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7급공무원'은 꽤 괜찮은 코미디입니다. 지금껏 국내 코미디들이 로맨틱 코미디거나 조폭 코미디가 주종을 이뤘다면 '7급공무원'은 액션 스파이물을 패러디한 코미디물이죠. 뭐 외국영화에서 찾아보면 그다지 새로운 건 아닙니다. '트루 라이즈'나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같은 영화들은 이미 액션과 코믹이 어떻게 버무려지는가를 잘 보여주었죠. 이들 영화들은 굳이 코믹을 붙이지 않더라도 액션 영화로서 충분히 인정될 만한 액션과 스케일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7급공무원'은 다르죠. 아마도 이 영화를 액션영화로 인지시켰다가는 흥행에 실패할 확율은 99%였을 겁니다. '7급공무원'은 제목에서 포지셔닝한대로 분명한 코미디 영화입니다. 그러니 조금 조악한 액션 신이나 리얼리티에서 동떨어진 상황은 웃음을 준다는 목적만 달성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만일 웃음을 주지 못했다면? 그랬다면 이 영화는 그저 3류의 조악한 그저그런 영화로 남았을 것입니다.
'7급공무원'의 코미디적 요소들은 꽤 촘촘합니다. 먼저 캐릭터가 발군이죠. 이하늘보다는 강지환의 캐릭터에서 빵빵 터지더군요. 강지환은 '쾌도 홍길동'에서 보여주었듯이 코믹함과 진지함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버무릴 줄 아는 연기자죠. 그는 이런 액션 패러디 코믹의 웃음 포인트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심각한 상황에서는 어이없는 우스운 모습을 보여주고, 반대로 우스운 상황에서는 절절한 표정연기를 보여주는 것, 기대를 배반하는 그 지점에서 웃음은 터질 수밖에 없죠.
똑같이 웃음을 주면서도 '트루 라이즈'나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같은 영화들이 가진 웃음과 '7급공무원'이 주는 웃음은 자못 다릅니다. 그것이 자본의 차이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단지 그것을 넘어서는 문화적 차이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네들의 웃음은 실로 슈퍼히어로라고 할 수 있는 영웅적인 주인공들의 실제 모습, 즉 리얼리티에서 나오지만, 우리는 영웅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보통 사람보다 더 비루한 주인공의 면면에서 웃음을 뽑아냅니다.
이런 점은 김수로가 주연했던 '흡혈형사 나도열'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은 그러나 평범한 비리형사 나도열이 드라큘라의 피를 흡혈한 모기에게 물려 초인적인 능력을 갖게된다는 황당한 설정에 걸맞게, 애초부터 수퍼 히어로 영화의 전철을 밟지 않습니다. 흥분해야 변신하는 안쓰러운 우리네 수퍼 히어로, 나도열은 적과 맞서 싸우기 위해 야한 여자를 보거나 심지어는 PMP에 저장해 갖고 다니는 포르노를 봐야 하죠. 그러니 우아하고 멋진 등장 따위는 잊어야 합니다.
우리식의 주인공들이 너무 왜소하다는 점이 불만이기는 하지만, 바로 그 왜소함이 어떤 현실적인 공감을 더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이들 액션과 슈퍼히어로를 패러디한 우리네 코미디는 더욱 힘을 발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조악한 액션은 때론 그 자체로 돈 냄새 물씬나는 잘 빠진 액션이 가짜라는 걸 비웃기도 하죠. 코믹을 통한 패러디란 때로는 가진 것 없는 자들의 훌륭한 전략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코미디로서 충분한 웃음을 준 '7급공무원'은 괜찮은 코미디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건 그 왜소함에 서민적인 공감대를 이어주는 어떤 포인트가 부족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래도 이 웃기 어려운 불황에 웃음을 주었다는 것. 그게 어딥니까.
하지만 '7급공무원'은 다르죠. 아마도 이 영화를 액션영화로 인지시켰다가는 흥행에 실패할 확율은 99%였을 겁니다. '7급공무원'은 제목에서 포지셔닝한대로 분명한 코미디 영화입니다. 그러니 조금 조악한 액션 신이나 리얼리티에서 동떨어진 상황은 웃음을 준다는 목적만 달성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만일 웃음을 주지 못했다면? 그랬다면 이 영화는 그저 3류의 조악한 그저그런 영화로 남았을 것입니다.
'7급공무원'의 코미디적 요소들은 꽤 촘촘합니다. 먼저 캐릭터가 발군이죠. 이하늘보다는 강지환의 캐릭터에서 빵빵 터지더군요. 강지환은 '쾌도 홍길동'에서 보여주었듯이 코믹함과 진지함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버무릴 줄 아는 연기자죠. 그는 이런 액션 패러디 코믹의 웃음 포인트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심각한 상황에서는 어이없는 우스운 모습을 보여주고, 반대로 우스운 상황에서는 절절한 표정연기를 보여주는 것, 기대를 배반하는 그 지점에서 웃음은 터질 수밖에 없죠.
똑같이 웃음을 주면서도 '트루 라이즈'나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같은 영화들이 가진 웃음과 '7급공무원'이 주는 웃음은 자못 다릅니다. 그것이 자본의 차이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단지 그것을 넘어서는 문화적 차이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네들의 웃음은 실로 슈퍼히어로라고 할 수 있는 영웅적인 주인공들의 실제 모습, 즉 리얼리티에서 나오지만, 우리는 영웅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보통 사람보다 더 비루한 주인공의 면면에서 웃음을 뽑아냅니다.
이런 점은 김수로가 주연했던 '흡혈형사 나도열'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은 그러나 평범한 비리형사 나도열이 드라큘라의 피를 흡혈한 모기에게 물려 초인적인 능력을 갖게된다는 황당한 설정에 걸맞게, 애초부터 수퍼 히어로 영화의 전철을 밟지 않습니다. 흥분해야 변신하는 안쓰러운 우리네 수퍼 히어로, 나도열은 적과 맞서 싸우기 위해 야한 여자를 보거나 심지어는 PMP에 저장해 갖고 다니는 포르노를 봐야 하죠. 그러니 우아하고 멋진 등장 따위는 잊어야 합니다.
우리식의 주인공들이 너무 왜소하다는 점이 불만이기는 하지만, 바로 그 왜소함이 어떤 현실적인 공감을 더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이들 액션과 슈퍼히어로를 패러디한 우리네 코미디는 더욱 힘을 발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조악한 액션은 때론 그 자체로 돈 냄새 물씬나는 잘 빠진 액션이 가짜라는 걸 비웃기도 하죠. 코믹을 통한 패러디란 때로는 가진 것 없는 자들의 훌륭한 전략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코미디로서 충분한 웃음을 준 '7급공무원'은 괜찮은 코미디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건 그 왜소함에 서민적인 공감대를 이어주는 어떤 포인트가 부족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래도 이 웃기 어려운 불황에 웃음을 주었다는 것. 그게 어딥니까.
'옛글들 > 블로거의 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쥐'를 보며 다윈을 떠올린 이유 (2) | 2009.05.01 |
---|---|
어느 아주 사적인 영상추모제를 다녀와서 (0) | 2009.04.29 |
'엽문', 액션만큼 뭉클한 견자단의 얼굴 (13) | 2009.04.24 |
'우리 집에 왜 왔니', 텅빈 그 집에 가보니 (2) | 2009.04.21 |
'똥파리', 욕설 들으며 감동 먹긴 처음 (3) | 2009.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