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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이야기 폭풍전개 '펜트하우스'와 자극적 설정 '결사곡' 다 같은 막장드라마 아닐까. SBS 와 TV조선 은 시작 전부터 이런 의문을 유발시켰다. 다름 아닌 김순옥 작가와 Phoebe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돌아온 임성한 작가의 작품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두 드라마는 그저 '막장'이라는 하나의 지칭으로 묶여질 수 없을 것 같은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일단 한 회에 다뤄지는 스토리의 양이 극과 극으로 다르다. 는 한 마디로 폭풍전개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스토리의 양도 넘쳐나고 속도도 빠르다. 반면 은 스토리의 진행 속도가 너무나 느리고 그것도 상황 전개가 아닌 과도한 대사로 채워짐으로써 마치 '옛날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는 빠른 이야기 전개와 반전을 통해 이야기를 쏟아..
'싱어게인', 이렇게 개성이 다른 오디션 톱10 있었던가 JTBC 오디션 의 톱10이 결정됐다. 이무진, 이승윤, 이정권, 최예근, 김준휘, 소정, 정홍일, 태호, 요아리 그리고 패자부활전에서 올라오게 된 유미가 그들이다. 놀라운 건 이들 톱10에 오른 가수들의 너무나 다른 개성이다.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탄생한 톱10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개성을 가진 출연자들이 이렇게 한 무대에 서 있다니. 찐무명으로 올라온 이무진은 통기타 하나만 갖고도 제대로 그루브를 갖고 놀 줄 아는 뮤지션으로 한영애의 '누구 없소'의 첫 소절만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줬던 가수다. 이문세의 '휘파람'이나 조용필의 '꿈'을 부르는 이무진은 놀랍게도 그 젊은 나이에 옛 감성과 현재의 트렌드를 모두 아우르는 ..
‘더 팬’이 음악예능에 담은 취향, 팬, 발굴SBS 음악예능 프로그램 이 카더가든의 우승으로 종영했다. 아무래도 경연이었기 때문에 누가 우승했는가는 중요할 수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 무대에 올라 팬들을 갖게 된 모든 가수들이 사실상 승자라고 볼 수 있었다. 경연이라고 해도 실력을 겨루는 무대가 아니라, 취향과 취향이 맞붙는 대결이어서다. 우승했다고 해서 누가 우위에 있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고 그저 팬분들이 더 많은 성원을 해줬다는 의미니 말이다. 사실 카더가든은 이미 인디 쪽에서는 유명 인사나 다름없었다. 인디 밴드의 공연에는 항상 빠지지 않던 카더가든이었고, 그 남다른 음색으로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그만의 매력을 가진 아티스트로 정평이 나 있었다. 다만 카더가든이 원한 건 자신을 ..
‘더 팬’, 오디션 그 후, 새 스토리텔링 찾는 음악프로그램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장 뜨겁게 우리네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건 2009년부터였다. Mnet 가 그 포문을 열었고, 2010년 이 프로그램의 시즌2는 케이블 채널 역사상 첫 두자릿 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지상파들도 오디션 트렌드에 뛰어들었고 그 성공작으로 얘기되는 SBS 가 2011년 방영되며 이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아마추어들의 데뷔와 심사위원들의 심사로 이뤄지는 이 오디션 트렌드는 이내 꺼져버렸다. 2016년 는 결국 종영을 선언했고, 도 2016년 말 ‘더 라스트 찬스’라는 제목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이후 Mnet 같은 프로그램들이 아이돌 연습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오디션을 시도했지만 이 형식은 이미 지나간 트렌드가 되어..
만일 이게 바이럴 마케팅이라면, 차트는 무슨 소용이 있나닐로 사태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또 다른 음원 사재기 의혹이 불거졌다. 밴드 칵스 멤버이자 EDM DJ로 활동 중인 숀의 신곡 ‘웨이 백 홈(Way Back Home)’이 지난 17일 새벽 1시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에서 실시간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다. 곡도 생소한데다가 숀이라는 가수도 생소한 마당에 갑자기 음원차트 1위를 했다는 소식은, 차트를 민감하게 들여다보는 팬들이나 기획사로서는 의구심을 만들 수밖에 없다. 트와이스, 블랙핑크, 마마무 같은 신곡을 내놓기만 하면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아이돌들을 밀어내고 1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해당 아이돌 팬덤들이 먼저 음원사재기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런 ‘이상 현상’이 자꾸만 발생하자 ..
‘어서와’, 독일 친구들과는 달랐던 젊은 러시아 여성들MBC 에브리원 러시아 친구들의 여행기는 짧게 마무리됐다. 5회에 걸쳐 방영됐던 독일친구들편에 비교하면 3회 만에 마무리된 러시아 친구들의 여행은 너무 짧아 이제 시작하려다 바로 끝나버린 느낌이다. 물론 독일친구들 이전의 멕시코친구들 역시 3회 분량으로 방영됐던 걸 생각해보면 이들의 여행기가 짧았던 게 아니라 독일친구들의 여행기가 남달리 길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특별했으니 길었을 수밖에.하지만 러시아 친구들의 여행은 그들 나름대로 특별한 면면들을 담고 있었다. 동물을 좋아해서 수족관을 가서 물고기를 보며 “귀엽다”를 연발하고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물고기를 먹는 이색적인 하루를 보여주거나, 한류 팬으로서 그 캐릭터 상품들을 살 수 있는 곳에서 쇼..
대종상의 몰아주기, 청룡의 나눠주기 아마도 이번 청룡영화상 대종상의 파행으로 인해 오히려 돋보인 시상식이 아니었나 싶다. 단 며칠 사이에 벌어진 두 영화상이지만 대종상 시상식장에 주조연 배우들이 대거 불참했던 것과는 상반되게 청룡영화상에는 상을 받든 못 받든 별들이 모여 들었다. 대종상에서 대리수상 불가를 공표함으로써 결국 대리수상이 남발하게 된 것과 대조적으로, 청룡영화상은 참석한 배우들이 상을 고루 가져가는 축제의 장으로 기억되게 됐다. “청룡영화상이 참 상을 잘 주죠?” 김혜수가 던진 이 말은 물론 청룡영화상의 균형 잡힌 고른 시상에 대한 상찬이었지만 대중들에게는 대종상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이번 대종상은 에 무려 10관왕을 몰아줬다. 이런 일이 이번 한 번이 아니다. 이미 2012년 대종상은 에 ..
아이유의 ‘zeze’ 불편하지만, 출판사의 과잉도 불편하다 아이유의 노래 ‘zeze’의 가사에는 불편한 구석이 분명히 있다. ‘교활’이라는 표현도 있고 ‘더러워’라는 다소 거친 해석도 있다. 를 읽었던 독자로서 이 가사가 등장인물인 아이 제제에 대한 아이유의 직접적인 ‘평가’이자 ‘해석’이라면 불편함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갑작스레 불거진 이 논란에서 많은 대중들이 그토록 날선 비판을 하는 것일 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사 측인 ‘동녘’이 직접 나서서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유님. 제제는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라며 올린 글이 적절한가는 다른 문제다. 동녘측이 제기한 아이유가 제제를 성적 대상으로 봤다는 논리에는 비약이 들어있다. 그 첫 번째 이유로 든 인터뷰 내용에 대한 과잉 해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