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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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기’, 판타지 사극이라고 현실을 못 볼까동그란 세상 2021. 9. 22. 11:11
‘홍천기’, 간만에 잘 빠진 판타지 사극의 탄생 하람(안효섭)이 볼 수 있었을 때 홍천기(김유정)는 앞을 못 봤고, 홍천기가 보게 됐을 때 하람은 앞을 볼 수 없게 됐다. SBS 월화드라마 의 이 설정은 홍천기와 하람 사이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를 더 애틋하게 만드는 장치가 아닐 수 없다. 보는 자와 보지 못하는 자의 사랑은, 서로를 동시에 보지 못한다는 사실로 인해 어떤 가림막이 세워지고 그래서 그 가림막을 뛰어넘어 서로를 알아보는 과정의 애틋함으로 피어나기 때문이다. 어려서 기우제 날 우연히 만나 함께 복숭아 서리를 나서고 복사꽃 아래서 조금씩 마음을 나눴던 홍천기와 하람. 당시 앞 못 보던 홍천기는 그 날 나누었던 말과 복사꽃 향기로 하람을 기억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 기우제 날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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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기’가 그리는 청춘들의 화룡점정은 어떤 위로를 줄까카테고리 없음 2021. 9. 8. 18:55
‘홍천기’, 청춘들을 통해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 앞을 보지 못한다는 건 어떤 고통일까. 아마도 누구나 당연한 듯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진 채 태어난 이들은 결코 알 수 없는 고통일 게다. SBS 월화드라마 의 청춘들은 번갈아가며 앞을 못 보는 저주를 입은 채 살아간다. 마왕을 그림 속에 봉인하기 위해 영종어용을 그린 아버지 홍은오(최광일)로 인해 홍천기(아역 이남경)는 앞을 못 보는 마왕의 저주를 받은 채 태어난다. 한편 마왕의 봉인식을 주관했던 하성진(한상진)은 토사구팽되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다. 그로부터 9년 후 마왕의 저주로 인해 오랜 가뭄이 찾아오고 그래서 기우제를 올리는 날 홍천기와 하성진의 아들 하람(아역 최승훈)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하지만 성주청 국무당 미수(채국희)가 하람을 인신공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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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 적어도 뻔한 현대판 왕자보다는 낫다동그란 세상 2021. 7. 3. 10:26
주인공을 ‘멸망’이란 추상으로 바꿔 놓으니 tvN 월화드라마 는 벌써 제목부터 특이하다. 드라마 내용과 상관없이 제목만 보면, ‘멸망’이라는 의인화된 표현은 이 집 주인이 맞이한 비극을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이 ‘멸망’이 들어온 집 주인 탁동경(박보영)은 시쳇말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다. 사귀던 남자친구가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고, 머릿속에는 100일 후 터져버릴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선고를 받는다. 이 정도면 술에 취해 누구나 한 번쯤 이렇게 외쳐볼만 하다. “세상 다 망해라! 멸망해버려!” 그런데 이 드라마는 바로 이 지점부터 멜로를 시작한다. 그것도 탁동경이 외쳤던 그 ‘멸망(서인국)’이 잘생긴 남자 캐릭터로 새벽에 그 집 문 앞에 나타나는 것으로. 설정은 흥미롭다. ‘멸망’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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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 ‘간동거’, 초현실적 존재와의 로맨틱 코미디동그란 세상 2021. 6. 20. 16:15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멸망’과 ‘간동거’의 평행이론 로맨틱 코미디의 남녀 주인공은 당대의 대중들이 가진 욕망을 대변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최근 방영되고 있는 tvN 와 는 유사한 지점이 있다. 초현실적 존재와의 로맨틱 코미디를 그리고 있어서다. 이젠 ‘멸망’과 밀당하는 판타지 멜로의 시대 사귀던 남자가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고, 뇌종양까지 발견되어 100일 시한부 판정을 받은 탁동경(박보영)은 절망적인 마음으로 외친다. “세상 다 망해라! 다 멸망해버려!” 그런데 그 날 새벽 누군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린다. 문을 열어보니 웬 잘 생긴 남자가 서있다. 그는 불러서 왔다며 자신을 ‘멸망’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tvN 월화드라마 는 멸망(서인국)과 탁동경의 밀당 판타지 멜로가 시작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