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드라마 곱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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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만에 폐지된 '조선구마사'의 비극 통해 배워야 하는 것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1. 3. 27. 13:20
'조선구마사' 사태, 현 K콘텐츠에 센 예방주사 효과 있다 결국 SBS 드라마 는 2회 만에 폐지가 결정됐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일파만파 커질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을 게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대중들이 이 사태를 가볍게 보지 않고 들불처럼 들고 일어섰고, 이들 잠재적 소비자들의 힘은 광고주들과 드라마 협찬사들을 움직였다. 계속 광고 게재를 강행하다가는 자칫 불매운동까지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광고가 20개 가까이 빠져버렸다는 사실은 사실상 드라마 제작은 물론이고 방영조차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걸 말해준다. 폐지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태는 비극으로 끝나버렸지만, 여기서 우리는 제2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이 비극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도전들이 우리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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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주인님', 이민기와 나나는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1. 3. 27. 13:17
'오! 주인님', 정통 로코를 통해 이 드라마가 전하려는 위로의 정체 한비수(이민기)는 뭐든 완벽하게 정렬, 정리, 정돈되어 있어야만 하는 인물이다. 집에 들어온 그는 빨래집게를 가지런히 줄맞추고, 널브러져 있는 신발을 정돈하고, 열려 있는 서랍을 닫고, 보조작가가 볼일을 보며 살짝 열어 놓은 문을 닫는다. 물을 마시기 위해 열어 본 냉장고 안은 각을 맞춰 생수병들이 정렬되어 있고, 찬장에 살짝 열려 있는 문을 닫자 보조작가가 "저 정도는 괜찮지 않냐"는 말에 "완전히 닫혀 있어야 쓸 데 없는 걸 안 봐"라고 말한다. MBC 새 수목드라마 에서 한비수는 그런 인물이다. 완벽주의자. 유명한 드라마작가지만, 그 완벽주의가 주변인들을 힘들게 만든다. 캐스팅에 있어서도 자기 기준에 맞춰야 하고, 배우가 대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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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뜨강', 김소현이란 강 위에 나인우라는 달이 떴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1. 3. 27. 13:14
'달뜨강', 온달 캐릭터 입고 성장하는 나인우 "내가 널 속였어. 널 이용하려고 네 마음도 삶도 훔쳤어." KBS 월화드라마 에서 평강(김소현)은 온달(나인우)을 찾아와 솔직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그건 아마도 처음 온달에게 접근한 평강의 진짜 속셈이었을 게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온달을 찾아와 그 속내를 털어놓는다는 건, 이용하려 접근했던 그의 마음이 진심으로 바뀌었다는 걸 말해준다. 하지만 온달 역시 평강의 그런 속셈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기꺼이 이용당하려 했던 것. 그래서 평강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니. 알면서도 함께 했으면 속은 게 아냐." 온달은 평강에게 그가 자신이 선택한 '운명'이라고 한다. 절벽 위에서 서로 대련을 벌이며 나누는 대화와 결국 평강을 그 넉넉한 가슴에 안기게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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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빌레라' 칠순 박인환과 스물셋 송강, 이 조합 기대되는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1. 3. 27. 13:11
'나빌레라', 무겁디 무거운 박인환과 송강은 가볍게 날 수 있을까 상가에서 친구의 죽음을 마주하는 덕출(박인환)의 얼굴은 꽤 담담하다. 그 곳에서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는 노년의 쓸쓸함이 담겨있다. 친구 하나가 문득 술 한 잔을 비우며 말한다. "근데 왜 눈물이 안 나냐?" 그러자 덕출이 말한다. "늙으면 이별도 익숙해지니까." tvN 새 월화드라마 는 덕출이라는 이제 칠순에 들어선 인물의 쓸쓸함으로 시작한다. 그는 정년퇴직을 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너무 긴 하루 때문에 뭘 해야 할 지 알 수 없다는 그는 정처 없이 시간을 보내며 지낸다. 자식들은 모두 성장해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평생을 뒷바라지하며 살아온 그를 그리 살갑게 대해주지는 않는다. 유일하게 그를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