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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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드라마는 홍국영 같은 인물을 원한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7. 11. 19. 00:49
드라마를 이끄는 힘, 입체적 인물 MBC 사극 ‘이산’에서 위기에 빠진 이산(이서진)에게 홍국영(한상진)이 절실한 것처럼, 요즘 드라마들은 홍국영 같은 입체적 인물을 필요로 한다. 드라마가 만들어내는 극적 상황 속에서 흔히 빠지기 쉬운 선악대결구도는 요즘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끌지 못한다. 현실이 더 이상 권선징악으로 설명될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감 가는 캐릭터는 오히려 선과 악으로 단순히 나누어지는 전형적 인물이 아닌 양측을 포괄하거나 그 선을 왔다갔다하는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인물이 되었다. 중요해진 것은 선악이 아니라 인물을 움직이는 욕망, 혹은 인물의 목표이다. 홍국영에 쏟아지는 관심, 왜? 그런 점에서 홍국영에 쏟아지는 공감은 당연하다. ‘이산’이란 드라마는 오히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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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탄생하지 않는다, 만들어질 뿐옛글들/명랑TV 2007. 10. 30. 09:35
‘이산’과 ‘왕과 나’가 왕을 그리는 방식 적어도 현재 방영되고 있는 사극에서라면 왕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산’의 이산(이서진)은 호시탐탐 자신을 노리는 노론들과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살아남아 왕이 될 수 있다. 주목할 것은 이 싸움 속에서 할아버지 영조(이순재)가 하는 역할이다. 그는 사사로운 정에 휩쓸려 이산을 보호해주기보다는 오히려 이산을 그 위험 속에 던져 넣는다. 기댈 곳 없는 이산은 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할 수밖에 없다. 반면 ‘왕과 나’에서는 그 양상이 다르다. 인수대비(전인화)의 치맛바람과 사실상의 권력을 쥐고 있는 정희왕후(양미경)의 수렴청정 속에서 성종(고주원)은 허수아비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기댈 곳 없는 왕실의 든든한 뒷배를 가지기 위해 인수대비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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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궁녀, 그들이 궁에 갇힌 이유옛글들/네모난 세상 2007. 10. 20. 00:08
요즘 사극이 궁을 그리는 방식 지금까지 궁이라 하면 왕이 사는 선망의 장소를 의미했다. 하지만 최근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일련의 사극들은 궁을 더 이상 그런 장소로 그리지 않는다. ‘왕의 남자’에서 공길(이준기)은 “자유롭지 못하다면 천하를 가진 왕이라 하더라도 어찌 다 가진 것이라고 하겠습니까?”하고 말한다. 이 말은 비천한 광대들은 사방천지 못 갈 곳 없는 자유인이나, 천하를 가졌다 하는 왕은 궁이라는 공간에 유폐된 부자유인(不自由人)이란 뜻이다. ‘왕과 나’에서 궁은 그 너머에 살고있는 연인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왕이 되기 전인 어린 시절, 성종(고주원)은 궁 밖에서 윤소화(구혜선)를 알게되고 연모의 정을 갖게 된다. 자유롭게 정을 나누던 성종은 그러나 궁 안으로 들어오면서 모든 것이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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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이젠 다양한 시점을 즐겨라옛글들/명랑TV 2007. 10. 2. 14:29
‘왕과 나’와 ‘이산’, 같은 구도 다른 시점 ‘왕과 나’와 ‘이산’은 여러 모로 닮은 점들이 많다. 먼저 이 두 사극은 과거의 왕조사극들이 다루던 정치와 전쟁이란 소재에서 벗어나 사랑을 다루고 있다. 등장인물의 구도를 보면 이 두 사극의 유사점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왕과 나’는 성종(고주원)이 있고, 왕을 사모하는 윤소화(구혜선)가 있으며, 그 윤소화를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김처선(오만석)이 있다. ‘이산’에는 이산(이서진)이 있고, 이산을 사모하는 성송연(한지민)이 있으며, 그 성송연을 남모르게 애모하는 박대수(이종수)가 있다. 이들이 서로 만나고 얽히는 과정 또한 유사하다. 어린 시절 우연히 세 사람은 만나게 되고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왕이 될 세손은 여인에게 정표를 남기고 궁으로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