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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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공무원', 불황에 웃음만으로 충분한 영화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4. 28. 12:46
'7급공무원'은 꽤 괜찮은 코미디입니다. 지금껏 국내 코미디들이 로맨틱 코미디거나 조폭 코미디가 주종을 이뤘다면 '7급공무원'은 액션 스파이물을 패러디한 코미디물이죠. 뭐 외국영화에서 찾아보면 그다지 새로운 건 아닙니다. '트루 라이즈'나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같은 영화들은 이미 액션과 코믹이 어떻게 버무려지는가를 잘 보여주었죠. 이들 영화들은 굳이 코믹을 붙이지 않더라도 액션 영화로서 충분히 인정될 만한 액션과 스케일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7급공무원'은 다르죠. 아마도 이 영화를 액션영화로 인지시켰다가는 흥행에 실패할 확율은 99%였을 겁니다. '7급공무원'은 제목에서 포지셔닝한대로 분명한 코미디 영화입니다. 그러니 조금 조악한 액션 신이나 리얼리티에서 동떨어진 상황은 웃음을 준다는 목적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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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부잣집 아들에서 아들 부잣집으로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4. 26. 08:37
‘솔약국집...’, 딸 부잣집에서 아들 부잣집 시대로 ‘딸 부잣집’은 여전히 가족 드라마의 단골 소재. 호평을 받고 종영한 김수현 작가의 ‘엄마가 뿔났다’에서도, 현재 방영되고 있는 ‘사랑은 아무나 하나’에서도 딸 부잣집은 여전히 맹위를 떨친다. 이들 딸 부잣집 드라마에 역시 단골로 등장하는 캐릭터가 부잣집 아들이다. 이 서로 다른 계층의 집안이 얽히는 이야기는 신데렐라 모티브를 자극한다. 즉 ‘딸 부잣집 드라마’란 ‘부유하지는 않지만 딸들이 많은(그래서 그게 재산인!)’ 가족의 딸 시집보내기가 메인이 되는 드라마가 된다. 하지만 최근 새롭게 시작한 주말극 ‘솔약국집 아들들’에는 이 드라마가 주목하는 남성과 여성의 위치가 바뀌어 있다. 아들 부잣집인 솔약국집 네 아들들에 대한 이야기인 이 드라마에는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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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의 스케치북’, 웃음을 갖고 돌아오다옛글들/네모난 세상 2009. 4. 25. 02:42
음악, 토크, 농담까지, ‘유희열의 스케치북’ 빵빵 터진다. 늦은 밤이지만, 음악 프로그램이지만, 이 작고 메마른 남자가 한 마디씩 할 때마다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어쩔 수가 없다. 라디오를 통해 재치 있는 언변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공개무대에서 저처럼 자연스럽기도 쉽지 않을 듯싶다. ‘이하나의 페퍼민트’는 어눌하고 어색한 이하나의 진행이 오히려 풋풋한 맛을 주었지만,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음악이면 음악, 토크면 토크, 순발력 넘치는 농담까지 능수능란한 유희열의 진행에 편안한 맛이 느껴진다. 진행자에 따라서 이다지도 스타일과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또한 새삼스럽다. ‘이소라의 프로포즈’가 조분조분함이었다면, ‘윤도현의 러브레터’는 그 치기에 가까운 활기참이었고, ‘이하나의 페퍼민트’는 풋풋한 생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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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문', 액션만큼 뭉클한 견자단의 얼굴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4. 24. 12:04
'엽문'은 꽤 많은 홍콩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입니다.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단연 이소룡의 '정무문'같은 영화일 것입니다. '엽문'이 보여준 1:10의 대결은 '정무문'에서의 이소룡이 보여준 그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영춘권의 대가 엽문은 바로 이소룡의 사부이기도 하죠. 물론 엽문의 영춘권과 이소룡의 무술스타일은 비슷하면서도 좀 다른 면이 있습니다. 불필요한 동작을 없앤 엄청나게 빠른 속도의 순간적인 공격과 방어는 같지만, 이소룡의 절권도가 상당히 호전적이고 공격적이라면 엽문의 영춘권은 마치 선을 하는 것 같은 정중동이 매력적이지요. '엽문'이 가진 스토리 라인은 그러나 대단할 것이 없습니다. 순수한 무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던 그가 일제의 침략 앞에서 영웅으로 나서는 대단히 민족주의적인 이야기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