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관찰카메라 (49)
주간 정덕현
TV조선의 좀 더 센 관찰카메라, 트로트 오디션, 막장드라마의 파괴력 솔직히 말해 TV조선이 이렇게 막강한 콘텐츠 파워를 보여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워낙 보수언론의 색깔이 강하고, 채널 또한 그런 정치적 색깔들에 편향된 방송들을 계속 쏟아냈던 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방송사라기보다는 또 다른 보수 언론 채널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TV조선 채널을 선택하는 건 마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일처럼 보여 꺼려지는 면이 있었다. 지금도 완전히 그 느낌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는 콘텐츠들이 눈에 띈다. 정치적 성향과는 상관없이 인구에 회자되는 프로그램들도 점점 늘어났다. 이것이 사실이라는 건, 일주일간의 시청률 표를 보면 단박에 드러난다. 월요일에 방영되는 가 7%대(닐슨 코리아) 시청률..
'우이혼'의 호불호는 엇나간 관점에서 생긴다 TV조선 예능 는 첫 회를 시작하며 스튜디오에서 이를 관찰하는 MC들인 신동엽과 김원희의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을 먼저 보여준다. '할리우드'에서나 나올 법한 이혼이라는 소재를 우리도 하게 됐다는 사실에 적이 놀라는 신동엽의 반응은 이 프로그램이 가진 관찰의 시선을 어느 정도는 예감하게 만든다. 이혼이라는 소재를 과감히 끌어왔다는 사실은 가 가진 파격을 드러내지만, 어쩐지 계속 들여다보며 시청자들은 이것이 이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혼 커플이 다시 만나 느끼는 감정(그것이 연애감정이든, 아니면 전 부부였던 관계가 남긴 감정이든)에 대한 이야기이고 나아가 '재결합'을 원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이영하와 선우은숙은 어딘지 어색하고 냉랭한..
'금쪽같은 내 새끼', 관찰카메라의 자극 대신 공감 코칭 선택 이른바 '육아예능'이 쏟아져 나왔던 건 관찰카메라라 불리며 사실은 리얼리티쇼를 시작한 우리네 예능가가 그 안전한 선택으로서 '육아'를 가져왔기 때문이었다. MBC 가 그 시작이었다면, KBS 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고 SBS 가 등장하면서 육아예능의 트렌드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금 육아예능은 한 풀 꺾인 상태다. 는 일찍이 종영했고 도 버티다 종영을 선택했다. 만이 주말시간대의 시청률을 가져오면서 지금껏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육아예능이 이렇게 예전만 못해진 건, 애초 육아의 버거움을 예능적인 툴로 담아내겠다던 취지가 점점 희석되고, 보다 예능에 맞춰진 이벤트가 많아지면서 공감대 역시 사라졌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의 육아와 특히 아빠들의 ..
'60세 미만 출입금지', 관찰카메라란 이런 것이다 EBS 다큐프라임이 2회 분량으로 담아낸 는 60대의 독거여성 세 명의 셰어하우스 한 달 살기를 담았다. 사는 곳도 다르고 살아온 방식도 다른 세 사람. 62세 사공경희씨는 결혼을 하지 않은 미스로 지금껏 홀로 살아왔고, 65세 김영자씨는 함께 가족과 살아오다 이제 혼자 산지 두 달째를 맞이했다고 한다. 반면 영자씨와 나이가 같은 이수아씨는 13년째 혼자 살아오며 어딘지 삶이 '엉망진창'이 됐다고 토로한다. 가족도 친구도 점점 사라졌다고. 첫 날 셰어하우스에서 만난 세 사람은 어색하기가 이를 데 없다. 너무 다른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이들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한 달을 지내고 나서는 거의 친자매이자 평생 친구 같은 정을 느..
'개훌륭' 강형욱의 역대급 버럭? 그만한 이유 있었다지만 "말려요! 말려야지 지금 뭐하는 거야? 뭐하는 거예요? 말려야죠." 강형욱은 급하게 다가가 뚱이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루피를 안아 올렸다. 너무 큰 소리가 났던지라 보호자는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형욱은 "왜 나한테 미안해요. 얘네들한테 미안해야지."라고 그 미안해야할 대상을 정정했다. KBS 에서 지난주 방영된 '오줌 무법지대 루피네'의 사례는 여기저기 마킹을 하고 다니는 네 마리 고민견의 이야기를 담았다. 보호자들이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아 거의 '화장실'이 되어버린 집에서 강형욱은 더 이상 솔루션을 진행할 수가 없었다. 결국 일주일 간 청소를 한 후 다시 보기로 했다. 하지만 일주일 후 다시 그 집을 찾은 강형욱이 싸움이 붙어버린 ..
‘공부가 머니?’, 사교육을 다루는 이 프로그램의 양면성 MBC 예능 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일까. 첫 방송에 나온 임호네 가족의 이야기는 충격과 안타까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대치동에 사는 임호네 아이들 삼남매가 다니는 학원 수만 34개.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수치지만, 아이들 엄마는 그것이 그 곳에서는 일상사라고 말한다. 대치동에서는 어느 집에서나 다 그렇게 한다는 것이고, 자신은 그걸 겉핥기식으로 하는 정도라는 것. 이게 사실이라면 대치동이라는 곳이 얼마나 비정상적인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아이들은 방과 후 학원을 전전하고, 집에서도 계속 찾아오는 방문교사들과 학습지를 풀고 밤늦게까지 숙제를 해야 했다. 숙제가 많은 날에는 12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잠을 잘 수밖에 없는 아이들..
‘캠핑클럽’, 어째서 이효리가 대체불가인지 알겠네 어쩌면 이렇게 이 시대에 딱 맞는 예능의 맛을 낼 줄 알까. JTBC 예능 을 보다보면 이효리가 실로 관찰카메라 시대에 제 물을 만났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빵빵 터지는 웃음에서 가슴 먹먹해지는 진심어린 눈물까지, 이효리가 있어 가능하다는 걸 발견하게 되니 말이다. 울진 구산의 아름다운 해변에서의 하루는 이효리가 있어 다이내믹해진다. 캠핑 5일차에 각자의 시간을 갖기로 하고 뿔뿔이 흩어져 저마다 하고픈 일을 할 때, 이효리가 가만 있지 못하고 홀로 바쁘게 이 일 저 일을 하는 모습은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우유를 사러 매점에 갔다가 쓰레기봉투와 장작까지 사서 낑낑대며 돌아오는 이효리가 스스로를 피곤하게 하는 건 바로 자신이었다는 걸 토로하는 장면은 웃음..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대나무숲이라기보단 자아성찰과연 나는 평상 시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비춰질까. KBS 설특집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는 보스(?)의 위치에 있는 출연자들의 관찰카메라를 담았다. 관찰카메라의 대상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연복 셰프 그리고 개그맨 김준호다. 어느 정도 방송이나 뉴스를 통해 알고 있는 이들이지만, 관찰카메라는 일상 깊숙이 들어가 보여준다는 점에서 새로운 면모가 드러난다. 무엇보다 이들을 바라보는 이 프로그램의 관점은 ‘을’의 시선이기 때문에 ‘갑’을 디스하는 재미 포인트가 만들어진다. 새벽부터 한 시간 동안 조깅을 하는 박원순 시장의 경우엔 그와 함께 운동을 하는 비서관의 쉴 틈 없는 모습이 등장하고, 이를 관찰카메라로 스튜디오에서 보는 출연자들과 고정MC들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