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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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시대, ‘뿌리’가 던지는 화두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2. 16. 09:17
‘뿌리’, 세종은 현재와 어떻게 소통했나 ‘뿌리 깊은 나무’는 이미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 오히려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 ‘한글’과 ‘세종’의 이야기를 다룬다. 교과서 속에서 시험문제에나 나올 박제화된 세종의 한글창제에 관한 일화들이 21세기인 현재의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실제 역사 그 자체가 아니라, 세종과 한글창제가 갖는 의미를 현재의 시점에서 재해석했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그 몇 백년의 간극을 이어주는 한 단어는 무엇일까. 그것은 ‘소통’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첫 도입에서 글자를 몰라 죽게 되는 한 선량한 백성의 이야기에서 화두를 던지고, 그 일을 계기로 달라지는 세 인물을 끄집어낸다. 강채윤(장혁)과 소이(신세경)와 세종(한석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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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무(武)보다 흥미로운 문(文)의 전쟁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2. 2. 09:03
한글창제의 의미 되살린, '뿌리'의 가치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세종 이도(한석규)는 내금위장인 무휼(조진웅)에게 묻는다. "무술로 따진다면 내 언변은 어느 정도 실력이 되느냐?" 그러자 무휼은 "조선 제일... 아니 천하 제일검이십니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비유는 칼보다 강하고 파괴적일 수 있는 글이 가진 힘을 잘 보여준다. 세종은 자신의 논리라는 검으로 글자를 만드는 것에 반대하는 이들을 추풍낙엽처럼 쓸어버린다. 물론 '뿌리 깊은 나무'에 무(武)의 대결이 주는 흥미로움이 없는 건 아니다. 출상술을 쓰는 이방지(우현)와 무휼이 조선제일검의 자리를 놓고 부딪치는 대결이 그렇고, 강채윤(장혁)과 윤평(이수혁)의 쫓고 쫓기는 대결이 그렇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건 문(文)의 대결이다. 한글을 만들고 반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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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그들은 왜 잠 못 드는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1. 16. 08:58
'뿌리', 팩션의 진가를 드러내다 그들은 잠들지 못한다. 3경5점. 지금으로 치면 자정을 넘긴 시각에 그들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누군가를 쫓기 위해 또 누군가를 걱정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잠을 자지 못한다. '뿌리 깊은 나무'의 인물들은 잠들지 못해 망가져가는 몸 따위에는 안중에도 없다. 잠드는 것이, 그래서 악몽 같은 과거의 그 한 순간이 꿈 자락에라도 슬쩍 찾아드는 것이 더 큰 고통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잠들지 못하는 건 과거 그들에게 있었던 사건이 남긴 트라우마 때문이다. 똘복 강채윤(장혁)은 기구하게 죽음을 맞게 된 아비에 대한 복수 때문에 잠 못 이룬다. 태종 이방원(백윤식) 때의 사건이지만 그는 그 자식인 세종 이도(한석규)에게 그 원한을 풀려 한다. 소이(신세경)는 자신의 말 한 마디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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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와 송중기|세종을 입고 재발견되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1. 9. 15:28
세종의 무엇이 그들을 날게 하는가 사실 이건 대단한 오해다. 한석규는 지금껏 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연기의 결을 보여 주었다. '쉬리' 같은 작품에서 액션을 보여줬다면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는 차분하고 잔잔하지만 그 밑에 출렁대는 내밀한 감정의 멜로를 보여줬고, '넘버3' 같은 작품에서는 한없이 껄렁껄렁한 삼류 깡패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음란서생' 같은 사극에서도 그의 진가는 그대로 드러났고 '이층의 악당' 같은 로맨틱 코미디에서도 그 존재감은 여전히 빛났다. 그런데 우리는 이상하게 한석규를 광고 속에 그 중후한 목소리로 기억하곤 한다. 이건 아마도 한석규의 TV출연이 많지 않은데다, 그가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성대모사의 대상으로서 소비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그런 일면적인 면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