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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루크의 늙은 몸이 여전히 아름다운 이유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3. 8. 15:51
'더 레슬러'에서 이제는 나이든 프로레슬러인 랜디(미키 루크)는 링 위에서 미리 준비한 면도날로 이마에 작은 상처를 냅니다. 좀더 극적인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피를 흘리는 거죠. 이것은 프로레슬러라는 직업이 얼마나 배우라는 직업과 일맥상통하는 것인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링 위의 레슬러는 카메라 앞에 선 배우들처럼 어느 정도 짜여진 상황을 좀더 리얼하게 대중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습니다. '더 레슬러'는 바로 이 '보여지는 몸'을 직업으로 하는 이들에 대한 영화입니다. 랜디는 링 위에 오르기 위해서 꼬박꼬박 운동을 챙겨서 하고(그것이 싸우기 위한 힘을 기르기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보여지는 몸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 크죠.), 근육을 만들기 위해 약물도 복용합니다. 그뿐이 아니죠.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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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현실에 영화가 해줄 수 있는 것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9. 3. 7. 11:15
불황기, 삶을 성찰하는 다섯 편의 영화들 불황기여서일까. 유난히 삶을 돌아보는 영화들이 눈에 띈다. 이미 독립다큐영화로서는 상상못할 대성공을 거둔 '워낭소리'는 물론이고, 또다른 독립영화의 맛을 보여주는 '낮술', 미키 루크라는 배우와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는 '더 레슬러', 나이를 거꾸로 먹어가는 한 인물을 통해 시간과 삶을 성찰하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그리고 심지어 슈퍼히어로 영화지만 정의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왓치맨'까지.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 그 현실을 관조하게 해주는 이 영화들이 가진 삶에 대한 각기다른 시선들은 무엇이었을까. '워낭소리', 당신의 노동은 숭고하다 '워낭소리'의 그 잔잔한 울림은 소가 한 걸음 한 걸음을 걸어나가는 그 노동으로부터 울려퍼진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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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훈쇼, 소녀시대까지 삼킬까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3. 7. 10:23
쇼가 게스트에 전전할 때 '박중훈쇼'에 소녀시대가 출연한다고 합니다. 어쩌다 이처럼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게스트와 기대감이 전무한 쇼 프로그램이 만나게 되었을까요. '박중훈쇼'의 이같은 사정은 첫 회에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TV쇼에서 좀체 보기 힘들다는, 장동건, 정우성, 김태희, 안성기, 주진모, 차태현, 최양락, 김혜수 같은 쟁쟁한 게스트들을 모셔놓고도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이지 않았죠. 만약 이들이 '황금어장'이나 '해피투게더' 같은 프로그램에 나왔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상황은 달라졌을 것입니다. 이것은 '박중훈쇼'라는 토크쇼가 가진 화법이 작금의 달라진 토크쇼들의 화법을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 같습니다. '박중훈쇼'는 여전히 게스트를 홍보하려는 태도를 견지하면서 그것을 '예의'라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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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배고파도 웃고 살자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3. 6. 16:44
'낮술'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스트레스의 한 가운데 선 낮이라는 시간대에 입에 착착 달라붙을 것만 같은 술에 대한 욕망이 연거푸 몇 번 잔을 넘기다보면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곤 한다는 것을. 머리는 지끈지끈, 불콰한 얼굴은 후끈후끈, 곧 왜 낮술을 시작했을까 하는 후회가 들기 시작한다. 물론 전도유망한 직장에서 점심시간을 빌어 한 회식자리의 포만감이라면 다르겠지만, 모두들 일을 하는 낮 시간에 음습한 주점 모퉁이에 앉아 소주를 까는 이들의 심정은 말한 대로의 적당한 괴로움과 욕망 그리고 곧 드러나는 욕망의 배반이 안주거리로 올라오게 마련이다. 이 낮술에서 갖게되는 정서 즉 기대감과 배반감 같은 것이 바로 '낮술'이라는 유머의 세계다. 이야기는 한 주점에서의 농담에서부터 시작한다. 실연당한 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