터 시장에서 ‘돈가스 끝판왕’으로 등극한 돈가스집 사장님이 홍탁집에 하루에도 몇 번씩 들러 잘 하고 있는가를 살핀다는 점이었다. 그는 이 집은 물론이고 이번 편에 등장했던 다른 가게들도 두루두루 살피며 이른바 ‘포방터시장 반장님’이 되어 있었다. 홍탁집 아들은 손님이 부쩍 늘어난 것이 돈가스집 덕분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방송이 나가며 전국적인 인파가 몰릴 정도로 성황이 된 돈가스집 덕분에 찾아왔다가 순번에 밀려 못 먹고 돌아가는 분들이 다른 가게를 찾아가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포방터 시장편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애초에 하려고 했던 골목상권 살리기라는 취지를 제대로 살려낸 방송이 되었다. 그 혜택은 방송에 나간 음식점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시장 골목을 지나가는 백종원에게 인사하는 시장 상인들은 방송 덕분에 동네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보리밥집도 도넛집도 매출이 훌쩍 늘었다는 것. 돈가스집이 만든 좋은 효과는 다른 집들로 이어지고 있었고, 그것은 포방터 시장 상권 전체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이번 포방터 시장편의 이야기가 이토록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래서 실제로 그 곳으로 발길을 옮기게 만든 건 뭐였을까. 그건 ‘포기’에서 ‘희망’으로 넘어가는 이번 편의 이야기에 담긴 메시지 덕분이었다. 홍탁집 아들처럼 모두가 포기했던 인물이 이제 희망을 갖게 되는 그 변화도 그렇고, 실력은 끝판왕이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 포기하려 했던 그 순간에 백종원을 만나 희망에 불씨에 불을 지핀 돈가스집의 변화도 그랬다.

경기가 좋지 않아 생존경쟁을 하다 보니 서로가 서로를 돕기보다는 누군가를 이기려 했던 현실 속에서 포방터 시장 사람들의 이야기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모두가 홍탁집 아들을 걱정했고, 돈가스집 사장님의 진심에 공감했다. 그래서 함께 서로 도우려 했고 그래서 그 집이 잘 되게 되자 그 수혜는 고스란히 함께 도왔던 이웃들에게도 나눠졌다. 

중요한 건 이것이 해피엔딩이 아니라 해피스타팅이라는 점이다. 향후 지속적으로 함께 도움을 주는 시장 사람들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짐으로서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곳을 찾아가고픈 곳으로 만들기 위한 첫 걸음. 어쩌면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취지는 이런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시작점을 찾아주는 것에 있는 지도 모른다. 그 곳 상권 모두로 그 수혜가 이어져 함께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는.(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골목식당’, 한 사람이 바뀌기 위해서 필요한 많은 것들

애초에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결과지만 홍탁집 아들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백종원으로부터 닭곰탕 레시피를 받아 어머니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힘으로 닭곰탕을 내놓았다. 뭉클했던 장면은 그렇게 만든 닭곰탕의 첫 번째로 어머니가 시식하는 대목이었다. 이가 좋지 않으신 어머니는 아들의 닭곰탕 국물을 연거푸 수저로 떠먹으며 “맛있다”고 말하셨다. 그건 아마도 미각으로만 전해지는 맛이 아니라, 아들이 혼자 힘으로 무언가를 해낸 사실이 주는 ‘살 맛’나는 느낌이 더해진 표현이지 않았을까.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포방터 시장편은 두 가지 차원에서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이 해왔던 이야기를 뒤집었다. 그 한 가지는 돈가스집 이야기였다. 알고 보니 음식으로서나 서빙으로서나 ‘끝판왕’이었던 그 집은 한때의 사업 실패가 준 트라우마 때문에 줄이지 못했던 메뉴를 간편하게 줄이는 것으로 감동적인 성공의 서사를 보여줬다. 영업 시작 전부터 줄지어 늘어선 손님들은 한참을 기다려 음식을 먹고도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는 이들도 흡족한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홍탁집 이야기는 이와는 정반대였다. 사장은 아들로 되어 있지만 사실상 어머니가 가게를 전부 맡아서 하고 있는 그 집은 아들이 바뀌지 않으면 솔루션이 전혀 소용없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사람이 쉽게 변하는가 하는 점이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방송 프로그램이 사람을 바꾸는 일까지 나서는 게 과연 합당한가 하는 점이었다. 시청자들 중에는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며 이런 출연자에 공력을 뺄 게 아니라, 노력을 하고 있지만 노하우가 부족해 잘 되지 않는 집을 차라리 대상으로 하는 게 낫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었다. 

이번 포방터 시장편에서 이 돈가스집과 홍탁집은 이 프로그램에 가장 최적화된 집과 그렇지 못한 집의 양극단을 보여준 면이 있었다. 모든 게 다 준비되어 있었고, 오랜 세월의 노력까지 더해졌지만 사업 노하우가 부족해 힘들게 버텨왔던 돈가스집은 이 프로그램과 백종원의 도움으로 활짝 피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애초에 마인드 자체가 준비되지 않았던 홍탁집 아들은 굳이 도와줘야 할까 하는 의구심까지 만드는 집이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 프로그램이 홍탁집 아들을 통해 보여준 건 결국 장사는 사람이 하는 것이란 점이다. 제아무리 뛰어난 사업 솔루션과 음식 노하우를 갖고 있어도 그걸 활용하는 사람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 그래서 심지어 그 짧은 시간에 ‘사람을 바꾼다’는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을 이 프로그램은 수행한 면이 있었다. 방송이 그런 일까지 해야 하는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방송이었기 때문에 불가능을 어느 정도는 넘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백종원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면 안된다’며 시청자들이 다 보고 기억하고 있다는 걸 새삼 상기시키기도 했다. 

물론 사람 일이란 알 수 없어 앞으로도 계속 잘 운영해 나갈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그건 이 홍탁집 아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백종원도 말한 것처럼 이 프로그램에 나왔던 음식점들 중에서도 당시에 잘 됐지만 초심을 잃어버려 잘 안 되는 집도 있다. 방송도 백종원도 어느 정도까지는 도와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책임질 수가 없는 노릇이다. 

또 한 가지 홍탁집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프로그램이 보여준 사실은 한 사람이 바뀌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도움과 계기와 기회들이 주어져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주변 상인들을 모시고 자신이 만든 닭곰탕을 대접하는 자리에서 그 분들은 저마다 이 홍탁집 아들에게 덕담을 해주었다. 또 앞으로 자신들이 감시하겠다는 얘기도 했다. 만일 홍탁집 아들이 앞으로도 홀로 이 음식점을 잘 운영하게 된다면 이분들의 감사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백종원 대표의 남다른 마음과 노력은 두말할 것도 없고.(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골목식당’이 찾아가야할 바로 그 집, 포방터 시장 돈가스집

“망하면 내가 손해배상 한다고. 진짜로. 자신감을 가져요. 자신감을.” 백종원의 이 한 마디에 얼마나 마음이 든든해졌을까.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홍은동 포방터 시장 돈가스집에서 백종원은 메뉴를 줄이는 것에 대해 불안을 호소하는 돈가스집 남편에게 그렇게 이야기했다. 

무려 21개의 메뉴를 갖고 있는 돈가스집은 그렇게 메뉴가 많아 가게 일이 힘들 수밖에 없었다. 직접 요리를 하는 남편이야 고생을 자처한다고 해도, 홀 서빙을 맡고 있는 아내는 혼자 해내야 하는 일이 너무나 많았다. 지난 주 조보아가 홀 서빙 서비스를 보여주겠다며 직접 돈가스집에 가서 체험을 해본 결과, 그 일의 과중함을 오히려 깨닫지 않았던가. 

남편이 ‘돈가스의 끝판왕’인 줄로만 알았더니 그 집은 아내 역시 알고 보니 ‘홀 서빙의 끝판왕’이었다. 요리마다 다 다른 소스들을 찾아온 손님에 딱 맞게 준비해 내놓고. 심지어 손님들이 어디서 오신 분인지 무얼 좋아하는 지까지 척척 알아 맞췄다. 백종원은 자신도 저런 홀 서빙은 못한다고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메뉴가 21개까지 된 데는 돈가스집 남편의 트라우마가 자리하고 있었다. 가게를 쫄딱 망했던 경험은 메뉴가 빠지면 손님도 빠질 것 같은 불안감을 만들었고, 그래서 한두 손님을 챙기기 위해 여러 메뉴를 유지하다보니 가장 잘 나가는 치즈카츠는 하루 8인분밖에 준비할 수 없는 아이러니가 생겼다. 메뉴를 줄이는 건 장사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선택이었지만, 남편은 그러기 위해서는 그 망한 경험이 남긴 트라우마를 이겨내야 했다. 

백종원의 설득법은 실로 신묘했다. 그것은 자신의 경험이 묻어난 설득법이었다. 당사자의 힘겨움을 이야기해봐야 그건 본인이 감수할거라는 걸 뻔히 알고 있는 백종원은 아내의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남편이 다른 건 몰라도 아내를 끔찍이 사랑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종원은 남편의 메뉴 고집이 아내를 얼마나 힘들게 하고 있는가를 통해 설득을 이어갔다. 그러더니 결정적인 순간에 백종원은 “날 믿으라”며 “망하면 손해배상”까지 하겠다는 파격제안을 했다.

그 말에 결국 남편도 고집을 꺾었다. 백종원이 간 후, 아내는 그 설득력에 놀라워했다. “대표님 갑이시다 설득력이... 1년을 넘게 설득해도 안 되던 걸 한 시간도 안돼서..” 남편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모르게 예예가 나오고.” 그리고 아내는 차분히 지금 자신들에게 온 큰 행운을 이야기했다. “우리가 골똘하게 고민하고 있을 때 누군가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 말해주길 바라는 순간이 있잖아. 그래서 누구한테 물어보기도 하고 조언을 듣기도 하는데. 사실 우리한테는 그런 사람이 없었어. 아주 중요한 순간에 이 프로그램이 온 거야 우리한테.”

이 말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가진 가장 중요한 취지를 담고 있었다. 백종원도 이전에 했던 이야기지만, 요식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그걸 하는 방법을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거치기 마련이다. 백종원은 이 프로그램이 그렇게 조금만 도와주면 더 잘될 수 있는 가게들을 위한 것이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취지에 비춰보면 홍은동 포방터 시장의 돈가스집은 어쩌면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가장 잘 맞는 집이 아닐까 싶다. 무려 17년 간이나 망하기도 하고 남의 집에서 힘겹게 일을 하기도 하면서 맛있는 음식에 대한 열정 하나로 지금껏 버텨온 이 집은 이제 잘 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일 게다. 백종원을 비롯해 많은 시청자들이 이 가게의 성공을 지지하는 건 그들이 그간 해온 남모를 노력들이 진심으로 다가와서다. 

망하면 손해배상을 하겠다는 백종원의 ‘파격제안’은 그래서 다른 말로 하면 이 집은 제대로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성공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심지어 TV를 보고 있는 시청자들조차 이 집이 잘 되기를 바라는 상황 아닌가. 절대로 망할 수가 없다. 망해서도 안 되고.(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골목식당’ 극과 극, 정답 돈가스집 부부·노답 홍탁집 아들

이 정도면 ‘비교체험 극과 극’이 아닐 수 없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포방터시장편의 돈가스집과 홍탁집 얘기다. 지난 회 백종원이 먹어보고는 “사장님 인정!”이라고 하며 심지어 “돈가스 끝판왕”이라고까지 말했던 돈가스집. 다만 한 가지 홀서빙을 맡은 아내의 ‘무뚝뚝함’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서 조보아를 투입해 손님들을 웃으며 맞으면 가게 분위기가 얼마나 달라질까 관찰하려 했지만 오히려 백종원과 김성주는 이 아내분이 숨겨진 ‘홀서빙의 달인’이라는 걸 확인하게 되었다. 

그저 쉽게만 보였던 홀 서빙은 반찬 챙기고 홀 정리하고 주문 넣고 계산을 하며 설거지까지 해야 하는 등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을 전달받는 조보아는 시작 전부터 멘붕에 빠질 지경이었다. 그걸 바라보던 백종원은 “나는 절대 못한다”고 그 복잡함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그 복잡함을 그저 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국물을 내놓는 것에 있어서도 바로 돈가스가 나왔을 때 따라 담아주어야 따끈하게 먹을 수 있다고 했고, 아이들이 있는 경우에는 조금 일찍 담아 내놔 식혀진 국물을 먹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손님에 대한 배려가 몸에 익어있었다. 

게다가 아내분은 찾아왔던 손님들을 거의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얼굴만 보고도 어디서 오신 분이고 또 자주 시켜먹는 메뉴까지 척척 맞췄다. 손님들에게 사근사근 다가가지 못한 면이 있었지만 그건 백종원이 말한 것처럼 백 명 중 한두 명의 손님이 한 상처 주는 반응 때문에 움츠러들어서였다. 백종원의 이야기를 들은 아내분은 자신만 그런 일을 겪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줘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돈가스집은 남편도 정답이었지만 아내도 정답이었다. 어찌 보면 남편이 음식 외길을 그토록 집중해서 걸어올 수 있었던 건 그 뒤에 나머지 일들을 보이지 않게 척척 해내고 있던 아내가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 아내의 고마움을 남편은 절감하고 있었다. 지금도 손을 잡고 걸으면 가슴이 뛴다고까지 말하는 남편은 한 때 술에만 빠져 지냈던 자신을 살려낸 게 바로 아내라며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이 포방터시장의 홍탁집은 이 집과는 극과 극의 모습이었다. 평생을 고생하신 어머니 옆에 붙어 사는 철없는 아들은 자신이 사장으로 버젓이 세워져 있는 홍탁집에서 실상은 하는 일이 없었다. 백종원이 말하듯 “어머니 등골 파먹는” 아들이 있는 한 가게를 살려봐야 “어머니 등만 더 휜다”는 말이 허튼 이야기가 아니었다.

자신이 온전히 사장으로서 어머니 없이도 할 수 있는 집을 만들겠다고 결심을 내보인 아들은 그러나 단 며칠 만에 긴장이 풀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백종원 대표는 어머니의 닭볶음탕을 마스터하고 생닭을 토막 내는 기술을 배우라는 미션을 내렸지만, 방문하기 하루 전 걱정된 제작진에게 아들은 노력을 많이 했다며 “하루에 한 번 요리를 했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했다. 왜 한 번만 했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그는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을 묻자 돌아오는 답변은 더더욱 황당했다. 밤 9시 정도에 마감하고 오전 10시 출근한다는 것. 세상에 그렇게 쉬며 일하는 사람이 요식업계에 얼마나 될까.

이미 다음 주 예고편에 담겨진 것처럼 홍탁집 아들은 백종원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예고편 속에서 백종원은 “나를 개무시한 것”이라며 아들을 질타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탁집 아들이 생각해봐야 할 것은 저 돈가스집 부부가 무려 17년 동안이나 고생하며 매일 같이 해온 노력이 아닐까. 그런 소신과 노력, 성실함이 없이는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행복하게 될 수 없다는 걸 그는 왜 모르는 걸까.

이번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조금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이전 편과는 달리 그저 레시피에 집중하기보다 그걸 운영하는 사람들의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곱창집의 사랑꾼 노부부가 있다면, 돈가스집의 무뚝뚝해보여도 사랑이 넘치는 부부가 있고, 홍탁집의 남보다 못한 아들과 그 아들을 그래도 걱정하는 노모가 있다. 

결국 장사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하는 것이고, 또 그 행복한 가게가 손님들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기 마련이다. 백종원을 환하게 웃게 만드는 돈가스집 부부와 보기만 해도 분노하게 만드는 홍탁집. 그 극과 극의 대비는 그래서 요식업을 하시는 분들은 물론이고 보통의 시청자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었다. 당신은 행복한가, 또 가족을 포함해 당신과 함께 하는 이들은 행복한가. 성공 또한 거기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