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 이우정 작가, 예능 드라마 못하는 게 뭐야

 

이쯤 되면 연타석 홈런이다. <1박2일>로 한 방을 날리고, 그 여력을 모아 <남자의 자격>까지 세워놓음으로써 명실공히 <해피선데이>를 주말예능의 최강자로 만들었던 그녀였다. 당시 예능가에서는 <1박2일>과 <남자의 자격>, 이 남자들의 예능(?) 두 개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여장부로 이우정 작가라는 존재가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곤 했다. 여러 다른 이유도 있었겠지만 이 두 예능 프로그램이 최근 들어 난항을 겪었던 것에는 아마도 그녀가 <해피선데이>를 빠져나온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여겨진다.

 

'응답하라 1997'(사진출처:tvN)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예능이 아닌 드라마로 홈런을 쳤다. tvN에서 방영된 <응답하라 1997>로 케이블로서는 어마어마한 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거둔 것이다.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이 드라마는 첫 드라마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디테일과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90년대의 대중문화사적인 풍경들을 청춘들의 성장담과 엮어서 깊은 울림을 만들어냈다. 대중문화가 가진 대중의식을 담은 드라마의 메시지는 재미를 넘어 의미까지 거두기에 충분했다 여겨진다. 도대체 그녀는 어떻게 이런 연전연승의 성과물을 낼 수 있었을까.

 

그것은 그녀가 가진 예능작가라는 위치에서 비롯된다. 사실 예능작가라고 하면 몇 년 전만해도 방송작가들 사이에서는 가장 밑으로 치부되던 존재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예능작가들은 프로그램 속에서 거의 모든 일들에 관여하는 소모인력처럼 치부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가라고 하면 무언가 어깨와 목에 힘이 들어가는 그런 자의식을 가질 만한 역할이 예능작가에게는 거의 없었다. 순간 순간 상황에 따라 대처해야 하는 예능작가로서 자의식보다 중요한 건 같이 손발을 척척 맞춰주는 그 공동작업에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그녀가 첫 드라마인 <응답하라 1997>을 성공으로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이다. 이 드라마는 그녀를 필두로 <해피선데이>의 작가들(모두 예능작가들이다)이 대거 참여한 작품이다. 그 작업과정을 들어보면 그것이 일반적인 드라마 제작방식과는 사뭇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즉 일반적인 드라마라면 작가가 (일방적으로) 쓰고 연출자가 그것을 연출하며 연기자는 연기하는 식으로 역할이 분담되는데, 이 작품은 거의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협업을 하는 이른바 ‘예능식’으로 작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수많은 아이디어들과 실제사례들을 모아서 그것을 캐릭터와 작품에 녹여내는 과정에서부터 작가들과 연출자가 머리를 맞대는 이 예능식 작업은 신원호 PD의 말대로 ‘한 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 영상’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다. 매번 웃음을 주거나 짠한 느낌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한 땀 한 땀 성실하게 채워 넣는 방식. 물론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흐름과 조망을 놓치지 않는 그런 작업방식이 있었기에 <응답하라 1997>의 성과가 있을 수 있었다.

 

또한 예능작가 특유의 캐릭터를 끄집어내는 방식은 이 작품의 연기자들이 돋보이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보통의 드라마 작가들이 캐릭터를 쓰고 그 연기를 연기자의 몫으로 돌리는 반면, 예능작가들은 연기자에게서 캐릭터를 발굴하는데 능하다. 서인국이나 정은지가 여타의 다른 작품에서보다 더 캐릭터가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예능작가가 가진 장점이 작품에 녹아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최근 들어 예능작가 출신 드라마 작가들이 승승장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예능작가 출신인 박지은 작가의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보면 예능적인 감각(풍자와 콩트)과 캐릭터에 얼마나 발군인가를 느낄 수 있다.

 

이우정 작가는 이제 드라마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놓고는 이제 다시 tvN이 준비하는 주말예능에 도전한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 참여하는 인력들이 주목을 끈다. 초대 <해피선데이>를 이끌었던 이명한 PD와 <응답하라 1997>을 함께 했던 신원호 PD는 당연히 참여하고 거기에 은지원, 이수근 같은 이들의 패밀리라 할 수 있는 연기자들이 들어온다는 점이다. 모두 <해피선데이>의 패밀리지만 어찌 보면 이것은 이우정 작가가 가진 인맥이기도 하다. 작가 하나가 가진 방송 프로그램에서의 힘은 이처럼 강력하다.

 

또 그 포맷이 버라이어티와 드라마 형식, 두 코너로 진행된다는 점은 이제 이우정 작가가 이 두 형식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이미 결과물로 보여주었다) 대체불가의 작가라는 걸 입증해준다. 이우정 작가의 승승장구를 보면 그래서 그간 전면에 얼굴조차 나오지 않던 예능작가들이 가진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이우정 작가는 그 가능성의 길을 맨 앞에서 열어가는 작가다.

올림픽에 대한 대중들의 달라진 인식 반영

 

올림픽 방송의 시청률이 예전 같지 않다. 물론 순수하게 경기 시청률만 계산하면 다르다. AGB닐슨의 자료에 의하면 남자 양궁 개인전에서 김법민이 참가한 8강전이 29.1%로 전체 올림픽 방송 시청률 1위를 차지했고 오진혁이 금메달을 딴 결승전이 23.3%로 2위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그 순수 경기 시청률을 의미하는 것일 뿐, 프로그램의 전체 시청률을 얘기해주는 건 아니다.

 

'각시탈'(사진출처:KBS)

올림픽 방송의 지금까지의 시청률 추이를 보면 거의 10% 초반대에 머물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개막식이 있었던 지난 7월28일 MBC의 <런던올림픽 2012>가 10.4%로 최고 올림픽 방송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같은 날 방송된 <닥터진>은 오히려 선전해 13.7%의 높은 시청률을 거뒀다. 이렇게 올림픽 시즌이지만 오히려 정규 방송 중에 두각을 나타낸 프로그램들이 있다.

 

29일 올림픽 방송 최고 시청률은 KBS의 <여기는 런던 2부(11.8%)>였지만 이날 <개그콘서트>는 20%, <해피선데이>는 14.6%의 시청률을 냈다. 올림픽 시즌치고는 꽤 괜찮은 성과로 볼 수 있다. 올림픽 방송이 비슷한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동안 30일과 31일 <골든타임>은 12%와 14.2%의 높은 시청률을 냈다. 8월1일 방영된 <각시탈>은 무려 18%의 시청률을 거뒀다.

 

물론 이 수치들은 올림픽 방송으로 인해 경쟁 프로그램들이 결방되면서 집중된 결과이기도 하다. <해피선데이>는 경쟁 프로그램인 <일요일이 좋다>가 없었기 때문에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이고, <각시탈> 역시 <유령> 같은 경쟁작이 없었기에 높은 시청률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시즌이 거의 모든 방송사의 프로그램 분위기를 올림픽으로 몰아가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이런 정규방송의 시청률은 의미가 있다고 보여진다.

 

올림픽 방송의 특성 상 관심이 가는 경기(예를 들어 금메달 결정전 같은)에 대한 집중도는 높지만 그렇다고 그 예선 경기까지 전부 챙겨보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올림픽 방송은 순간 시청률은 높을 수 있지만 지속적인 시청률은 높지 않을 수 있다. 방송3사가 서로 다른 경기들을 편성하게 되면 시청자들은 끊임없이 채널을 돌려가며 보게 된다. 시청률이 분산되는 이유다.

 

하지만 이런 이유 이외에도 올림픽 같은 국가 스포츠에 대한 우리의 달라진 정서도 한 몫을 차지하는 것 같다. 과거에 88올림픽이나 2002 월드컵 같은 국가 스포츠는 온 국민이 한 사람의 화살을 쳐다보고, 탁구공에 집중하고,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유도 기술을 바라보거나, 발끝에 닿는 축구공 하나에 시선을 모으는 일들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물론 이것은 지금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하지만 확실히 그 강도는 달라진 것 같다. 사람들은 여전히 경기 결과에 관심을 가지지만, 그렇다고 그 시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려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적어도 본방을 못 챙기면 재방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는 정서는 국가 스포츠에 대한 달라진 국민정서를 말해주는 것 같다. 올림픽으로 인해 결말을 나중에 봐야만 하는 <신사의 품격>이나 <유령> 같은 작품에 대한 대중들의 아쉬움은 에둘러 이런 정서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올림픽의 재미만큼 정규방송에 대한 갈증도 깊어지는 요즘이다.

극과 극으로 시너지 만든 최강 라인업

 

주말 예능은 한 가지 프로그램만의 동력으로 힘을 쓰기가 어렵다. 저녁 5시부터 8시까지 무려 3시간 동안 온 가족을 TV앞에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라인업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SBS <일요일이 좋다>의 <정글의 법칙>과 <런닝맨>은 환상의 라인업을 구성한다. 극한 야생의 정글로 우리를 데려가는 <정글의 법칙>은 안온한 도시에서 즐거운 게임을 벌이는 <런닝맨>과 극과 극의 느낌을 주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상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정글의 법칙2'(사진출처:SBS)

툰드라로 간 <정글의 법칙>은 특별하고 복잡한 미션을 주지 않아도 그 자체로 타 방송이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영상을 제공한다. 극한의 공간 속에 던져진 병만족이 그저 걷거나 잠을 자거나 먹을 것을 찾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거기에는 특별한 조미료를 치지 않아도 그 자체로 풍미를 내는 야생 날 것의 묘미가 들어있다.

 

보통의 공간이라면 물을 건너는 행위가 그렇게 재미있게 보여질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뼛속까지 파고드는 한기를 느끼게 만드는 툰드라의 물로 몸을 던지는 장면은 한때 <1박2일>이 한겨울에도 계곡이나 바다만 보면 입수하던 그 강한 자극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 앞에서 들어갈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박태환 선수를 능가할(?) 속도로 물을 건너는 리키의 모습은 강렬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또 먹을 것이 없어 야생쥐를 잡으려는 노력은 그 자체로 이 <정글의 법칙>만이 가진 야생성을 드러낸다. 도시라면 쥐를 잡기 위해(그것도 잡아먹기 위해서) 그토록 노력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겠는가. 새알이라도 챙기려고 엄청나게 높은 나무 꼭대기까지 타고 올라간 김병만이 그러나 새둥지 안에 입을 벌리고 어미를 기다리는 새끼들을 본 후 그 예쁜 모습에 포기하고 내려오는 장면은 한 편의 우화 같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그런데 만일 이렇게 강렬한 야생의 풍경을 보여주는 <정글의 법칙>에 이어서 비슷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들어갔다면 아마도 시청자들은 피곤해졌을 게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극한의 야생을 간접체험한 후, 우리는 <런닝맨>이라는 조금은 편안한 도심의 게임 속으로 안내된다. <정글의 법칙>이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인다면, <런닝맨>은 즐거움을 위해 온몸을 던진다. 극과 극의 대비지만 바로 그 대비 때문에 양자가 더 강화된 느낌을 갖게 된다.

 

사실 <정글의 법칙>과 <런닝맨>이 라인업을 갖추기 이전에 최강 라인업은 단연 KBS <해피선데이>였다. <남자의 자격>이 중년 남성들의 도전을 전면에 보여주면 <1박2일>은 전국 곳곳으로 시청자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그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1박2일>이 시즌2에 접어들면서 본래의 맛을 못 찾게 되면서 라인업이 깨졌다. 다만 최근 들어 시즌2를 선언한 <남자의 자격>이 살아나고 있다. <해피선데이>는 과연 <정글의 법칙>과 <런닝맨>이라는 최강 라인업을 깰 수 있을까.

 

MBC의 <일밤>은 사실상 라인업이 없어서 경쟁에서 늘 뒤쳐졌던 게 사실이다. <나는 가수다>가 한참 절정의 인기를 끌 때도 그 힘을 쌍끌이해줄 프로그램은 좀체 나타나지 않았다. <신입사원>, <집드림>, <바람에 실려>, <룰루랄라>, <꿈엔들>, <남심여심> 그리고 <무한걸스>까지 그 어떤 프로그램도 <나는 가수다>와 보조를 맞춰주질 못했다. 홀로 서 있는 <나는 가수다>는 그래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자체적인 힘으로 서야하지만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주말 예능은 그 특성상 혼자만 잘해서 되는 게임이 아니다. 하나가 앞에서 끌어주면 다른 하나가 뒤에서 받쳐줘야 그 최강자가 되는 게임이다. 그런 점에서 <정글의 법칙>과 <런닝맨>은 그 극과 극의 조합으로 최강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주말 저녁 정글과 도심을 오가는 이 두 예능 프로그램은 각각이 아니라 붙어있기 때문에 더 힘을 발휘하고 있다.


예능에서 저평가된 작가라는 존재의 진가

'1박2일'(사진출처:KBS)

'해피선데이'의 최고 전성기는 재작년일 것이다. 그 때 '1박2일'은 강호동을 위시해 전체 예능의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었고, '남자의 자격' 역시 '하모니'편을 통해 그 정점을 찍고 있었다. 출연자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PD까지 주목받게 할 정도였으니 그 팬심이 어디까지 닿아있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때 사실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 있으면서도 전면에 얼굴이 잘 드러나지 않은 '해피선데이'의 숨은 공신이 있었다. 그녀는 바로 이우정 작가다.

당시 '1박2일'과 '남자의 자격', 두 프로그램의 메인 작가를 하고 있던 이우정 작가는 그 엄청난 수의 남자들(이 두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은 모두 남자들이 아닌가)을 사실상 만들어낸(물론 억지로 캐릭터를 부여한다는 뜻은 아니다) 장본인이지만 인터뷰를 꺼려했다. 그것은 작가, 그것도 리얼 예능의 작가라는 지점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리얼 예능에도 작가가 있었어?'하는 오해는 이우정 작가라는 발군의 재원이 대중들에게 잘 소개되지 않은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이우정 작가의 기획력과 순간 순간 상황에 따라 만들어내는 아이템들은 이미 당시 '해피선데이'의 CP였던 이명한PD나 PD인 나영석PD를 통해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쩔 수 없이 프로그램의 전면에 나서 있지만 사실상 프로그램을 이끄는 건 이우정 작가라는 것에 모두 동의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남자의 자격'이 갑자기 프로그램의 매력을 잃게 된 데는 물론 PD 교체의 원인도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이우정 작가가 빠져나오면서 생긴 변화라는 얘기가 설득력이 있다. 이것은 어쩌면 시즌2로 만들어지는 '1박2일'에도 해당되는 얘기일 수 있다.

작가들은 직업의 특성상 방송사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이직(사실상은 이직이라고 표현하기 어렵다. 프리랜서니까.)이 그만큼 잦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우정 작가를 놓친 것은 '해피선데이' 최대의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드느냐는 문제 그 차원을 넘어선다. 즉 작가는 어찌 보면 프로그램의 인력(제작진에서부터 출연진까지)들에게 영향력이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따라서 작가의 유출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타 인력들의 유출(때로는 출연진들까지)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KBS처럼 스타를 키우지 않는 시스템 속에서 덩치가 커진 PD들이 타방송사로 떠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일 것이다. 소속PD들이 이런 상황인데, 소속도 아닌 작가들은 오죽할까. 실제로 '1박2일'과 '남자의 자격' 두 프로그램의 메인 작가라는 강행군을 해오면서 이우정 작가가 그만한 대우를 받았을까는 의문이다. 소속되지 않은 작가는 좋게 말해 프리랜서지만 현실적으로 얘기하면 비정규직이나 마찬가지다.

이우정 작가가 '1박2일' 시즌1을 끝으로 '해피선데이'를 떠나게 된 상황은 그래서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것은 브레인을 잃은 것이면서 동시에 인맥을 잃은 결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전략적인 차원에서 보면 어떤 PD를 세우는 것보다도 작가 하나를 제대로 붙잡아 두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었다. 물론 앞으로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예능과 교양 같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방송작가들에 대한 방송사들의 인식은 좀 달라져야 할 것 같다. 그것이 제 아무리 리얼이라고 해도, 프로그램의 얼개와 기획은 작가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것이다. 툭하면 자르고 교체하는 지금의 작가를 대하는 방식으로는 프로그램의 핵심인 작가들의 성장을 가로막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결국 프로그램의 질적인 저하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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