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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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 '태양의 후예' 판타지의 중심에 서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3. 12. 08:20
판타지, 대중의 무엇을 저격했을까 하이힐과 스커트. 지진이 발생해 초토화된 재난 지역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옷이다. 그만큼 경황없이 졸지에 벌어진 재난상황을 잘 말해준다. 하지만 그 불편한 옷을 입고 재난 지역의 부상자들을 치료하러 동분서주하는 강모연(송혜교)의 모습은 그래서 더더욱 절절해진다. 하이힐의 굽을 손수 떼어내고 재난 현장을 뛰어다니는 그녀의 발은 온통 상처투성이로 빨갛게 물들고, 그녀에게 치료받은 한 외국인이 갑자기 그녀를 붙잡더니 자신이 신던 신발을 내민다. KBS 수목드라마 에서 우르크에 발생한 지진으로 재난 지역에서 목숨을 걸고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강모연의 이 장면은 휴머니즘의 뭉클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의 이야기는 거기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지진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안 유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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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데이', 이걸 어떻게 드라마로만 본단 말인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10. 4. 08:46
의 미래병원, 우리 사회의 자화상 “병원이 이 모양인데 무슨 희망이 있습니까?” 119 구급대원이 응급환자를 구조해 왔지만 대량수혈이 필요한 환자는 받지 않는다는 게 방침이라는 의사에게 구급대원은 그렇게 말한다. 지진으로 정상적인 운용이 어려운 병원이라지만 환자를 길거리에서 죽어가게 만든다는 건 의사로서 아니 인간으로서는 비상식적인 일이다. 그래서 의사가 내세우는 건 이른바 ‘병원의 방침’이다. 그 결정은 자신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병원이 내리는 것이라 치부하는 것이다. JTBC 드라마 의 이 구급대원이 던지는 질문은 마치 우리 사회에 대한 질문처럼 다가온다. 이 드라마에서 미래병원(이름에 미래를 붙인 건 의도적이었을 게다)은 우리 사회를 상징하는 것만 같다. 즉 병원이 이 모양인데 무슨 희망이 있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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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데이', 압도적 CG보다 중요한 김영광 같은 의사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9. 27. 06:51
, 김영광 같은 의사 어디 없나요 서울 한 복판에 지진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드라마 가 보여준 서울의 지진 장면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맨홀 뚜껑이 마치 분수처럼 튕겨져 나가고 아스팔트가 거북이 등짝처럼 갈라지고 건물은 종잇장처럼 우수수 무너져 내린다. 남산 타워가 꺾어져 버린 장면은 이 지진의 상징처럼 보이고, 흔들리는 건물 내부의 아비규환은 원경으로 바라볼 때 그저 스펙터클처럼 보이던 재난의 끔찍한 현실성을 살려낸다. 드라마로서 이런 CG를 접한다는 것 자체가 흔한 일은 아니다. 막연히 상상하기만 했지 이 같은 서울의 재난 장면을 실제로 구현한다는 건 그만한 투자도 투자지만 굉장한 도전정신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니 는 이러한 재난 장면의 CG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그려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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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데이'가 그려나갈 재난공화국의 참상이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9. 20. 06:03
, 무엇이 이 드라마를 주목하게 하나 재난은 어디서부터 생겨날까. 지진,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는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천재지변이다. 따라서 이러한 천재지변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건 이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다. 재난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소재를 다루는 새 JTBC 드라마 가 천착하고 있는 문제 역시 바로 이것이다. 재난의 스펙터클이 아닌 재난에 대해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 첫 회에 보여진 이해성(김영광)이 근무하고 있는 미래병원 응급실 풍경은 그래서 이 드라마가 앞으로 그려나갈 이야기들을 상징적으로 압축하고 있다. 결국 응급실이란 어떤 의미에서는 늘 ‘재난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재난상황을 맞아 단 9%의 가능성이 있어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걸 걸 수 있는 의사가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