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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다시 모인 ‘역적’, 미친 세상에 그들이 대적하는 법“예. 저는 소 키우고 콩 보리 심고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아버지 아린이 형님들까지 다 무사할 줄 알았습니다. 헌데 그게 아니었소. 우리가 잘 사는 게 우리 손에 달린 일이 아니더란 말입니다.”MBC 월화드라마 의 길동(윤균상)이 드디어 각성했다. 그는 아버지 아모개(김상중)가 건달로 사는 것이 싫었고 그래서 아버지와 조용히 농사를 지으며 살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렇게 잘 사는 것이 제 뜻대로 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비싼 대가를 치르고서야 알게 되었다. 익화리에서 아모개가 그토록 힘겹게 일궈놓은 터전이 하루아침에 충원군(김정태)의 말 몇 마디로 초토화되었고, 함께 살아가던 가족과 이웃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아버지는 면천하려다 어머니를 보냈고 충원..
‘피고인’과 ‘역적’, 시청률과 호평 왜 따로따로 놀까SBS 월화드라마 의 시청률이 갈수록 치솟는다. 7회 만에 20%를 넘기더니 8회에는 22.2%(닐슨 코리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압도적 시청률만큼의 호평은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 매회 기억을 잃은 박정우(지성)가 그 망각의 고통 속에 몸부림치며 단서 하나씩을 얻어가는 이야기 구조는 고구마 전개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게 만든다. 게다가 그 박정우를 제거하기 위해 쌍둥이 형을 죽인 살인자이자 그 사장 자리를 꿰찬 재벌3세 민호(엄기준)가 감옥, 그것도 박정우가 있는 방으로 들어온다는 설정은 현실성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어째서 은 이런 개연성을 깨는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치솟는 걸까. 그건 박정우라는 인물이..
‘역적’ 갈수록 커지는 김상중 존재감, 그 만큼의 윤균상 부담감MBC 월화드라마 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홍길동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가져와 억울한 노비들의 삶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서민들의 공감대를 확보한 후, 의외의 반전으로 사이다 카타르시스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다 전개의 중심에 선 인물이 바로 김상중이 연기하는 아모개다. 주인이 아무렇게나 지어 ‘아모개’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이지만 참고 참다 결국 아내가 죽게 되자 그는 각성하고 낫을 든다. 어린 시절부터 모진 매질에 이력이 날대로 난 그였지만, 또 용력이 남달랐어도 그런 사실을 숨기며 살아왔던 그였지만, 그렇게 숨죽이며 살아온 대가가 가족을 죽음으로 내모는 불행이었다는 걸 처절하게 깨달은 그는 그래서 복수를 한다...
'역적' 김상중이 미친 듯이 연기해낸 한 노비의 초상“우리 길현 어매, 길동이는 손가락 빨렸어도 도련님한테는 젖 물렸고, 우리 길현이는 도련님 대신해 숱하게 매 맞으면서 커들 않았서라. 내는 이날 이때까지 나리 모시느라고 허리 한 번 못 펴봤고,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까지 이 집에 뼈며 살이며 힘줄까지 발라 바쳤는데... 아녀 아녀 나리 잘못이 아녀. 다 내 탓이여. 나리가 뭔 잘못이 있겄어. 온통 노비들은 인간이 아니라고들 하는데 나리라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었겄어... 어째서 그 때는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잉. 인간 같지 않은 것들 싹 다 죽여뿔고 새로 태어날 생각을 워째 못했을까잉.”MBC 월화드라마 에서 아내의 죽음에 아모개(김상중)는 드디어 사태를 깨닫고 각성한다. 자신이 제..
‘역적’, 왜 하필 이 시점에 홍길동인가“나는 그저 내 아버지 아들이오. 씨종 아모개(김상중). 조선에서 가장 낮은 자.” MBC 새 월화드라마 은 광활한 평원에서 말을 타고 대치하고 있는 임금(김지석)과 길동(윤균상)의 장면을 전제로 깔아놓는다. 절박한 얼굴의 임금과 여유로운 표정의 씨종의 아들 길동. 이 장면은 이 그리려는 전체 이야기를 압축한다. 결국 임금과 역적이 똑같은 눈높이로 마주 서게 되고 도대체 누가 시대의 역적인가를 되묻는 것. 사실 우리가 이 그리려는 세계를 모르는 바는 아닐 것이다. 그것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라는 거의 유행어가 되어버린 문장으로 기억되는 홍길동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 이 뻔할 수 있는 홍길동 이야기에 몇 가지 새로운 설정들을 집어넣는다. ..
, 한국형 판타지 히어로물의 탄생 사실 이라는 영화의 제목은 낮설다. 홍길동이라는 고전적 영웅 서사의 인물에 ‘탐정’이라는 현대적인 직업(?)을 덧붙였으니 그런 낯선 느낌은 어쩔 수 없을 게다. 게다가 은 사극도 아니고 그렇다고 현대극이라고 할 만큼 현실적인 바탕을 내세우고 있지도 않다. 마치 의 고담 시티 같은 가상의 공간이 에도 주요 배경이 된다. 마치 프랭크 밀러와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만들었던 를 우리 식으로 재해석한 것 같은 장르의 혼용과 만화와 실사의 결합이 놀랍게도 에는 그리 부자연스럽지 않게 시도되어 있다. 이야기는 그래서 배경보다는 홍길동(이제훈)이라는 미스테리한 인물에 맞춰지고 그가 속한 활빈당이라는 비밀조직과 그들이 대항하는 광은회의 대결구도가 영화의 주요골격이 된다. 어린 시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