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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김기덕 감독의 오랜 싸움, 이번에는? 과 싸우던 김기덕, 이번엔 김기덕 감독의 스크린 독점과의 싸움은 오래되었다. 2006년 봉준호 감독의 이 1천만 관객을 단 21일 만에 돌파하는 괴력을 발휘했을 때, 그는 에 토론자로 나와 이 성공 이면에 놓인 스크린 독점의 문제를 성토했다. 실제로 당시 전국 1400여 개의 상영관 중 은 무려 620여개 상영관을 싹쓸이했었다. 물론 영화는 완성도도 높고 작품성도 뛰어났지만(김기덕 감독 스스로도 은 훌륭한 영화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스크린 독과점은 반칙이라는 거였다. 그도 그럴 것이 과 김기덕 감독의 작품 을 비교해보면 그가 얼마나 자신의 영화를 틀어주지 않는 현실에 통탄했던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620여개 상영관에서 1천만 관객의 기록을 깰 때, 은 고작 한 개의 상.. 더보기
'피에타', 김기덕이 그린 자본의 풍경 김기덕의 가 보여주려는 것 “돈 받아오라고 했지. 병신 만들라고 했어? 인간백정 같은 놈...” 김기덕 감독의 새 영화 에서 잔혹한 방법으로 돈을 뜯어내며 살아가는 강도(이정진)에게 그의 고용주(?)는 이렇게 말한다. 고용주의 말대로 강도는 빌려간 돈을 받아내기 위해(이자가 무려 열배에 가깝지만) 청계천 공장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이들을 보험에 들게 하고는 손목을 절단하거나 다리를 부러뜨리는 식으로 돈을 갚게 한다. 말 그대로 인간백정 저리 가라 하는 인물이다. 가 이 인간백정을 내세운 것은 돈이라는 기괴한 장치가 만들어내는 자본의 폭력과 추악함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고용주는 강도에게 돈을 받아오라는 지시를 내렸을 뿐, 그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는 자기 알 바가 아니다. 돈이라는 장치 뒤에 숨어 있기.. 더보기
스토리 빈약한 '도둑들', 대박난 비결 , 한국형 오락영화의 가능성 이 1천만 관객을 넘어섰다. 파죽지세다. 같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도 훌쩍 넘어섰다. 사실 관객수가 영화의 질적 완성도를 말해주는 지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름방학 블록버스터 시즌에 우리네 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를 넘어섰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은 전형적인 오락영화다. 이미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통해 수없이 봐왔던 같은 전형적인 장르를 취했다. 김윤석, 이정재, 김혜수, 전지현, 김해숙, 임달화, 오달수, 김수현 같은 화려한 캐스팅에,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친다는 미션, 그리고 이어지는 배신의 연속... 이 영화는 이 전형적인 이야기 공식을 벗어나지 않는다. 기대한 만큼의 스토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다. 그래서인지 스토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영화는 .. 더보기
<나 공무원>, 무엇이 윤제문을 흥분하게 했나 감흥을 포기한 삶에 발랄한 일격, 어쩌다 공무원이 로망인 시대가 됐을까. 물론 여기서 말하는 공무원이란 모두를 통칭하는 얘기가 아니다. 흔히들 말하는 공무원이라는 이미지, 즉 ‘복지부동’으로 통하는 그 이미지로서의 공무원을 말하는 것이다. 는 이 감흥 없는 삶(심지어 “흥분하면 지는 거다”라고 말하는)에 발랄한 일격을 날리는 영화다. 7급 공무원 한대희(윤제문)는 나이 38세에 마포구청 환경과 생활공해팀 주임이다. 이 구청에서 그는 내용보다는 파워포인트 양식을 잘 다루는 것으로 자칭 좀 잘 나가는 공무원이다. 연봉 3천5백에 정시 출근 정시 퇴근. 임금 체불 없고 정년 보장되고, 미래를 위해 집도 하나 갖고 있는데다, 퇴근 하면 자신을 반겨주는 10년째 TV친구 유재석, 경규형이 있는 그는 자신의 삶에 .. 더보기
<연가시>, 떨다가 울다가 분노할거야 한국형 재난영화, 의 경쟁력 영화 에서 우리가 주목했던 것은 괴물보다 더 끔찍한 공권력의 문제였다. 어찌 보면 진짜 괴물은 재난에 대처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자리보전이나 이익에만 급급한 공권력이었다. 그래서 재난에 직면한 국민들을 지키는 것은 국가가 아니라 가족 같은 혈연 공동체에 의지하게 된다. 괴물에게 잡혀간 어린 소녀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건 그 가족들뿐이다. 재난영화가 국가기관이 아니라 가족에 집중하는 건 만이 아니다. 역시 쓰나미가 밀려오는 그 시간들 속에서 오로지 가족을 조명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결국 이 재난영화에서는 쓰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위기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가족애가 더 중요하다. 최근 우리네 영화에서 시도되고 있는 이른바 한국형 재난영화의 특징을 꼽으라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