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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김석현PD를 만났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개콘' 코너 중 '달인'이 최장수 코너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몇 주 걸리다가도 재미없으면 퇴출되고 마는 '개그콘서트'라는 무대에서 '달인'의 장수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가장 큰 건 그 단순한 몸개그가 가진 힘이었을 것입니다. 김병만은 몸개그에 관한 한 독특한 자기 영역을 갖고 있는 개그맨이죠. 저는 무엇보다 과거 '웃음충전소'에서 김병만이 했던 '따귀맨'을 가장 인상깊게 기억합니다. '따귀맨'은 따귀를 때리는 그 몇 장면들, 우리가 육안으로 보면 그냥 지나쳤을 그 장면을 고속촬영을 통해 세세히 보여줌으로써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습니다. 살이 막 떨리는 그 장면들이 주는 포복절도의 웃음이란..
당시 '웃음충전소'를 연출했던 김석현PD는 그 몇 장면을 찍기 위해 뺨을 백 번 가까이 때리고 맞았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짧고 굵직한 그 한 장면을 위한 제작진과 출연진들의 노력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도 김병만은 '김병만은 살아있다'를 통해 이 초정밀 카메라의 시대와 몸개그가 어떻게 만나는지를 실험했습니다. '달인'은 어쩌면 김병만의 실험적인 몸개그 중, 가장 대중적인 코너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김석현PD는 김병만이 '달인'에서 어떤 장면, 예를 들면 체조의 링을 할 때, 그것을 하기 위해 몇 주씩 체육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곤 했다고 했습니다. 온 몸에 온통 파스를 붙이고 나타나서는 파스 자국이 난 몸을 보여서는 안된다며 녹화 몇일 전에 파스를 떼고 무대 위에 오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언제 아팠냐는 듯, 혼신의 개그를 펼쳐보인다는 것이죠.
물론 '달인'이 최장수 코너가 된 데는 단지 김병만의 '특별한 몸개그' 때문만은 아닙니다. 거기에는 '달인'만이 가진 장점들이 있었죠. '달인'은 먼저 전문가인 양 나서는 '스스로를 달인이라 자처하는' 세상에 일침을 가하는 통쾌함을 선사했습니다. 권위의 해체. 이것은 어쩌면 '달인'이 등장하던 그 시기에 가장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아니었을까요. 게다가 소재는 무궁무진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없었던 전문가 집단들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달인'은 아직은(?) 없는 전문가들까지 소재로 쓸 수 있었으니까요.
이런 '달인'이 가진 속성들, 즉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김병만의 몸 개그, 무궁무진한 소재, 전문가라는 권위를 해체하는데서 나오는 현실공감 등이 이 코너의 장수를 만들었던 것이죠.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달인'의 캐릭터도 조금씩 변해왔다는 것입니다. 김석현PD는 초창기 '달인'은 실제 달인이 아니면서 달인이라 우기는 캐릭터였지만, 최근에는 진짜 달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기대를 배반'하는 데서 웃음이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즉 초기에 관객들은 달인을 우기지만 달인이 아닌 그 기대의 배반에서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차츰 김병만이 실제 달인이 아니라는 사실에 익숙해지면서 기대감은 떨어지게 되었죠. 그러자 김병만은 여기서 다시 허를 찔러 그 떨어진 기대를 저버리는 진짜 달인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평균대 위에서 누군가를 목마 태우고 걷거나, 앞으로 구르기를 하는 것은 실제로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김병만은 보기좋게 그걸 해냅니다. 그 순간 거꾸로 관객들은 탄성과 웃음을 터뜨리죠.
'달인'의 김병만이 진짜 달인이 된 사연은 이렇듯, 결국 웃음을 지속적으로 주기 위해 스스로 체육인처럼 몸을 단련한데서 나온 것입니다. '달인'이라는 코너의 장수를 바라보며서 김병만이라는 개그맨의 장수를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끊임없는 노력 때문이 아닐까요.
가장 큰 건 그 단순한 몸개그가 가진 힘이었을 것입니다. 김병만은 몸개그에 관한 한 독특한 자기 영역을 갖고 있는 개그맨이죠. 저는 무엇보다 과거 '웃음충전소'에서 김병만이 했던 '따귀맨'을 가장 인상깊게 기억합니다. '따귀맨'은 따귀를 때리는 그 몇 장면들, 우리가 육안으로 보면 그냥 지나쳤을 그 장면을 고속촬영을 통해 세세히 보여줌으로써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습니다. 살이 막 떨리는 그 장면들이 주는 포복절도의 웃음이란..
당시 '웃음충전소'를 연출했던 김석현PD는 그 몇 장면을 찍기 위해 뺨을 백 번 가까이 때리고 맞았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짧고 굵직한 그 한 장면을 위한 제작진과 출연진들의 노력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도 김병만은 '김병만은 살아있다'를 통해 이 초정밀 카메라의 시대와 몸개그가 어떻게 만나는지를 실험했습니다. '달인'은 어쩌면 김병만의 실험적인 몸개그 중, 가장 대중적인 코너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김석현PD는 김병만이 '달인'에서 어떤 장면, 예를 들면 체조의 링을 할 때, 그것을 하기 위해 몇 주씩 체육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곤 했다고 했습니다. 온 몸에 온통 파스를 붙이고 나타나서는 파스 자국이 난 몸을 보여서는 안된다며 녹화 몇일 전에 파스를 떼고 무대 위에 오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언제 아팠냐는 듯, 혼신의 개그를 펼쳐보인다는 것이죠.
물론 '달인'이 최장수 코너가 된 데는 단지 김병만의 '특별한 몸개그' 때문만은 아닙니다. 거기에는 '달인'만이 가진 장점들이 있었죠. '달인'은 먼저 전문가인 양 나서는 '스스로를 달인이라 자처하는' 세상에 일침을 가하는 통쾌함을 선사했습니다. 권위의 해체. 이것은 어쩌면 '달인'이 등장하던 그 시기에 가장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아니었을까요. 게다가 소재는 무궁무진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없었던 전문가 집단들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달인'은 아직은(?) 없는 전문가들까지 소재로 쓸 수 있었으니까요.
이런 '달인'이 가진 속성들, 즉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김병만의 몸 개그, 무궁무진한 소재, 전문가라는 권위를 해체하는데서 나오는 현실공감 등이 이 코너의 장수를 만들었던 것이죠.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달인'의 캐릭터도 조금씩 변해왔다는 것입니다. 김석현PD는 초창기 '달인'은 실제 달인이 아니면서 달인이라 우기는 캐릭터였지만, 최근에는 진짜 달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기대를 배반'하는 데서 웃음이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즉 초기에 관객들은 달인을 우기지만 달인이 아닌 그 기대의 배반에서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차츰 김병만이 실제 달인이 아니라는 사실에 익숙해지면서 기대감은 떨어지게 되었죠. 그러자 김병만은 여기서 다시 허를 찔러 그 떨어진 기대를 저버리는 진짜 달인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평균대 위에서 누군가를 목마 태우고 걷거나, 앞으로 구르기를 하는 것은 실제로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김병만은 보기좋게 그걸 해냅니다. 그 순간 거꾸로 관객들은 탄성과 웃음을 터뜨리죠.
'달인'의 김병만이 진짜 달인이 된 사연은 이렇듯, 결국 웃음을 지속적으로 주기 위해 스스로 체육인처럼 몸을 단련한데서 나온 것입니다. '달인'이라는 코너의 장수를 바라보며서 김병만이라는 개그맨의 장수를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끊임없는 노력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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