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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블랙스완’, 예술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느꼈어요. 저는 완벽했어요.” 니나(나탈리 포트만)가 무대 마지막에 이런 얘기를 건넬 때 아마도 대부분의 관객들도 똑같이 느꼈을 것이다. 그 완벽함에 대한 전율을. ‘블랙스완’. 발레를 소재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제목처럼 백조가 아닌 흑조를 다룬다. 그러니 발레라는 백조의 겉모습을 생각하고 극장문을 들어선 관객이라면, 그 충격적인 흑조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할 지도 모른다. 휴먼드라마 같은 장르를 기대했다면, 심지어 공포에 가까운 파격적인 영상으로 주인공의 이상 심리를 포착한 이 작품을 과잉으로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예술의 겉면이 아니라 그 뒷면을 경험하거나 목도한 적이 있는 관객이라면 그 소름끼치게 충격적인 장면들에 두려움을 느끼..
‘베바스’와 ‘바람의 화원’의 초현실적인 연출력 “눈 뜨지 마세요. 자 어디선가 새소리가 들립니다. 졸졸졸졸 시냇물 소리도 들립니다. 나뭇가지 사이를 파고드는 따스한 햇살도 느껴집니다. 다람쥐가 지나가는 바스락 소리도 들리고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옵니다. 그 바람에 섞여서 상쾌한 풀잎 향기도 느껴집니다.” 강마에(김명민)의 말소리에 귀 기울이며 눈을 감은 단원들의 모습이 비춰지고 살짝 살짝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거길 지나가는 새 한 마리가 보이더니 단원들은 어느새 평원에 앉아있다. 이어 들리는 강마에의 목소리. “느껴지세요. 여기는 사람의 때가 묻지 않은 새로운 세계입니다. 넬라 판타지아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보이지 않는 소리를 보이게 하는 연출 MBC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