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옛글들

'마루 밑 아리에티', 소소한 소통이 주는 큰 즐거움 '마루 밑 아리에티'에는 거대한 스케일이 없다. 이야기의 배경은 고작 한 시골의 별장 같은 저택의 반경을 넘지 않고, 주요 등장인물도 아리에티 가족 3명, 이 저택에 요양온 쇼우와 할머니, 가정부 이렇게 3명, 그리고 아리에티와 같은 소인족으로 외부에서 들어온 사피라까지 모두 합쳐봐야 7명 정도다. 이야기도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처럼 다이내믹하지 않다. 요양 차 시골에 온 소년이 소인인 아리에티를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이 전부. 어찌보면 심심할 정도로 단순한 구조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이 지극히 작고 사소해보이는 애니메이션이 우리의 가슴을 이토록 설레고 울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말이다. 3D의 화려한 기술이 점점 일반화되어가는 시대에, '마루 밑 아리에티'는 완전히 정반대에 서 있는 듯한 작품이다. 자.. 더보기
'무한도전'이 일깨운 프로레슬링의 묘미 '무한도전'과 프로레슬링은 뭐가 닮았을까 왜 프로레슬링을 볼 때보다, '무한도전'이 보여준 레슬링 특집을 보면서 우리는 더 열광했을까. 그것이 '무한도전'이라서? 아마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무한도전'의 인기 때문에 그들이 보여준 레슬링이 더 긴박하게 보인 것은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물론 시뮬레이션된 동작들이고,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가는 이미 다 정해져 있는 것이지만, 거기에는 '쇼'를 넘어서는 '실제상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프로레슬러들은 링 위에서 보여주는 경기 모습 이외에 그 이면에 놓여진 그들의 진면목을 보여주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은 시뮬레이션된 '쇼'를 하면서도 자신들이 하는 경기가 실제인 것처럼 보여주려는 경향을 갖는다. 그러니 그걸 바라보는 관객들은 (실제.. 더보기
그들은 왜 다시 무대에 올랐나 호화로운 집, 고급 세단, 화려한 파티, 명품백과 우아한 드레스, 게다가 누구나 부러워하는 명망가의 변호사로 잘 나가는 남편. 돈 걱정 없는 삶... 누구든 이런 삶을 꿈꾸지 않는 이가 있을까. 하지만 '나는 전설이다'의 전설희(김정은)는 이런 삶이 거짓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더 이상 나를 숨기며 살 순 없다"며 이혼을 결심한다. 그렇다면 그녀의 진짜 삶은 무엇일까. 젊은 시절, 가난했어도 피를 끓게 했던 무대 위, 그 곳에 그녀가 꿈꾸는 진짜 삶이 있다. 기타 하나 들고 노래를 부르면 답답한 가슴의 체증을 전부 날려버릴 수 있었던 그 시간의 기억들. '밴드'에 숨겨진 어떤 매력이 있길래, 이 여성은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버리려고까지 하는 것일까. '밴드'라는 키워드를 두고 보면 '나는 전설이다'라는 .. 더보기
'러브 스위치' 직접보니, 잘되는 이유 있었네 '러브 스위치' 짝짓기를 위장한 공감버라이어티 '러브 스위치' 스튜디오에 갔었습니다. 아예 방청석에 앉아서 두 시간 넘게 진행되는 촬영을 신나게 즐겼죠. 말 그대로 즐겼다는 표현이 딱 맞을 것입니다. 사실 신동엽이 그 정도의 진행실력을 갖고 있는지 잘 몰랐었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놀랍더군요. 출연한 30명의 여성들을 쥐락펴락하면서 끊임없이 멘트를 던지는데, 던지는 것마다 거의 100% 빵빵 터지기 일쑤였습니다. 매너있게 접근하면서도 순발력있는 대응과 공감까지 가는 멘트까지 '러브 스위치'라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바로 신동엽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이경규라는 거목이 서 있지만, 촬영후 만난 이경규 역시 "이 프로그램은 온전히 신동엽이 중심"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이경규는 "신동엽이 이 프로그램.. 더보기
왜 사람들은 타블로를 믿지 않을까 팩트의 시대에서 스토리의 시대로 사실은 명명백백해 보인다. 하지만 사실이 가진 힘이 너무나 약해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타블로의 이야기다. 한 네티즌에 의해 제기된 학력의혹은 타블로 당사자에게 처음엔 우스워보였을 지도 모른다. 왜 그렇지 않을까. 분명 자신은 대학을 나왔다는데 누군가 나오지 않았다고 얘기한다면 그건 좀 심한 농담처럼 들릴 것이다. 하지만 연예인으로서 언제든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다고 여겨온 타블로는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는다. 그러자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자신은 가만히 있는데 언론들이 네티즌이 제기한 학력의혹을 기사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터넷 언론들은 점점 경쟁적으로 이를 기사화하면서 여기에 대응을 하지 않는 타블로를 이상하게 여기기 시작한다. 그러자 그 '수상함'은 곧이어 '사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