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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명랑TV

‘히트’가 빠진 함정, 벗어나려면 멜로도 전문성도 아닌 형사란 직업에 천착해야 ‘히트’는 지금 고민중이다. 기획의도에서 밝혔듯이 직업인으로서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남녀, 즉 검사인 김재윤(하정우)과 형사인 차수경(고현정)의 사랑이야기는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특히 김 검사의 귀여운 모습은 털털한 이미지의 차수경과 어우러지면서 마치 풋사랑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었다. 반면 전문직 드라마를 기대했던 남성들에게 이 낯간지러운 멜로는 극에 대한 긴장감을 풀어놓는 방해꾼이 된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멜로가 풀어놓은 극적 긴장감을 다시 묶어줄 만한 전문적인 에피소드가 보이지 않는다. 첫 회의 헬기 추격 신에서부터 나왔던 비판은 홍콩 에피소드에서 더 강해졌다. 치밀한 디테일이 보이지 않는 수사장면들이 반복된 데 이.. 더보기
개그맨, 개그현실을 개그하다 대화형 개그가 담은 개그맨의 진심 언제부턴가 개그맨들은 자기 현실을 개그의 한 요소로 끼워 넣기 시작했다. 프로그램 중간에 어색해지면 갑자기 튀어나오는 애드립. “이거 또 편집인데...” 물론 그 어색한 장면은 편집되지 않는다. 웃기지 않는 상황을 애드립 한 방으로 뒤집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편집의 공포’라는 소재는 오랜 전통을 가진 개그맨들의 단골 메뉴가 되어버렸다. 개그맨, 시청자들과 대화를 시작하다 이러한 경향은 여타의 공개개그 프로그램 중에서도 ‘개그콘서트’에서 유독 돋보이는데 ‘마빡이’를 비롯해, ‘착한 녀석들’, ‘개그두뇌 트레이닝’,‘개그전사 300’등은 그 계보 상에 있다. 이들 개그의 특징은 대화형 개그라는 점. 진정으로 상대방을 웃기기 위해서 자신의 상황을 100% 활용하는 이 개.. 더보기
‘고맙습니다’ 햇볕, ‘내 남자의 여자’ 강풍(4월3주) 이번 주는 월화 ‘내 남자의 여자’의 강품이 유난히도 강했던 한 주였습니다. 역시 김수현인가 김수현 작가의 독한 대본을 바탕으로 김희애의 독한 연기에 맞선 배종옥의 연기가 빛을 발하면서 시청률은 20%를 넘어 월화의 최강자로 군림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된 데는 ‘히트’의 부진이 또 한 몫을 했습니다. 여기에는 애초에 전문직 드라마라는 어려운 선택을 했던 것이 원인이 되었습니다. 차라리 멜로 드라마를 표방했다면 이런 어려움은 없었을 것입니다. 하정우의 재발견이라 할 만큼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캐릭터들의 멜로 라인이 압권이기 때문입니다. 혹자들은 전문직 드라마에 어울리지 않는 차수경이란 캐릭터와 그 연기를 하는 고현정으로 떨어진 시청률을 그나마, 하정우씨의 멜로가 유지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입.. 더보기
대중들은 트루먼쇼를 원한다 ‘무한도전’에서 ‘무릎팍 도사’까지 짐 캐리가 트루먼으로 나온 영화, ‘트루먼쇼’는 지금 우리가 TV에서 보는 거의 모든 장르를 포함하고 있다. 트루먼의 샐러리맨으로서의 삶과 사랑은 그 자체로 드라마이며, 그가 술집이든 집이든 직장이든 누군가를 유쾌하게 하기 위해 떠들어대는 농담은 그 자체로 리얼 버라이어티쇼가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트루먼이 매력적인 것은 굉장한 스타이면서도 정작 자신은 스타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한다는 점이다. 시청자는 이 트루먼을 24시간 엿보는 것만으로 감동과 슬픔, 분노, 행복, 유쾌함, 웃음 같은 TV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얻게된다. 이 ‘트루먼쇼’는 지금 우리 TV가 변화하고 있는 한 양상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TV라는 가상의 세계는 .. 더보기
‘마왕’, 호평불구 왜 시청률 안 오를까 거리 두기라는 ‘마왕’의 낯선 드라마 공식 데이빗 핀처 감독의 명작, ‘세븐’을 보면 연쇄살인범을 좇는 형사 밀스가 자신의 아내가 살해당한 걸 알게되고 ‘분노’를 참지 못해 연쇄살인범을 죽이는 마지막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이 의미심장한 것은 이 순간 형사는 살인자가 되고 연쇄살인범은 피해자가 된다는 사실이다. 범법자와 법을 집행하는 자 사이는 이렇듯 백지 한 장 차이로 구분된다. 도대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바로 여기서부터 비롯된다. 퍼즐을 푸는 듯한 드라마의 새로운 맛을 보여주는 ‘마왕’이 던지는 질문도 다르지 않다. 자신은 나쁜 놈 잡는 형사이지 나쁜 놈이 아니라고 생각해온 강오수(엄태웅) 형사가 맞닥뜨린 현실은 끔직하다. 그것은 첫 번째 경고문 그대로다. ‘진실은 친구들을 자유롭게 하지 않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