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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의 큰 그림에 유재석도 펄펄 나는 까닭

 

“너는 공부하니? 깐족대는 거를 공부를 해?”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은 유산슬이 1집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금액을 정산하는 자리에서 은근히 자신을 놀리는 김태호 PD에게 웃으며 어이없다는 듯 그렇게 말했다. 방송사 출연료들을 다 합쳐서 120만 원 정도가 나왔다는 것. 109일간 일해 왔던 걸로 나눠보면 일당 약 1만 1,000원 정도였던 것.

 

김태호 PD는 총액 120만 원을 연탄은행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유재석 이름으로 연탄은행에 7년째 기부한 누적 금액이 4억 3,000만 원이라는 기사가 난 걸 보고 김태호 PD는 120만 원은 유산슬 이름으로 기부하겠다고 했다. 굳이 그렇게 나눌 필요가 있냐고 유재석이 묻자 유산슬이 나중에는 유재석을 따라잡을 수도 있다는 말로 유재석을 헛웃음 짓게 했다. 유재석은 “다들 좋아하셔서 뭐라 할 수도 없고 난감하네..”라고 했다.

 

그래도 막상 수익금이 기부된다는 사실에 기쁜 얼굴을 보이는 유재석은 “이걸 미리 알았으면 수익적인 활동도 좀 많이 할 걸 그랬다”며 아쉬워했다. 그러자 김태호 PD는 곧바로 그걸 받아 적었다. 어딘가 미심쩍어 “뭘 쓰는 거예요?”라고 묻는 유재석에서 김태호 PD는 “까먹기 전에 ‘돈 되는 행사’”라고 적었다고 했다.

 

이 장면은 지금 현재 <놀면 뭐하니?>의 구도와 흐름을 가늠하게 해준다. 갑자기 드럼을 치게 해서 그 비트로 릴레이 음악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또 갑자기 트로트 가수 데뷔를 시도하게 해 유산슬이라는 신인 가수로 만드는 그 과정을 통해 유재석과 김태호 PD는 묘한 긴장감을 가진 이 프로그램의 양대 캐릭터로 서게 됐다. 유재석은 점점 김태호 PD에 대한 분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렇게 투덜대면서도 또 막상 닥치면 일을 척척 수행해내는 유재석을 통해 김태호 PD는 계속 새로운 기획들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

 

유재석이 <무한도전>에서 불렀던 ‘말하는 대로’라는 노래를 실제 미션화한 것처럼 보이는 지금의 흐름 속에서, 이제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시청자들을 귀가 쫑긋 세워진다. 김태호 PD가 ‘돈 되는 행사 요구’라고 적어 놓으면 언젠가 그런 미션이 유재석에게 일어날 것 같고, 유재석이 하하와 통화하는 와중에 하하가 김태호 PD가 육아방송하면 자기는 무조건 한다는 말도 그냥 지나가는 말처럼 들리지 않는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유재석을 하하와 함께 하는 육아방송에 뛰어들게 할지 어찌 알겠는가.

 

특별한 한 끼를 준비했다면 MBC 구내식당에 내려갔다가 100인 분의 신년 떡국을 대신하는 라면을 끓이게 된 유재석은 투덜대면서도 역시 미션을 잘 수행해냈다. 물론 양이 들쭉날쭉하고 때론 면발이 살아있고 때론 불어터진 면발의 라면을 내놨지만 신년에 ‘유산슬’이 끓여주는 라면을 먹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복 받은 느낌’을 주지 않았을까.

 

갑자기 또 주어진 추격전 미션에서 도착해 보니 ‘인생라면’이라는 가게에서 새로이 개발된 ‘유산슬 라면’을 끓여야 하게 된 유재석은 이번에도 김태호 PD에게 당했다고 말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런 모습이 충분한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여기서 김태호 PD의 남다른 기획력이 또다시 번득인다. 과거 ‘인생라면’이라는 곡을 만들어내며 분식집에서 손님들에게 라면을 끓여줬던 그런 일을 다시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장성규부터 장도연, 조세호, 김구라, 박명수, 정준하 같은 반가운 얼굴들이 손님으로 초대된다. 그리고 덧붙은 ‘모두의 추억을 담은 <인생라면>’이라는 자막.

 

이 자막은 ‘인생라면’이라는 이 새로운 미션이 유재석의 인생에 도움을 주었거나 함께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담을 거라는 걸 보여준다. 그가 끓여주는 라면은 그들에 대한 고마움이나 헌사에 대한 의미가 담겨 있지 않을까. 깐족 학원이라도 다니는 거 아니냐고 유재석이 분통을 터트리지만 그런데 막상 해보면 본인도 또 시청자들도 기분 좋은 미션들이 김태호 PD의 큰 그림이라는 게 밝혀진다. 그리고 유재석은 의외로 그 일들을 척척 잘도 해낸다. 그러니 또 새로운 걸 자꾸 시켜보고 싶을 밖에. 유재석과 김태호 PD의 팽팽한 관계 속에서 <놀면 뭐하니?>는 쑥쑥 커나가고 있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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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대상’, 아직도 예능인들만의 잔치가 될 수 있을까

 

“저는 대상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연예대상은 1년 동안 열심히 하신 예능인들이 받는 거고, 저는 연예인이 아니다. 대상 줘도 안 받는다.” <2019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 후보에 오른 백종원은 그렇게 말했다. 사실상 상을 사양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청자들 입장에서 보면 <2019 SBS 연예대상>의 대상감은 당연히 백종원이다. 올 한 해 SBS가 내놓은 예능 프로그램 중 <백종원의 골목식당>만큼 뜨거운 화제를 계속 이어온 프로그램이 있었을까. 게다가 그는 최근부터 목요일마다 <맛남의 광장>으로 예능 프로그램의 막강한 영향력을 공익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내고 있지 않은가.

 

백종원이 대상감이라는 건 그가 한 예능 프로그램들의 성격을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예능 프로그램은 그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거나 재미를 주는 정도에 머물지 않고 현실을 바꾸기 시작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은 이처럼 예능이 그 외연을 넓히고 있다는 사실을 백종원을 통해 입증한 프로그램이다. 그러니 시대적 의미를 두고 봐도 백종원이 올해 대상의 상징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여겨진다.

 

하지만 본인이 극구 부인하는 마당에 억지로 주는 것도 예의는 아닐 터. SBS로서는 고민이 아닐 수 없었을 게다. 그래서 백종원에는 공로상을 주고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최우수 프로그램상을 수여하면서 대상으로 선택한 인물이 유재석이었다. 유재석은 <런닝맨>을 벌써 9년째 끌어오고 있고, <런닝맨> 역시 그간 주춤하다 최근 들어 조금씩 변모된 양상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유재석은 최근 타 방송사에서 활약하며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SBS에서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최근 들어 버라이어티가 점점 예능에서 자리를 잃어가는 트렌드 변화를 짚어내며 그럼에도 지금껏 계속 이어온 <런닝맨>의 제작진과 멤버들에 대한 노고를 언급했고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준 게스트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故 설리와 구하라를 언급하기도 했다. 자신이 탄 대상이지만 그 공을 제작진과 멤버들 그리고 게스트들에게 돌린 것.

 

“예전에는 즐거운 일 없을까, 기분 좋은 일 없을까, 행복한 일 없을까 생각했다면 요즘은 편안한 하루 일과가 감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런 편안한 일상을 보내게 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유재석의 이 수상소감은 소박한 일상에 대한 감사를 전한 것이지만, 지금의 예능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했다. 버라이어티한 재미가 아니라 리얼하고 소박한 일상에 대한 관찰과 변화가 지금의 대중들이 원하는 것이 됐다는 것.

 

올해 <2019 SBS 연예대상>에서 무관이면서도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인물은 김구라였다. 대상 후보에 오른 그는 특유의 솔직한 직설화법으로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연예대상도 물갈이를 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 KBS도 시청률이 안 나왔다. 5년, 10년 된 국민 프로가 많다보니 돌려막기 식으로 상 받고 있다. 더 이상 대상 후보 8명 뽑아놓고 콘텐츠 없이 개인기로 1~2시간 때우는 거 하면 안 된다. 3사 본부장 만나서 얘기 좀 하시라. 광고 때문에 이러는 거 안다. 이제 바뀔 때가 됐다.”

 

결과적으로 보면 올해 <2019 SBS 연예대상>은 백종원의 사양, 유재석의 겸양 그리고 김구라의 일침으로 SBS 예능의 한 해를 정리한 것처럼 보인다. 백종원은 연예대상이 예능인들의 무대라고 사양했지만 과연 지금도 그게 유효한가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유재석은 변화하고 있는 예능 트렌드의 변화를 읽어내면서도 함께 노력해온 동료와 게스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뼈아픈 일침이지만 김구라의 솔직한 한 마디는 작금의 지상파 연예대상이 어떤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게 만들었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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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도 ‘놀면 뭐하니’ 유산슬 프로젝트 참여, 진화하는 기자간담회

 

유재석은 기자간담회를 한 지 꽤 오래되었다. 할 이유가 별로 없어서였다. 방송을 통해 충분히 말 대신 행동으로서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던 유재석이 기자간담회를 했다. 물론 그건 유재석이 아니라 유산슬의 기자간담회였지만.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준비한 유산슬 기자간담회가 특별했던 건, 이 프로그램의 특성상 유산슬에게 사전고지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기자들에게 초대장을 보냈지만 유산슬 모르게 사전 정보 유출이 되지 않게 해달라는 당부가 있었고 기자들은 그 약속을 지켰다. 연말 송년회 등 행사에서 그 간담회에 나온 기자들을 여럿 만났고 전화 통화도 했지만 유산슬의 기자간담회가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필자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

 

김태호 PD와 기자들 사이에 모종의 공모(?)가 제대로 이뤄진 것이었다. 유산슬을 깜짝 놀라게 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는 사실에 기자들도 기꺼이 설레는 마음으로 참여했던 것. 중식집에서 유산슬을 먹으며 트로트 신인 유산슬을 기다리는 기자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건 기자들 역시 <놀면 뭐하니?>에 참여하고 있다는 걸 의미했다.

 

갑작스런 기자간담회에 당황해하다가 조금씩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가지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그 과정들은 충분히 흥미로웠다. 트로트 신인 도전을 하고는 있지만 유산슬은 트로트업계에 보석 같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로 이 도전이 가진 진짜 의도를 드러냈고, 열심히 <놀면 뭐하니?>를 찍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또 한때 위기설이 나왔지만 <놀면 뭐하니?>를 통해 기사회생했다는 기사들에 대한 소회도 전했고 이 프로그램처럼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하는 것에 대한 의미도 짚어주었다. “트렌드를 만들 능력은 안 되지만 트렌드를 따라갈 생각은 더욱 없다”는 말에는 유재석이 가진 예능에 대한 생각이 묻어나 있었다. 그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그가 가진 겸손한 자세를 드러내는 말이었다.

 

흥미로웠던 건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한 유산슬에 답변이 실제로 기사화됐고, 그렇게 나온 기사 제목들이 방송 프로그램에 편집되어 들어간 지점이다. 그건 마치 기사들이 순식간에 쏟아져 나오는 그 광경을 고스란히 방송에 담아내면서 동시에 예능적인 포인트를 잡아낸 편집이었다. 기자들의 프로그램 참여는 그렇게 실제로 기사가 나오고 그 기사제목이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유산슬의 기자간담회가 흥미로운 부분은 이런 과정을 통해 기자들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느낌을 줬다는 것이다.

 

최근 기자간담회도 진화하고 있다. 보통의 기자간담회는 기자들이 앉아있는 공간에 출연자들이 죽 들어와 인사를 하고 질의 응답을 받는 정도로 이뤄지곤 한다. 하지만 유산슬 기자간담회처럼 아예 프로그램화하는 새로운 경향이 만들어지고 있다. SBS <맛남의 광장> 기자간담회 역시 마찬가지 형태였다. 기자간담회에서 프로그램 특색에 맞게 음식을 직접 만들어 기자들에게 서빙하고 그 내용들이 방송에 나갔던 것.

 

기자간담회는 그저 치러야 해서 하는 듯한 행사처럼 진행되어온 면이 있다. 그래서 기자들에게조차 꼭 가야하나 하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유산슬 기자간담회처럼 프로그램의 콘셉트에 맞는 색다른 시도들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기자간담회가 제작진도 출연자도 또 기자들도 시청자들도 모두 즐거울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아닐 수 없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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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뽕포유’, 유재석도 놀라워하는 유산슬의 행보라니

 

김태호 PD를 만난 유재석은 먼저 긴 한숨부터 내쉬었다. 물론 그건 나쁜 의미의 한숨이 아니라, 도무지 알 수 없는 자신의 행보가 유산슬의 매니저를 자처하는 김태호 PD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한숨이다. 그 자리에서 김태호 PD는 역시 예상 밖의 제안을 한다. 이번엔 SBS <영재발굴단>이란다. 지난 KBS <아침마당> 출연에 이어서.

 

MBC <놀면 뭐하니?> ‘뽕포유’ 프로젝트는 유재석이 헛웃음을 지을 정도로 예측 불가의 전개를 보이고 있다. 이 프로젝트 속에서 박토벤 박현우가 일찌감치 “자넨 영재야”라고 했던 그 말이 떠오르는 와중에 <영재발굴단> 작가가 김태호 PD에게 보낸 메시지 속에는 트로트 영재 정동원군의 단독콘서트에 출연해달라는 간곡한 마음이 담겨있었다. 투병하시는 할아버지를 위해 무대에 서는 자리인 만큼 정동원군이 좋아하는 유산슬이 함께 무대에 서면 좋을 것 같다는 것.

 

유재석의 헛웃음은 정동원군의 사연을 들으면서 진중해졌다.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픈 그 마음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김태호 PD는 그런 유재석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 콘서트 당일에 있는 KBS <해피투게더4>에 양해를 구해 녹화시간을 당긴 후 정동원군의 콘서트 무대에 함께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유재석의 유산슬로서의 행보는 이제 지방행사와 홍보 등으로 본격화됐다. 만남의 광장에서 일일 매니저로 김도일, 조세호와 함께 지방행사를 하게 된 유산슬은 중간 중간 미리 준비되어진(아마도 김태호 PD가 사전에 깔아놓은 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망향휴게소에서는 트로트 선배들인 전여진과 이병철을 만나 화장실 앞 홍보를 했고, 구례5일장에 들러 박상철과 함께 흥 넘치는 시장의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순천의 기적의 도서관에서는 리모델링 재개관 행사에 참여해 아이들로 이뤄진 합창단과 ‘사랑의 재개발’, ‘합정역 5번출구’를 함께 부르는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일정 속에서 돋보인 건 지방행사 특유의 흥 많은 분들의 참여였다. 망향휴게소에서 만난 어르신은 모자를 벗었다 썼다 반복하며 민머리를 보여주는 특유의 춤동작으로 연예인들조차 빵빵 터지게 만들었고, 구례5일장에서는 쉬지 않고 춤을 추는 흥 많은 어르신으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기적의 도서관에서는 순수한 그 목소리들이 어우러져 유산슬과의 독특한 하모니를 만들었다.

 

이 즈음에서 생각해보면 과연 유재석이 아닌 유산슬이라는 캐릭터의 파괴력을 실감하게 만든다. 물론 동일인이지만, 유느님이라 일컬어져 온 유재석의 캐릭터에 트로트 신인 유산슬이 얹어지며 생겨난 확장성은 그 스스로도 놀랄 정도다. 그가 어떤 특정한 상황에 들어가 자신이 왜 이런 걸 하고 있지 하며 보여주는 그 헛웃음 속에는 유산슬이 만들어내는 확장의 힘이 담겨져 있다.

 

유산슬의 행보는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새로운 캐릭터를 입히자 유재석의 가능성은 또 다른 방향으로도 한없이 커져나간다. 물론 이를 잘 받아 자기만의 캐릭터로 만드는 유재석의 능력이 전제된 것이지만, 그런 세계를 열어 놓은 김태호 PD의 힘을 실감하게 된다. 자신이 어쩌다 하게 된 새로운 캐릭터와 그 행보들에 스스로도 놀라는 상황이라니.(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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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유재석 라면 끓이기 관찰하며 작곡을? 김태호의 놀라운 퓨전

 

이 정도면 퓨전의 끝판왕이 아닐까 싶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유산슬(유재석)은 그 예명 때문에 중식업계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유재석 때문에 유산슬이라는 음식이 널리 알려졌고 매출도 올랐다는 것. 유재석은 갑자기 호텔 중식당에서 자신을 초대해 감사패를 수여하고 자신들이 만든 유산슬을 그들이 보는 앞에서 맛봐야 되는 그 상황을 난감해했다.

 

하지만 그건 유재석이 또 다시 그려나갈 새로운 미션의 첫 걸음에 불과했다. 유재석은 유산슬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겠다며 나선 여경래 셰프에 이끌려 억지로 웍을 잡았고 그렇게 스스로 유산슬을 만들었지만 맛은 실패였다. 그 과정은 유산슬이 유산슬을 먹고, 유산슬이 유산슬을 만드는 ‘말장난 개그’ 같은 상황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유산슬을 실패하고 유재석이 그냥 내뱉은 “라면은 잘 끓인다”는 말이 사단(?)이 되었다.

 

갑자기 팔순의 할머니가 홀로 운영하는 어느 작은 라면집에 불려간 유재석은 영문을 몰라하며 할머니가 끓여주는 라면을 맛있게 먹었고, 일이 있다며 할머니가 나간 사이 손님이 찾아왔다. 그 때 울린 김태호 PD의 전화. 라면을 끓여주라는 미션이었다. 그 말을 듣고 유재석은 황당해 하며 “미친...”이라고 말해 그 당황한 심경을 고스란히 드러냈지만, 곧 늘 그래왔듯이 열심히 손님들을 맞고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유재석이 유산슬이란 예명을 갖고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고 중식업계 감사패를 받은 후 유산슬 만들기를 하다 갑자기 라면집에서 라면을 끓이는 상황. 영문도 모르고 계속 이리 저리 이끌리는 유재석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 상황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김태호 PD가 그린 큰 그림의 일부에 불과했다.

 

놀라웠던 건 김태호 PD가 유산슬의 새로운 노래를 ‘유벤져스’(박토벤 박현우, 정차르트 정경천, 작사의 신 이건우)에게 의뢰했고, 애초 유산슬이 부르는 ‘유산슬’이라는 곡을 위해 중식당에 유재석을 투입시켰던 것. 하지만 유산슬을 잘 만들지 못하게 되자 기획은 ‘라면’으로 바뀌었고 유재석이 라면집에서 일하는 장면을 보면서 유벤져스가 즉석에서 노래를 만드는 기상천외한 풍경이 연출되었다.

 

아마도 그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그림은 처음 등장했을 것이었다. 라면 끓이는 모습을 관찰카메라로 보며 유벤져스는 ‘인생라면’이라는 곡을 즉석에서 쓰고 곡을 붙이기 시작했다. 15분이면 한곡을 만들어낸다는 박토벤과 자기는 5분이면 된다는 정차르트는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고 그 사이에서 중재하며 작사를 해내는 이건우의 진땀이 빵빵 터지는 웃음을 만들었다. 특히 박토벤과 정차르트의 톰과 제리 같은 툭탁대는 ‘케미’는 그 어떤 콤비의 개그보다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애초 작은 일에서 시작한 어떤 미션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확장되는 것이 <놀면 뭐하니?>가 가진 특별한 예능적 틀이라면, 이제 김태호 PD는 이 흐름에 갖가지 퓨전까지 뒤섞기 시작했다. 세상에 라면을 끓이게 하고 그걸 관찰하며 그 짧은 시간에 노래를 작곡하게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니. 김태호 PD의 상상을 초월하는 기획 능력과, 이런 황당한 상황도 척척 받아 수행해내는 유재석의 실행력이 더해져 <놀면 뭐하니?>의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앞으로 유재석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될까.(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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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과 김태호가 유튜브 시대에 대처하는 방식

 

이건 기존 방송사의 시스템과 1인 크리에이터의 기묘한 조합이 아닐까. 최근 김태호 PD와 나영석 PD의 행보를 보면 이들이 지금의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 새롭게 적응해가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건 현재 방송사에 소속되어 일하는 예능 PD들이 가진 위기감일 수 있는데, 그 진원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바로 유튜브다.

 

젊은 세대들이 유튜브 콘텐츠들을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보다 더 많이 보기 시작하면서 시청자들의 이탈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데다가, 유튜브라는 채널의 특성이 주는 가벼움(?)과 자유로움이 기존 방송사들의 예능 프로그램을 점점 너무 무거운 기성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버리고 있어서다. 유튜브의 가벼움과 자유로움이 가능한 건, 1인 크리에이터라는 유튜버들의 존재에서 알 수 있듯이 제작 인원이 최소화되어 기동성이 뛰어나고 한 사람이 활약하는 것이라 집중도와 몰입도도 좋기 때문이다.

 

1년 간의 휴지기를 마치고 돌아온 김태호 PD가 시작한 MBC <놀면 뭐하니?>는 그 고민의 산물이다. 기존 <무한도전> 시절처럼 여러 출연자들이 등장해 캐릭터쇼를 하던 방식을 과감하게 지워버리고, <놀면 뭐하니?>는 오롯이 유재석을 전면에 내세웠다. 릴레이 카메라 같은 카메라 실험을 마친 후, ‘유플래쉬’와 ‘뽕포유’ 프로젝트를 통해 유재석은 좀더 1인 크리에이터에 가까워졌다. 드럼에 도전하고 트로트에 도전하는 식의 무언가 자기도 모르게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1인 크리에이터. 유튜브의 성격이 김태호 PD의 독특한 방식으로 해석되어 만들어진 또 다른 콘텐츠라고 볼 수 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나영석 PD도 유튜브에 뛰어들었다. <신서유기 외전 : 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가 그 첫발이었다. 놀랍게도 이 프로그램은 유튜브에서 전편이 공개되고 정규방송에서는 단 5분 정도 분량이 공개되었다. 애초부터 본격적인 유튜브 방송을 염두에 둔 것이다. 처음 시작한 직관 방송에서 100만 구독자 공약으로 ‘달나라 여행’이라는 무모한 약속을 꺼내놓은 나영석 PD는 이로써 큰 화제를 끌어 모았다. 실제 100만 구독자를 돌파하자 구독취소 운동을 벌이기도 하고, 가까스로 시한에 맞춰 취소가 이뤄져 달나라 여행을 가지는 않게 되었지만 어쨌든 이 이벤트는 대성공이었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인 유튜브 방송을 기획하고 시작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강호동. 강호동의 <라면 끼리는 남자(일명 라끼남)>이 방송을 예고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사전 미팅 영상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라면 한 그릇을 맛있게 먹기 위해 별의 별 일들을 다 하게 되는 강호동의 이야기라는 그 발상 자체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이 방송은 tvN에서도 20분짜리로 정규 편성되어 방영된다. 여러 모로 유튜브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이라는 방증이다.

 

결국 <라끼남> 같은 행보는 향후 나영석 PD가 유튜브를 통한 다양한 시도들을 할 것이라는 걸 예고한다. 김태호 PD가 유재석을 1인 크리에이터로 세워 미션에 투입하듯, 강호동을 1인 크리에이터로 계속 새로운 미션에 투입할 수도 있고, 나영석 사단의 다양한 인물들을 저마다 개성에 맞게 1인 크리에이터로 발굴해낼 수도 있을 게다.

 

이미 김태호 PD나 나영석 PD는 예능의 한 트렌드를 풍미했던 연출자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유튜브 같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트렌드 속에서 고여 있지 않고 새로운 변화와 적응을 시도하고 있다. 이것은 이들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는 유재석과 강호동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이야기다.

 

한 때 예능판 전체를 쥐락펴락했던 이 스타 연출자들과 스타 MC들이 나란히 유튜브 시대에 맞춰 성공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그래서 흥미롭다. 이들의 행보가 전체 예능판이 향후 걸어가야 할 새로운 길을 내고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 길이 과연 어디까지 가게 될까. 그 정해지지 않은 길은 이들의 변화무쌍한 콘텐츠들을 계속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 되고 있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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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유재석의 릴레이 도전 이젠 라면집까지?

 

도대체 이 놀라운 릴레이카메라는 어디까지 확장해나갈 것인가. MBC 예능 <놀면 뭐하니?> ‘뽕포유’ 프로젝트는 노래를 만들어 발표하고 각종 방송과 라디오에 출연해 노래를 홍보하며 뮤직비디오까지 만들어낸 데 이어 벌써부터 만들어진 유산슬 팬클럽과의 팬 미팅까지 가졌다. 유명한 매니저들까지 모두 모여 유산슬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를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매니저계의 전설로 불리는 박웅은 트로트계의 계보를 깔끔하게 정리해 들려줬다.

 

그는 트로트는 색깔이 중요하다며 ‘트로트 4대 천왕’으로 현철, 송대관, 태진아, 설운도를 꼽으며 송대관은 곡을 잘 고르고, 현철은 미성으로 옥돌 굴러가는 소리를 내며, 태진아는 가성을 쓰면서도 절규를 하는 특색이 있고, 설운도는 음과 발음이 정확한 노래를 잘하는 가수라고 했다. 나훈아, 남진, 김연자, 주현미, 이미자는 모두 신계이고, 트로트의 여왕 장윤정, 황태자 박현빈, 요정 홍진영, 최근 떠오르는 송가인까지의 계보를 줄줄이 읊은 후 유산슬도 색깔이 있다고 했다. “오리지널 가수는 노래가 좀 어설퍼야”한다는 것. 어딘가 어설픈 유산슬의 톤을 하나의 색깔로 만들어내는 기막힌 전략이었다.

 

이 자리에서 매니저들은 지방 행사를 많이 뛰어야 한다고 했고 행사비 30만원짜리 행사들을 잡아와서 유산슬을 그 무대에 세우겠다고 했다. 그 말은 향후 유산슬의 ‘뽕포유’ 프로젝트가 지방행사로 이어질 거라는 걸 말해준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뽕포유’ 프로젝트가 만들어낸 유산슬이라는 캐릭터가 또 다른 프로젝트로 확장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다음 주 예고편에 담긴 ‘유산슬 감사패 증정식’에 이은 유산슬 직접 배워 만들어보기 체험과, 이를 실패한 후 “라면은 좀 끓인다”고 하는 유재석이 라면집에서 라면을 끓이는 장면이 그것이다.

 

유산슬이라는 캐릭터 이름에서 음식으로 슬쩍 넘어간 이야기가 갑자기 유재석이 음식을 만들어보는 쿡방으로 바뀌었다가 거기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라면 이야기가 발단이 되어 라면집에서 라면을 끓이고 있는 유재석의 또 다른 도전이 이어진다. 한 마디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릴레이 전개가 아닐 수 없다.

 

생각해보면 <놀면 뭐하니?>는 애초부터 그 콘셉트가 ‘릴레이’와 ‘확장’에 있었다. 처음 릴레이 카메라로 시작했던 이 프로그램은 ‘유플래쉬’ 프로젝트로 음악 릴레이를 시도했고, 그렇게 시작한 음악 릴레이는 ‘뽕포유’라는 트로트 가수 도전으로 이어졌던 것. 카메라 릴레이가 음악 릴레이로 바뀌다가 트로트로 이어지고 유산슬이라는 예명에 이어 쿡방으로 이어졌다가 라면집으로까지 가는 이 과정이 ‘릴레이’와 ‘확장’의 연속이었던 것.

 

아마도 <놀면 뭐하니?>는 마치 프로젝트가 세포분열하듯이 다양한 또 다른 프로젝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시도했던 ‘릴레이 카메라’와 ‘유플래쉬’ 그리고 ‘뽕포유’ 프로젝트에 등장했던 작은 단서들이 씨앗이 되어 또 다른 가지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 애초 카메라 한 대를 김태호 PD가 유재석에게 건네주면서 시작했던 일이 이제는 유재석을 움직이는 다양한 미션들 속으로 들어가 무수히 많은 업계 사람들을 그 안에 끌어들이고 있다니. 프로그램의 진화가 마치 생물 같은 느낌마저 든다. 과연 이 세포분열은 어디까지 닿을 것인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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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시대의 스타, 유산슬과 펭수의 평행이론

 

최근 최고의 스타 캐릭터로 등장한 유산슬과 펭수는 유사한 점들이 많다. 언론에서 가장 많이 지목하고 있는 건 이들이 방송사의 경계를 허문 방송사 대통합의 주인공들이라는 점이다. 유산슬은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이 ‘뽕포유’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트로트 신인가수로 탄생하며 만들어진 캐릭터지만, tbs <배칠수, 박희진의 9595쇼>, WBS <조은형의 가요세상> 같은 라디오 방송에 이어 KBS <아침마당>에도 출연해 큰 화제를 만들었다.

 

펭수 역시 EBS 캐릭터지만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V2>, SBS <정글의 법칙>, JTBC <아는 형님> 등에 출연했다. 물론 라디오는 더 많고 지금도 펭수를 섭외하려는 방송들은 넘쳐난다. 최근에는 방송가뿐만 아니라 광고와 마케팅 또한 들썩이고 있다. 광고 모델 섭외가 폭주하고 있고 이랜드 스파오는 펭수 나이와 같은 10주년을 맞아 내달 펭수 콜렉션을 선보인다고 한다.

 

이것은 유산슬도 마찬가지다. 유산슬이란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트로트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놀면 뭐하니?>에 등장한 박현우 작곡가, 정경천 편곡자, 이건우 작사가는 물론이고 연주자와 코러스 게다가 뮤직비디오 제작자까지 다양한 트로트업계 사람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라의 재개발’은 특유의 휴게소풍의 빠른 템포가 특징이라 이제 휴게소에도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유산슬과 펭수가 유사한 건 이들이 캐릭터라는 점이다. 유산슬은 유재석이 트로트가수로 나서면서 쓰게 된 캐릭터이고, 펭수는 남극 ‘펭’씨에 빼어날 ‘수’를 쓰는 남극에서 온 유일한 자이언트 펭귄이다. 누가 그 탈을 쓰고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중들은 암묵적으로 그 탈 안의 얼굴을 알려 하지 않는다. “펭수는 펭수일 뿐”이라는 것. 이들이 캐릭터라는 점은 지금의 대중들이 자신의 감성과 정서를 투영할 수 있는 장치이기도 하다.

 

지금의 대중들은 저마다의 취향에 따라 캐릭터를 자기 식으로 소비하길 원한다. 펭수가 기본적인 캐릭터와 이야기가 설정되어 있지만(그것이 허구라는 건 누구나 다 안다) 그를 보는 직장인들은 펭수의 거침없는 사이다 발언과 공감 가는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기고, 보다 어린 세대들은 이 캐릭터가 특정 상황에 들어가 보여주는 순발력에 빵빵 터진다. 유산슬도 마찬가지다. 트로트를 좋아하는 중년 세대들에게는 그 음악 자체에 빠져들지만, 젊은 세대들에게는 트로트의 매력을 이 B급 감성을 자극하는 캐릭터를 통해 조금씩 알아간다.

 

유산슬과 펭수 캐릭터가 가진 이런 유사한 성격들은 유튜브라는 새로운 채널이 주는 감성들이 더해져 있다는데서 나온다. 펭수가 기존 EBS 캐릭터들과 차별화될 수 있었던 건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하고 마치 1인 크리에이터처럼 활동하며 그 저변을 넓혀갔기 때문이다. 이 점은 펭수가 다양한 방송사와 협업하는데 있어 훨씬 유리한 지점으로 작용했다. EBS 스타라기보다는 유튜브 스타라는 지점이 더 캐릭터에 부여되어 있어 타 방송사의 접근성이 용이했던 것이다.

 

유산슬은 MBC <놀면 뭐하니?>가 배출한 스타지만, 이 프로그램은 애초에 유튜브에서 이른바 릴레이 카메라를 통해 시작했다. 그 일련의 실험들이 모여 지금의 ‘뽕포유’ 프로젝트까지 이어졌던 것. 유산슬의 행보와 <놀면 뭐하니?>의 카메라 실험은 그래서 역시 유튜브 채널의 1인 크리에이터들과 비슷하다. 유재석이 어떤 낯선 곳에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던져지고 그 곳에서 겪는 해프닝들로 유산슬이 탄생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 과정이 얼마나 현장에 부딪치는 1인 크리에이터들을 닮았는가를 알 수 있다.

 

유산슬과 펭수는 그래서 유튜브 시대의 새로운 스타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 같다. 유튜브, 아니 네트워크의 특성이 산재한 정보들 속에 어느 한 지점을 콕 찍어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작동된다는 걸 생각해보면, 유산슬과 펭수가 어떤 지점을 찍었는가가 눈에 들어온다. 유산슬은 이제 막 피어나고 있던 트로트 업계를 콕 찍어 그 업계를 부흥하는 캐릭터로서 모두의 지지를 얻었다. 펭수도 마찬가지다. 이제 너무 교훈적인 캐릭터에 식상해하는 유튜브를 먼저 경험하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캐릭터에 익숙한 키덜트 어른들을 모두 끌어안고 그들의 공감대를 콕콕 찌르는 지점에서 펭수에 대한 지지가 이어졌다.

 

과거 지상파나 케이블 등이 어떤 캐릭터를 스타로 만드는 방식은 방송사가 만들어낸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홍보하는 방식에 의존했다. 하지만 유튜브 시대의 캐릭터는 대중이나 업계가 가진 갈증들을 대변하는 존재로서 그 자체로 지지를 받아 스타가 된다. 사실 유산슬의 가창력이 대단하다 할 수 없고, 펭수의 캐릭터 플레이가 굉장히 놀라운 프로페셔널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들은 대중들(업계)이 가진 욕망을 대변해주는 캐릭터들로 지지받으며 무얼 해도 사랑받는 존재가 되었다.

 

최근 들어 방송가는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시대가 열리고 있고 유튜브 같은 채널의 감성이 우리네 대중들 깊숙이 파고들었다. 이제 지상파 같은 플랫폼이 우위를 갖던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그러니 이 달라진 시대에 주목받는 스타 캐릭터 역시 그 탄생과 행보 자체가 달라졌다. 펭수와 유산슬을 보면 유튜브 시대의 스타 캐릭터가 어떤 양상을 갖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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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을 ‘놀면 뭐하니?’에서 보게 될 줄이야

 

KBS <아침마당>을 보는 줄 알았다. MBC <놀면 뭐하니?> ‘뽕포유’ 프로젝트가 만든 새로운 풍경이다.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유재석)이 <아침마당>에 출연하면서 만들어진 방송사 간의 경계를 뛰어넘은 협업의 풍경. 선배 트로트 가수들이 신인 가수들을 추천해 무대를 선보이고 투표로 순위를 가리는 <아침마당>의 ‘명불허전’ 코너에 <놀면 뭐하니?>가 탄생시킨 유산슬을 출연시킨다는 KBS 측 협업제안을 김태호 PD가 받아들이게 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아침 일찍 KBS에 도착한 유산슬은 자신이 <놀면 뭐하니?>를 찍고 있으면서 KBS에 와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MBC 방송에 커다랗게 들어가는 KBS라 쓰인 조형물이 그랬고, 스튜디오를 찾아가며 보이는 KBS 내부의 풍경들이 그랬다. 유산슬은 자신이 <아침마당>에 출연한다는 사실을 <해피투게더> 김광수 PD로부터 들었다며 황당해 했다. 자기 스케줄도 자신이 모르는 가수라니.

 

사실 유산슬이 <아침마당>에 출연했다는 건 지난 18일에 이미 인터넷을 통해 회자되었다. 아무런 사전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아침마당> 생방송에 얼굴을 보인 유산슬은 큰 화제가 되었고 <아침마당> PD가 예고한 것처럼 실시간 검색 창을 관련 검색어로 가득 도배해 버렸다. 인터넷에 짧은 동영상이 올라와 이를 본 네티즌들은 반색했다. 더불어 <아침마당>에 대한 관심도 급상승했다.

 

하지만 아침에 그것도 생방송으로 방송되는 <아침마당>을 챙겨보는 시청층과 <놀면 뭐하니?>를 보는 시청층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야기를 듣고 화제가 된 건 알았지만 정작 그 유산슬이 나왔던 <아침마당>을 시청한 <놀면 뭐하니?> 시청자들은 많지 않았을 게다. 그래서 <아침마당>의 상당한 방송분량과 거기 담기지 않았던 비하인드까지 더해진 <놀면 뭐하니?>는 이 방송사간의 협업에 확실한 시너지를 만들었다.

 

일종의 서로의 시청자들을 통합하는 시너지랄까. <놀면 뭐하니?> 시청층, 특히 젊은 시청자들은 <아침마당>의 존재감을 새롭게 확인하게 됐고, <아침마당>의 시청층이라면 <놀면 뭐하니?>의 ‘뽕포유 프로젝트’에 더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또한 생방송과 녹화방송으로 이어져 있어 방송사들 간에 부딪침 없이 양자가 원하는 것들을 챙겨갈 수 있는 윈윈 구도가 만들어졌다.

 

물론 이것이 가능해진 건 유산슬이라는 초대형(?) 트로트 신인가수의 탄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트로트라는 장르가 기성세대의 전유물만이 아닌 젊은 세대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장르로 받아들이게 만든 <놀면 뭐하니?>의 시도가 전제되어 있었고, 그것이 <아침마당> 같은 기성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까지 확장되어 갈 수 있었던 데는 유산슬이라는 구심점이 있었다는 것.

 

그래서 이번 <놀면 뭐하니?>와 <아침마당>의 성공적인 협업은 그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여겨진다. 그간 방송사들끼리의 경쟁으로 협업은 아예 상상조차 하기 힘든 것이었지만, 이번 협업을 통해 양자가 충분히 윈윈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한 방송사와 프로그램별로 서로 갖고 있는 다른 시청자층이 협업을 통해 교류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줬다. 이로써 향후 더 다양한 방송사간의 협업이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첫 발을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전면에서 보여준 역사적인 협업이었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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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자식에게 온 정성을 기울이는 부모님들처럼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경기도 이천 어느 골목길에서 만난 구두 수선의 달인 조재동씨(69세). 1970년도부터 40년 넘게 구두 수선을 해왔다는 그는 이천에서만 25년을 했단다. 토크 좀 할 수 있냐는 유재석과 조세호의 요청에 부담스럽고 얼굴도 부끄럽다는 그는 이야기할 거 있으면 하자고 슬그머니 마음을 열었다.

 

원래 다리에 장애가 있어 먹고 살려고 배웠다는 구두수선. 섣불리 배운 기술로 덜컥 양화점을 냈다 망해 이천으로 내려왔다고 한다. 구두 밖에 다른 걸 못한다는 조재동씨에게 유재석이 힘든 점을 묻자 의외의 답변이 나온다. “힘든 점을 그렇게 못 느끼겠어요. 11시, 12시까지 일을 해도 했으니까. 일거리 많을 때는 밤을 새워가면서 하루 이틀씩 새웠으니까.”

 

일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그는 원래 소아마비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손으로 할 수 있는 기술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다리의 장애가 주는 불편함보다 멀쩡한 손에 대한 고마움을 더 느끼고 있었다. “어렸을 때 한 서너 살 때쯤 소아마비로... 지금까지 장애로 살아온 거예요. 다리에 대해서도 불편하게 생각한 건 별로 없고.. 많이 불편하죠 아무래도 힘이 없으니까. 들지도 못하고 그런 거예요. 근데 나는 손이 멀쩡하니까 이 손이 나의 육신이라 할까 오직 (구두 일이) 이걸로 하는 거지 발로 하는 건 없잖아요. 손은 멀쩡하니까.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손을.”

 

문득 조재동씨가 그 불편한 다리로 앉아서 신나게 수선했을 구두들이 떠올랐다. 아마도 그 곳에 온 구두들은 밑창이 달았거나 뒷굽이 꺾였거나 깔창이 떨어지거나 했을 것이다. 그런 구두들을 멀쩡히 고치는 그 마음에 담겨졌을 조재동씨의 정성이 얼마나 남달랐을까. 그렇게 수선된 구두를 신고 편하게 걸었을 손님들을 생각하니 그 장면 하나가 가슴 뭉클한 동화처럼 다가왔다. 불편한 다리를 비관하기 보다는 그럼에도 누군가의 편한 발을 위해 구두를 고치는 그 마음이라니.

 

“제가 원래는 어렸을 적에 앉은뱅이였었대요. 어머니 아버지가 나를 고치려고 이 병원 저 병원 한약방이면 한약방 다 쫓아다니면서 이만큼 만들어놓은 거예요. 다행히. 그렇지 않았으면 앉은뱅이로 지냈을 텐데 이렇게 걷게끔 해주셨으니깐 그래도 부모님한테 고마운 거죠. 제 부모님한테 구두를 만들어 드린 적은 없어요. 진짜 못됐죠 부모님한테 제가 해드린 게 하나도 없어요. 그러면서 몰랐는데 돌아가시고 나니까 아니 내가 왜 그 때 아버지 구두 한 켤레 못해드렸나 좀 마음이 그렇더라고요.”

 

조재동씨의 헌신적인 마음이 어디서 왔는가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자신이 누군가의 구두를 수선하기 위해 정성을 들이는 그 마음은, 어쩌면 그가 자신에게 그토록 정성을 들였던 부모로부터 넘겨받은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감사해 하는 것이었고 누군가를 위해 정성을 다하는 것이었다.

 

그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저마다의 가치와 쓸모가 있다는 걸 불편한 다리로부터,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헌신했던 부모님들로부터 또 자신이 그렇게 헌신해온 구두들로부터 깨닫고 있었다. “지금 하나님이 나를 이 상태로 만들어주셨다면 잘 만들었던 못 만들었던 만들어주신 상태로 다가 어떤 사람은 예쁘게 만들고 어떤 사람은 밉게 만들고 하나님이 각각 만들어 주잖아요. 감사하다고 그런 마음으로 거기에 순응하고 만족하면서 살아야지 어떡해요. 그렇다고 뭐 억지로 되는 것도 아니고. 허허..”

 

산수유가 길손을 반겨주는 경사1리에서 만난 사슴농장을 운영하는 이정숙씨(69세)의 사연 역시 우리의 삶이 얼마나 누군가의 헌신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가를 잘 말해줬다. 26대째 이 곳에서 사는 남편을 만나 이 곳에서만 46년 간 살았다는 그는 산 넘어서 물 길어다 김장을 할 정도로 고생스런 삶을 살았다고 했다. 그는 남편의 형이 다리에 장애가 있는데 애들이 일곱 명이라 그 곳을 떠나면 시댁 식구 모두 근근이 생활해야 하는 처지라 그 곳에 눌러 앉았다고 했다.

 

그런데 이정숙씨는 가장 힘든 일이 뭐였냐고 묻는 유재석의 질문에 엉뚱하게도 아들 이야기를 꺼냈다. 예방접종을 잘못 맞아 결핵에 걸린 아들의 치료를 위해 여섯 달을 업고 왕복 4시간 통원 치료 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는 것. 자신이 힘든 것보다 자식이 힘든 걸 보는 게 아마도 더 힘들었을 엄마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런데 그 헌신하는 마음은 다름 아닌 그의 어머니로부터 온 것이었다. 너무 고생하는 딸을 그냥 볼 수 없어 시골로 이사까지 오신 어머니는 20리 밖에 있는 집에서 매일 같이 걸어와 딸 일을 하루 종일 돕고 저녁이면 귀가하곤 했단다.

 

어머니에게 이건 내 일이니 그러지 말라고 했을 때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네 일이 내 일이고 내 일이 내 일인 거다.” 그렇게 돌아가시기 전날까지도 딸 걱정만 하다 갔다는 어머니의 헌신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헌신은 이정숙씨의 삶으로도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때론 우리의 삶이 자신의 힘으로 지탱되고 있다 여기곤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어쩌면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 건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헌신이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헌신을 통해 잘 자라난 마음은 또 다른 사람에게로 전파되는 건 아닐는지. <유퀴즈 온 더 블럭>이 이천에서 만난 위대한 삶이 그걸 증명하고 있었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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