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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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이런 액션을? 영화 같은 '더 케이투'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0. 2. 09:30
감독과 작가가 지창욱을 만났을 때 드라마에서 액션을 기대하게 되다니. 이건 마치 한 편의 영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tvN 금토드라마 의 곽정환 감독이 제대로 물을 만났다. 첫 회부터 지하철 격투신과 고층 건물에서의 고공 액션을 선보이고 2회에서는 홀로 무수한 경호원들을 뚫고 적진에 뛰어들어 벌이는 맨주먹 액션을 보여주더니 3회에서는 도심을 질주하는 자동차 액션의 끝을 보여줬다. 이 정도 되면 4회에서는 무엇이 나올까 자연스럽게 기대될 수밖에 없다. 역시 를 연출한 곽정환 감독의 저력이 돋보인다. 한 시간 내내 주인공이 달리고 싸우고 차를 질주해 나가는 그 일련의 액션들이 물 흐르듯 흘러간다. 그러니 시작했는가 하면 벌써 끝이다. 영화처럼 극장에서 보는 것이 아닌 드라마에서 이런 몰입감을 느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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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이 다 했네, '닥터스'와 '운빨로맨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7. 2. 08:20
의 박신혜-김래원, 의 류준열-황정음 지상파들의 드라마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tvN 드라마의 급성장이 주는 자극은 지상파들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고 이 헤게모니 싸움에서 밀리게 되면 끝없이 추락할 거라는 공포감마저 생겨나고 있다.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오고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 있다. 바로 캐스팅이다. 누가 캐스팅되었고, 그 연기자가 얼마만큼의 연기력을 보여주며 또 팬덤을 갖고 있는가는 드라마의 성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월화드라마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는 SBS 는 박신혜와 김래원이라는 두 배우의 힘이 확실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2003년 에서 아역으로 시작해 2009년 로 확실한 한류스타로서의 위치를 확보하고 , 을 거치면서 배우로서의 색깔을 점점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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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 사극도 이런 역사적 식견을 드러내는데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11. 11. 13:34
사극의 진화, 에 이은 사극의 전형은 아마도 왕이 명을 내리고 신하들은 일제히 “통촉해 주시옵소서!”하며 외치는 장면이 아닐까. SBS 에는 그런 장면이 없다. 아니 아예 왕은 전면에 등장하지도 않는다. 동시대를 다뤘던 KBS 에서 그래도 공민왕도 나오고 공양왕도 나오며 공민왕의 어머니인 명덕태후도 나오는 것과는 사뭇 다른 그림이다. 왕이 전면에 나오지 않자 대전의 모습도 거의 없다.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도당의 풍경이다. 도당은 고려후기 최고의 정무기관으로 도평의사사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이런 역사적 사실보다 중요한 건 이 도당이 지금 현재의 국회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왕이 등장하지 않을 정도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 시대, 그 실세는 도당3인방이라고 불리는 이인겸(최종원), 길태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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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주'와 장혁이 넘어야할 '상도'와 대길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10. 3. 10:24
장혁의 등장, 그 기대감과 불안감 과거 거상 임상옥의 일대기를 다룬 고 최인호의 원작을 드라마화 했던 는 IMF 이후 제기된 상도덕과 기업 윤리에 대한 대중정서에 힘입어 큰 성공을 거두었던 바 있다. 는 여러모로 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지만 사실은 소설가 김주영이 쓴 는 최인호 원작 보다 훨씬 앞서는 작품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를 통해 를 떠올리게 된 까닭은 드라마로서 가 그만큼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작품이기 때문이다. 대중들에게는 작품의 선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작품의 성공과 그로 인한 화제성이다. 가 얘기하는 기업가 정신이나 기업 윤리에 대한 이야기는 그래서 의 초반부를 장식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천가객주 천오수(김승수)의 곧은 삶을 통해 다시금 환기된다. 물론 초반의 이야기는 천오수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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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널사', 코믹한 장혁 다시 보게 된 까닭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7. 11. 13:51
폼 잡던 장혁은 어떻게 연기변신을 시도하고 있나 장혁 하면 먼저 떠오르는 건 ‘절권도’다. 사실 이 이미지는 때만 해도 장혁에게 굉장한 이점이었다. 스타일리시 액션 영상을 선보인 에서 식탁을 치고 날아올라 원투 펀치를 날리는 장혁의 모습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였다. 이런 캐릭터는 에서 겸사복 관원으로 등장해 이도에 대한 복수를 꿈꾸던 강채윤에게서도 거의 비슷하게 볼 수 있었던 모습이다. 하지만 비슷한 캐릭터가 두 번 주목받기는 힘든 법이다. 에서 주목된 건 장혁보다는 송중기와 한석규였다. 그런데 의 이미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작품선정의 잘못일까. 장혁은 를 통해 또 이 비슷한 역할로 돌아왔다. 그는 여전히 드라마 속에서 빠르게 손을 움직여 상대방을 제압하는 절권도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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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새 코너 ‘노애’, 그 공감의 이유옛글들/명랑TV 2012. 12. 4. 09:24
, 노예, 거지 캐릭터 전성시대 왜? “지가 마님 옷을 떨어뜨렸슈.” “우리 목도 떨어지겄구만.” “옷이 찢어졌슈.” “내 사지도 찢어지겄어.” 의 새 코너 ‘노애’는 드라마 의 상황을 패러디한다. ‘분수도 모르고 종놈들끼리 눈 맞으면’ 개죽음을 당하는 그 상황에 송영길과 허안나는 격렬한 사랑의 감정을 액션(?)으로 표현한다. 빨려던 마님의 옷을 떨어뜨린 별 것도 아닌 일에 자신들의 목도 떨어질 거라고 말하는 송영길의 모습은 그 과장된 처절함 때문에 웃음을 준다. 하지만 고작 웃전의 옷 하나 때문에 사지가 찢어질 것을 걱정하는 이 노비들의 죄를 들은 마님의 반응은 이들의 상황을 더 처참하게 만든다. “나 이 옷 안 그래도 질려서 버리려던 참인데. 이거 개집에나 깔아줘라.” 누군가에게는 목숨이 왔다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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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이여! 미치도록 보여주고픈옛글들/스토리스토리 2011. 4. 14. 15:28
"어, 너 거기 있었니?" 어린 시절 이런 얘길 참 많이도 들었다. 극도의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말수도 없는데다가 막상 입을 열어도 그다지 빵빵 터트리지 못했던 나는 말 그대로 존재감 없는 아이였다. 심지어 말할 때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아서, 무슨 얘길 꺼낼 때마다 이걸 말해 말어 고민할 정도였다. 그런 시골 아이가 떡 하니 서울 한 복판으로 전학을 왔으니 이건 투명인간이 따로 없었다. 그 때 나는 대신 아주 특별한 재주(?)를 갖고 있었는데, 어디 바깥에 나가면 늘 뭔가를 주워오는 것이었다. 누나는 그런 내가 신통했던지 "어디 바닥에 그런 게 다 있어? 난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없던데...", 하곤 했다. 그렇게 내가 주워오는, 누군가 버린 물건들은 하나하나 모여서 내 책상의 한 구석을 장식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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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취향'에 구준표? 대길이도 있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0. 4. 8. 07:33
드라마 속 숨은그림찾기, 드라마만큼 재밌네 ‘추노’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도 까메오로 출연한 개그맨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했던 드라마. 이 드라마에 장동건, 이병헌, 송강호, 한석규라는 이름에 이어 유재석과 박명수의 이름이 소현세자의 추종세력 명단 속에 들어있다는 사실은 네티즌들에 의해 찾아내져 화제를 만들었다. ‘개인의 취향’에 갑자기 등장한 구준표(?)는 ‘추노’가 주었던 이 숨은그림찾기의 재미를 재발견해주었다. ‘살인의 추억’에서 “향숙이!”를 연발하던 백광호 역할의 박노식씨가 소라 머리를 하고 가슴에 ‘구준표’라는 명찰을 단 채 등장했던 것. 시청자들은 반색했다. 그러나 ‘개인의 취향’의 숨은그림찾기는 ‘구준표’에만 머물지 않는다. ‘추노’에서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왕손이 역할로 나왔던 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