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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

‘이산’, 궁에서 살아남기 ‘이산’만이 가진 재미, 생존의 드라마 “저는 절대 왕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갓 11살인 세손(박지빈)이 어미인 혜경궁 홍씨(견미리)에게 단호하게 말한다. 지금까지의 사극에서라면 모두들 들어가고 싶어하는 궁이며, 되고 싶어하는 왕이지만 세손은 왕이 되지 않겠단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 혜경궁 홍씨의 답변은 더 충격적이다. “왕이 되어 권세를 누리라는 게 아닙니다. 세손께서는 살아남기 위해 왕이 되셔야 합니다.” ‘이산’은 궁이라는 세상의 감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왕이 되어야 하는 한 남자, 이산의 이야기다. 세손이 성송연(이한나)을 만나 “이름을 불러다오”라고 말하고, 성송연이 거기에 맞춰 어색하게 “산아!”라고 부르며, 장차 왕이 될 세손이 천한 성송연과 박대수(권오민)에게 동무라 부르는 것처.. 더보기
한일 두 드라마 지존의 카리스마 ‘태왕사신기’의 배용준 vs ‘히어로’의 기무라 타쿠야 최근 우리나라와 일본의 드라마 팬들은 두 명의 카리스마에 주목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태왕사신기’로 컴백한 배용준과,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동명의 드라마를 영화화한 ‘히어로’로 일본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무라 타쿠야다. 재미있는 것은 이 두 드라마가 모두 영웅과 카리스마에 대한 이야기란 점이다. 포용하는 카리스마, 담덕 ‘겨울연가’의 부드러운 남자, 배용준이 ‘태왕사신기’라는 드라마를 한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우려했던 것은 카리스마 연기가 될까하는 의구심이었다. 하지만 이제 본격적인 대결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는 ‘태왕사신기’ 속에서 배용준이 연기하는 담덕은 그 어떤 영웅들보다 인상적인 카리스마를 보이고 있다. .. 더보기
‘완벽한 이웃...’이 잡은 두 마리 토끼, 멜로와 현실 당신이 만난 건 완벽한 이웃? 완벽한 사랑?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은 겉으로 보면 전형적인 멜로 드라마이다. 거기에는 백수찬(김승우), 정윤희(배두나), 유준석(박시후), 고혜미(민지혜)가 엮어 가는 전형적인 사각 멜로 라인이 주축을 이룬다. 유준석이란 재벌2세와 정윤희란 별 볼 일 없는 비서의 러브라인이 그렇고 욕망과 질투심에 눈이 멀어 그들의 사랑을 훼방하는 고혜미란 캐릭터가 그렇다. 드라마 속에는 심지어 멜로에서 익숙한 불륜 코드와 출생의 비밀도 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이 전형적인 틀을 갖고 있는 멜로 드라마가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같은 재료를 갖고서도 버무리기에 따라서 전혀 다른 맛을 내는 음식처럼, 정지우 작가의 손맛이 색다른 멜로의 맛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더보기
쇼하는 TV? 거짓말 조장하는 TV! 리얼리티의 늪에 빠진 TV 늦은 시각까지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사무실. 한 워킹맘이 아픈 아이의 화상전화를 받는다. 아이는 물수건을 이마에 대고 누운 채, “엄마 언제 와”하고 애처롭게 묻는다. 아이의 모습에 눈물을 글썽이는 엄마가 “금방 갈 게”하고 말한다. 제 일처럼 걱정해주는 동료들에게 “많이 아픈가봐요”하며 회의실을 나선 워킹맘. 갑자기 표정이 180도 달라진다. 아이가 영상통화를 통해 말한다. “엄마 나 잘했지?” 아이와 엄마가 만세를 부르고 이어 “쇼를 하면 엄마의 퇴근이 빨라진다”라는 설명이 이어진다. 케이티에프 ‘대한민국 보고서 - 육아문제 편’의 장면이다. 최근 새로운 영상시대를 예고하는 듯한 이 캠페인성 광고는 현재의 TV 프로그램들이 일제히 주창하기 시작한 ‘리얼리티’의 실상을 보여준.. 더보기
가을극장 물들이는 4색 사랑 ‘사랑’, ‘마이 파더’, ‘두 얼굴의...’, ‘즐거운 인생’ 물 드는 건 가을 나무들만이 아니다. 가을을 타고 온 영화들이 선보이는 사랑의 다채로운 색깔 역시 극장을 물들이고 있다. ‘디워’와 ‘화려한 휴가’로 대변되는 여름방학 영화 시즌이 사회적 논쟁으로 물들었다면, 추석과 함께 시작되는 가을 영화 시즌은 ‘사랑’으로 물들고 있다. 남자의 사랑, 곽경택 감독의 ‘사랑’ “지랄 같네. 사람 인연.” 낮게 읊조리는 채인호(주진모)의 이 대사는 이 영화가 가진 결을 모두 내포한다. 먼저 거친 대사에 걸맞게 이 영화는 남자의 사랑을 다룬다. 멋지고 쿨한 남성과의 로맨스를 꿈꾸는 여성들의 환타지가 있다면, 가녀린 여성을 끝까지 지켜주는 마초적인 남성들의 환타지도 있다. 여성들의 환타지가 식상한 것이 되어버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