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
전문직 드라마, 디테일로 현실을 말하다옛글들/명랑TV 2007. 3. 9. 23:07
전문직 드라마의 이유 있는 선전 값비싼 스포츠카에서 내려 조금은 풀어진 듯한 모습으로 건물로 들어서는 남자. 그를 전날 길거리에 우연히 만났던 말단 여직원(하지만 늘 굳건하고 씩씩한 우리의 여주인공!)이 막 회사로 들어서는 남자에게 다짜고짜 말을 건다. 옆에서 수행하던 비서들이 제지하면서 여자는 그가 이 회사 총수의 아들이라는 걸 알게된다…. 식상한 트렌디 드라마의 전형적인 구조. 한 때는 한류의 한 공식처럼 통용되던 이 구조는 작년 한 해 시청자들에게 철저히 냉대를 받았다. 이로서 제작자들은 알게 되었다. 적당한 삼각 사각구도의 멜로 라인과 몇몇 스타들을 캐스팅하면 무조건 된다는 안이한 방식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올해 들어 새롭게 선보인 것이 이른바 ‘전문직 드라마’. 요즘 한창 ..
-
거침없이 캐릭터를 날리다옛글들/명랑TV 2007. 3. 9. 01:55
캐릭터공화국, ‘거침없이 하이킥’ 왠만해선 웃음을 참을 수 없다. 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도 거침없이 날아오는 웃음킥에 실실 웃다보면, 어느새 이 유쾌한 하이킥에 중독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중독의 실체는? 바로 캐릭터공화국이라 할 만큼 다채로운 웃음의 개성을 지닌 폭소유발자들. 따로따로 떼어놓고 봐도 영 웃기는 캐릭터인데, 이들이 서로 얽히고 설키는 이야기에 어찌 웃지 않을 수 있을까. ‘거침없이 하이킥’, 그 속의 캐릭터에는 도대체 어떤 마력이 숨어 있는 걸까. 세대를 잇는 이 시대의 아버지, 야동+순재 이전까지 젊은 세대들에게 그는 좀 재미있는 기성세대로서의 ‘대발이 아빠’ 혹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높은 영원한 스승으로서의 ‘유의태’였다. 그러나 그가 노트북 앞에서 “야동”이라 외쳤을 때, 젊은 ..
-
퓨전사극 ‘주몽’이 남긴 숙제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7. 3. 7. 12:26
역사와 재미 사이에 선 퓨전사극 ‘드디어 ‘주몽’이 막을 내렸다. 35주 연속 주간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시청률 50% 넘겨 또 한 편의 국민드라마가 된 ‘주몽’. 그러나 ‘주몽’은 그런 성공 이면에 다양한 숙제들을 남겼다. 그 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바로 퓨전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다. ‘주몽’만큼 퓨전사극이 가진 장점들을 잘 활용한 드라마가 있을까. 과거 ‘다모’, ‘상도’, ‘허준’, ‘해신’ 등에서 그 새로운 사극의 묘미를 맛보게 해주었던 퓨전사극은 ‘주몽’에 와서 그 정점을 이룬다. 이것은 퓨전사극의 중흥을 이룬 최완규(허준, 상도), 정형수(상도, 다모), 정진옥(해신)이란 작가들이 ‘주몽’이란 한 작품에 모두 모여있다는 점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래서일까. ‘주몽’은 이들 작품들의 요..
-
최도영과 염동일, 과연 비현실적인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7. 3. 5. 01:51
다수는 현실적이고 소수는 비현실적인가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는 말은 최소한 ‘하얀거탑’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다. 최근 쏟아지는 의견을 보면 캐릭터에 대한 현실성 논란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수를 차지하기 때문. 그 논란의 중심에 선 두 캐릭터가 있다. 이른바 내부고발자로 나선 최도영(이선균)과 염동일(기태영)이 그들. 선악의 차원을 넘어서 현실적인 판단을 하는 장준혁(김명민)을 필두로 한 여타의 캐릭터들에 비해, 이들의 선택은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진정 비현실적인 캐릭터일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들은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아니다. 오히려 어찌 보면 더 현실을 제대로 말해주는 캐릭터라고 보여진다. 모두 권력과 돈을 향해 움직이는 조직 속에서 그렇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