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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 어쩌다 잔인한 프로그램이 되었나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야생동물을 잡아먹는 것을 ‘동물학대’라 부르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바나편에서는 갑작스럽게 ‘동물학대’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사냥을 하기가 쉽지 않은 오지에서 김병만이 무려 6시간에 걸쳐 만든 석궁으로 작은 새를 잡는 장면과, 촬영 끝날 때까지 올무에 잡히지 않은 딕딕(사슴처럼 생긴 동물)이 카메라를 끈 뒤에 잡히자 그 가죽을 벗겨내고 고기를 나누는 장면이 모자이크도 처리되지 않은 상태로 방영된 것에 대해서다. 원주민들도 살기 위해 사냥해 먹는 동물이고, 은 어떤 면에서는 그 곳의 생존법칙을 배우는 의미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어쩌면 어쩔 수 없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다고 해도 그것을 어떻게 보여주는가 하는 건 중요..
웃다가 짠해지는 김병욱표 희비극의 묘미 에서 홍혜성이라는 역할을 연기하는 여진구는 좀체 웃지 않는다. 늘 진지한 표정에 때로는 곧 눈물이 터질 것만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어린 시절 엄마가 돌아가시고 보육원에서 자란 그는 어쩌다 보니 노씨네 집안의 잃어버린 막내아들 행세를 하고 있다. 빈 집을 전전하며 떠돌던 그에게 생긴 인생 대역전이지만 착한 심성의 그는 늘 불편한 마음이다. 노씨 가족들이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주면 줄수록 그곳이 자신이 있을 자리가 아니라 생각하며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 바로 이 홍혜성이라는 인물의 입장과 그래서 연기로 보여지는 여진구의 무표정은 이라는 시트콤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김병욱 감독표 시트콤이 지금껏 줄기차게 보여줬던 희비극이 이 인물의 상황 속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기 때..
분노, 연민, 죄의식까지 지성 연기 놀라워 역시 좋은 드라마는 좋은 캐릭터를 통해 좋은 연기자를 재발견하게 한다. 에서 유독 주목받는 연기자는 황정음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불행 속에서 미칠 듯이 오열하는 황정음의 눈물 연기는 분명 이 재발견한 그녀의 가능성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황정음만큼 놀라운 연기는 지성에게서도 발견된다. 이것은 지성이 연기하는 조민혁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놀라운 복합심리 때문이다. 이 캐릭터는 지금껏 드라마에서 좀체 보기 힘들었던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 내면을 보여준다. 처음에 그 감정은 분노였다.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을 뺑소니 사고로 죽게 한 이가 강유정(황정음)이라고 알게 된 그는 그녀의 남자친구로 하여금 그녀를 심판하게 해 감옥에 보낸다. 하지만 감옥에 보낸 것으로 조민혁의 분..
, 이수근의 힐링이 되어야 하는 이유 무엇이 그토록 이수근을 괴롭혔던 걸까. 배드민턴 마지막 경기에서 패한 이수근은 코트에서 일어날 줄을 몰랐다. 좀체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성격은 오히려 한 번 터진 눈물을 봇물로 만들었다. 그런데 그 소리 내어 우는 눈물보다 더 슬펐던 건 카메라가 지나갈 때 슬쩍 잡힌 원형 탈모의 흔적이었다. 얼마나 큰 스트레스에 시달리기에 머리카락이 이토록 뭉텅 빠져버렸던 걸까. 이수근은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연예인이다. 에서 한민관과 장동혁은 그를 “다른 사람 고민은 들어주면서 자기 고민은 삼키는 스타일”이라고 밝혔고 주원은 잠을 자다가 이수근의 원형탈모를 보고는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순간에서조차 이수근은 자신의 속내를 너스레를 떠는..
카라, 농담에 울려면 '라스'엔 왜 나왔나 농담이 과했던 걸까. 아니면 반응이 과했던 걸까. “내가 알고 있는 거 말하면 구하라는 끝이다.” 극구 꺼리는 연애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해 도발한 것이지만 분명 규현이 던진 이 농담은 과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까마득한 후배지만 발끈해서 “오빠도 당당하지 못하잖아요”라고 맞받아치는 구하라의 모습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이내 진짜 눈물을 흘리며 “진짜 화나서...”라고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은 만의 장난스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서둘러 MC들이 미안함을 표시하며 분위기를 바꾸려 노력했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애교를 보여 달라는 MC들의 부추김에 강지영이 또 눈물을 보인 것. 에서 이런 요구는 그다지 과하게 여겨지지는 않는다..
가 보여준 이준기의 특별한 연기영역 이준기는 온 몸으로 연기하는 연기자다. 물론 모든 연기자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이준기의 연기 속에서는 그의 몸이 부서질 듯 애처로워지는 지점이 있다. 에서 여성성을 가진 공길이라는 인물이 그토록 처절하게 여겨졌던 이유는 줄 위에 자신을 세우는 몸의 연기가 보여주는 진정성이 거기에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에서 눈에 핏발이 서가며 이중적으로 갈라져버린 자신의 존재를 온 몸으로 고통스러워하던 이준기의 모습은 또 어떻고. 이준기는 실로 그 몸의 진정성이 가진 힘을 아는 연기자다. 그래서 에서 그가 연기하는 장태산이라는 인물은 이준기가 가진 몸의 진정성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처럼 보인다. 첫 회부터 온 몸에 피칠갑을 하고 도망자가 된 장태산은 온 몸이 깨지고 넘어지고 ..
조인성의 남몰래 흘리는 눈물과 조인성의 연기에 대한 대중들의 기억은 오래도록 에 멈춰져 있었다. 그것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맨들이 흉내 내곤 했던 입에 주먹을 넣을 듯 눈물을 삼키며 전화를 거는 장면으로. 이렇게 된 것은 그 역할이 조인성이 가진 이미지와 가장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찌질하다고 표현될 만큼 자기 욕망에 충실한 그가 전화를 통해 말로는 “괜찮다”고 하면서도 상대방 몰래 솟구치는 눈물을 흘리는 연기에는 연약함과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고통스럽게 참아내야 하는 마음이 절절히 묻어났던 것이다. 바로 그 겉으론 강한 척(심지어 나쁜 척) 하면서도 사실은 그 연약하리만치 섬세한 감정이 터져 나올 때 조인성이라는 연기자는 자신의 매력을 드러낸다. 한 마디로 ‘남 몰래 흘리는 눈물’이랄까. ..
힘겨운 현실, 위대한 사랑, '휴먼다큐 사랑' 틴틴 파이브의 멤버로 대중들의 사랑을 담뿍 받아왔지만, 결혼 직후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이동우씨, 재혼해 행복을 꿈꾸다가 폐암 말기라는 판정을 받고 마지막 아름다운 나날들을 보내고 떠나버린 안은숙씨, 성탄절 버려져 같은 이름을 얻은 성탄이, 찾아온 친부모에게 "엄마 안 좋아"를 연발하지만 뒤에서는 엄마의 사랑을 그토록 기다려왔던 다현이, 어느 가족의 일원으로 들어가 그 가족을 행복하게 변화시킨 윤아, 아버지의 이혼으로 함께 살게 되었다가 이제 힘겨운 이별을 한 산골 소녀 가은이와 눈물 많은 할머니. 올해도 '휴먼다큐 사랑'이 바라본 것은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벌써 이 코너가 시작된 지 5년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달라진 건 없었고, 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