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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그레이트 월’, 퓨전과 짬뽕의 경계는 종이 한 장 차이영화 은 예고편만 보면 정말 엄청난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제목에서 묻어나듯 이 영화는 중국의 미스터리로까지 남겨진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 감독은 거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장예모인데다, 주인공은 맷데이먼이다. 그러니 예고편에서 맷데이먼이 마치 판타지 영화 속 아처의 형상으로 만리장성 위에서 활을 쏘아대는 모습만으로도 기대가 될밖에.은 그러나 그 기대감 안에 담겨져 있는 불안요소들을 좀체 넘지 못한다. 즉 영화적 배경은 중국의 만리장성이고 감독은 장예모인데, 그 주인공은 서양인인 맷데이먼이고 그가 중국인 배우 경첨과 유덕화와 함께 싸우는 적은 외계에서 온 알 수 없는 ‘진격의 괴수들’이다. 좋게 이야기하면 동서양의 퓨전이고 중국..
중국식 블록버스터, ‘황후화’의 아쉬움 장예모라는 이름에서 아직까지도 ‘붉은 수수밭’, ‘국두’, ‘홍등’, ‘귀주이야기’ 등을 떠올리는 분들이라면 그의 최신작 ‘황후화’는 좀 당혹스러운 영화다. 그때나 지금이나 공리라는 배우가 똑같이 등장하지만 그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다. 먼저 제작비 450억 원이란 수치가 그렇다. 아무리 ‘영웅’, ‘연인’의 전작을 통해 이 거장의 행보가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는 해도, 이 정도까지 블록버스터의 면모를 과시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화려한 장식이 깃든 복식들과 궁궐의 모습에서부터 단박에 시선을 잡아끈 영상의 색채와 스케일은, 천 여명에 이르는 대대적인 엑스트라들이 동원되어 마치 사람의 물결이 넘실대는 듯한 전투신에 이르러 절정에 도달한다. 이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