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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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패', 매력적인 이 사극의 정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3. 15. 09:09
극적 전개보다 인물들의 묘사가 뛰어난 '짝패' '짝패', 이 사극의 정체는 도대체 뭘까. 첫 회에 같은 날 태어난 아기들이 뒤바뀌는 장면에서는 역시 '출생의 비밀'인가 했다가, 그렇게 다른 환경에서 한 명은 양반집 자제로 또 다른 한 명은 거지로 자라난 천둥과 귀동이 서로 "짝패 먹자"고 하는 장면에서는 그런 운명 따위는 개척하기 나름이라는 성장드라마의 일면을 보게 된다. 성장한 천둥(천정명)이 동녀(한지혜)와 상단을 꾸려나가는 이야기는 '상도'를 떠올리게 하고, 포교가 된 귀동(이상윤)이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장면에서는 '별순검'류의 조선법의학 드라마나 '다모'류의 조선형사물이 떠오른다. 물론 갓바치나 거지패들의 이야기에서는 민초들을 다룬 '추노'류의 민중사극이 연상된다. 도대체 이 사극은 정체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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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의 소화력, 모든 걸 삼켜버렸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2. 8. 08:23
'자이언트'가 소화한 것, 다양한 장르, 시청층, 연기 실로 '거인'다운 소화력이었다. 드라마는 전형적인 시대극이지만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고, 그 장르들의 문법들을 꿀꺽꿀꺽 삼켜버렸다. 중요한 건 '삼켰다'는 것이 아니라 그걸 '소화해냈다'는 것. 시청자들이 원하고 필요한 것이라면, 그리고 흥미와 구미를 당길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삼켜서 기어이 소화해내고 마는 세계, 그것이 바로 '자이언트'의 세계였다. 시대극은 넓게 보면 사극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다른 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아주 가까운 역사를 다룬다는 것. 이것은 사소한 것 같지만 작품에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낸다. 가까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역사의 평가에 민감할 수 있다는 것이고 또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에 있어서도 어떤 한계를 지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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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스캔들', 청춘 사극의 새 지평을 열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1. 3. 07:43
청춘멜로의 가벼움과 사극의 진지함은 어떻게 만났을까 청춘 사극. 이 조어는 잘 어울리는 듯하지만, '청춘'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하이틴 로맨스적인 가벼움과 사극이 가진 어딘지 진중한 분위기는 부딪치는 점이 많다. 이 조어가 그다지 어색하게 여겨지지 않는 것은 최근 사극이 가진 특유의 퓨전 가능성 덕분일 뿐이다. 즉 이 '청춘 사극'은 결코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런데 '성균관 스캔들'을 단 한 마디로 말하라면 주저 없이 '청춘 사극'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어려운 조합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남장여자'라는 열쇠다. 이미 '커피 프린스 1호점'이라는 청춘 멜로에서 '남장여자'라는 콘셉트가 가진 힘을 우리는 이미 발견했다. 꽃미남들의 세계로 '남장여자'가 들어감으로 해서 벌어질 수 있는 우정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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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과 이병훈, 거장들도 안되는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10. 11. 15:24
'인생은 아름다워'와 '동이', 거장들도 반복된 코드로는 어렵다 김수현 작가의 '인생은 아름다워'는 왜 20% 시청률에서 머물러 있을까. 과거 작가의 작품들이 거의 모두 국민드라마 반열에 올랐던 것을 생각해보면 '인생은 아름다워'의 시청률 난항은 이례적이다. 주말 저녁에 '인생은 아름다워'에 대적할만한 굵직한 타 방송사의 드라마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좀체 시청률이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 시작한 '욕망의 불꽃'이 서서히 시청률 시동을 걸면서 '인생은 아름다워'를 위협할 기세다. 한편 이병훈 감독이 연출을 맡고 김이영 작가가 대본을 쓴 '동이' 역시 마찬가지다. 끝없이 추락하더니 결국 새롭게 부상한 '자이언트'에 월화극 1위 자리를 내줬다. 사극의 거장으로서 시청률 보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