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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풍수'의 부진, 지성에게 달렸다 , 주인공이 주목되지 않는 사극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드라마 공감] 는 올해 SBS가 야심차게 준비한 사극이다. 이미 이 기획이 방송가에 돌아다닌 것만도 5년여가 된 작품이라고 한다. 본래 좀 더 일찍 방영될 예정이었으나 늦춰지는 바람에 SBS의 다른 작품들이 대체 편성되기도 했다. 는 본래 그 대체 편성된 작품이었지만 ‘국민드라마’라는 호칭을 얻을 만큼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런데 정작 는 부진의 늪에서 좀체 빠져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시청자들은 무언가 확실한 끌림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대체 뭘까. 는 왕이 아니라 왕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기존 사극과는 궤를 달리 한다. 고려 말에서 조선 초로 이어지는 시대 상황에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는 .. 더보기
'광해', 이병헌 연기 다시 보인 이유 , 이병헌의 연기학 개론 왕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것일까. 아니면 자리가 만들어내는 것일까. 영화 가 던지는 질문이다. 왕을 연기하던 광대 하선(이병헌)은 그 얼굴이 똑같다는 이유로 광해(이병헌)에게 불려가게 되고 왕을 연기하게 된다. 그러다 어느 날 광해가 중독으로 쓰러지게 되자 허균(류승룡)은 하선을 당분간 왕의 자리에 앉히게 된다. 흥미로운 건 하선이 그 왕의 자리에 앉게 되면서 점점 왕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는 말은 아마도 가 가진 뭉클한 정치적 지점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일 것이다. 광해는 왕의 자리에 앉아 그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폭군의 면모를 보이지만, 그저 저잣거리에서 살아가던 민초 하선에게는 그런 것이 없다. 그는 지극히 상식적이다. 외척세.. 더보기
'뿌리', 이토록 인간적인 왕이라니 '뿌리', 자신과 싸워야했던 고독한 군주의 초상 '뿌리 깊은 나무'가 그리는 세종은 대단한 파격이다. 욕쟁이에, 똥지게를 지고, 개소리를 연구하는 왕. 게다가 어린 시절 아버지 이방원(백윤식)의 피의 정치를 보고 자라며 갖게 된 트라우마는 그를 정신분열의 상태로까지 몰아넣는다. 세종(한석규)이 젊은 세종(송중기)과 논쟁을 벌이는 이 셰익스피어 희곡 같은 장면은 이 왕의 깊은 내상을 밖으로 드러낸다. 아버지와는 다른 정치를 하려 했으나 그것이 얼마나 이상적이고 힘겨운 것인가를 실감하며 절망하는 세종의 내면이 이 장면에 압축되어 있다. 도대체 이 왕은 무엇이 그리도 괴로운 걸까. 일찍이 마방진 에피소드에서 상징적으로 제시되었듯이 세종은 왕 하나만을 남기고 필요하면 모두 제거해버리는 아버지 태종의 패도정치가 .. 더보기
명랑사극 '동이'가 꿈꾸는 통하는 세상 ‘동이’, 그 깨방정 숙종이 가진 의미 "여깁니다. 게중 가장 낮은 곳입니다. 냉큼 넘으세요." 동이(한효주)는 범인들이 있는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숙종(지진희)에게 담을 넘으라고 한다. 하지만 "난 담을 한 번도 넘어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숙종. 그런 숙종에게 변복을 한 그가 왕인 줄 모르는 동이는 "아니 다른 나으리께서는 글공부도 하기 싫어 담을 넘고 다니시는데, 나린 대체 뭘 하십니까?“하고 채근한다. 그러자 숙종은 ”내가 있는 곳은 담을 넘기엔 너무 높았다“고 말한다. 결국 ”담은 제가 넘을 테니 잠시 엎드려 주십시오“하고 청하고, 동이는 왕의 등을 밟고 담을 넘는다. ‘동이’에 등장한 이 짧은 에피소드는 이 사극의 초반 부진을 털어내며 세간에 화제가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왕의 모습은 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