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유기8'의 방구석 예능, 코로나 시국이라 더 반가운 건

 

tvN 예능 <신서유기8>이 돌아왔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촬영지는 국내다. 지난 시즌은 '한국 속의 해외 투어'라는 콘셉트로 국내를 선택했지만, 이번 시즌은 코로나 시국에 맞춰 국내를 선택하게 됐다.

 

용볼이 떨어진 장소는 지리산의 인적이 뜸한 장소. 계곡물이 흐르는 곳에 있는 숙소를 통째로 빌렸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맞춘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외부인과의 접촉이 없이 오롯이 촬영팀과 출연자들만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나영석 PD는 인근의 식당 같은 곳들을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돈을 들여 통째로 빌려 안전하게 촬영을 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알고 보니 그 숙소를 쉼터로 또 식당으로 플래카드만 바꿔서 활용하는 것이었다. 버스에 타고 식당으로 이동하는 줄 알았던 출연자들은 근처를 한 바퀴 돌아 다시 그 숙소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황당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분장을 더한 캐릭터쇼가 전개됐다. 콘셉트는 '흥부전'. 굳이 '흥부전'을 택한 이유는 그 이야기가 지리산에서 나온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흥부전'이 가진 가난해도 착한 일을 해서 그것이 복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는 지금 같은 코로나 시국의 힘겨워하는 대중들에게 정서적으로 어울리는 선택처럼 보인다.

 

흥미로운 건 '흥부전'을 모티브로 가져왔지만 분장쇼를 곁들인 <신서유기> 출연자들의 상황극이 색다른 '신 흥부전'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애초 놀부의 아내 캐릭터를 선택하면 흥부를 아무 때나 때릴 수 있는(주걱으로 때린 데서 나온 대목) 자격이 주어진다고 했지만, 흥부의 자식 캐릭터를 부여받은 강호동이 폭주하기 시작하면서 '흥부전'의 애초 구도는 달라진다.

 

배고프다며 '투뿔 육전'을 요구하는 흥부의 자식 강호동의 등쌀에 흥부 역할을 맡은 송민호는 눈 밑에 그려놓은 다크서클이 더욱 짙어지고, 놀부와 놀부 부인도 막지 못하는 '막장' 신흥부전이 펼쳐졌다. 여기에 박으로 분해 앉아 있으면 얼굴이 박 속으로 폭 들어가 버리는 이수근과 '앵그리버드'를 섞어 캐릭터화한 제비 은지원은 분장만으로도 괜히 화가 나 있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사실 <신서유기8>은 이전 시즌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캐릭터를 더한 게임쇼로 진행됐다. 캐릭터 선택을 위해 만들어진 '붕붕붕 게임'은 처음 시도되는 것이었지만, 점심 식사를 내걸고 한 '이어 말하기' 게임 같은 건 그래서 그리 새로운 건 아니다. 하지만 비슷한 게임이라도 그 때 그 때의 캐릭터가 다르고 상황이 달라 새로운 웃음이 만들어진다. 오래도록 함께 프로그램을 해온 이들은 어떤 상황들이 웃음을 주는 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처럼 콕콕 집어내 웃음을 만든다.

 

게임은 다분히 원초적이다. '하모니카 챌린지'처럼 하모니카를 입에 물고 간지럽혀 소리를 내는 걸 참는 게임은 아예 대놓고 웃기겠다 작정한 제작진의 의도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사실 이런 출연자들의 합이라면 어떤 곳을 가든 또 한정된 방구석이라고 하더라도 웃음을 만드는 일이 전혀 어려울 것 같지 않다.

 

과거 <1박2일> 시절에도 날씨가 좋지 않아 본래 가려던 섬에 가지 못한 출연자들이 자그마한 방에서 복불복 게임만으로 한도 초과의 웃음을 충분히 만들어냈던 적이 있다. 나영석 PD와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은 아마도 그런 시절의 웃음이 의외로 남다른 묘미를 준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게다.

 

코로나 시국에 웃을 일이 없어진 대중들에게 한바탕 아무 생각 없이 빵빵 터트리는 웃음의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하루 종일 한 숙소에서 간판만 갈아달고 방구석에서 갖가지 게임과 캐릭터쇼만으로 빵빵 터트리는 폭소. <신서유기8>의 방구석 예능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가워진 이유다.(사진:tvN)

'페이스아이디', 이효리를 통해 보이는 삶의 공감들

 

사실 처음 카카오TV <페이스아이디>의 콘셉트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닐까 여겨진 면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누군가의 사생활을 보는 것이 호기심을 자극하긴 하지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우려도.

 

하지만 <페이스아이디>를 통해 이효리의 일상을 들여다보면서 여타의 방송 프로그램이나 무대에서 봤던 이효리와는 사뭇 다른 그의 진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유기견 봉사 10년 차에 걸맞게 보호소를 찾아가 땀을 흘려가며 봉사하는 모습과 화보 촬영을 하기 위해 한껏 화려하게 차려입고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오랜 지인인 사진작가 김태은의 집을 찾아가 익숙하게 강아지들과 인사하고 밥을 먹으며 나누는 수다는 연예인으로서의 이효리가 아니라 우리네 모습과 거의 똑같은 일상인 이효리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옛 결혼식 사진과 영상을 다시 찾아내 보며 그 때의 추억에 젖어드는 두 사람은 영상 속 젊었던 자신의 모습을 보며 웃고 그 때를 회고하며 지금과 비교하는 수다를 떤다. 이상순과 이효리가 직접 혼인서약서를 읽고 다짐하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결혼식에서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는 자신을 보며 이효리는 새삼스럽게 웃음이 터진다.

 

그 결혼식 영상 속에 있던 반려견 순심이는 그 때와 지금의 모습이 너무나 변했다. 2012년 이효리와 순심이의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집의 사진 속 순심이는 통통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2020년 현재 순심이는 살이 쪽 빠졌다. 누구나 사진을 보면 느끼게 되는 그 때와 지금 사이의 시간의 흔적들을 이효리는 순심이의 모습을 통해 읽어낸다.

 

최근 들어 MBC <놀면 뭐하니?>로 싹쓰리 프로젝트를 마치고 환불원정대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효리는 그 프로그램 속에서 강렬하고 센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린다G와 천옥이라는 부캐를 끄집어내 연예인으로서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습을 사뭇 즐기는 모습이다.

 

하지만 <페이스아이디>는 그것이 이효리의 일부분일 뿐 그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 바쁜 스케줄 속에서 살이 쪽 빠졌다며 되도록 많이 챙겨먹으려 한다고 말하고, 그 와중에도 반려견들의 보호소장(?)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있다 말한다. 반려견들과 더불어 살아가다 보니 집이 점점 보호소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 또한.

 

<페이스아이디>는 특별한 내용을 담지 않아서 특별하다. 이효리의 일상 속 여러 얼굴들을 보여줌으로써 누구나 자신의 일상에서 다양한 얼굴을 갖고 살아간다는 걸 공감시킨다. 그래서 누군가 더 화려해 보여도 사실 친구를 만나고 수다를 떨고 옛 추억에도 잠기고 나이 들어가는 그런 삶은 누구나 비슷비슷하다는 걸 보여준다. 이효리의 진짜 얼굴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건 그래서 더 이상 호기심이 아니라 커다란 공감과 위로다.(사진:카카오TV)

당신에게도 '도도솔솔라라솔'이 있나요?

 

KBS 수목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은 누구나 한 번쯤을 들어봤을 '반짝반짝 작은 별'에서 따왔다. 아기에게 불러주기도 하고 때로는 장난감 같은 데서 흘러나오기도 하는 그 곡은 바로 그런 점 때문인지 어딘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면이 있다. 아마도 그 곡이 떠올리게 하는 어떤 기억이 정서적으로 우리를 그 시간대의 평온으로 인도하기 때문일 게다.

 

<도도솔솔라라솔>의 주인공 구라라(고아라)에게 이 곡은 아빠 구만수(엄효섭)와 각별한 사연이 있다. 피아노에 그다지 재능이 없어서 어린 나이에 첫 무대에 선 그가 '도도솔솔라라솔'만 반복하다 내려오게 됐을 때 홀로 아빠가 일어나 "브라보"를 외치며 박수를 치고 엄지를 척 추켜올려 줬던 기억. 어쩌면 구라라에게는 가장 힘겨운 순간에도 그걸 버티게 해주는 위로와 힘이 바로 그 곡의 의미일 게다. 그래서 졸업연주에서도 그는 아빠만을 위한 그 곡을 연주한다.

 

바로 이 부분은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의 대부분을 전해준다.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텨내게 해주는 힘. 그것은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해주는 따뜻한 말이나 위로, 응원의 목소리라는 것. 아빠의 그늘 아래서 아무런 현실의 어려움을 겪지 않고 천진난만하게 성장한 구라라는 아빠의 사업이 망하고 아빠마저 돌아가시게 되자 바로 그 절망적인 현실 앞에 서게 된다.

 

마지막으로 문비서(안내상)가 남겨준 돈으로 집을 전세 계약해 얻지만 그마저 사기를 당해 날려버린 구라라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진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묻혀있는 아빠의 무덤가에서 막막해하다 문득 자신의 SNS에 올라온 '도도솔솔라라솔'이라는 닉네임의 글을 보고는 그가 있는 곳으로 무작정 가기로 한다.

 

과연 '도도솔솔라라솔'은 누구일까. 드라마는 갖가지 알바를 전전하며 살아가는 선우준(이재욱)과 구라라가 인연을 반복하며 관계가 이어지는 걸 보여주지만, 또한 차은석(김주헌)이라는 이혼한 의사와도 맺게 되는 연결고리를 보여준다. 졸업연주에서 구라라가 치던 '도도솔솔라라솔'을 들으며 미소 짓던 인물 중 또 다른 한 명이 차은석이었던 것.

 

최근 들어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좀체 성장 서사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보다는 추락하는 인물을 보여준다. 물론 성장드라마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그런 인물의 성공기가 주는 공감대는 상당 부분 사라졌다. 그것은 대단한 성공이라는 것이 성장의 사다리가 끊겨버린 지금의 세대들에게는 그다지 공감되는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대단한 성공보다는 평범해도 가질 수 있는 행복을 보여주는 인물들이 많아졌다.

 

<도도솔솔라라솔>도 그런 드라마들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부유하게 부족한 것 하나 없이 살아왔던 구라라가 아빠의 사망과 함께 가장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되는 이야기로 드라마가 시작한다는 점이 그렇다. 무작정 목포의 어느 곳으로 달려간 구라라가 거기서 마주하게 될 인연들과 엮어지는 이야기는 그래서 궁금하다. 구라라가 거기서 만나는 인연은 힘겨운 시기에 그래도 무너지지 않게 붙잡아줄 또 다른 '도도솔솔라라솔'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도도솔솔라라솔>은 거창한 대작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소박함이 마음을 끄는 드라마다. 늘 많이 봐왔던 사랑을 담은 청춘 멜로드라마이지만 그 속에 담겨진 삶이 잔잔하게 여운을 남기는 그런 드라마. 마치 힘겨울 때 '반짝반짝 작은 별'을 들으면 잠시 모든 걸 잊고 좋았던 기억의 편안함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작품이다.(사진:KBS)

'구미호뎐'은 tvN 판타지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까

 

남자 구미호다. tvN 새 수목드라마 <구미호뎐>은 KBS <전설의 고향>에서 그토록 많이 리메이크되고 재해석됐던 구미호라는 소재를 가져왔다. 그런데 특이한 건 구미호가 남자라는 것. 지금껏 봐왔던 여성 구미호와는 캐릭터가 다를 수밖에 없고 따라서 이야기도 달라진다.

 

또한 시대적 배경이 현대라는 점 역시 <구미호뎐>이 <전설의 고향>보다는 <트와일라잇> 같은 이질적인 존재들과 대결하거나 공존해가는 스토리에 더 가깝게 만들고, 그것은 남자 구미호 이연(이동욱)의 스타일에서도 나타난다. 잘 차려입은 수트에 비를 몰고 다니는 캐릭터 성격에 잘 어울리는 스타일리시한 우산. 그리고 그 우산이 무기로 변해 이랑(김범) 같은 이연의 배다른 동생과 벌이는 액션은 우리식 전설의 이야기보다는 외국의 슈퍼 히어로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흥미로운 건 이런 해외의 슈퍼히어로물이나 <트와일라잇> 같은 판타지물의 색깔을 가져와 우리네 토속적인 전설이나 민담 속 주인공들을 재해석해 놨다는 점이다. 구미호 이연이 한 결혼식장을 찾아가 제거하는 신부는 알고 보면 우리가 구전동화 속에서 읽곤 하던 '여우 누이'다. 맑은 날에 갑자기 비가 내리고 우산을 홀로 쓰고 결혼식장을 찾는 이연은 왜 갑자기 비가 오냐고 말하는 이들에게 혼잣말로 "여우가 시집을 가서"라고 말한다.

 

그런 대목은 이 드라마의 세계관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구전동화 속에 등장하는 스토리지만 거기 나왔던 캐릭터들이 현대에도 인간들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게 이 드라마의 세계관이다. 첫 화에 등장하는 여우고개는 인간과 여우 같은 색다른 존재들이 부딪치는 공간이고 그래서 사고가 벌어진다. 여우들은 인간세계에 들어와 인간들에게 해악을 미치기도 하는데, 구미호 이연은 과거 사랑했던 한 여인 아음을 환생시키기 위해 그런 해악을 끼치는 존재들을 단죄하는 일을 하고 있다.

 

누군가를 사랑한 여우의 이야기는 '구미호'의 모티브를 그대로 가져왔고, '은혜를 갚는다'는 캐릭터의 성격 또한 그대로 가져왔다. 하지만 이연이 은혜를 갚기 위해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어지럽히는 자들을 제거하는 일을 하는 곳은 현재의 공간에 숨겨진 이른바 '내세 출입국관리사무소'라는 구체적으로 구현된 판타지 건물에서다.

 

이런 현실과 판타지가 한 세계 위에 겹쳐진 공간은 이미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와 <호텔 델루나>에서 성공적으로 그려진 바 있다. 아마도 tvN표 판타지라고 불러도 될 법한 이런 공간의 구현은 점점 그 노하우가 축적되고 있는 느낌이다. <구미호뎐>은 그런 점에서 이런 전작들의 수혜를 그대로 입고 있다.

 

무엇보다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에서 저승사자 역할로 도깨비만큼 존재감을 보였던 이동욱은 이 드라마의 개연성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독보적인 캐스팅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오랜만에 얼굴을 보이는 김범의 캐릭터 역시 기대되는 대목이다. 조보아가 연기하는 남지아라는 캐릭터는 이연과의 인연으로 엮어질 운명으로 '겁 없는' 인물의 매력을 가졌지만 처음부터 이연의 존재를 시험하기 위해 고층 건물에서 추락하는 장면은 좀 과한 느낌도 준다. 물론 <트와일라잇>의 한 장면처럼 보이긴 했지만.

 

무엇보다 <구미호뎐>이 흥미로운 건 수의사의 모습으로 이연을 도와온 토종여우 구신주(황희), 삼도천 문지기 탈의파(김정난), 야생동물이었지만 학대를 당하다 이랑에 의해 자유를 얻은 기유리(김용지), 설화 속 주인공이 한식당 사장으로 등장하는 우렁각시 복혜자(김수진) 같은 익숙한 캐릭터들을 현대식으로 해석해낸 부분이다.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확실히 <구미호뎐>을 보면 tvN 판타지가 이제 하나의 계보를 이야기할 정도로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나 <호텔 델루나> 같은 작품이 보여준 독특한 미적 분위기들이나 톤 앤 매너, 세계관이 일관되게 <구미호뎐>의 독특한 세계를 많은 설명 없이도 설득하게 해주는 면이 있어서다. 그래서 기대감은 당연히 커진다. 다만 그만큼의 부담을 떨쳐내고 그 작품만의 색다른 이야기나 메시지를 과연 <구미호뎐>이 얼마나 흥미롭게 담아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첫 단추는 일단 잘 꿴 느낌이다.(사진:tvN)

+ Recent posts