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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없었으면 어쩔 뻔, 아이템 하나로 MBC 꿈틀 없으면 어쩔 뻔 했나. MBC가 어떤 위기를 겪을 때마다 나오는 얘기다. 물론 프로그램마다 편차가 있지만 MBC에 대한 대중들의 정서는 과거만큼 좋지 않다. 방송국의 본분이라고 할 수 있는 뉴스는 외면 받은 지 오래고, 한때는 드라마왕국이라고도 불렸지만 드라마도 막장으로 점철되어 비난 받기 일쑤다. 교양국이 아예 사라져버림으로써 한때 ‘눈물’ 시리즈 같은 명 다큐멘터리로 대변되던 MBC가 더 이상 아니라고 대중들은 판단한다. 그나마 살아있는 게 예능이다. MBC 예능국이 지금껏 해왔던 전통 덕분인지 지금도 새로운 아이템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것이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프로그램에서부터 처럼 독특한 아이디어들..
, 황정음은 왜 주근깨 가면을 쓰고 나왔나 MBC 주말예능 은 젊은 세대들에게는 그리 이상하게까지 여겨지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 나이든 세대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한 마디로 기괴하게 다가온다. 가수가 얼굴을 가리고 노래를 부른다니. 그것도 기괴한 모습의 가면을 쓰고.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가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기성세대들이 에서 느끼는 기괴함은 과거 이 세대들이 봐왔던 많은 가요제와 쇼들을 떠올려 보면 이해할 수 있다. 그 때 방영되었던 ‘국제가요제’에서는 마치 우리나라의 대표선수처럼 무대에 올라 ‘여러분’을 열창해 관객들을 압도하던 윤복희가 있었고, 대학생들을 위한 ‘대학가요제’나 ‘강변가요제’에서 너무나 촌스러운 스타일이었지만 놀라운 가창력으로 주목받은 심수봉이나 이선희가 ..
'1박2일' 변함없는 서민 눈높이, 칭찬받아 마땅하다 사실 은 오래됐다. 8년째 하는 장수 프로그램이지만 10년을 함께한 과는 사뭇 다르다. 이야 매번 새로운 아이템들을 도전하고 있으니 10년이 됐어도 지금의 트렌드에 예민하게 대처해나간다. '배달의 무도' 같은 아이템은 10년 전이라면 낯선 시도로 여겨졌을 아이템이다. 하지만 디지털의 한 복판에 들어와 있는 지금, '엄마의 음식'을 들고 40시간의 비행을 하며 그 사랑과 정을 배달하는 아날로그적 정서는 우리의 가슴을 적실 수밖에 없다. 또 2년마다 치러지는 가요제도 그렇다. 밴드 혁오와 자이언티가 보여주듯 그 때 그 때마다 달라진 음악 트렌드를 은 선봉에서 끌어나간다. 하지만 은 다르다. 이 프로그램은 일단 여행이라는 소재로 한정되어 있다. 게다가 이 ..
새 인물들의 활약, 그래도 느껴지는 백종원 빈 자리 백종원이 잠정적으로 하차한 후 의 1위 자리를 거머쥔 인물은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이었다. 그는 추억이 방울방울 돋는 어린이 방송에서 익숙했던 종이접기로 2030의 취향을 저격했다. 과거 김영만과 함께 방송을 하기도 했던 신세경의 출연과 뚝딱이의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당대를 살았던 세대들에게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 같은 장면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신세경이 전반전에서 빠져나가고 김영만과 뚝딱이의 만담으로 이어진 후반전 종이접기 방송은 결국 이은결의 마술방송에 1위 자리를 물려주었다. 김영만과의 추억이 즐겁기는 하지만 콘텐츠적으로만 보면 종이접기라는 아이템은 지속적인 재미를 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눈앞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마술의 세계와 그것을 웃음..
, 알면서도 기꺼이 속아주는 재미라니 MBC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주인공은 역시 김연우였다. 4연승을 거두며 무려 10주 동안 가왕 자리를 차지해왔던 클레오파트라. 물론 이미 대중들은 그가 김연우라는 사실을 일찌감치 눈치 채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시청자들은 그가 부르는 노래에 기꺼이 박수를 쳐주었다. 알면서도 기꺼이 속아주는 재미. 의 김연우는 그 심정적인 지지까지를 이끌어냈다. 마지막 무대의 노래가 된 ‘한 오백년’은 그가 10주 동안 화제의 주인공이 되었던 이유와 근거를 보여주었다. 발라드에서 록은 물론이고 댄스에 민요, 창까지. 장르 불문 못하는 게 없는 그에게 연예인 패널은 “도대체 못하는 게 뭐냐”고 되물었고, 지상렬은 ‘한 오백년’을 들으며..
'오 나의 귀신님'에서 '복면가왕'이 보인다면 tvN 에서 박보영은 나봉선과 신순애라는 두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한다. 본래 나봉선은 소심하고 내성적인 인물이지만 그의 몸으로 들어온 귀신 신순애(김슬기)는 굉장히 적극적이며 자기감정 표현을 숨기지 않고 하는 인물이다. 그것은 적극적인 차원을 넘어서 심지어 ‘엉큼하기까지’ 한 모습이다. 그녀는 늘 셰프인 강선우(조정석)를 어떻게 ‘자빠뜨릴까’ 골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도 그것은 신순애의 성격이 들어간 것이겠지만, 그렇게 엉큼할 정도로 적극적인 건 그녀가 죽은 귀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처녀귀신이라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다. 죽음을 경험한 그녀는 가끔씩 ‘세상 다 산 사람’ 같은 얘기를 꺼내놓는다. 뭐가 걱정이냐며,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데 오늘 맛있게 먹고..
SBS 예능, 왜 초심에 대한 근성이 부족할까 요즘 MBC 예능국은 한껏 환한 분위기다. 파일럿으로 시작했던 두 프로그램이 순항하며 MBC 예능을 전면에서 쌍끌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에 포진한 과 이다. 파일럿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을 보인 두 프로그램은 정규로 자리를 한 후에 오히려 더 승승장구하며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의 클레오파트라 신드롬과 의 백종원 신드롬에 이어 정규방송은 되지도 않았는데 이미 인터넷에서 열풍을 만든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은 이 프로그램들이 갈수록 화제를 잇고 있는 이유를 말해준다. 본래 갖고 있던 재미의 핵심을 늘 유지하면서도 그 위에 끊임없이 새로움을 얹는 노력의 결과다. 반면 SBS 예능국은 요즘 울상이다. 역시 파일럿으로 시작해 정규방송이 된 프로그램들이..
, 복면을 쓰고도 자신을 드러낸다는 건 의 7대 가왕도 결국은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에게 돌아갔다. 항간에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 누가 나와도 클레오파트라의 복면을 벗기기는 어려울 거라는 것. 실제로 이번 무대에서 그가 부른 부활의 ‘사랑할수록’은 관객과 연예인 패널들을 모두 감탄하게 만들었다. 잔잔히 시작해 폭풍처럼 몰아치는 클라이맥스의 고음까지 클레오파트라는 마치 하나의 악기처럼 노래했다. 클레오파트라의 정체는 이미 99%가 김연우라는 심증이 거의 확증이 되어가고 있다. 인터넷에는 그가 무대에서 부른 노래와 다른 음악 프로그램에서 부른 노래를 비교하는 증거들이 넘쳐난다. 물론 1%의 변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연우라는 생각을 갖고 클레오파트라의 노래를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