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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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프리즈너' 김병철·최원영, 이토록 성실한 악역 또 있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5. 11. 14:08
남궁민만큼 돋보이는 ‘닥터 프리즈너’ 김병철·최원영 “태강 케미컬 유가족들도 벌레처럼 죽었는데 나쁜 놈 하나 잡는 게 왜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겁니까?” 이재준(최원영) 본부장을 잡으려던 계획이 틀어지고 대신 이재환(박은석)마저 그에 의해 뇌사상태에 빠지게 되자 충격에 빠진 나이제(남궁민)는 그렇게 한소금(권나라)에게 토로한다. 정의가 손아귀에 쥐어진 것처럼 여겨지는 순간, 마치 모래알처럼 스르르 빠져나가는 악. 이것은 KBS 수목드라마 가 계속 굴러가는 힘이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정의. 그래서 더 간절해지는. 는 너무나 강력한 악과 싸우는 인물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완전한 선은 포기한 지 오래다. 선으로서 악을 무너뜨리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고 너무나 순진한 발상이라고 이 드라마는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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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 살인 누명 이준호와 아버지, 그 평행이론이 말해주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5. 6. 10:24
‘자백’, 가족 위해 거짓 자백한 그들 다시 진실 앞으로 죽이지 않았다. 하지만 죽였다고 하지 않으면 아버지가 위험해진다는 협박을 받고 죽였다 자백했다. tvN 토일드라마 에서 최도현(이준호) 변호사는 제니송(김정화)을 만나러 갔다가 그가 총에 맞고 죽어 있는 걸 발견하고는 누군가에게 맞고 쓰러졌다. 그리고 깨어보니 그의 손에 쥐어져 있는 총. 그 장면은 마치 10년 전 자신의 아버지 최필수(최광일)의 상황과 마치 평행이론처럼 똑같았다. 당시 최필수의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에서도 현장에 처음 당도했던 기춘호(유재명) 형사는 이번에도 그 비슷한 상황에 놓여진 최도현을 발견한다. 하지만 최도현이 제니송을 죽일 리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기춘호는 총기 발사 잔사물 검사를 통해 그가 총을 쏘지 않았다는 걸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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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꽃'이 전봉준이 아닌 거시기를 주인공으로 세웠다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5. 6. 10:22
‘녹두꽃’, 거시기 조정석의 개과천선에 기대감 커지는 이유 그는 ‘거시기’로 불린다. 분명 ‘백이강(조정석)’이란 이름이 있지만 스스로 그 이름을 버리고 살아왔다. 아버지 백가(박혁권)가 본처의 여종을 겁탈해 태어난 자. 돈을 위해서는 어떤 짓이든 하는 악명 높은 이방 백가 밑에서 핍박받으며 그 일원이 되기 위해 해야 하는 밥값으로 죄 없는 양민들을 괴롭혀왔다. 그가 스스로를 거시기라 부르게 내버려둔 건, 그 삶이 백이강이라는 자신의 삶이라는 걸 어쩌면 받아들이기 어려워서였을 지도 모른다. 고부군수 조병갑(장광)의 금곡령으로 도저히 살길이 없어진 민초들이 동학군으로 봉기해 마을을 접수했을 때 거시기는 죽을 위기에 처한다. 워낙 한이 맺힌 이들이 넘쳐나는데다 그는 백가의 앞잡이 역할을 해왔던 인물이니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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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 역사적 사실 젊게 재해석한 신세대 사극의 성취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5. 1. 11:27
김이영 작가의 성장이 돋보인다 SBS 월화드라마 는 융복합이 돋보이는 사극이다. 연잉군(정일우)이 자신의 출생적 한계를 뛰어넘어 강력한 군주이면서 민생을 돌본 영조가 되어가는 역사적 사실을 가져왔지만, 그 사실을 풀어나가는 과정들은 상상력이 더해진 ‘역사적 재해석’에 가까웠다. 예를 들어 경종(한승현)의 독살설 같은 역사를 는 밀풍군(정문성)이 왕의 탕약에 독을 넣게 사주하는 사건으로 풀어낸 방식이 그렇다. 이를 알게 된 연잉군이 탕약을 쓰지 못하게 하자 마치 약을 못 쓰게 해 경종을 사살했다는 식의 이야기가 흘러나오게 된 것으로 해석해낸 것. 특히 이인좌(고주원)의 난을 해석한 부분은 신묘한 면이 있다. 즉 우물에 독을 풀어 괴질이 생기게 만들고 이를 ‘자격 없는 왕 때문’이라는 괘서를 뿌려 민심을 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