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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슬의생’은 어떻게 자극 없이 시청자들을 주목시킬까 마치 평양냉면 같은 맛이다. 그다지 자극적이지 않은 심심한 맛이지만, 조금 지나고 나면 또 생각나는 그런 맛. tvN 목요스페셜 에는 JTBC 금토드라마 같은 강렬하고 자극적인 맛은 별로 없다. 그래서 드라마가 너무 갈등이 없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에 갈등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그 갈등들이 일상 속에 담겨져 있어 자잘하게 느껴질 뿐이다. 예를 들어 경찰이 꿈이었지만 뇌수술을 받게 되어 더 이상 그 꿈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며 자조하는 환자에게 수술 중 안치홍(김준한)이 자신 역시 육사에 들어갔지만 훈련하다 마비가 와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털어놓는 장면 같은 게 그렇다. 자잘한 이야기지만, 그간 그가 육..
‘슬의생’, 신원호 PD가 시트콤과 드라마 사이를 선택한 까닭 “미국 드라마 같은 느낌으로 만들고자 했다.” tvN 목요스페셜 의 신원호 PD는 제작발표회에서 그렇게 말했다. 어째서 미국의 장수 시트콤인 를 거론했을까 싶었지만, 이제 보니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은 병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코미디만이 아닌 가슴 먹먹해지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지만 시트콤의 이야기 구조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의대 5인방이라는 캐릭터를 주축으로 율제병원의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특별한 지향성을 뚜렷이 드러내기보다는 에피소드별로 나열되는 형식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첫 회에 안정원(유연석), 2회에 채송화(전미도), 3회에 이익준(조정석)과 김준완(정경호) 그리고 4회에 양석형(김대명)의 캐릭터를 소개하는 에피소드들을..
‘슬의생’ 이우정 작가가 그 흔한 악역 하나 심어두지 않은 건 여기저기 핑크빛이다.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멜로가 쏟아졌다. 신부가 되겠다며 결혼생각이 없는 안정원(유연석)을 짝사랑하는 장겨울(신현빈), 굳이 부대까지 찾아가고 놓고간 휴대폰을 직접 갖다 주며 이익순(곽선영)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는 김준완(정경호), 산모를 위해 배려하는 모습에 양석형(김대명)을 혼자 좋아하게 된 추민하(안은진), 그리고 후배의사인 안치홍(김준한)의 “좋아한다”는 말에 당황하는 채송화(전미도). 러브라인이 본격화됐다. 의학드라마에서 갑자기 러브라인이 등장하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보통이다. 한때는 이런 드라마들을 가운 입고 연애하는 드라마라고 부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그런 ..
‘슬의생’, 이우정 작가 인간애에 신원호 PD 쿨함이 더해지니 처음부터 마마보이 산부인과 의사라는 지점이 심상찮았다. tvN 목요스페셜 이 꺼내놓은 양석형(김대명)의 이야기는 역시 캐릭터 맛집의 매력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뭐 하나를 사는 것조차 엄마에게 물어보고, 심지어 월급날에도 그 돈으로 뭘 할까를 엄마에게 물어보는 산부인과 의사 양석형. 그런데 그가 다름 아닌 엄마들의 출산을 책임지는 산부인과 의사라는 점은 그 ‘마마보이’라는 선입견을 달리 해석하게 만들었다. 무뇌아 출산을 하게 된 산모를 위해 아기가 태어나면 입을 막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추민하(안은진)는 양석형을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했지만, 사실 그건 한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보내야 할 산모를 위한 그의 배려였다. 혹여나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게 되..
‘슬의생’, 조정석과 정경호 같은 슬기로운 의사들이 있어 “오늘이 어린이날이라 그래요. 이 분 아들이 다섯 살인데 이름은 원준이고, 오늘 어린이날이라 아빠랑 짜장면 먹기로 했거든요... 근데 원준이 앞으로 평생 못하게 됐어요 그거. 우리 딱 10분만 기다려요. 10분만 있다가 시작해요. 애가 매년 어린이날마다 돌아가신 아빠 때문에 울면서 보낼 수는 없잖아요.” tvN 목요스페셜 에서 익준(조정석)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뇌사한 장기기증자의 수술을 10분만 있다가 하자고 말한다. 전날 퇴원한 환자가 교통사고를 당한 날이 마침 어린이날이었고 10분만 지나면 5월 6일이었다. 그래서 10분을 기다리자고 한 건 어린이날을 원준이에게 기일로 만들고 싶지 않은 익준의 배려였다. 사실 보통의 경우 10분은 그리 대단한..
‘유퀴즈’가 꼽은 tvN 방송의 중심축은 이우정 작가 코로나19는 방송가 전체에 직격탄을 날렸지만, 그 중에서도 tvN 예능 같은 길거리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는 프로그램은 더 막막한 상황이 되었다. 방송의 특성상 겨울 휴지기를 지나 봄을 맞아 돌아왔지만, 거리로 나갈 수가 없게 된 것.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이 프로그램은 역발상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도 화상을 통해서나마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그런 방송을 선택한 것. 그래서 은 봄철 새로 시작하며 아예 코로나19로 비상상황을 맞은 대구를 중심으로 그 곳으로 달려간 간호사, 의사 분들을 인터뷰해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다음 회에는 이번 시즌을 맞아 새롭게 구성된 ‘낸 자기 푼 자기’ 형태의 퀴즈 방식에 따라 퀴즈를..
‘슬의생’에서 ‘감빵생활’과 ‘응답하라’가 모두 보인다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캐릭터 맛집은 명불허전이다. 이미 시리즈를 통해 정평이 나있던 것처럼 저마다의 매력을 가진 여러 인물들이 서로 관계를 맺어가며 보여주는 웃음과 감동은 이번 tvN 목요드라마 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첫 회에 중심에 선 인물은 ‘알고 보니 율제병원 회장 아들 안정원(유연석)이었다. 물론 그와 함께 5인방으로 오랜 친구로 지내온 이익준(조정석), 김준완(정경호), 양석형(김대명) 그리고 채송화(전미도)가 소개됐지만, 회장 아들이면서 병원을 물려받기보다는 숨어서 어려운 환자를 돕는 키다리아저씨면서 동시에 친구들과의 소소한 일상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안정원의 이야기가 메인이었다. 사실상 안정원의 이런 남다른 선택을 하..
‘슬기로운 의사생활’ 유연석의 일상선택, 기대감 커진 이유 또 다른 의학드라마인가? tvN 목요드라마 은 그 제목을 통해 이런 생각을 갖게 만든다. 실제로 율제병원이라는 종합병원이 등장하고 주인공들도 의사들이며 환자들과 얽힌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그러니 의학드라마라고 부를 수 있을 게다. 하지만 신원호 PD의 전작이었던 이 감옥 소재의 장르물처럼 보이면서도 전혀 색다른 이야기를 들려줬던 것처럼, 도 첫 회부터 그 색다른 지점을 보여준다. 그걸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은 율제병원 회장 아들인 정원(유연석)이다. 여러모로 이 드라마의 중심축 역할을 하게 될 정원은 첫 회에 부친상으로 자신이 병원 회장 막내라는 사실이 장례식장에 모인 친구들에게 드러난다. 병원에서는 회장을 대신할 인물로 줄줄이 신부, 수녀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