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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돼먹은 영애씨’, 막돼먹지 않은 PD, 정환석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7. 9. 7. 12:32
다큐 드라마 새 지평 연 ‘막돼먹은 영애씨’의 정환석 PD ‘막돼먹은 영애씨’는 겉보기엔 거친 화면을 가진 막돼먹은 드라마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사회가 영애씨의 외모만을 보고 그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이 드라마는 다큐 드라마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것은 어찌 보면 케이블에서 저예산으로 시도할 수 있는 모범답안이면서도, 그것을 통해 기존 관습에 머물러 있는 드라마들에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다. 국내에서 모든 드라마를 통틀어 거의 첫 번째로 시즌2가 생기는 것 역시 큰 의미가 있다. 시즌2가 어려운 많은 이유들 역시 이 드라마는 손쉽게 넘어서고 있다. 저비용이고, 에피소드별로 끊어지면서 연결고리를 갖는 시즌 드라마 성격을 갖고 가기 때문이다. 이제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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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발 앞선 장르의 즐거움, 개늑시옛글들/명랑TV 2007. 9. 7. 02:47
정체성이 만들어내는 관계의 느와르 부모의 원수를 갚는 복수극, 적의 심장부에 잠입해 스파이로 활동하는 언더커버, 자신의 정체성을 흔들어버리는 기억상실. 누가 봐도 ‘개와 늑대의 시간(이하 개늑시)’이 가져온 장치들은 액션 느와르에서 흔하게 사용되었던 것들이다. 여기에 원수지간인 부모를 가진 연인, 한 여자를 두고 우정과 사랑을 저울질하게 되는 형제 같은 캐릭터의 설정은 물론이고, 장르적인 허용을 한껏 활용하는 액션과 느와르의 관습적인 장면들까지를 각각 뜯어내서 보면 이 드라마는 기존 장르들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 각각의 장치들의 총합이 만들어내는 것은 단순한 등가의 결과물이 아니다. ‘개늑시’는 이 장르가 가진 다양한 관습적 장치들을 모으는 반면, 보다 복잡한 인간관계의 거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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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를 넘어 사람을 그리다… 정지우 작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7. 9. 5. 14:18
완벽한 이웃 같은 작가, 정지우 금요일 저녁, 도무지 금요드라마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드라마가 있었다. 정지우 작가를 주목하게 된 작품, ‘내 사랑 못난이’다. 이 드라마는 성인극과 가족극을 오가던 금요드라마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냄새 나는 드라마’로 승부해 놀랄만한 결과를 얻어냈다. 그런 그녀가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이후 완벽한 이웃)’을 들고 우리 옆을 찾아왔다. ‘완벽한 이웃’은 여러모로 ‘내 사랑 못난이’의 연장선상에서 읽혀진다. 멜로 라인이 강하게 어필하면서도 그 속에 점점이 박혀있는 보석 같은 우정이나 정 같은 사람관계들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내 사랑 못난이’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번 작품을 통해 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늘 따뜻한 느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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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연애보다 애틋한 자매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7. 9. 4. 21:57
자매애로 보여지는 동지의식 참 이상한 일이다. 인터넷사전에 ‘형제애’라고 치면 ‘형이나 아우 또는 동기(同氣)에 대한 사랑’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반면, 왜 ‘자매애’라는 단어는 없는 것일까. 신데렐라와 못된 언니들 혹은 콩쥐와 팥쥐 같은 고전들 속 캐릭터들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틀에 박힌 텍스트 공식들이 만들어낸 결과일까. 하지만 드라마들은 꽤 여러 번 자매애의 가능성을 포착한 바 있다. ‘여우야 뭐하니’의 병희(고현정)와 준희(김은주), ‘연애시대’의 은호(손예진)와 지호(이하나), ‘내 남자의 여자’의 지수(배종옥)와 은수(하유미)가 대표적이다. 이들의 자매애는 모두 늘 만나면 서로를 못 잡아먹어 한이라는 듯 으르렁대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사실은 서로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