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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의 또 다른 주연, 푸른도 푸른도라는 살아있는 드라마 세트장에 가다 ‘고맙습니다’는 끝났지만 아직도 드라마가 지속중인 곳이 있다. 강한 여운을 남기며 푸른도란 이름으로 세상에 얼굴을 내민 ‘고맙습니다’의 또 다른 주연, 증도다. 그 곳에선 아직도 영신이네(공효진) 집 이야기가 꽃 피어나고, 바닷가에선 까칠한 기서(장혁)와 천진난만한 봄이(서신애)가 어른거린다. 남해여인숙에선 두섭이네 엄마(전원주)가 불쑥 나와 특유의 목소리로 두섭이에게 “으이구 이놈아”하고 말할 것만 같다. 증도를 빠져나가는 선착장에는 석현(신성록)이 도망치듯 차를 타고 배 위로 오를 것 같고, 짱뚱어 다리 앞 정자에선 아직도 영신이와 기서가 함께 술을 마시는 것만 같다. 그 곳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고맙습니다’란 드라마 속을 걷는다. 푸른도에 증도가 캐스팅 된 .. 더보기
대중문화 속 가족은 변화 중 해체되는 가족, 거기서 보는 희망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 웃음폭탄의 주재료로 다루는 건 ‘이 시대의 가족’이다. 그것이 웃음을 주는 이유는 한 집안에서 살고는 있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파편화된 관계가 만들어내는 묘한 긴장감 때문이다. 가족 구성원들간의 과장된 대결구도는 재미의 한 요소로 끄집어 내진다. 박해미와 민용은 여러 차례 복수와 보복을 거듭하며, 나문희는 며느리인 박해미와 내적인 갈등 상황을 연출한다. 부자지간이지만 아버지인 이순재는 아들인 준하를 못잡아 먹어 안달이다. 이것은 형제지간에도 마찬가지. 윤호와 민호는 앙숙지간이다. 이렇게 질서(?)를 잃고 대결로 치닫는 가족관계는 왜 벌어지는 것일까. 그것은 과거와 달라진 가족구성원들의 역할 내지는 권력구도에서 비롯된다. .. 더보기
‘히트’, 시즌2를 기대하는 이유 한국형 본격 수사물을 표방했던 MBC 드라마 ‘히트’는 ‘수사반장’이후 보기 힘들었던 형사를 안방극장으로 다시 끌어들인 장본인이다. 게다가 여성 강력반 반장이라는 설정, 유사가족 형태로 묶여진 팀이 엮어 가는 수사물이란 점, 게다가 우리 식의 수사물(주로 영화 속에서)의 맨발로 뛰어다니는 모습이 일상화된 형사의 캐릭터에 동시에 과학수사의 이미지를 덧붙인 점 등등 새로운 시도가 많았던 드라마다. 하지만 종영에 즈음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은 이제 이야기를 좀 해볼만한 상황에 끝나버린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히트’는 초ㆍ중반부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 사실이다. 미드(미국드라마) 식의 전문성을 가진 드라마가 이제 막 태동하는 시기인데다, 그것이 우리 식으로 자리잡지 못한 상황이니, ‘히트’는 그 첫 .. 더보기
‘휴먼다큐 사랑’ 시청자는 감동에 목마르다 누가 알기나 했을까. 감동이 자극보다 더 강하다는 걸. 그 반가운 사실을 알려준 첫 번째 주인공은 이미 종영한 ‘고맙습니다’란 드라마다. 에이즈에 감염된 딸과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미혼모가 세상의 편견을 진심으로서 넘어서고, 그 진심이 에이즈보다 더 강력하게 주변으로 전염된다는 훈훈한 이야기다. 그리고 이어서 감동을 전해준 두 번째 주인공, 바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5회에 걸쳐 연속으로 꾸며진 ‘휴먼다큐 사랑’이다. 그 중에서도 2회로 방영된 ‘안녕 아빠’편은 전 국민을 감동으로 몰아넣었다. 그것은 값싼 눈물이 아닌, 값진 감동이었다. 가족과 사별하는 이야기 앞에 어찌 눈물이 없겠냐마는 이준호씨의 이야기를 보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된 데는 무언가 다른 이유도 있을 법하다. ‘고맙습.. 더보기
‘밀양’, 상처를 바라보는 햇볕같은 시선 어린 시절, 누군가 던진 돌팔매질에 상처 난 이마는 누가 고쳐주었나. 정성스레 솜에 과산화수소를 발라 상처를 소독한 후, 빨간 약을 발라주신 어머님인가. 아니면 과산화수소와 빨간 약인가. 이창동 감독이 들고 온 ‘밀양’이란 영화를 보면 ‘재수 없음’으로 치부되는 운명의 돌팔매질에 입은 상처가 과연 인간의 힘으로 치유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된다. 영화는 죽은 남편의 고향, 밀양을 아들 준과 함께 찾아가는 신애(전도연)의 자동차에서부터 시작된다. 햇살이 저 멀리서부터 떨어져 내리고 있는데 그것은 차창에 가려져 굴절된다. 신애가 밀양에 들어가기 전까지 그녀는 하늘의 태양이 그저 거기 떠 있는 존재로만 알았다. 그러나 밀양에서 겪게되는 참기 힘든 시련(아들이 유괴되고 살해되는) 속에서 하늘을 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