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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의 여행이 특별해지는 순간 “학교 때부터 배우면서 언제 한 번 가보나 했는데 잊어버렸다. 막상 보니 다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다.” tvN 그리스편에서 박근형은 디오니소스 극장에 가만히 앉아서 그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오랜 세월이 흘러 여기저기 깨지고 부서진 그 곳은 마치 폐허처럼 보였지만 배우인 박근형에게는 고향 같은 느낌을 줬을 지도 모른다. 먼 길을 돌아 연극의 시발지로 다시 돌아온 듯한 그 기분. 신구에게도 디오니소스 극장은 남다른 곳이었다. “우리 연극하는 사람들에게 디오니소스는 친숙한 이름이다. 술의 신, 축제의 신 디오니소스 이름을 따서 극장을 만든 것이다.” 2013년 그는 연극 에서 크레온왕 역할을 연기한 바 있다. 그러니 그 디오니소스 극장에서 오래 전 그리스인들을 위해 올려 졌을 ..
열애보도, 이민호보다 수지 후폭풍이 거센 까닭 이민호와 수지. 대한민국 청춘 남녀들에게 이 두 사람의 열애보도는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이민호의 경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비상한 관심을 보일 정도다. 홍콩 여배우 원영의는 이 열애보도가 나간 후 “기쁘면서도 슬프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국내를 넘어 범 아시아적인 팬덤을 가진 스타들이다. 그만큼 이 두 사람의 열애사실이 가져올 파장은 적지 않다. 그것은 이 두 사람이 ‘만인의 연인’처럼 이미지화되어 있고 그 이미지가 그들의 상품적인 가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해온 일련의 광고 속에는 이런 이미지들이 상품 속으로 투영되어 소비되는 그 화학작용이 들어가 있다. 그러니 이제 ‘만인의 연인’에서 특정인의 연인이 된 두 사..
유지태도 주진모도 가리지 못한 지창욱의 존재감 어딘지 어눌한 듯한 모습과 동시에 강인한 면을 갖고 있는 배우. 바로 지창욱이다. 그의 연기는 그래서 약하고 비굴하고 때로는 바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 안에 단단한 내면을 숨기고 어떤 목적을 수행하거나 야망을 드러낼 때 더욱 돋보인다. 에 이어 의 지창욱은 그래서 완전히 다른 연기 도전처럼 여겨지지만 그의 특징을 여전히 잘 보여주고 있다고 여겨진다. 그의 연기가 평범한 데서 시작해 비범하게 변화하고 성장하는 데서 돋보이듯이, 그의 드라마에서의 존재감은 조금씩 커져간다는 특징이 있다. 에서는 그래서 시작은 조연처럼 했지만 뒤로 가면서 주연인 주진모의 존재감을 흐리게 만들만큼 그의 파괴력이 전체 드라마를 흔들었다. 이것은 에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는 시작부터..
, 개발시대와 아버지 노릇 개발시대를 지내온 아버지들은 우리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아있을까. 때때로 자식을 살뜰히 챙기는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래도 집보다는 바깥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았던 아버지. 무엇이 그리 절박한 지 미친 듯 일에만 빠져 살아오다 어느 날 보니 훌쩍 굽어진 허리에 뒷모습이 쓸쓸하게만 다가오는 그런 아버지. 그것이 개발시대를 살아오신 아버지의 통상적인 이미지가 아닐까. 는 벌써 제목부터 이러한 아버지에 대한 많은 뉘앙스를 담고 있는 영화다. 그것은 어찌 어찌 하다 김일성 역할을 평생의 연기로 삼게된 연극을 하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말해주는 것이면서, 동시에 개발시대의 분위기를 살짝 드러내는 제목이기도 하다. 또한 거기에는 ‘나의’라는 수식어가 붙음으로써,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
가 보여주는 기막힌 미국사회에 대한 통찰 ‘미국식 막장’이라는 표현은 라는 영화에 온당할까. 아마도 끝없는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고, 숨겨졌던 사실들이 하나씩 밝혀져 나오며, 멀쩡했던 인물들이 끔찍할 정도로 변신하는 그 과정들이 우리네 ‘막장 드라마’를 떠올렸던 모양이다. 심지어 의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를 MBC 의 연민정(이유리)과 비교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 마디로 얘기하면 와 같은 우리네 막장드라마는 비교 불가다. 다만 그 속도감과 놀라운 반전에 반전이 유사하게 여겨질 뿐, 라는 작품이 그려내는 세계의 밀도는 우리네 막장드라마들의 그 허술함과는 비교하기가 어렵다. 그것은 의 이러한 빠른 전개와 반전요소들이 그저 자극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작품이 하려는 주제의식과 딱 맞아떨어지는 완성도를 보이고..
, 그깟 딱풀이 뭐라고 사람을 울리나 도대체 그들이 무슨 죄를 지었던가. tvN 의 장그래(임시완)는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죄를 자꾸만 자책한다. 딱풀을 빌려 쓰러 온 옆 팀의 인턴이 장그래의 책상에 놓여있던 문서에 풀을 묻혀 흘렸고, 그 문서를 우연히 전무가 발견하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었다. 전무는 오상식(이상민) 과장에게 주의를 주었고, 오과장은 그잖아도 낙하산이라는 얘기에 탐탁찮았던 장그래에게 “나가라!”고 소리쳤다. 그건 그의 죄가 아니었다. 하지만 김동식(김대명) 대리에게 옥상으로 불려가 벌을 받는 장그래는 끊임없이 자신의 바보 같음을 자책했다. 이 아무 것도 아닌 듯한 짧은 에피소드가 한없이 마음을 아프게 만드는 건 그것이 단지 장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처..
이건 가 아니라 ‘왔다 연민정’이네 왜 MBC 에서 정작 주인공인 장보리(오연서)는 주목되지 않을까. 마지막회에서 연민정(이유리)은 결국 모든 걸 잃고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악역 중의 악역인 연민정에 대한 말 그대로의 ‘연민’이 생겨나고 있다. 왜 하필 이름이 연민정인지 끝에 와서야 알게 됐다는 시청자의 반응까지 나온다. 항간에는 연말 시상식에 에 상을 준다면 오연서보다는 이유리에게 줘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그 첫 번째는 라는 드라마에 대한 열광이 주인공인 장보리 때문에 생겼다기보다는 악역 연민정에게서 나왔다는 걸 시청자들이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의 힘은 결국 악역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
‘내 생애 봄날’ 수영이 제시한 소녀시대 롱런 해법 제시카의 탈퇴로 소녀시대는 우울하지만, 수영은 ‘봄날’을 맞은 것 같다. 그녀가 출연하고 있는 MBC 은 그녀에게 확실한 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별 기대 없이 봤던 시청자들도 수영의 연기에 적잖이 놀라는 분위기다. 실제로 수영의 연기는 의 이봄이라는 캐릭터에 거의 녹아들어 있다. 거기에는 캐릭터와 수영의 실제 성격이 잘 맞아 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그동안 연기를 위한 보이지 않는 남다른 노력이 있었을 것이란 걸 드라마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멜로드라마에서의 연기가 힘든 것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감정 선을 함께 맞춰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즉 처음에 만나 차츰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캐릭터들의 심리변화를 통해 보여져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