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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는 죽지 않았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7. 9. 18. 23:29
장르, 사회극, 사극 속에서 계속되는 멜로의 실험들 미드(미국드라마), 일드(일본드라마)로 대변되는 외국드라마 전성시대에 우리는 너무 쉽게 우리 드라마의 문법을 열등한 것으로 치부하고 있는 건 아닐까. 엄청난 물량이 투입된 제작비에 완벽한 사전제작으로 꽉 짜여진 완성도 높은 외국드라마들을 보다가 무언가 어수룩한 우리 드라마를 보면 단박에 그 열등감에 휩싸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지금까지 우리 드라마들이 쌓아온 공력은 적지 않다. 그것을 모두 무시한 채 그저 미드, 일드는 정답이고 우리 드라마는 오답이라는 편견은 어딘지 부적절해 보인다. 모든 멜로가 죄인은 아니다 특히 멜로에 강점을 가진 우리 드라마들이 어느 순간부터 멜로드라마를 ‘표방하지 않게 된’ 것은 미드, 일드가 준 영향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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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사랑에 빠지다옛글들/명랑TV 2007. 9. 18. 02:21
작년에 이어 또다시 사극전성시대가 열렸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시청률 수위를 단 한번도 놓치지 않은 KBS의 ‘대조영’을 위시해, 새롭게 돌풍으로 일으키고 있는 SBS의 ‘왕과 나’, 그리고 MBC의 ‘이산 정조’와 ‘태왕사신기’가 나란히 배치됨으로써 금요일을 뺀 일주일 내내 사극이 방영되게 됐다. 그런데 최근 방영을 시작한 사극 세 편이 모두 그 중심에 사랑을 주테마로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왕과 나’는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스스로 거세한 김처선(오만석)이란 내시의 이야기다. ‘사랑을 위해 거세한다’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 자체가 극적인 이 이야기는 절대권력을 가진 왕, 성종(고주원)과 후궁이었던 폐비 윤씨(구혜선), 그리고 내시인 처선의 운명적인 사랑을 다룬다. ‘태왕사신기’는 이야기의 모티브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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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 다큐, 그 진실과 거짓 사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7. 9. 17. 02:08
페이크 다큐와 다큐 드라마, 같은 듯 다른 길 올 초 느닷없는 성추행 동영상에 인터넷은 후끈 달아올랐다.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언론들이 일제히 이를 보도했고, 경찰들은 ‘성추행범 검거’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틀 후, 이 퍼포먼스(?)는 고교생들의 자작극임이 밝혀졌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발칙한 고교생들이 덧붙인 말이다. “우리의 동영상을 검증이나 여과 없이 방영한 방송 등 미디어의 행태 등에 비춰 UCC 동영상의 정치·상업적 악용 가능성에 주목해달라”고 했던 것. 물론 동영상이 극장이나 TV에 어떤 영화나 드라마 같은 틀로서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작품(?)은 현실을 오도하는 부적절함을 남긴 것이 분명하지만, 그 목적으로만 보면 진정한 ‘페이크 다큐’의 한 면모를 보인 것은 틀림없다. 페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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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이란 이름의 마이너리티, ‘즐거운 인생’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7. 9. 13. 22:56
왜 아버지들은 즐거우면 안될까 왜 이 땅에 사는 아버지들은 즐거우면 안되는 걸까.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에는 인생이 즐겁지 못한 아버지들이 등장한다. 실직해 잘 나가는 교사 아내에 얹혀 살아가는 기영(정진영), 낮에는 택배,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자식 교육비 대기 바쁜 성욱(김윤석), 기러기 아빠로 한 대라도 더 중고차를 팔아 돈을 벌어야 하는 혁수(김상호)가 그들이다. 세대의 마이너리티, 가장 그래도 한 때 그들은 자신들이 조직했던 활화산이란 밴드 이름처럼 활활 타올랐던 적이 있다. 지금은 휴화산이 되어버린 그들. 그들이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를 통해 줄곧 마이너리티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던져주었던 이준익 감독이 ‘즐거운 인생’을 통해 보듬고자 하는 이들이다. ‘왕의 남자’에서 광대들을 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