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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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타임리프 장치를 이렇게도 쓸 수 있다니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0. 2. 10:02
같은 타임리프라도 ‘명불허전’은 달랐던 까닭마지막에 즈음해 드디어 tvN 주말드라마 이 왜 굳이 타임리프라는 장치를 사용했는가 하는 그 진심이 보인다. 조선 최고의 침구술 실력을 가진 허임(김남길)이 40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현재로 떨어지는 그 설정이 처음에는 어딘지 그 이질적 시간에 놓은 인물이 겪는 흥미를 위한 것이 아닐까 여겨졌던 게 사실이다. 조선의 의원이 현재에서 느끼는 황당함이 주는 코믹함이 있었고 침 하나로 위급한 생명을 살려내는 상황이 주는 재미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일 이 드라마가 이러한 타임리프의 재미만을 추구했다면 그 메시지는 앙상해졌을 지도 모른다. 물론 조선과 현재를 허임과 최연경(김아중)이 함께 오가며 겪는 파란만장한 상황들이 주는 흥미로움을 빼놓을 수 없고,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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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잠사' 이종석·수지 매력 폭발, 역시 작가를 잘 만나야 돼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9. 29. 08:16
이종석과 수지, ‘당잠사’가 깨운 연기자의 매력역시 배우는 작가를 잘 만나야 제 매력을 발휘하게 되는 걸까. 박혜련 작가의 새 수목드라마 SBS 에서 첫 회부터 이종석과 수지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사실 이 두 배우는 모두 박혜련 작가와 인연이 깊다. 수지는 로 박혜련 작가와 인연을 맺었고, 이종석은 , 로 박혜련 작가의 페르소나가 되었다. 는 판타지와 현실을 엮어내는 박혜련 작가의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에서는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진 소년이 주인공이었고, 에서는 마치 사진을 찍듯 모든 걸 기억해내는 소년과 거짓말을 하면 딸국질을 하는 소녀가 주인공이었다. 이번 는 예지몽을 꾸는 남녀가 주인공이다. 첫 회에 는 꿈꾼 대로 현실이 되어버리는 홍주(배수지)와 그녀가 일어날 일을 꿈꾸게 된 재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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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곤' 김주혁, 우리가 희망하는 언론인 참모습 남겼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9. 28. 10:21
‘아르곤’, 짧아도 묵직한 여운으로 남은 까닭우리가 희망하는 언론이 이런 것이 아닐까. tvN 수목드라마 은 아쉽게도 8부작이라는 짧은 분량으로 끝을 맺었지만 여러모로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마지막 엔딩까지 바른 언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를 보여줬다. 미드타운 비리 보도에 대한 이야기가 이 드라마의 시작점이자 마지막이 됐던 건 그것만큼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없기 때문이다. 미드타운의 건물이 붕괴되고 그래서 사람들이 죽어나갔지만 현장소장을 희생양 삼아 넘기려는 이들. 그들은 정관계와 경제계, 검찰, 언론까지 뒤얽힌 게이트로 결국 부실공사로 인해 미드타운이 붕괴된 원인을 만든 사람들이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그토록 많았던 사건사고들을 떠올리게 한다. 멀게는 성수대교 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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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밥상만 집밥이라고? 백종원이 깬 집밥의 신화옛글들/명랑TV 2017. 9. 28. 10:19
‘집밥’, 신화 버리자 활짝 열린 상상초월 요리신세계백종원은 MBC 예능 프로그램 을 할 때부터 자주 했던 말이 “야매”, “우리끼리의 비밀”이었다. 그것은 그가 하는 요리가 가진 파격 때문이었다. 거기에는 요리 하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곤 했던 어떤 이미지를 깨는 면이 있었다. 그것은 파격이지만 또한 요리를 정석으로만 알고 있던 이들에게는 심리적 저항감이 생기는 일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이것을 ‘야매’라고 낮춰 마치 웃음을 위한 것인 양 포장하곤 했다.하지만 tvN 이 지금껏 해왔던 요리들의 신세계를 돌아오면 그 ‘야매’가 의도치 않게 해온 놀라운 일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건 우리가 요리하면 생각하는 그 정형화된 이미지를 깬 것이고 무엇보다 놀라운 건 ‘집밥’의 이미지를 깬 것이다. ‘엄마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