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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시청자들은 외면하는데, 지상파에 쏟아지는 멜로물들새로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는 지상파 3사 드라마 대결에서 기선을 잡았다. 첫 방 시청률 7.1%(닐슨 코리아). MBC에서 새로 시작한 의 4.1%보다 앞섰고 이미 방영되고 있던 KBS 의 5.6%도 앞질렀다. 그런데 어쩐지 기선을 잡았다 해도 에는 헛헛함 같은 게 느껴진다. 언제부터 지상파 드라마들이 이렇게 소소해졌나 싶어서다. 새로 시작한 드라마들이 모두 평범한 멜로물인데다, 그 이야기 구조도 새롭다 보기에는 너무 뻔해 보인다. 고교시절 이제 막 좋은 감정을 느끼기 시작할 즈음, 버스 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져 13년이나 누워 있던 우서리(신혜선). 그 버스에서 자신이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리라는 말만 하지 않았어도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거라 자책..
에서 중간관리자 지현우의 역할 JTBC 은 노동운동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외국계 유통체인점인 푸르미 마트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정리해고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주인공으로 당사자라기보다는 관리자인 이수인 과장(지현우)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왜 비정규직 노동자가 아닌 정규직 그것도 사원도 아닌 관리자가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을까. 사실 이 부분은 에서 이수인 과장이 부신노동상담소를 찾아갔을 때 구고신(안내상) 소장이 그의 의도를 의심하는 장면에서 이미 거론됐던 이야기다. “이수인씨 관리자잖아요. 당신이 해고당한 것도 아닌데 왜 나서는 거요?” 그것이 구고신이 이수인 과장에게 던진 의구심이었다. 즉 자기 일에 나서는 것과 그저 나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나서..
에 대한 호불호가 나뉘는 지점, 그 경계 “싸움은 경계를 확인하는 거요.” JTBC 드라마 에서 구고신(안내상) 부진 노동상담소 소장은 불안해하는 이수인(지현우) 과장에게 그렇게 말한다. 황주임(예성)을 자르려는 허과장(조재룡)에 맞서 집단행동에 나섰지만 이수인은 이러다 모두가 징계를 먹고 황주임도 해고될까 걱정이다. 그러자 구고신은 말한다. “어떤 놈은 한 대 치면 열대로 갚지만 어떤 놈은 놀라서 뒤로 빼. 찔러봐야 어떤 놈인지 알거 아뇨? 회사도 당신이 어떤 인간인지 몰랐잖아. 내가 뭘 하면 쟤들이 쪼는지. 내가 어디까지 움직일 수 있는지 싸우면서 확인하는 거요. 싸우지 않으면 경계가 어딘지도 모르고 그걸 넘을 수도 없어요.” 구고신의 이 대사는 이라는 드라마가 가진 특징을 압축한다. 노동쟁의라는 실..
, 오물을 뒤집어쓴 뒤의 역설적 자유 ‘돌아올 웃음이 없다는 게 명확해졌으니 웃어줄 이유가 없어졌다.’ 왕따가 되어버린 푸르미 마트의 이수인(지현우) 과장은 더 이상 갸스통(다니엘) 점장으로부터 미소 띤 칭찬을 받지 못하게 됐다. 직원들을 해고하라는 명령에 불복하면서다. 하지만 점장은 물론이고 동료 과장들도 그를 왕따로 만들어버리자 그는 오히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독자 노선을 가는 길을 선택했다. ‘보답 받을 호의가 없다는 걸 아니 애써 호의를 보일 필요도 없다.’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정민철(김희원) 부장이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그를 괴롭혀도 그는 더 이상 괴롭지 않게 됐다. 애초에 호의를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 아예 그런 호의 자체를 포기해버렸기 때문이다. JTBC 드라마 에..
학교, 군대, 회사의 부당함, 꼰대냐 어른이냐 주머니 속의 송곳. 언제든 바지 바깥으로 삐져나오는 그 송곳 같은 존재. 아마도 JTBC 드라마 은 그런 의미에서 달린 제목일 것이다. 이수인(지현우)은 그런 인물이다. 촌지를 요구하는 선생님을 거부하고 대신 매를 맞는 걸 선택하는 인물이며, 대선에서 특정 인물을 강요하는 사관학교의 장성에게 군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나서는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푸르미 마트의 정민철 부장은 직원들을 모두 해고하라는 명을 내린다. 그는 송곳 같은 존재로서 살아온 자신의 삶이 평탄치 않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심지어는 장래희망을 ‘꼰대’라고까지 적기도 했었다. 즉 송곳 같은 선택이 늘 그를 힘겹게 했었다는 것.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다시 송곳 같은 선택을 한다. ..
의 선정성, 논란이 되지 않으려면 MBC 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다. 학내의 폭력은 물론이고 교사와 학생 간의 원조교제 교사와 조폭과의 커넥션 심지어는 교사가 조폭을 시켜 청부살해를 요청하는 장면까지 나온다. 물론 이 드라마의 배경이 되고 있는 명성고등학교처럼 심각한 폭력과 전횡에 노출된 학교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결국 극화된 부분이 많고 과장된 면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처럼 극화를 통한 과장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을 수 있다. 그 학교 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그 첫 번째다. 이것은 이 극화되어 있다고 해도 그 과장을 어느 정도 허용하게 만드는 근거가 될 것이다. 어쨌든 드라마가 사회의 현실문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
현대여성의 두 로망, 연애냐 결혼이냐 이제 두 명의 여성 사이에서 남성이 한 명을 선택하던 시대는 갔다. 대중문화의 키워드로 ‘칙릿(Chick 젊은 여성+ Literature 문학)’이 떠오르는 것처럼 이제는 여성이 여러 남성들 중 하나를 선택한다. ‘달콤한 나의 도시’의 두 남자, 태오(지현우)와 영수(이선균)는 바로 그 여성들의 로망이 투영된 그 남성들로, 은수(최강희)는 그 사이에서 갈등한다. 연하지만 어른스러운 태오, 지현우 “예쁨 받는 거 말고 사랑 받고 싶어요. 귀여운 어린애가 아니라 남자로써.” 태오의 이 말에 은수는 마음이 저리다. 우연히 만난 첫날, 원나잇 스탠드를 하게 되면서 활활 타오르게 된 연하남 태오와의 사랑에 있어서 은수는 스스로의 벽을 세워둔다. 현실과 유리된 듯한 알콩달콩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