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
당신! 울다가 웃었어!옛글들/명랑TV 2007. 6. 28. 02:59
너무 웃겨서 슬픈 ‘메리 대구 공방전’ 먼지 가득하고 어두침침한 만화가게에서 대낮부터 무협지나 만화를 보면서 키득키득 웃는 청춘은 속도 그렇게 유쾌할까.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이다. ‘메리 대구 공방전’이 그려내는 청년실업의 풍경이 그렇다. 겉으로 보면 시종일관 키득거리게 만들지만 한 꺼풀만 벗겨내 보면 그 처절한 현실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런 느낌의 청춘풍경. 무협작가를 꿈꾸는 강대구(지현우)와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황메리(이하나). 하지만 그들이 가진 건 아무 것도 없다. 그래도 그들은 고개 숙여 눈물이나 흘리는 찌질한 청춘들이 아니다. 이유는 하나. 꿈이 있으니까. 꿈에 대한 열정이 있으니까. 이것이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사회문제를 다룬 이 드라마가 한없이 가볍게 다뤄질 수 있는 근거다. 그들은 ..
-
드라마, 돈의 현실을 말하다옛글들/명랑TV 2007. 6. 27. 01:24
드라마가 그려내는 이 시대의 부자와 가난한 자 물론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한다.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로서의 현실이라는 기본 전제가 없는 한, 드라마가 가진 공감의 틀은 만들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자를 동경한다거나 좋은 배경의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은 그 사회가 가진 현실의 한 측면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드라마들이 잡아내는 현실은 과거와 같은 그런 막연한 현실, 혹은 천편일률적인 현실이 아니다. 그것은 좀더 구체적인 현실이다. 마치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다루어질 만한 사회적 이슈를 담은 소재들이 드라마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것은 또한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다. ‘쩐의 전쟁’, 개인부채 문제를 건드리다 우리 사회가 가진 개인부채와 파산의 문제를 사채업자라는 구체적인..
-
‘검은집’, 마음의 공간이 주는 공포감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7. 6. 23. 20:26
‘검은집’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공간에 대한 공포영화다. 그 공간은 전준오(황정민)가 다니는 회사의 칸막이로 둘러쳐진 자신만의 책상이기도 하고, 애인 장미나(김서형)와 함께 편안한 저녁을 보내는 집이기도 하며, 건널목이 고장난 철길이기도 하고, 목욕탕을 개조해 살아가는 박충배(강신일)와 신이화(유선)의 검은집이기도 하다. 공간이 공포를 주는 이유는 그 프레임 안에 유령보다 더 무서운 칼든 사람이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비어 있을 때 더 공포를 느끼게 한다. 반면 무차별적인 살인마가 구체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는 순간, 그 긴장감과 공포감은 줄어들고 대신 그 감정은 긴박감으로 전이된다. 어둠으로 가려진 빈 공간이 공포를 주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그 공간에 남겨진 누군가(그것이 사람이든 유령이..
-
석호필의 문신에 빠지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7. 6. 22. 12:57
‘프리즌 브레이크’, 미식축구 같은 재미 도대체 ‘석호필’이 뭐야.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어디 얼마나 대단한지 보자고 한번 ‘프리즌 브레이크(SBS TV 토 밤 12시 2회 연속 방영)’라는 미로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당신은 섬뜩하면서 뒤통수를 내리치는 스코필드(석호필)의 전신 문신에 빠져들게 된다. 형을 구하러 감옥으로 자청해 들어간 스코필드에게 “네가 지도를 봤구나”하고 형이 말할 때 “그 보다 더 나은 거야. 몸에 새겨 넣었지.”하며 보여지는 문신지도. 그것은 이 탈출 드라마가 왜 그렇게 미드족들의 밤을 지새게 만들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프리즌 브레이크’는 미국인들이라면 더 이해하기 쉬울 미식축구경기의 패턴을 닮아있다. 한 단계씩 공격(탈출시도)을 해나가고 거기에 대해 간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