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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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라기2’와 ‘좋좋소’, 하이퍼 리얼리즘에 대한 격공동그란 세상 2022. 1. 14. 15:21
섣부른 사이다도 뻔한 고구마도 싫다...하이퍼 리얼리즘 드라마 카카오TV 가 돌아왔다. 시즌1에서 는 이른바 ‘하이퍼 리얼리즘 드라마’라고 불렸다. 주말드라마에서 틀에 박힌 모습으로 반복되던 시월드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실제로 겪는 시월드를 지나치게 극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아냄으로써 더 큰 공감대를 이끌어서다. 실제로 드라마가 늘 소비하던 시월드는 ‘악마화’되어 표현되는 경향이 있었다. 며느리에게 대놓고 집안 운운하며 무시하고, 막말까지 일삼는 빌런화된 시어머니는 그래서 현실적이라기보다는 ‘드라마 속 캐릭터’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저런 시어머니가 요즘 어딨니?”하고 실제 시어머니들이 말할 정도로. 하지만 는 달랐다. 너무나 평범하고 또 며느리를 나름 배려하는 모습까지 보이는 평범한 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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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기’, 판타지 사극이라고 현실을 못 볼까동그란 세상 2021. 9. 22. 11:11
‘홍천기’, 간만에 잘 빠진 판타지 사극의 탄생 하람(안효섭)이 볼 수 있었을 때 홍천기(김유정)는 앞을 못 봤고, 홍천기가 보게 됐을 때 하람은 앞을 볼 수 없게 됐다. SBS 월화드라마 의 이 설정은 홍천기와 하람 사이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를 더 애틋하게 만드는 장치가 아닐 수 없다. 보는 자와 보지 못하는 자의 사랑은, 서로를 동시에 보지 못한다는 사실로 인해 어떤 가림막이 세워지고 그래서 그 가림막을 뛰어넘어 서로를 알아보는 과정의 애틋함으로 피어나기 때문이다. 어려서 기우제 날 우연히 만나 함께 복숭아 서리를 나서고 복사꽃 아래서 조금씩 마음을 나눴던 홍천기와 하람. 당시 앞 못 보던 홍천기는 그 날 나누었던 말과 복사꽃 향기로 하람을 기억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 기우제 날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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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기’가 그리는 청춘들의 화룡점정은 어떤 위로를 줄까카테고리 없음 2021. 9. 8. 18:55
‘홍천기’, 청춘들을 통해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 앞을 보지 못한다는 건 어떤 고통일까. 아마도 누구나 당연한 듯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진 채 태어난 이들은 결코 알 수 없는 고통일 게다. SBS 월화드라마 의 청춘들은 번갈아가며 앞을 못 보는 저주를 입은 채 살아간다. 마왕을 그림 속에 봉인하기 위해 영종어용을 그린 아버지 홍은오(최광일)로 인해 홍천기(아역 이남경)는 앞을 못 보는 마왕의 저주를 받은 채 태어난다. 한편 마왕의 봉인식을 주관했던 하성진(한상진)은 토사구팽되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다. 그로부터 9년 후 마왕의 저주로 인해 오랜 가뭄이 찾아오고 그래서 기우제를 올리는 날 홍천기와 하성진의 아들 하람(아역 최승훈)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하지만 성주청 국무당 미수(채국희)가 하람을 인신공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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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 적어도 뻔한 현대판 왕자보다는 낫다동그란 세상 2021. 7. 3. 10:26
주인공을 ‘멸망’이란 추상으로 바꿔 놓으니 tvN 월화드라마 는 벌써 제목부터 특이하다. 드라마 내용과 상관없이 제목만 보면, ‘멸망’이라는 의인화된 표현은 이 집 주인이 맞이한 비극을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이 ‘멸망’이 들어온 집 주인 탁동경(박보영)은 시쳇말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다. 사귀던 남자친구가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고, 머릿속에는 100일 후 터져버릴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선고를 받는다. 이 정도면 술에 취해 누구나 한 번쯤 이렇게 외쳐볼만 하다. “세상 다 망해라! 멸망해버려!” 그런데 이 드라마는 바로 이 지점부터 멜로를 시작한다. 그것도 탁동경이 외쳤던 그 ‘멸망(서인국)’이 잘생긴 남자 캐릭터로 새벽에 그 집 문 앞에 나타나는 것으로. 설정은 흥미롭다. ‘멸망’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