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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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20% 눈앞 '펜트하우스'를 보는 이상한 관전 포인트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12. 10. 15:21
'펜트하우스', 어떤 일이 벌어져도 놀랍지 않은 가짜 판타지 예상했던 대로지만 SBS 월화드라마 는 벌써부터 20% 시청률을 목전에 두고 있다. 9.2%(닐슨 코리아)로 시작한 드라마는 매회 1% 남짓 시청률을 끌어올리다, 11회에 이르러 19.6%를 기록하며 시청률이 껑충 뛰었다. 시청률이 모든 걸 증명해주는 바로미터가 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렇게 갑자기 시청률이 뛰어오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건 개연성 없이 자극적인 설정과 복수극을 통한 고구마와 사이다만을 담음으로써 막장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이제는 그 단계를 넘어서 생겨나는 이상한 관전 포인트가 그 이유다. 이상한 관전 포인트라는 건, '욕하면서 본다'는 우리가 흔히 막장을 지칭할 때 쓰는 표현에 이미 들어가 있다. 욕한다는 건, 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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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라기', 착한 며느리? 차별받는 며느리만 있을 뿐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12. 10. 15:10
'며느라기'가 시월드의 먼지 차별을 드러내는 방식 "엄마 조금만 기다리세요. 결혼하면 사린이는 다를 거예요. 사린이는 착하니까." 카카오TV 2회의 엔딩에서 무구영(권율)은 명절에 민사린(박하선)을 만나러 가는 길에 그렇게 생각한다. 무구영은 그날 형수 정혜린(백은혜)이 "다들 너무했다"며 날린 팩폭 돌직구에 아버지의 분노와 엄마의 눈물에 마음이 무겁다. 그래서 생각한다. 자신이 결혼할 사린이는 착한 며느리가 되어 엄마를 도울 거라고. 하지만 무구영의 생각은 당장 눈물을 흘리는 엄마와 아버지의 분노로 엉망이 된 명절 분위기가 며느리의 '이의 제기'에서 비롯됐다는 착각에서 비롯한다. 는 시월드의 모든 노동이 며느리들(엄마도 며느리다)에게만 부여되고, 그것도 며느리(엄마)가 나서서 며느리에게 강요되며,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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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어게인' 작위적이어도 괜찮아, 감당할 수 있는 가족 판타지니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11. 9. 10:48
'18어게인'이 판타지 설정을 가져와 들여다본 가족 JTBC 월화드라마 에는 18년 전으로 돌아간 홍대영(윤상현, 이도현)이 자신의 가족을 뒤에서 지켜보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고등학생 고우영(이도현)이 되어 자신의 딸 시아(노정의)와 시우(려운)를 들여다보고, 아내였던 정다정(김하늘)의 삶과 아버지 홍주만(이병준)의 무거운 어깨를 다시금 본다. 정다정이 어렵게 들어간 방송사 JBC에서 이혼 프로그램을 맡게 되고 그의 활약으로 정규 편성이 되었지만 MC 자리에 엉뚱한 인물이 들어가게 된 사실을 알게 된 홍대영은, 그 힘겨웠던 하루를 보내고 돌아가는 정다정을 길 건너편에서 안타깝게 바라본다. 딸 시아가 사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 하고, 그래서 대학보다는 학원을 다니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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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그룹 영어토익반', 95년 여사원 판타지에 푹 빠져드는 건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20. 11. 2. 12:02
'삼토반', 시대의 권력과 맞서는 상고 출신 삼총사가 주는 판타지들 이종필 감독의 영화 은 1995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는다. 그 시기는 현재의 우리들에게 시대의 변곡점처럼 기억되는 1997년 IMF 외환위기를 앞두고 그 징후들이 보이던 때이고, 나아가 그 거품의 극점을 향해 달리던 이른바 '세계화'의 그림자가 사회 전체를 뒤덮었던 때다. 그 시대 삼진그룹에 다니는 상고 출신 여사원들은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회사생활을 일상으로 삼았다. 그들은 아침 일찍 출근해 밤새 어질러진 사무실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상사들의 커피를 타서 일일이 갖다 주며 심지어 구두까지 닦아 대령해놓는 그런 허드렛일들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게다가 회사는 세계화 시대를 맞아 영어 토익 600점 이상을 받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