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거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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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김명민에게서 장준혁이 떠오르는 까닭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5. 3. 09:24
의 김명민, 우리들의 불편한 자화상 역시 김명민이다. 그가 연기하는 MBC 수목드라마 의 김석주라는 변호사는 특별한 구석이 있다. 첫 회부터 일제에 강제 징용당한 어르신들의 반대편에서 서서 일본기업을 변호하는 김석주는 피도 눈물도 없는 로펌 변호사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또 재벌 2세의 강간치상을 변호하면서 피해자 여자 연예인의 치부를 드러내 자살시도까지 하게하고 결국 그녀가 살인까지 저지르게 만든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이렇게 지독한 악마지만 그에게서 왠지 모를 연민이 느껴지는 건. 의 로펌 변호사는 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의 변호사와는 너무나 다르다. 그것은 인권변호사냐 아니냐의 차이가 아니라 고용 변호사냐 아니냐의 차이다. 에서 김석주가 다니는 차영우펌은 돈 되는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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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물', '쓰리데이즈', 당장은 무모해보이지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3. 7. 20:12
제대로 던진 SBS드라마의 승부수, 그 의미 SBS 드라마가 제대로 승부수를 던졌다. 지금껏 월화수목 드라마에서는 좀체 보기 힘들었던 본격 장르물을 연달아 라인 업시킨 것. 은 스릴러에 타임슬립이 덧붙여진 드라마이고 는 추리극적인 요소가 가미된 액션 스릴러다. 미드에 익숙한 시청자라면 “우리도 이런 드라마를?”하며 반색할 만하다. 흔히들 장르라고 하면 정해진 문법이 있게 마련이지만 우리네 장르드라마는 일종의 변칙을 보여 왔던 게 사실이다. 같은 의학드라마를 해도 ‘멜로’가 빠지지 않고 ‘가족’이 빠지지 않는다. 아니 이 드라마는 사실상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학드라마가 아니라 멜로, 즉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다. 같은 복합 장르 드라마도 일단 메인은 멜로다. 화제가 됐던 도 그렇고 심지어 같은 남자들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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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도 없는 '굿닥터', 왜 호평일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8. 14. 07:23
가 보내는 어른들에 대한 준엄한 경고 “이제껏 내가 본 박시온은 로봇이었어. 무조건 환자를 고쳐야 함. 이 프로그램이 입력된 로봇.” 의 소아외과 부교수 김도한(주상욱)은 서번트 증후군으로 천재적인 의학적 지식과 진단 능력을 소유한 박시온(주원)을 로봇이라고 말한다. 즉 박시온이 오직 환자를 고쳐야겠다는 생각만을 가진 것은 이성적인 판단이나 확신에서 우러나오는 게 아니라 “훈련으로 나오는 기계적인 반응일 뿐”이라는 것. 이런 김도한의 생각은 병원이라는 곳이 뛰어난 의술만으로 생존하기 어려운 공간이라는 걸 에둘러 말해준다. 즉 부교수로서 레지던트들의 책임을 져야 하는 김도한에게 박시온처럼 앞뒤 안 가리고 환자만을 고치겠다는 순수한 영혼은 위험 그 자체다. 병원은 나름의 위계질서 시스템으로 인해 굴러가는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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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 왜 지상파는 이런 시도를 못할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3. 21. 09:24
, 종편이라 안 봐? 그렇다면 지상파는? 사실 종편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일 게다. 이것은 그간 종편의 모체인 보수 언론들이 기득권 세력으로 인지되는 한, 또 그 언론과 종편 채널이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는 한 바뀌기 어려운 정서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종편에서 방영되기 때문에 무조건 안 본다는 시청자들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정서를 빼놓고 콘텐츠만 놓고 볼 때 어떤 경우에는 이런 생각이 무색해질 때가 있다. JTBC에서 새로 시작한 같은 드라마가 그렇다. 같은 명품 드라마를 연출한 안판석 감독의 작품답게 은 지금껏 드라마들이 다루지 않았던 바이러스라는 소재를 가져왔다. 흔히 재난영화에서나 봐왔던 장르적 요소들을 드라마로 끌어온 은 그래서 그 자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