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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나

삼능삼무의 SBS, 그 탈출구는? SBS 드라마, 예능, 뉴스의 문제점과 해법 SBS의 최근 시청률 성적표(11월5일-11일 AGB 닐슨 집계)를 보면 특이한 점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전체 시청률 상위 20위권에 들어있는 SBS 프로그램은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18.7%)’가 11위에 랭크된 것을 빼고는 전부 드라마 일색이라는 점이다. ‘황금신부(23.5%, 5위)’, ‘왕과 나(20.2%, 8위)’, ‘조강지처클럽(14.1%, 14위)’, ‘아침연속극 미워도 좋아(13.6%, 18위)’가 그 드라마들이다. 물론 전체적으로 드라마가 대부분 상위 랭킹에 들어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각 방송사별로 몇몇 예능프로그램이 자리하고 있는 점을 보면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MBC는 ‘무한도전(21.9%, 7위)’, ‘황금어장(15... 더보기
‘왕과 나’는 왜 김처선을 버렸나 ‘여인천하’가 되어가는 ‘왕과 나’의 문제 정한수(안재모)의 소개로 궁에 들어와 엄귀인(이지현)을 만나는 설영(전혜빈)의 모습은 어딘지 낯이 익다. 엄귀인은 한명회의 뒷배를 받아 장차 교태전의 주인이 되려는 야심을 가진 인물. 충성을 맹세하는 설영의 모습에서 언뜻 ‘여인천하’ 정난정(강수연)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신분상승을 위해 못할 짓이 없는 이 여인네들로 인해 지금 ‘왕과 나’는 갑작스레 ‘여인천하’로 방향을 트는 느낌이다. ‘왕과 나’가 ‘여인천하’의 틀을 가져가고 있던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그것은 윤소화(구혜선)가 궁에 들어간 후부터 줄곧 인수대비(전인화)와 대결구도를 벌이면서 부터이다. 한명회와 손을 잡은 인수대비는 정실이 아닌 윤소화를 궁 밖으로 내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 이유들은 실.. 더보기
왕은 탄생하지 않는다, 만들어질 뿐 ‘이산’과 ‘왕과 나’가 왕을 그리는 방식 적어도 현재 방영되고 있는 사극에서라면 왕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산’의 이산(이서진)은 호시탐탐 자신을 노리는 노론들과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살아남아 왕이 될 수 있다. 주목할 것은 이 싸움 속에서 할아버지 영조(이순재)가 하는 역할이다. 그는 사사로운 정에 휩쓸려 이산을 보호해주기보다는 오히려 이산을 그 위험 속에 던져 넣는다. 기댈 곳 없는 이산은 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할 수밖에 없다. 반면 ‘왕과 나’에서는 그 양상이 다르다. 인수대비(전인화)의 치맛바람과 사실상의 권력을 쥐고 있는 정희왕후(양미경)의 수렴청정 속에서 성종(고주원)은 허수아비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기댈 곳 없는 왕실의 든든한 뒷배를 가지기 위해 인수대비는 .. 더보기
왕과 궁녀, 그들이 궁에 갇힌 이유 요즘 사극이 궁을 그리는 방식 지금까지 궁이라 하면 왕이 사는 선망의 장소를 의미했다. 하지만 최근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일련의 사극들은 궁을 더 이상 그런 장소로 그리지 않는다. ‘왕의 남자’에서 공길(이준기)은 “자유롭지 못하다면 천하를 가진 왕이라 하더라도 어찌 다 가진 것이라고 하겠습니까?”하고 말한다. 이 말은 비천한 광대들은 사방천지 못 갈 곳 없는 자유인이나, 천하를 가졌다 하는 왕은 궁이라는 공간에 유폐된 부자유인(不自由人)이란 뜻이다. ‘왕과 나’에서 궁은 그 너머에 살고있는 연인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왕이 되기 전인 어린 시절, 성종(고주원)은 궁 밖에서 윤소화(구혜선)를 알게되고 연모의 정을 갖게 된다. 자유롭게 정을 나누던 성종은 그러나 궁 안으로 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통제.. 더보기
‘왕과 나’의 나는 누구인가 김처선인가, 조치겸인가 ‘왕과 나’의 오프닝을 보면 등장인물들이 차례차례 나온다. 그 순서를 보면 김처선(오만석), 윤소화(구혜선), 성종(고주원)이 나온 연후에 조치겸(전광렬)이 등장한다. 이것은 이 드라마의 중심스토리라인이 김처선과 윤소화의 운명적 사랑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성종이 세 번째로 등장하는 것은 국내 사극으로서는 대단한 파격이다. 지금까지의 사극들은 대부분 왕을 첫 번째 자리에 놓고 드라마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즉 성종은 이 사극에서는 조연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 후에 등장하는 인물이 조치겸이다. 멜로 라인을 빼놓고 보면 조치겸은 사실상 이 사극의 뼈대를 형성한다. 김처선이 어머니를 잃어버리고 월화(윤유선) 밑에서 자라면서 내시양성소를 운영하는 소귀노파(김수미) 밑에서 일하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