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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대본·연기·연출.. 올해의 드라마로 꼽아도 손색없는 이유

 

사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물론 '하균신(神)'이라 불리는 신하균이 출연한다는 사실이 상당한 신뢰감과 기대감은 줬지만, 이렇게 16부작 드라마가 숨 쉴 틈 없이 긴장감으로 꽉 채워지리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 이제 단 2회만을 남기고 있는 JTBC 금토드라마 <괴물>의 시청자들이라면 생각이 다르지 않을 게다. 이만큼 쫀쫀한 대본과 빈틈없는 연기 그리고 범죄스릴러에 아련한 슬픈 정조까지 더해 넣는 연출이 삼박자를 이룬 드라마를 본 지가 얼마나 됐던가. '올해의 드라마'라고 꼽아도 손색이 없을만한 드라마가 탄생했다.

 

범죄스릴러에서 16부라는 분량을 하나의 사건으로 꿰어 넣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 형사와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범죄스릴러는 그래서 몇 개의 병렬적 사건들을 구성해 넣고 그걸 해결해가는 형사 캐릭터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과거 <비밀의 숲>에서 우리는 놀랍게도 한 사건만으로도 16부작을 그려낼 수 있고, 그것도 느슨함이 결코 없는 팽팽한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해낼 수 있다는 걸 확인한 바 있다.

 

그래서일까. <괴물>이 20년 전 벌어진 살인 실종사건과 현재 벌어진 유사한 사건을 엮어 그 전말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이야기는 그 모두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비밀의 숲>이 줬던 놀라운 감흥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다. 게다가 <괴물>은 범죄스릴러라고 하면 거리가 멀 것처럼 느껴지는 '슬픔의 정조' 같은 걸 이 살벌한 범죄 속에서도 찾아낸다. 놀랍게도 시청자들 중에는 이 범죄스릴러를 보며 눈물이 터지는 경험을 했다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게 가능해진 건 범죄스릴러가 자극적인 사건들에 집중하다보니 놓치곤 했던,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물론이고 그런 사건이 벌어진 마을 사람들이 갖게 되는 아픈 상처를 놓지 않고 있어서다. 이동식(신하균)은 여동생을 처참하게 잃은 피해자 유족으로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그 상처를 보여주고 분노하고 슬퍼한다. 그를 보는 친구나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그처럼 엄마가 실종된 채 사체로 돌아오게 된 정육점 주인 유재이(최성은)의 아픔도 이동식과 다르지 않다. 이들의 정서적 유대감과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해 미쳐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슬픈 괴물'처럼 그려진다.

 

그러면서 드라마는 여러 부류로 보여지는 괴물들의 정체를 드러낸다. 자신의 딸까지 처참하게 죽여 버리는 연쇄살인범 강진묵(이규회)이라는 눈에 잘 드러나는 괴물을 먼저 드라마는 일찍이 꺼내 보여주면서, 그 괴물 때문에 미친 듯이 실종 가족을 찾다 슬픈 괴물이 되어가는 이동식과 유재이 같은 인물들을 보여준다. 하지만 사건은 강진묵이 체포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이면에 숨겨진 진짜 괴물들을 찾아나간다.

 

정치적 야망과 돈에 대한 욕망 그리고 권력욕 때문에 사람이 죽어나가도 개발에만 혈안인 시의원 도해원(길해연), JL건설대표 이창진(허성태) 그리고 차기 경찰청장이 유력한 한기환(최진호) 차장이 그들이다. 놀라운 건 피해자 유족인 이동식의 멈추지 않는 수사를 통해 이들의 실체를 찾아가는 존재들이 다름 아닌 그 괴물들의 가족이거나 가족이었거나 했던 인물들이라는 사실이다.

 

도해원의 아들 박정제(최대훈)는 엄마의 실체에 다가서고, 한기환의 아들 한주원(여진구)은 자신의 죄를 드러내면서까지 아버지의 욕망을 꺾어버리고 그 진면목을 세상에 까발리려 한다. 한때 이창진의 아내이기도 했던 이혼한 전처이자 문주경찰서 강력1팀 팀장인 오지화(김신록)는 이창진의 비리를 찾아 나선다. 이런 설정은 다분히 작가의 의도가 깔려 있다 보인다. 그건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서로 결탁하고 비리를 무마하는 현실의 부조리들을 깨나가는 것이면서, 많은 현재의 문제들이 사실은 과거 부정을 저질렀던 기성세대들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다.

 

결코 텐션을 잃지 않고 끝까지 긴장감을 끌고 가는 대본과 한마디로 '씹어 먹었다'고 말해도 될 법한 구멍이 전혀 보이지 않는 연기자들의 호연, 그리고 최백호의 'The Night'이라는 곡이 갖고 있는 처절함과 애달픈 정조를 그대로 영상 연출로도 채워 넣은 연출의 균형. 무엇보다 범죄스릴러가 자극의 차원을 넘어 우리네 사회의 개발붐과 그 이면에 무수히 무너져 내린 사람들의 비극으로까지 메시지를 채워 넣은 건 이 드라마가 거둔 놀라운 성취가 아닐 수 없다. 다시 말하지만 이 드라마는 "미쳤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말 그대로 '괴물' 같은 드라마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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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 좀비와는 다른 선택권이 있는 괴물이라는 건

 

세상이 갑자기 종말을 맞이하는 아포칼립스 장르는 이제 우리에게도 익숙한 세계가 됐다. 영화 <부산행>에서부터 <킹덤>에 이르기까지, 좀비들이 창궐해 온통 세상을 핏빛으로 뒤바꾸는 광경이 여러 콘텐츠들 속에서 등장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 역시 그 연장선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는 좀비와는 다른, 색다른 괴물(뭐라 부르기가 애매한)이 등장한다. 

 

아포칼립스 장르들이 그러하듯이 왜 갑자기 그런 괴물들이 나타났는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그린홈'이라는 사뭇 역설적인 이름의 거의 폐건물에 가까운 아파트에 생존한 사람들 역시 그 원인을 정확히는 알지 못한다. 다만 그것이 '욕망' 때문이라는 다소 막연해 보이는 원인이 등장할 뿐이다. 막연해 보이지만, 등장한 괴물들은 그 막연함을 실체적으로 구현해 보여준다. 

 

즉 괴물로 변하기 전 그 사람이 갖고 있던 욕망이 그 괴물의 형상과 의지(?)에 투영되는 것이다. 근육맨이나 파충류혀, 털북숭이 등의 괴물들은 그들이 어떤 욕망들을 갖고 있었는가를 드러낸다. 예를 들어 털북숭이가 된 괴물로 변한 편의점 사장은 탈모로 가발을 쓰고 있었다. 그래서 온통 털이 뒤덮인 괴물로 변하게 되는 것. 

 

하지만 흥미로운 건 어떤 원인에 의해 '감염'이 된다 해도 모두가 괴물로 변하지는 않는다는 설정이다. 흔히 좀비 장르에서는 물리기만 하면 무차별적으로 감염되어 좀비가 되어버리지만, <스위트홈>에서 일찌감치 감염되어 코피를 쏟아내고 눈동자가 검게 변하는 경험을 한 차현수(송강)는 괴물로 변하지 않고 대신 빠른 회복 능력을 갖게 된다.

 

이 괴물화의 선택권이 온전히 당사자들의 것이 된다는 점은 <스위트홈>이 색다른 괴물 아포칼립스가 되는 중요한 이유다. 그것은 괴물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인간을 선택하느냐의 문제가 욕망의 문제라고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근육맨 괴물 앞에서 사고로 아이를 잃었던 한 엄마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나서고 괴물로 변해 그 근육맨과 싸우지만 계속 그 괴물로 남아있지는 않는다. 그 엄마가 가진 보호본능과 더불어 가진 욕망은 실제 모습으로 그를 되돌리기도 하고 다시 괴물로 변하게도 만든다. 

 

주인공 차현수도 마찬가지다. 애초 온 가족이 사고로 사망한 후 혼자가 된 그는 아무런 삶의 의지를 갖지 않았던 인물이다. 은둔형 외톨이로 가족들과도 동떨어져 방에서만 지내던 그는 가족들이 모두 죽고 나자 그 방을 빠져나와 그린홈 아파트로 오게 된다. 그저 죽어버릴까를 생각하던 그는 세상에 괴물들이 창궐하고 고립된 아파트에서 아래층 아이들이 위험에 처하게 되자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그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그 역시 감염되어 눈빛이 변하게 되지만 그가 가진 선의는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린 괴물이 되는 걸 막아준다. 

 

욕망에 따라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고, 하지만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괴물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건, 이 작품이 단순한 좀비 아포칼립스가 그리곤 하던 디스토피아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게 해준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한 은유이고 일종의 경고로 그려진다. 욕망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 그 욕망이 선의를 향하고 있는가 아니면 악의를 갖고 있는가가 문제일 뿐.

 

이런 구도는 <스위트홈>의 세계에서 괴물들과의 사투를 외부의 문제가 아닌 내부의 문제로까지 확장시켜놓게 해준다. 그래서 <스위트홈>은 사실 괴물 자체의 이야기보다는 그런 극한의 상황 속에서 그린 홈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든다. 삶의 의지가 전혀 없던 차현수가 괴물이 되는 걸 참아가며 아파트 사람들을 위해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나, 아무런 삶의 의지조차 보이지 않던 편상욱(이진욱)이 그린 홈 사람들이 내미는 손에 조금씩 마음을 여는 모습, 정재헌(김남희) 같은 기독교 신자가 타인을 위해 목숨을 걸고 헌신하는 모습들은 우리네 사회의 인간군상들이 가진 저마다의 욕망과 의지들을 표상한다. 

 

그래서 <스위트홈>은 애초 시작부터 던졌던 화두를 향해 달려간다. 살아남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왜 살아남아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찾아야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 삶의 의지란 욕망에서 비롯되는 것이지만, 그 욕망이 무엇을 향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이 작품은 던지고 있다. 흥미진진한 괴물들과의 사투 속에서 인물들이 저마다 실제로 싸우고 있는 건 그래서 바로 자신이다. 

 

스토리나 설정의 재미도 재미지만, 이 작품은 이런 세계를 제대로 구현해낸 미술과 그 욕망을 캐릭터화한 괴물의 형상 같은 디자인적 요소들, 그리고 이를 잘 표현해낸 연출이 특히 주목되는 작품이다. 김은숙 작가와 명콤비를 이루며 많은 빅히트작을 만들었던 이응복 PD의 야심이 묻어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시즌1이 끝난 것이지만 여러 시즌으로 반복되어도 충분히 흥미로워질 수 있는 세계관의 탄생이 아닐 수 없다.(사진:넷플릭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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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지만 괜찮아', 서예지는 김수현을 놀게 할 수 있을까

 

"나 그냥 너랑 놀까?" tvN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강태(김수현)가 문영(서예지)에게 툭 던지는 그 말 한 마디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그건 강태가 처한 입장이 담겨 있는데다, 문영이라는 이 드라마의 독보적인 캐릭터가 어째서 필요했는가가 함축되어 있다.

 

강태는 놀지 못한다. 여기서 놀지 못한다는 의미는 마음껏 자기 하고픈 것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는 자폐를 갖고 있는 형 상태(오정세)에 묶여 있다. 1년마다 때가 되면 나타나는 나비 때문에 발작을 하고 그래서 수시로 이사를 해야 하는 그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은 돌보려 하지 않는다.

 

그건 상태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동생 강태에게 자신이 짐이라는 사실을 힘겨워한다. 그래서 괜찮은 정신병원 오지왕(김창완) 원장이 벽화를 그려 달라 했을 때 얼마를 줄거냐고 대뜸 묻는다. 그는 캠핑카를 사기 위해 돈을 모으는 중이다. 그게 있으면 계속 이사 다니지 않을 수 있고, 나비가 나타나도 금세 도망칠 수 있다고 상태는 강태에게 말한다.

 

하지만 그런 상태를 꼭 껴안으며 강태는 말한다. "형 난 집도 차도 돈도 다 필요 없어 난 형만 있으면 돼. 정말야. 형이 내 전부야." 그는 자신의 삶을 희생하며 형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하지만 그 순간 문영의 목소리가 슬쩍 끼어든다. "위선자."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그려내는 문영이라는 캐릭터는 착하다거나 누군가를 위해 희생을 한다거나 하는 그런 동화적인 이야기나 삶에 대해 위선이라 말하는 인물이다. 그는 마치 잔혹동화 같은 인물이다. 기존 동화가 건네는 지배적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맞서는 인물. 우리는 그 동화의 메시지를 저도 모르게 내면화하며 그것이 응당 해야 할 '착한 삶'이라 여기지만 문영은 그것이 위선일 수 있다 말하는 인물이다.

 

드라마는 그래서 실제 정신 질환을 가진 인물들을 매회 에피소드로 소개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막내아들이지만 조증을 가져 노출증 성향을 보이는 환자가 병원을 탈출해 아버지의 유세장에서 난동을 부리는 이야기에서도 문영이라는 인물의 역할은 분명하게 그려진다. 그는 그 환자를 유세장까지 데려와서는 "우리 여기서 놀자"고 말한다. 단상에 오른 환자는 자신이 그간 아버지에게 당해왔던 일들을 토로한다. 좀 모자라게 태어난 것뿐이지만 "공부 못한다고 때리고, 이해 못한다고 무시하고 말썽 핀다고 가두고" 했다는 것. 자신도 자식인데 하도 투명인간 취급을 해서 제발 나 좀 봐달라고 미쳐 날뛰다가 진짜로 미쳐버렸다는 것이었다.

 

환자를 잡으러 왔던 강태는 그의 말을 듣고는 충격을 받은 듯 멈춰 서 버린다. 그래서 그의 옆으로 다가온 문영에게 "나 그냥 너랑 놀까?"라고 하는 말에는 자신 또한 억누르며 살아왔고, 그래서 어쩌면 미쳐버릴 것 같은 그 삶의 버거움이 묻어난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사실 문영 같은 캐릭터는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보긴 어렵다. 아마도 그 역시 어린 시절 겪었던 부모와의 불행한 과거가 현재의 그 같은 캐릭터를 만들었겠지만, 그의 말과 행동은 우리가 흔히 '사이코'라고 폄하하기도 하는 그런 정도의 과함이 담겨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의 힘은 바로 이처럼 조금은 과격하게 자신을 몰아붙이는 문영이라는 캐릭터에서 나온다. 그는 스스로에게도 또 세상에서 미쳤다고 흔히 치부되는 이들에게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다소 과하게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에 긴장감을 유지하게 만들어주고 그래서 몰입하게 해준 건 서예지의 연기와 박신우 감독의 연출 덕분이다. 서예지는 다소 과할 수 있는 이 문영이란 인물에 자신을 완전히 몰입시킴으로써 시청자들도 빠져들게 만드는 힘을 부여하고 있고, 박신우 감독은 마치 디즈니의 영화를 보는 것만 같은 숲속 문영의 저택을 통해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처럼 잔혹동화 같은 드라마의 색깔을 제대로 그려내고 있다.

 

과연 문영은 강태의 굳게 닫힌 마음을 열고 함께 놀 수 있을까. 또 강태는 문영이 과거 겪었던 끔찍한 악몽으로 남은 기억들을 따뜻하게 끌어안아 줄 수 있을까. 그들의 변화에 감정이입하게 되는 건 우리 모두 만만찮은 현실 속에서 저마다 꾹꾹 눌러놓은 상처나 감정 같은 것들이 존재하기 때문일 게다. 그래도 괜찮다고 다독이는 드라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는 것.(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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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7.02 15:04 BlogIcon 드라마다시보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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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박민영과 문정희의 흐린 삶 좋아지기를 바란 건

 

“넌 따뜻한 게 뭔 줄 아니? 그녀가 물었고 난 대답했다. 내 차가운 손이 너의 차가운 손에 닿아 우리 둘 다 뜨거워지는 것이라고. 외로움이 외로움을 만나 아늑함이 되고 슬픔이 슬픔을 만나 기쁨이 되고 서늘한 바람이 서늘한 바람과 부딪쳐 포근한 눈이 되는 것이 바로 따뜻한 것이라고.”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에서 심명여(문정희)는 차윤택(황건)의 책에 써진 글귀를 읽는다. 그 글귀는 이 드라마가 그리려한 슬픔과 따뜻함의 정체를 잘 드러낸다.

 

아버지는 상습적인 폭력을 엄마에게 휘둘렀고, 그걸 목격한 이모 심명여는 두려움 끝에 엑셀을 밟아 그 아버지를 죽게 했다. 엄마는 대신 감옥에 갔고 이모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스스로를 벌주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 모든 사실을 심명여가 쓴 소설을 통해 알게 된 목해원(박민영)은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유일하게 의지했던 심명여가 아빠를 죽였다는 사실이 그렇고, 그토록 증오했던 엄마가 사실을 숨긴 채 살아왔다는 사실이 그러했다. 살인자의 딸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무채색의 시절을 버텨내며 살아야 했던 목해원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이다.

 

하지만 굳이 자수해 지은 죄에 대한 벌을 받겠다는 심명여의 말에 목해원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감정에 빠져든다. 아빠를 죽였고 그걸 속여 왔다는 사실에 분노하면서도 이모가 얼마나 괴롭게 스스로를 자책하고 자신을 보듬으려 했는지를 목해원은 잘 알기 때문이다. 방황하다 술에 취해 쓰러진 목해원을 데려다 재운 김보영(임세미)은 그에게 의외의 이야기를 한다.

 

“무엇이든 오래 되다보면 흠도 생기고 상처도 생겨. 완전무결한 관계는 없다고 생각해 금이 가면 좀 어때. 상처 좀 주고받으면 그건 또 어때? 우린 다 완벽하지 않아. 그래서 서로한테 미안해야 될 일들을 만들고 또 사과하고 다시 고치고 그러면서 사는 거야. 내가 너한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기는 했지만 난 정말 다시 기회를 얻고 싶었어.”

 

그건 과거 ‘살인자의 딸’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게 해서 목해원에게 큰 상처를 주었던 김보영의 진심어린 마음을 담은 말이지만, 그 이야기는 심명여와 자신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완벽하지 않은 삶. 그래서 사과하고 고치면서 사는 삶.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어도 다시금 기회를 갖고 싶은 그런 삶.

 

그 이야기가 준 울림 때문이었을까. 목해원은 심명여에게 자수하지 말라 말한다. “이모. 난 이모가 좀 미워. 내가 아플까봐 그런 거였다니. 난 사실 그 말을 들으면 이모를 이해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난 아직도 이모를 이해할 수 없어. 가족이라면 같이 아파해도 된다고 생각하거든 난. 같이 아프자 이모. 자수하지 마.” 같이 아프자고 했지만 목해원은 심명여를 더 이상 예전처럼 보기 어렵다며 떠나겠다고 결심한다.

 

그래서 사랑하게 된 은섭(서강준)을 찾아가 이별을 이야기한다. 은섭은 자신이 시크릿 다이어리에 써 놓은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해원의 이별을 받아들이지만, 곧바로 굿나잇 책방 문을 닫고 산 속 오두막으로 간다. 그리고 차디찬 아궁이에 불을 붙이고 늘 그래왔다는 듯이 아픔을 홀로 견뎌내려 한다. 참다못해 책방에 갔다가 문이 닫힌 걸 알고는 한 달음에 오두막으로 달려온 해원은 은섭의 품속으로 뛰어든다.

 

어쩌면 이토록 슬플 수가 있을까. 오랜 만에 보는 진짜 멜로의 감성이 아닐 수 없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차윤택의 문장에 담겨진 차가운 손이 차가운 손을 만나고 외로움이 외로움을 만나고 슬픔이 슬픔을 만나며 서늘한 바람이 서늘한 바람을 만나 만들어내는 따뜻함을 그려내고 있다. 목해원과 심명여의 만남이 그렇고, 심명여와 차윤택이 만남이 그러하며 목해원과 보영의 만남 또한 그러하다.

 

이러한 감성을 이 드라마는 계절과 날씨의 변화에 빗대 풀어냄으로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촉촉이 건드린다. 진실이 밝혀지는 대목에서 폭풍처럼 몰려 닥치는 빗줄기들이 추적추적 쏟아진다면, 한참을 울고 난 후 화면은 촉촉이 젖어있는 거리의 물빛을 담아낸다. 비가 개인 후 돌아오는 목해원의 얼굴에는 여전히 아프지만 단단해진 마음이 느껴지고, 임은섭이 고통을 홀로 삼키려 간 오두막을 향해 달려가 한 달음에 포옹하는 그 장면에서는 마치 서늘한 바람이 서늘한 바람을 만나 포근한 눈이 되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그렇게 계절이 흘러간다. 추운 겨울에 이 마을에 들어왔던 목해원은 이제 봄이 왔다고 말한다. 그건 자신이 떠날 때가 됐다는 의미다. 그 겨울에서 봄 사이에 목해원은 차가웠고 외로웠고 슬펐고 서늘했지만, 다른 이들 역시 자신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되면서 따뜻했다. 거기에는 자신이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엄청난 진실의 시련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계절은 흐르고 있었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목해원과 임은섭의 비극적인 가족사와 그럼에도 두 사람이 서로를 보듬어주는 그 위로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실 그 비극은 그들이 만든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거부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그저 벌어진 것이다. 그런 비극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낼 수 있을까에 대해 드라마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이, 그런 비극 또한 계절이나 날씨 같은 거라고. 때론 궂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차차 좋아질 거라고. 그래서 헤어졌던 연인들과 가족은 다시 찾아가기 마련이라고. 날씨가 좋아지면.(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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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캐스팅’, 취지와 출연자 모두 좋은데 연출이 이래서야

 

‘앙상블이여, 주인공이 되어라!’ 아마도 이 문구를 본 앙상블이라면 누구나 가슴이 설레지 않았을까. tvN <더블캐스팅>은 그 취지가 너무 좋다. 뮤지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들이지만, 주인공에 가려 그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 앙상블을 위한 오디션.

 

수 년 간을 앙상블로 활동해온 출연자들은 기회가 없었을 뿐, 충분한 실력을 갖춘 인물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더블캐스팅>의 무대에 오른 몇몇 출연자들은 이미 ‘준비된’ 주인공들이라는 확신을 주기에 충분하다. 예를 들어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의 타이틀곡을 불러 호평을 받은 나현우는 <락 오브 에이지>의 ‘Wanted Dead or Alive’로 무대를 연출하는 모습까지 보여준 바 있다.

 

주크박스 뮤지컬 오디션에서 산울림의 ‘그대 떠나는 날 비가 오는가’를 부른 김지온이나 김광석의 ‘사랑했지만’을 부른 작은 거인 임규형, 남다른 연기 몰입을 보여줘온 정원철이나 무대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윤태호 같은 인물들도 충분히 자신이 준비된 주인공이라는 걸 보여줬다.

 

하지만 이런 좋은 취지에 괜찮은 출연자 구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블캐스팅>은 시청률이 1%대(닐슨 코리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간대가 토요일 밤 10시40분이라는 다소 늦은 시간이라 불리한 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더블캐스팅>의 부진에는 이런 좋은 출연자들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연출의 아쉬움도 큰 몫을 차지한다.

 

너무나 작게 느껴지는데다 심사위원들과 출연자 사이의 거리도 좁아 전혀 무대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공간은 출연자들이 공연을 한다기보다는 진짜 오디션을 보러 온 느낌을 준다. 물론 이 프로그램은 오디션 형식을 갖고 있지만, 그럼에도 출연자들을 빛나게 하기 위해서는 그 무대가 마치 공연을 하는 듯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해줘야 마땅하다. 심사위원 앞에서 캐스팅되기 위해 오디션을 보는 것이 프로그램의 콘셉트라고 해도 무대 자체는 충분히 주목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무대 연출의 문제를 가장 크게 드러낸 건 듀엣 미션에서였다. 나름 대결구도를 내세워 양측에 계단을 마련하고 함께 듀엣을 한 출연자들 중 캐스팅된 1인이 그 계단을 올라 맨 위에 액자처럼 된 공간에서 포즈를 취하는 무대 연출의 의미는 충분히 이해된다. 그건 앙상블에서 주인공이 되기 위해 오르는 계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듀엣 미션은 단지 대결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낸 무대의 하모니가 주는 감동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하모니를 통해 감동적인 듀엣 무대를 선보인 그들 중 한 명을 캐스팅해 저 위로 올려 보내고 떨어진 자가 그를 올려보는 장면은 여러모로 하모니의 훈훈함을 깨뜨리는 무대 연출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런 연출 이후 계단을 내려와 함께 나가며 훈훈한 광경을 보여주긴 하지만, 무대 자체가 만들어낸 승패의 분명한 단절은 그리 효과적인 연출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심사위원들이 캐스팅 여부를 밝히는 그 과정도 매끄럽다 보기 어렵다. 즉 다섯 명의 심사위원이 한 명씩 돌아가며 캐스팅 여부를 밝히는 방식은 앞에서 한 다른 심사위원의 결정이 다음 심사위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어째서 동시에 캐스팅 여부를 버튼을 통해 누르고 한꺼번에 보여준 후 그 이유를 밝히게 하지 않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렇게 해야 좀더 타인의 영향 없는 소신 있는 캐스팅이 가능해지지 않았을까.

 

주크박스 뮤지컬 오디션에서도 이런 캐스팅 방식은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올 캐스팅 되어야 합격할 수 있는 룰에서 순차적으로 캐스팅 여부를 밝힌다는 건, 앞 부분에서 한 사람이 캐스팅을 하지 않게 되면 다른 사람의 여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되어버린다. 그래서 프로그램은 의도적으로 캐스팅한 사람을 먼저 발표하게 하고 캐스팅하지 않는 사람을 뒤에 배치하지만 역시 긴장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더블캐스팅>은 애써 용기 내어 출연한 실력 있고 매력 넘치는 출연자들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효과적이지 않은 연출 때문이다. 무대도 그렇고 캐스팅 방식에서도 아쉬움이 크다. 만일 가능하다면 지금이라도 좀 더 이 멋진 출연자들을 제대로 선보일 수 있는 연출방식으로 변화를 꾀할 수는 없는 걸까.(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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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으면', 이 시국에 시골 힐링 멜로에 더 눈길 가는 이유

 

"겨울이 와서 좋은 이유는 그저 한 가지.
내 창을 가리던 나뭇잎이 떨어져 건너편 당신의 창이 보인다는 것.
크리스마스가 오고, 설날이 다가와서 당신이 이 마을로 며칠 돌아온다는 것."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북현리 굿나잇 책방을 운영하는 임은섭(서강준)의 목소리로 목해원(박민영)에 대한 그의 마음을 담는다. 책방 창가에서 버드나무 가지 너머로 보이는 호두하우스. 그 곳이 서울살이에 지친 목해원이 도망치듯 떠나와 지내게 된 그의 이모네 펜션이다. 추운 겨울 그는 큼지막한 트렁크를 끌고 북현리의 굿나잇 책방을 지나 호두하우스로 오르는 언덕길을 올라갔다. 그의 마음도 겨울이었다.

 

그가 언덕길에 나타났을 때 임은섭은 겨울철 논을 얼려 운영하는 부모님의 스케이트장에서 그를 봤다. 아닌 척 애썼지만 그는 오래 전부터 목해원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어딘가 춥디 추운 계절을 마음 한 구석에 숨기고 살아온 듯한 목해원을 은근히 따뜻하게 데워주는 임은섭은 녹여낼 수 있을까. 겨울을 버티는 버드나무에 봄볕이 내려앉듯이.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문학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드라마다. 굿나잇 책방이라는 카페 겸 책방이 떠올리게 하는 감정들이 그렇고, 거기서 마을 사람들이 모여 시를 낭송하는 모임이 그러하며, 늘 선글라스를 벗지 않고 살아가는 한 때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이모 심명여(문정희)의 미스터리한 신비감이 그렇다.

 

물론 목해원과 임은섭이 함께 가게 된 동창회에서 만나게 돈 이장우(이재욱) 같은 친구들과의 유쾌한 시간들과, 은섭을 “야”라고 부르며 친구처럼 대하는 동생 임휘(김환희) 같은 발랄함과 가족애가 뚝뚝 묻어나는 은섭의 부모 임종필(강신일), 윤여정(남기애)의 따뜻함이 드라마에 부여하는 기분 좋은 느낌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그것보다 먼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이 문학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드라마를 더더욱 감각적이고 감정적인 포인트들을 살려 연출해내는 한지승 감독의 영상이다. 추운 겨울의 바깥 풍경이 스산함을 부여할 때, 굿나잇 책방에서 따뜻한 커피를 내려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는 장면은 그 대비효과 때문에 차가움과 따뜻함이 화면 밖으로 튀어나와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런 곳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면 저절로 마음이 열릴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홀로 굿나잇 책방을 지나 호두하우스로 걸어 올라갈 때의 목해원이 추운 겨울 홀로 걸어가는 쓸쓸함을 차갑게 담아낸다면, 어두운 밤 손전등으로 목해원이 가는 길을 따라 배웅하며 함께 걸어가는 임은섭의 장면은 가로등마저 따뜻한 느낌으로 영상에 담긴다. 비 내리는 밤 풍경의 스산함 다음에 문 두드려 들어가게 된 굿나잇 책방의 커피 한 잔이나, 그 손님 없는 책방에서 아르바이트랍시고 홀로 고적하게 책을 읽다 문득 창문을 열었을 때 왈칵 다가오는 바깥 저편 스케이트장에서의 소음들은 시청자들의 감성을 건드린다.

 

이런 영상 언어들이 주는 감정을 건드리는 감각적 연출들은 이 드라마가 갖고 있는 문학적 감수성을 배가시킨다. 아마도 도시에서 번잡하게 버텨내고 있는 많은 이들이 이 드라마의 한적함을 보며 어떤 위로를 받지 않을까. 그것은 한적해보여도 거기 담겨지는 마음과 감정들이 영상 언어를 통해 충분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봄은 성큼 다가왔지만 마음은 스산한 겨울이다. 이런 시국에 드라마에 눈이 갈까 싶지만, 그래서인지 이 드라마의 다소 고적하고 정적인 풍경 속에서의 편안함과 아늑함, 그리고 따뜻함은 그 자체로 우리의 마음을 다독이는 면이 있다. 임은섭이 책방 이름을 ‘굿나잇’이라 붙인 이유로 제시된 고교시절 그가 써놓은 글귀가 유난히 도드라져 보인다. ‘잘 자는 건 좋은 거니까. 잘 일어나고 잘 먹고 잘 일하고 쉬고 그리고 잘 자면 그게 정말 좋은 인생이니까. 그러니 모두 굿나잇.’(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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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억의 여자’, 조여정과 ‘동백꽃’ 후광만 남은 드라마 되어간다는 건

 

점점 드라마가 산으로 간다. 99억이라는 돈을 두고 벌어지는 쟁탈전이 가히 점입가경이다. 돈 가방이 정서연(조여정)의 손에서 이재훈(이지훈)에게로 또 윤희주(오나라)에게 가더니 다시 김도학(양현민)으로 갔다가 레온(임태경)이 깔아놓은 판 위에서 결국에는 홍인표(정웅인)에게 가게 됐다. 사실 이야기가 너무 들쑥날쑥 이고 돈 가방을 두고 벌이는 쟁탈전이 마치 예능 프로그램 게임하듯 돌아가다 보니 이젠 어디로 가도 그다지 감흥이 없다. 어쩌다 KBS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는 이 지경이 된 걸까.

 

돈 가방이 왔다 갔다 하는 와중에 사람들은 죽어가고 처음에는 주먹질을 하던 액션이 이제는 버젓이 총질을 하기 시작했다. 국내 장르물들도 이제 심심찮게 총을 쓰는 경우들이 적지 않지만, <99억의 여자>에서 갑자기 총이 등장해 서로 쏘고 맞고 피하는 장면들은 어딘지 잘 어울리지 않는다. 불법 도박사이트가 연관된 조폭들이 등장하지만 그래도 저렇게 총질을 아무렇게나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차량 사고에 불까지 붙어 전소되는 상황에서도 그 흔한 경찰차 하나 등장하지 않는다. 이 드라마가 얼마나 개연성이 떨어지고 자의적으로 굴러가고 있는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억지로 이야기를 끼워 맞추다 보니 연기 잘하는 연기자들도 때론 난감하게 보일 때가 많다. 돈 가방을 찾아 차를 타고 추격하던 정서연이 엉뚱하게 총에 맞아 피 흘리고 있는 레온을 발견하고 그를 외면하지 못한 채 병원에 데려가는 상황은 그렇다 쳐도, 총에 맞은 레온이 뺑소니를 당했다는 말을 믿는 정서연이나 그렇게 피 흘리면서도 난감하게 “이름이 뭐냐”고 묻는 레온도 생뚱맞기 이를 데 없다. 그건 향후 레온이 자신을 구해준 이가 다름 아닌 자신이 죽인 백승재(정성일)의 이복동생이라는 걸 알게 하기 위한 작가의 무리한 설정이다.

 

아마도 작가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반전이 어떤 놀라움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주려면 그만한 촘촘한 개연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개연성 없이 빠른 속도로 이야기를 틀기 시작하면 반전이 아니라 그저 급한 전개가 되어버린다. 시청자들은 전혀 몰입하고 있지 않은데 작가만 저 앞에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을 우리는 막장드라마에서 많이 봐왔다. <99억의 여자>는 어째서 그 길을 따라가게 됐을까.

 

애초 <99억의 여자>는 꽤 기대감을 만들어준 게 사실이다. 처음 2회 정도까지는 그랬다. 적어도 정서연이라는 여자가 처한 상황에 공감 가는 바가 있었고 그 연기를 다름 아닌 최근 ‘기생충’으로 뜨거워진 조여정이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시간대 전작이었던 <동백꽃 필 무렵> 만들어낸 후광효과도 적지 않았다. KBS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 아무리 조여정이라고 해도 또 <동백꽃 필 무렵>의 후광을 입고 있다고 해도 작품이 따라주지 않으면 졸작이 될 수밖에 없다는 걸 <99억의 여자>는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주인공인 정서연의 캐릭터가 흔들리는 건 치명적이다. 남편 홍인표의 상습적인 폭력으로부터 벗어나려 했던 게 정서연이 집을 나선 이유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돈 쟁탈전이 본격화되면서 이야기가 복잡하게 꼬였고 어쩌다 보니 정서연과 홍인표가 나란히 앉아 함께 돈 가방을 뺏기 위해 공조하는 상황까지 만들어졌다. 물론 돈에 대한 욕망이 인물을 그렇게까지 변화시킨 것이라 말하고 싶겠지만 주인공이 그렇게 휘둘리거나 흔들리면 그에 대한 연민이나 공감대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결국 <99억의 여자>는 조여정과 <동백꽃 필 무렵>의 후광만 남은 드라마가 되어가고 있다. 연기자들은 그나마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만, 대본과 연출은 대략난감이다. 작품이 받쳐주지 않으면 그 어떤 명 연기자도 어찌할 수 없다는 걸 안타깝게도 이 드라마는 증명해주고 있다.(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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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파괴력의 원천은 그 리더십에 있다

 

매회가 쫀쫀하다. 스토리에 빈 구석이 없고 버릴 것도 없다. 게다가 그 스토리를 200% 몰입하게 만드는 연기와 연출이 있다.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를 보다 보면 작금의 달라진 드라마의 성공방정식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성공방정식의 정점은 야구라는 구체적인 세계에서 가져온 리얼한 이야기를 지극히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바로 그 지점이 아닐까 싶다. 그걸 가능하게 해준 건 백승수(남궁민)라는 개혁가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다.

 

<스토브리그>가 주목되는 건 현실감이 느껴지는 스토리다. 그 스토리는 당연히 철저한 취재를 통해 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이 작품을 쓴 이신화 작가는 꽤 오래도록 사전 취재를 했다고 한다. 공개된 자문위원만 18명에 이른단다. 물론 실제 자문을 받은 인물들은 더 많았을 게다. 야구라는 특정 전문적 영역을 다루면서 정확한 사전 정보는 필수일 수밖에 없다. 꼼꼼한 취재 덕분인지 <스토브리그>는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기도 하는 리얼한 사건들을 순차적으로 다루며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첫 번째 스토리는 프랜차이즈 스타의 트레이드를 다뤘고, 두 번째 스토리는 스카우트 과정에서 벌어지는 비리를 다뤘다. 그리고 세 번째 스토리는 용병 스카우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과 그 과정에서 병역을 기피하고 미국으로 귀화해 스타 메이저리거가 됐지만 부상으로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선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건 취재를 통해 가져온 야구계에서 벌어지는 사건 소재들을 작가가 보다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이 작품은 프로야구 팀 드림즈를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야구드라마이면서 동시에 오피스드라마에 가깝다. 야구를 잘 아는 시청자들은 좀 더 깊게 이야기를 즐길 수 있지만, 모르는 시청자라도 보편적인 오피스드라마로 충분히 즐길 수 있게 구성해 놓았다.

 

오피스드라마의 관점으로 보면 작가가 이 야구소재의 드라마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건드리려는 의도가 역력히 드러난다. 백승수(남궁민)라는 새로운 단장이 만년 꼴찌팀인 드림즈에 부임해 개혁을 통해 팀을 성장시키는 이야기. 부진한 성적은 단지 선수들의 실력만이 문제가 아니라 팀 전체가 굴러가는 시스템의 고질적 병폐 때문이라는 걸 전제로 깔고 있다. 백승수라는 시스템 개혁가는 그래서 우리네 사회의 어떤 조직에서도 통용되는 보편적인 현실과 리더십을 담아낸다.

 

백승수라는 리더십에 대해 시청자들이 몰입하는 건, 우리네 사회 현실에서 느껴지는 고질적 병폐들에 대한 개혁에 대한 갈증 때문이다. 드림즈라는 팀 안을 들여다보면 임동규(조한선) 같은 팀 전체가 아닌 개인의 이득만을 추구하는 선수도 있고, 고세혁(이준혁) 같은 스카웃 비리를 저지르는 팀장도 있다. 구단주의 조카인 권경민(오정세)은 적자가 누적된 팀을 은밀하게 해체시키려 한다. 이철민 수석코치(김민상)와 최용구 투수코치(손광업)는 팀을 위해 화합하기보다는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파벌싸움의 각을 세운다. 이러니 잘 될 턱이 없다.

 

드림즈를 우리네 사회나 특정 집단의 축소판으로 본다면 이 드라마는 어째서 그 사회나 집단이 바람직한 모습을 갖지 못하는가를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적인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단장이라는 그 위치에서 공정한 시선으로 문제를 들여다보며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는 판관의 역할을 하는 백승수는 그래서 우리네 사회에서 어쩌면 가장 필요한 존재처럼 여겨지는 면이 있다.

 

최근 들어 검찰 개혁이니 적폐청산이니 하는 이야기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건 그런 시스템의 병폐를 이제는 일소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파벌 없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반대에도 불구하고 논리와 데이터로서 설득해가며 시스템을 개혁하는 존재로서의 백승수. 그 리더십에 시청자들이 몰입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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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된 남자’의 성공비결, 파격을 끌어안은 연출과 연기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가 종영했다. 결론은 해피엔딩. 왕이 된 광대 하선(여진구)을 위협하던 진평군(이무생)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이규(김상경)의 칼에 맞고 대비(장영남)에게 버려져 처참한 죽음을 맞이했고, 신치수(권해효)는 하선의 칼에 죽었으며, 대비 역시 하선에 의해 폐모된 후 사약을 받았다. 하선은 기성군(윤박)에게 선위하고 궁을 떠났고, 대비의 원수를 갚으려는 무리들에게 공격을 받았지만 끝까지 그를 지킨 장무영(윤종석)의 희생으로 목숨을 지킬 수 있었다. 그리고 2년 후 중전 소운(이세영)과 꿈같은 재회를 한 하선은 함께 손을 잡고 갈대밭을 걸어 나갔다. 

하선이 모든 궁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본래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는 엔딩이었지만 다소 급하게 마무리된 듯한 느낌을 주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건 <왕이 된 남자>라는 사극이 가진 파격이 워낙 컸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파격은 이 드라마가 가진 장점이자 취약점이기도 했다. 다행스러운 건 이 취약점을 드라마의 연출과 연기가 장점으로 바꿔놓았다는 것. 

<왕이 된 남자>가 파격인 건, 원작인 영화 <광해>와 너무나 다른 길을 걸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작 영화 <광해>는 제목부터 실존 임금의 이름을 붙였기 때문에 스토리 전개에 있어 지켜야할 역사적 사실의 선 같은 게 존재했다. 그래서 다소 안전한 선택 안에서 영화적 재미를 만들었던 것. 하지만 드라마 <왕이 된 남자>는 달랐다. 실존 임금의 이름을 떼어내고 역사와 거리를 두면서 드라마는 원작과는 다른 파격의 길을 걸었다. 

그 첫 번째 파격은 실제 왕을 죽이는 신하의 이야기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광대를 진짜 왕으로 옹립시키고, 자신이 꿈꾸던 정치를 펴려는 이규의 욕망은 어찌 보면 ‘왕위 찬탈’과 ‘국정 농단’의 하나로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주인공인 하선이나 이규의 이런 파격적인 선택이 부정적인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그만한 연출과 연기가 더해져야 가능한 일이다. 

다행스럽게도 이 파격은 여진구의 폭군과 선한 광대를 넘나드는 연기와 김상경의 잔혹한 선택 뒤에 존재하는 백성을 위한 마음을 이해시키는 연기를 통해, 또 김희원 PD 특유의 유려한 연출을 통해 시청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었다. 

두 번째 파격은 하선이 광대라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신치수나 대비 앞에서 당당히 대적해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하선은 조금씩 광대놀음에서 진짜 왕이 되어가는 면모를 보여줬고, 그래서 중전 소운의 마음도 또 이규의 마음도 얻었다. 이런 파격적인 변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든 것 역시 연기와 연출의 힘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파격은 엔딩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모든 일들이 정리되고 선위한 후 궁을 떠나는 하선의 이야기가 그렇다. 그것 역시 지금껏 그 어떤 사극에서도 보기 힘든 파격이었지만 의외로 선선히 받아들여졌다. 물론 너무 많은 파격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정리하는 마지막회의 안간힘은 다소 급하게 돌아간 느낌을 줬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마무리를 해냈다는 건 나름의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파격은 자칫 잘못하면 사극이 가진 유려한 틀을 깨버리는 취약점이 될 위험성이 있었다. 파격적 사건들이 마구 전개되다 보면 마치 막장 같은 뉘앙스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왕이 된 남자>의 파격은 그렇지 않았다. 그것을 실제처럼 몰입감 높게 연기해준 연기자들이 있었고, 이를 튀지 않고 우아하게 그려낸 연출이 있었다. 따라서 파격은 취약점이 아니라 극성을 높여주는 강점으로 바뀌었다. 

이헌(여진구)이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하선에게 “제대로 놀지 못하겠느냐?”하고 일갈하던 장면을 떠올려보면, 이 드라마는 확실히 한 판 제대로 논 듯한 인상을 준다. 진짜는 아니지만 진짜 같았고, 그래서 진짜였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만들 정도로 잘 논 한 판. 이건 어쩌면 이제 사극 같은 ‘역사’를 갖고 ‘노는’ 드라마들이 취해야할 선택이 아닐까 싶다. 파격이라도 어떻게 잘 노느냐에 따라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아끌 수 있으니.(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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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억 들인 '극한직업', 코미디의 진수이지 진수성찬

제작비 65억을 들인 영화 <극한직업>이 157억을 투입한 <스윙키즈>나 160억을 쏟아 부은 <마약왕>보다 더 잘 나간다. <스윙키즈>는 기대와 달리 140만 관객에 머물렀고, <마약왕>도 180만 관객에 그쳤다. 하지만 <극한직업>은 단 6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항간에서는 1천만 관객 영화가 탄생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영화의 완성도로 흥행이 갈렸다고 말하긴 어렵다. 장르 자체가 다르고 흥행에서는 저조했지만 <스윙키즈>나 <마약왕>도 꽤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건 지금의 관객들이 원하는 코드가 무엇인가다. 관객들은 웃음을 원했고, <극한직업>은 말 그대로 웃음을 주기 위해 대본, 연출, 연기 모두가 혼신의 힘을 다한 면이 있었다. 그러니 잘 될 수밖에.

<극한직업>은 일단 마약반 5인방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부터가 예사롭지 않은 웃음기를 머금고 있다. 어딘지 짠내 나는 가장 고반장(류승룡)은 뭘 해도 잘 안되는 그 현실감으로 웃음을 주고, 뭐 하나 잘 하는 것 없어 보이지만 의외로 다방면에 능력이 좋은 마형사(진선규)는 그 반전매력의 웃음을 준다. 미모 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 망가짐으로 지금까지 봤던 모습을 모두 잊게 만드는 이하늬가 연기하는 장형사 캐릭터나, 항상 진지한 모습으로 이 엉뚱한 팀원들을 황당해하며 바라보는 영호(이동휘) 그리고 열정만 좋은 막내 재훈(공명) 모두 웃음 폭탄이 준비된 인물들이다.

게다가 재기발랄하기로 이미 유명한 각본가이자 연출자인 이병헌 감독은 잠복수사를 위해 인수한 치킨집이 의외의 대박을 친다는 상황으로 빵빵 터지는 웃음을 제공한다. 마약반 형사로서 별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그들이 마형사의 집안 레시피라는 갈비양념을 더한 치킨으로 대박을 내는 상황이 벌어지고, 그래서 형사인지 치킨집 종업원들인지 헷갈리게 되는 그 반전의 코미디를 그려낸 것.

수원의 왕갈비 레시피와 통닭을 섞어 ‘수원왕갈비통닭’이 탄생하는 것처럼, 영화는 언뜻 비슷한 듯 다른 것들을 섞음으로써 만들어지는 재미와 흥미를 뽑아낸다. 마약반이 등장하는 형사물에 치킨집을 소재로 하는 창업 성공담을 더함으로써 잠복근무하는 형사들이 가진 긴장감과 진지함은 번번이 이를 배반하는 멘트와 행동, 상황들로 반전의 코미디를 연출한다. 치킨집 프랜차이즈를 통해 마약을 전국적으로 운반하려는 이야기는 황당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맛있는 음식에 ‘마약 치킨’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의 풍자적 코드라는 걸 알아차리면 웃음이 나는 식이다.

빵빵 터지는 웃음에 후반으로 가면 액션이 더해져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극한직업>은 무엇보다 이 코미디 연기에 마치 목숨을 건 듯한 연기자들의 명연기가 더해져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코미디 연기란 울면서 웃길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정확히 보여주는 류승룡이나, 웃길 수 있다면 미모 따위는 던져버린 이하늬, 무엇보다 이 작품을 통해 그 다양한 진가를 발견하게 만든 진선규, 진지한 실제 형사 연기로 웃음을 만드는 이동휘와 과장된 캐릭터를 선보인 공명이 그 주인공들이다.

참 웃을 일 없는 현실이라, 진지하기보다는 한 두 시간 정도 아무 생각 없이 웃고픈 관객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극한직업>은 이런 관객들의 정서를 정확하게 짚어냄으로써 남다른 ‘웃음의 강도’로 승부한 것이 주효했다고 보인다. 물론 영화 전편에 깔려있는 소상공인들의 ‘목숨 걸고 영업하는 절박함’이 경제도 어려운 지금 같은 시기의 관객들에게 따뜻한 공감대를 주고 있다는 사실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공의 이유가 아닐 수 없다.(사진:영화'극한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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